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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제작진 “국회의사당 파괴 장면, 4년 전 기획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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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두 개의 심장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
▲ 무당: 두 개의 심장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최근 국산 패키지 게임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출시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시작으로, 기습 출시로 스팀 판매 순위 최상위권에 오른 ‘P의 거짓: 서곡’, PC 이식과 함께 총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한 ‘스텔라 블레이드’ 등 눈에 띄는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유저들이 국산 게임에 거는 기대감 또한 커지는 추세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EVR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3인칭 잠입 슈팅게임 ‘무당: 두 개의 심장(이하 무당)’이 있다. 지난 9일 Xbox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된 트레일러에서 실제 같은 한국어 풀더빙과 액션성으로 주목 받았는데, 게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EVR 스튜디오 김재환 대표와 민동준 디렉터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EVR 스튜디오 김재환 대표(좌)와 민동준 총괄 PD(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EVR 스튜디오 김재환 대표(좌)와 민동준 디렉터(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우선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린다.

김재환 대표: EVR 스튜디오 대표 김재환이라고 한다. 2002년 엔씨소프트에서 게임업계에 입문했고, 이후 여러 게임사에서 개발을 이어왔다. 이후 2016년에 EVR 스튜디오를 설립해, 윤용기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민동준 디렉터: 무당 디렉터를 맡고 있는 민동준이라고 한다. 게임업계에는 1999년 킹덤 언더 파이어를 개발한 판타그램을 통해 들어오게 됐다. 이후에는 판타지 풍 게임들을 주로 만들다가, EVR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이어지면서 무당을 제작하게 됐다.
Q. EVR 스튜디오는 처음엔 VR게임 제작사로 시작했다. 반면 무당은 PC·콘솔을 타겟으로 한 패키지 게임인데, 패키지 게임으로 전향한 이유나 계기가 있는지?

김재환 대표: 지금은 스토리 기반의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 도전하는 개발사지만, 말씀대로 VR게임 제작사로 시작했다.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는 가상 현실을 통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유저 경험을 만들고 싶었고, 이를 게임이라는 포장지로 제공하려고 했다. 다만 2018년도부터 VR 시장이 제대로 열리려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다고 판단했고, 그때부터 VR게임 제작은 잠정 홀드된 상태다. 게임은 개발하되, VR 대신 PC·콘솔게임 제작으로 방향을 틀었다. 
민동준 디렉터: 개발자 입장에서 덧붙이자면, VR게임에서 PC·콘솔로 플랫폼은 바뀌었지만 콘텐츠 결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VR게임을 기획할 때는 VR 특유의 높은 몰입감에서 가능성을 보고, 플레이어들이 직접 게임 세상에 들어가 이를 경험하는 판타지를 꿈꿨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감성’이라고 생각하는데, 감성을 플레이어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객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위 ‘디지털 휴먼’이라고 하는 리얼 타임 기반 기술을 내부에서 마련했는데, 그때는 이미 VR 시장이 저희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을 한 시점이었다. 그 뒤로 저희가 확보한 경험과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스토리를 기반으로 깊은 몰입감을 자랑하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번에 선보인 무당이다.
Q. 최근 트레일러가 공개된 이후 무당이 정확히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하는 유저들이 많다. 디렉터로서 무당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린다. 

민동준 디렉터: 무당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장르적으로는 내러티브 중심의 시네마틱 액션 어드벤처를 표방하고 있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좋은 설정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남북한이 통일된 세계관을 근간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게임도 이러한 설정을 기반으로 여러 각색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인데, 하나의 민족이 두 개의 서로 다른 정체 이념이나 체계를 갖고 있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두 개의 심장’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여기서 더 말씀드리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왜 제목이 무당인지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직접 게임을 경험해보시길 바란다. 많은 분들이 유추해 주고 계신데, 참고로 말씀드리면 타이틀명에 들어가 있는 '무당'은 무속인을 뜻하는 것이 맞다. 대신 염력이나 영험한 영역을 다루는 이야기는 아니며 ‘당이 없다(No Party)’라거나 '설탕이 없다(No Sugar)'라는 뜻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무당 트레일러 (영상출처: 무당 공식 유튜브 채널)

Q. 무당을 개발한 기간이나 비용, 총 개발 인력은 어느 정도 되는지?

민동준 디렉터: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감성 표현이나 기술, 경험들은 이미 저희가 내재하고 있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이다 보니 사업적인 재고나 내부 역량에 대한 검토가 필요했다. 그 과정을 거쳐 ‘이제 해봐도 되겠다’라는 결정을 내린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2019년부터 약 6년간 개발을 이어왔다. 2019년부터 소재도 선정하고 개발 팀도 제대로 꾸리기 시작했는데, 하필이면 그 직후 코로나가 터지면서 약 2년간 개발이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
김재환 대표: 구체적인 개발 비용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개발 인력은 약 80명 정도가 투입되어 있다. 앞서 말씀드렸던 코로나 기간 이후로 투자 유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인원도 충원됐고, 개발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 사실 개인적으로 ‘말보다는 결과물로 보여드리자’는 주의이기도 하고, ‘우리가 이렇게 힘들었어요’라고 공개하는 것은 회사 차원이나 내부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중에 결과물이 나오면 그때는 더 많은 것을 얘기해드릴 수 있을 것 같고, 지금은 더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리기 위해 묵묵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Q. 수많은 웹툰들이 시장에 나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무당을 소재로 고른 이유가 있다면?

민동준 디렉터: 한국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봤다. 여러 작품들을 두 가지 기준으로 검토했는데, 첫 번째는 한국적이면서도 상품화하기 좋은 설정 및 콘셉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게임과 잘 어울리는 서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영화 등 어떤 미디어로 표현되느냐에 따라 문법과 속도감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각색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팬이기도 하고 각색하기도 좋은 석정현 작가님의 ‘무당’을 선택하게 됐다.

원작에는 앞서 말씀드렸던 남북이 통일된 세계관 외에도, K-pop 등 한국적인 콘셉트가 많다. 이러한 콘셉트를 아우르는 정서적인 부분이 있는데, 이를 유지하면서 서사적으로 많은 각색이 이루어졌다. 콘셉트는 동일하지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거나 사건이 발생하는 등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Q. 다른 액션 어드벤처게임에 비해 무당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이 있다면?

민동준 디렉터: 총기 교전이 근접전으로 전환되거나, 시네마틱에서 인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등 전체적인 플레이가 물 흐르듯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희 핵심 중 하나다. 플레이 중 맥락적으로 서사가 끊기거나 화면이 부자연스럽게 연결되면 몰입도가 크게 떨어지는데, 이를 최대한 줄여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액션도 서사를 강화시켜주는 요소로 사용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당은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인데, 이야기에는 사건이 있고 그 사건 안에는 인물이 있다. 그 인물과 플레이어가 동화되는 과정이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플레이의 핵심 요소인 액션도 캐릭터에 대한 서사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인공 캐릭터는 살인 병기로서 상당한 근접전 성능을 보여주기도 하고, 태권도 기술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이 캐릭터가 어떤 훈련을 받았고,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유추할 수 있다.
질문에 답변 중인 민동준 총괄 PD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질문에 답변 중인 민동준 디렉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Q. 기억에 남는 개발 비화가 있는지?

민동준 디렉터: 사실 이야기 틀은 4년 전쯤에 완성되어 있었다. 발생 사건이나 등장 인물, 설정 등이 다 나와 있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갈수록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트레일러에도 담겨 있지만 국회로 헬기가 날아가고 국회를 파괴하는 장면들이 있다. 정치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는 내용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이에 대해 궁금해하시기도 하고 직접 물어보시기도 한다. 

창작자로서는 많은 관심을 주신다는 의미이니 감사하긴 한데, 간혹 민감하게 바라보시는 분들도계신다. 확실한 것은 이미 한참 전에 시나리오가 나와 있었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번외로 덧붙이자면, 게임 내에 실제로 국회의사당 미션이 있다. 저희가 직접 방문증을 끊어 내부 답사도 하고, 게임에 맞춰 재해석한 구간도 있다. 국회의사당이 한국에서 중요도가 높은 건물인 만큼 연출용으로 소비되는 곳이 아니니,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국회의사당 파괴 장면 (사진출처: 무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 게임 내에 등장하는 국회의사당 파괴 장면 (사진출처: 무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Q. 트레일러에서 좀비로 보이는 적이 등장한다. 유저 사이에서 좀비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민동준 디렉터: 무당의 핵심 키워드 중에는 ‘당신은 왜 분노하는가, 또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라는 문장이 있다. ‘지금 내가 표출하는 분노라는 감정이 진짜 내 것인가, 혹은 누군가가 내 감정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주제가 전반적인 서사를 감싸고 있다. 철학적이기도 하고 자아 성찰적이기도 한 주제인데, 게임화가 이루어지면서 좀 더 극적인 장치로 사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온 소재가 말씀해주신 좀비처럼 보이는 적인데, 저희는 이것을 ‘폭주한 자’라고 부른다.

폭주한 자는 좀비처럼 이성을 잃거나 생물학적으로 죽어 있는 상태는 아니다. 누군가가 감정을 이용해 극도의 분노 상태로 만들었고, 이로 인해 폭력성이 짙어진 상태라고 보시면 된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분노하게 만들었는지는 추후 직접 플레이를 하시면 하나씩 알게 되실 것이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폭주한 자' (사진출처: 무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 게임 내에 등장하는 '폭주한 자' (사진출처: 무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Q. 최근 국산 패키지게임에서는 ‘서사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무당은 서사에 대해 자신이 있으신 것 같다.

민동준 디렉터: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VR 회사로 처음 시작할 때 깊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적인 이야기를 게임으로 만든다는 것이 뭔가 고립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K-pop이나 K-드라마같은 한류 열풍 덕분에 해외 분들이 한국어를 더 이상 어색하시거나 언어 장벽으로 느끼시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 콘텐츠는 세련된 콘텐츠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흐름상으로 한국적인 이야기를 선보이기 적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 동안은 게임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판타지나 중세 등 이국적인 이야기를 많이 다룰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무당은 온전한 한국 이야기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 생기는 일이고, 또 우리들이 겪고 있는 사회 현상들을 다룬다. 외국 것을 모작하거나 따라하는 것이 아닌 만큼, 서사 측면에서는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시네마틱 영상 분량만 2시간 30분 정도 된다.

▲ 무당 스크린샷 (사진출처: 무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Q.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대 중인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민동준 디렉터: 유저분들이 보여주시는 모든 형태의 관심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응원과 의구심, 걱정 모두 저희에게 보내주시는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무당이 저희 회사에서 출시하는 첫 번째 타이틀이다 보니, 많은 걱정과 우려를 보내시는 것도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저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게재되고 있는 개발자 영상을 통해 개발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 드릴테니, 우려와 비난, 응원 상관없이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

김재환 대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개발자 영상은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개발한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개발자 영상에 남긴 댓글이 다음 영상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보시면 정말로 저희와 유저분들이 같이 개발하는 느낌을 받으실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전부터 주기적으로 개발자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그 진정성이 유저분들께 전달되면 좋겠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주기적으로 개발자 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사진출처: 무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되고 있는 개발자 영상들 (사진출처: 무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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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두 개의 심장은 석정현 작가의 웹툰 ‘무당’을 원작으로 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남한과 북한이 통일된 후 국회의사당에서 정체불명의 테러 사건이 발생하며 한반도는 혼란에 빠진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으로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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