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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게임 시장은 정체기에 빠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 포트나이트 등 출시된지 5년이 넘은 게임이 장기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콜 오브 듀티 등 대형 IP 의존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기존 타이틀이 시장을 점하는 현상은 PC나 콘솔을 넘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일어나고 있고, 틱톡이나 유튜브와 같이 게임이 아닌 앱들도 주요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소위 말하는 ‘큰 게임사’라면 자국 또는 특정 국가를 벗어나 ‘글로벌’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점은 게임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아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로벌 전 지역에 게임을 성공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넥슨게임즈 대표이자 넥슨 빅게임본부를 총괄하는 박용현 부사장은 24일, 판교에서 열린 NDC 25(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본인이 해온 고민을 공유하며 큰 게임사 입장에서 글로벌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박용현 부사장은 글로벌 시장에 대한 기회의 문이 닫히기 전에 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말하는 ‘빅 게임’은 기존에 이야기하던 ‘대작’이 아니라 강조했다. 배를 예로 들면 그간 만들어온 범선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을 넘어, 더 멀리 화물을 싣고갈 컨테이너선을 구축하는 것에 가깝다. 대작을 단순히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기존 강자와 대등한 완성도와 규모를 지닌 게임을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20년에 가까운 경험을 지닌 중대형 게임사가 많다. 그러나 글로벌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하던 것과 완전히 다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먼저 이야기된 부분은 마케팅이다. 박용현 부사장은 “국내는 사전예약, 캐릭터명 선점, 출시까지 3가지 축으로 마케팅이 돌아간다. 출시일이 정해지면 2개월간 영상과 스크린샷을 집중적으로 공개한다”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은 다르다. 박용현 부사장은 “디비전을 예로 들면 게임 출시는 2016년 3월이었으나, 플레이 장면이 포함된 첫 트레일러는 그로부터 3년 전인 E3 2013에서 공개됐다”라며 “올해 출시된 어바우드나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역시 최소 출시 1년 전에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특히 어바우드는 출시 5년 전에 공개한 트레일러에서 1인칭으로 마법과 무기를 사용하는 판타지 테마 게임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라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으며, 서울 및 수도권에 사람들이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발매 2개월을 앞두고 강남역 등 서울 주요 등지에 광고를 걸어도 충분히 그 이름을 알릴 수 있다. 그러나 주요 시장은 북미와 유럽은 다르다. 미국 번화가인 타임스퀘어만 해도 일일 유동인구가 강남역의 절반 수준인 약 36만 명 선이다.



박 부사장은 “유저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언론이 기사를 쓰는 매력적인 트레일러를 보여줘서 수년에 걸쳐 기대감을 형성해야 한다. 이것을 잘하는 것이 중국이다. 트레일러로 전 세계에 충격을 주며 이름을 알렸고, 출시 후 글로벌에서 크게 성공했다”라며 “플레이 장면이 담긴 트레일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팀도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개발력을 아끼다가 망하는 것보다는, 목숨을 걸고 하여 생존하는 것이 낫다”라고 설명했다.
개발 측면에서도 그간 국내에서는 조명하지 않았던 세밀한 부분까지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이 부분에서 박용현 부사장이 예시로 든 것은 올해 상반기 흥행작으로 떠오른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다. 이 게임은 스토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음악과 함께 캐릭터가 단순히 대사를 읊는 것을 넘어 시선, 표정, 동작으로 연기를 보여주며 몰입감을 높인다.
박용현 부사장은 “국내는 중요한 부분만 집중하고 다른 부분은 간결하게 처리하는 ‘가성비 높은 스토리텔링’에 익숙하다. 그러나 글로벌은 마치 영화처럼 섬세하고 사치스럽다”라며 “가성비 방법론에서 개발하면 경쟁작을 살펴보는 측면에서도 그 틀 안에서 사고하고, 무의식적으로 제한해 바라보게 된다. 이 부분이 개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마치 비빔밥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비빔냉면을 모르는 상태에서, 밥만 메밀면으로 바꿔 내놓는 식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양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박용현 부사장은 “글로벌 AAA 게임은 완성도는 물론 양적인 면도 우리 경험을 벗어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외 주요 게임사는 개발자를 대거 채용하거나, 전 세게 지사에서 각 부분을 만들어 하나로 합치거나, 조직을 기획/프로그래머/아트 등 직군이 아니라 던전/퀘스트/캐릭터 등 콘텐츠 단위로 분리해서 응집력 있는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이 와중에도 게임이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여러 사람이 통일된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박 부사장은 이 측면에서도 플레이 트레일러를 빠르게 만들어 선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검은 신화: 오공은 첫 트레일러 공개 당시 인력을 구하지 못했으나, 트레일러 공개 후 수많은 이력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람을 뽑는 것과 함께 큰 조직을 운용할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넥슨은 2027년까지 연매출 7조 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서는 넥슨 역시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마비노기 등 자사 주요 IP를 확장하고, 다양하게 연결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올해 NDC에는 ‘IP 세션’이 신설되기도 했다.
넥슨 이정헌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넥슨은 유저 기대, 기술환경 변화 속에서 게임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를 발전시켜 왔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데이터 기반 분석 체계와 정교한 운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주요 IP 게임으로 콘텐츠를 확장한다. 새 장르에 도전하고, 멀티플랫폼 전략을 펼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라며 “올해 NDC가 게임이 가진 가치를 되새기고, 서로의 경험을 통해 의미 있는 통찰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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