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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효과는 미미했다! 게임계 노이즈 마케팅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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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노이즈 마케팅이란, 자극적인 소재로 대중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기법이다. 부정적이거나 놀랄 만한 이슈를 내세워 일단 주목을 받고, 그렇게 모인 이목을 본래 광고 대상으로 돌리는 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목을 돌리는' 부분이다. 노이즈만 내세우고 정작 본래 광고 대상으로 이목을 돌리지 못한다면 욕만 먹고 광고 대상의 이미지까지 해친다.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기에, 실패 사례도 꽤 된다.

게임업계에도 이런 사례가 꽤 많다. 관심을 끄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선을 넘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해 욕만 먹고 정작 효과는 크게 없었던 사례들이다. 욕을 먹었더라도 게임이 널리 알려지거나 매출이라도 팍 올랐으면 모르겠는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야심차게 노이즈 마케팅을 시도했다가 욕만 먹은 사레들을 소개한다.

TOP 5. EA 단테스 인페르노, 가짜 종교단체 내세운 가짜 시위

2010년작 단테스 인페르노는 액션게임으로서는 흔치 않게도 기독교를 소재로 했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영감을 받아, 살해되어 영혼이 지옥에 떨어진 연인을 구하기 위해 지옥을 헤집는 성기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전반적인 평가는 '갓 오브 워' 아류작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게임업계에서 나름 신선한 소재와 배경을 좀 더 내세웠다면 이 게임도 나름 시리즈화 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 게임 마케팅 팀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것. 그리고 이들은 최악의 사건을 벌였다. 해당 게임이 전시된 E3 2009에서, 이들은 전문 바이럴마케팅 업체를 고용해 해당 게임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게임하면 지옥 간다", "지옥을 게임으로 만들지 마라" 같은 피켓을 든 이들은 전형적인 기독교 근본주의자의 모습이었다. 전세계에서 몰린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시위인 줄 알고 이를 보도했지만, 훗날 이것이 EA의 자작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분노했다. 이는 단테스 인페르노의 인상을 안 좋게 하는데 한 몫 했고, 결국 이 게임은 엔딩의 '투 비 컨티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후속작 없이 끝나버렸다.

▲ EA가 주도한, 단테스 인페르노에 반대하는 가짜 시위 영상 (영상출처: 유튜브 채널 cctwebteam)

TOP 4. 드라고나, 캐릭터 생성 수가 많아지면 아오이 소라 영상을!

4위는 국내 사례다. 2010년도 국내 게임업계는 MMORPG의 전성기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MMORPG가 나왔지만, 시스템이나 품질은 비슷비슷했다. 이런 레드오션에서 어떻게든 차별화를 꾀하려는 이들이 등장했고, 일부는 '성인 MMORPG'라는 분야로 눈을 돌렸다.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에서 선정적인 부분을 내세우는 것은 딱히 문제가 아니지만, 이를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대놓고 광고한 것은 조금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드라고나다.

라이브플렉스가 개발한 드라고나는 서비스를 앞두고 "게임 내 생성 캐릭터 수가 일정 수를 넘으면, 홍보 모델인 일본 AV 배우 아오이 소라의 '은밀한 고백' 영상을 공개하겠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웠다. "적나라한 그녀의 고백을 놓치지 말라"는 자극적인 문구는 덤. 치열한 시장에서 게임 인지도를 높이려 했다는 해명이지만, 비판이 쏟아졌다. 오죽해서는 게임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던 공중파 방송과 주요 일간지에서도 "청소년도 볼 수 있는 홈페이지에는 '나를 한번 벗겨봐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포르노 수준 일본 AV 배우를 홍보모델로 내세워 논란"이라 보도했고, 게임 전문지들도 "게임물 흐리는 미꾸라지", "건강한 게임문화 공감대 깨뜨렸다"고 혹평했다. 결국 드라고나는 2년 만에 퍼블리싱 계약을 해지하고, 그로부터 2년 후에는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았다. 개발사 라이브플렉스는 2016년 게임 사업 철수 후 텐트 사업에 집중 중이다. '드라고나가 남긴 것은 아오이 소라 뿐'이라는 말처럼, 배우만 띄워준 셈이다.

당시 상황을 다룬 게임메카 만평
▲ 당시 상황을 다룬 게임메카 만평

TOP 3. THQ, 홈프론트 빨간 풍선 1만개 띄우다

게임업계가 자연 생태계를 직접적으로 오염시키는 일은 흔치 않다. 기껏해야 게임 포장지에 쓰이는 플라스틱이나, 게임쇼 등에서 남발되는 전단지나 일회용품, 혹은 게임 개발이나 서버 유지 등에 전기가 쓰이는 정도? 그런데, 저 흔치 않은 사례에 한 획을 그은 회사가 있다. 바로 2011년 '홈프론트'를 출시한 THQ다. 홈프론트는 북한이 한반도를 적화통일한 후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정복하고 미국 본토를 침공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자칫 북한 찬양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였을까, 이들은 GDC 2011 현장에서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게임스탑과 협업해 빨간 풍선 1만 개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하지만, 과거 기네스북 도전을 위해 대량의 풍선을 날렸다가 참사가 일어났던 사건을 잊은 것일까? 이들이 날린 풍선은 곧 떨어져 샌프란시스코 곳곳을 고무와 플라스틱으로 뒤덮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만에는 빨간 풍선 잔해가 잔뜩 떠 있었고, 거기엔 '홈프론트' 예약 구매 광고까지 붙어 있었다. 이에 대해 비난이 쇄도하자 게임스탑은 전혀 알지 못했던 행사라고 선을 그었고, THQ는 "풍선은 생분해성"이라 변명했지만 씨알도 안 먹혔다. 캘리포니아 어류 및 야생동물국은 THQ를 기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결국 이들은 다수의 청소 업체를 고용해 만에서 플라스틱을 치워야만 했다. 차라리 행사장에서 한국 음식이나 팔았으면 SNS에 음식 사진이라도 떠돌았을 텐데, 여러 모로 생각이 없었던 행사였다.

환경 파괴 논란만 불러일으킨 풍선 날리기 (사진출처: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 환경 파괴 논란만 불러일으킨 풍선 날리기 (사진출처: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TOP 2. EB게임즈, GTA 5를 사면 코카인을 드립니다?

2013년, 호주의 게임 소매 체인점인 EB게임즈의 한 매장이 '코카인 배포'라는 어처구니 없는 마케팅을 벌이다 발칵 뒤집혔다. 발단은 호주의 한 게임 소매점 사진이었다. GTA 5 출시를 앞두고, 호주 퀸즐랜드 주의 한 소매점 직원이 조그마한 지퍼백에 흰색 가루를 나눠 담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이와 함께 해당 가게가 GTA 5 예약 구매자들에게 무료 코카인을 나눠준다는 소문이 퍼지며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마케팅이라는 얘기가 수면 위로 솟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EB게임즈 본사는 이는 허가되지 않은 마케팅이라고 해명했다. 본사 관계자는 "해당 가루는 셔벗 가루로 확인됐다. 직원의 단발적인 결정으로 인한 사건이었고, 이로 인해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많은 이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게임과 마약을 엮는 결과만 남겼다. 참고로 EB게임즈는 이후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또 한 차례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마치 마약 포장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사진으로 인해 논란이 촉발됐다 (사진출처: Reddit)
▲ 마치 마약 포장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사진으로 인해 논란이 촉발됐다 (사진출처: Reddit)

TOP 1. 유비소프트, 총기 난사와 폭발물 소포가 장난이야?

위의 사례들은 SNS에서 욕을 먹거나 환경 오염을 시키긴 했지만, 사회에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진 않았다. 반면, 이 사례들은 정말로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까지 불러일으키며 충격을 줬다. 재미있게도, 둘 다 유비소프트 작품이다. 일단 2010년 '스플린터 셀: 컨빅션' 홍보를 위해 유비소프트는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에서 정말 어처구니 없는 마케팅을 벌였다. 주인공으로 분장한 배우를 북적이는 유흥가로 보내, 사람들에게 가짜 총기를 겨누도록 한 후 스플린터 셀 홍보를 하자는 것. 당연하겠지만 그가 총기를 꺼낸 후 즉시 무장 경찰이 출동했고, 해당 배우를 제압 후 체포했다. 유비소프트는 현지 마케팅 업체 탓을 했지만, 몇 차례 총기난사 사건을 겪은 뉴질랜드에서는 이를 장난이나 실수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고도 정신을 못 차린 유비소프트는 2014년, 와치 독스 발매를 앞두고 더 심각한 노이즈 마케팅을 펼쳤다. 호주 매체인 NineMSN 사무실에 소포를 보낸 것인데, 소포 안에는 게임 패키지 두 개와 관련 상품, 그리고 엠바고 준수 엽서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 소포 안에 '삐삐삐삐' 소리가 나는 장치를 설치했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NineMSN은 게임 전문매체조차 아니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정말 사악한 부분은, 불과 4년 전에 호주에서 폭발물이 든 우편물이 발견되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해당 매체는 지역 다른 언론사에 비슷한 소포가 배달왔는지 물은 후, 그런 사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시드니 경찰청은 즉시 구조대와 다수의 경찰차, 그리고 폭발물 처리반을 출동시켰고, 그것이 유비소프트의 어처구니 없는 장난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최근의 사태까지 보고 있자면 유비소프트는 하루빨리 백제성으로 향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결국 해당 소포를 받은 NineMSN에서 나간 기사는 폭발물 소포 관련 내용이 전부였다고 (사진출처: NineMSN)
▲ 결국 해당 소포를 받은 NineMSN에서 나간 기사는 폭발물 소포로 인한 경찰 출동 관련 내용이 전부였다고 (사진출처: Nine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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