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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게임 이름만 검색해도 개발사부터 유통사까지 손쉽게 확인하고,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대화까지 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옛날엔 패키지 뒷면에 적힌 정보나 오락실 게임 메인 화면에 뜨는 단편적인 정보가 전부였다. 때문에 그 시절 게임을 접한 사람들은 이 게임이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알기 참으로 어려웠다. 죄다 영어, 가끔 일본어 등이 쓰여 있는 정도가 다였으니까.
그러다 보니, 한국어로 묘사되고 한국 관련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국산 게임들은 매우 귀한 대접을 받았다. 당시 국내 게이머들은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에 허덕였기에, 극소수의 국산 게임들은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민속놀이처럼 즐겨온 게임인데도 알고 보면 해외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제법 많다. 단순히 한국어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소재 자체가 매우 한국적이었기에, 이들 게임이 외국 게임이라는 사실을 아직까지도 모르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TOP 5. 태권도
1994년 7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발매된 이 게임은 제목부터 '태권도'를 내걸고, 한국어 자막과 음성까지 완벽하게 지원해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94년 당시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태권도가 채택되며 붐이 일었던 시기였기에, 이와 맞물려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당시 현대전자가 일본 업체와 기술 제휴로 제작했다고 밝히며, 해당 게임이 국산이라는 확신을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사실 일본 게임사 휴먼 엔터테인먼트가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사실상 현대전자의 의뢰를 받아 일본에서 개발한 일본 게임이라고 봐도 되겠다. 한국의 주류인 WF가 아니라, 일본에서 저변이 넓은 ITF 룰을 따랐다는 점도 일본 게임이라는 증거다. 참고로 한국판 버전의 캐릭터 이름들은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아쉽게도 개발사와 유통사 모두 사업을 철수하면서 후속작은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다.

TOP 4. 가라테도
조이스틱 2개로 조작하는 이 게임은 과거 국내 오락실에서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했다. 따라서 국내에서 '태권도 게임'이라고 하면 상당수가 이쪽을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오락실 주인이 단순히 이름을 바꿔 붙인 수준을 넘어, 인게임 타이틀과 도장 그래픽까지 바꾼 한국 버전 해킹롬까지 널리 퍼졌기에, 많은 한국 게이머들이 이 게임을 국산 게임으로 착각하며 즐겼다.
그러나, 이 역시 알고 보면 1984년 테크노스 저팬이 개발한 일본 게임이다. 원제는 동명의 무술 '가라테도'로, 게임업계에서는 사실상 최초의 대전격투 게임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이나 북미 등에서는 일본 무술 가라테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데는 일본 문화 개방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기였던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TOP 3. 임꺽정
이 게임은 1994년 SKC 소프트랜드에서 '의적-임꺽정'이라는 이름을 달고 유통돼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한국의 유명 의적을 소재로 한 게임인데다, '완전 한글화'를 내세워 당연히 국산으로 여겨졌다. 지금이야 해외 개발자들이 한국의 역사나 인물 등을 가지고 게임을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임꺽정으로 게임을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표지에 등장하는 갓 쓴 무사와 호피옷을 입은 도적 역시 이러한 믿음을 더했다.
그러나, 이 게임은 대만 게임사 ACCEND가 만든 '칠협오의'를 로컬라이징한 작품이다. 내용은 임꺽정과 전혀 상관없는 중국식 무협이다. 심지어 임꺽정의 특징은 온데간데없이 장풍을 쏘는 등 중국 무협의 정수만을 보여주어 당시 게이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참고로 '칠협오의'는 판관 포청천과 그를 따르는 무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중국 소설이며, 원작 게임 역시 전조 등이 등장하는 무협 FPS였다. 여기에 임꺽정과 형제들의 이름만 억지로 갖다붙인 셈.

TOP 2. 고인돌
MS DOS 게임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고인돌'. 스토리는 공룡과 함께 사는 시대에 원시인 가장이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식량을 찾는 모험을 떠난다는 단순한 내용이었다. 한국어가 나오진 않지만, 게임 내 텍스트가 거의 없고 친숙한 원시 시대 배경 덕분에 모두가 이 게임을 국산 게임이라 여겼다. 실제로 게임을 해 보면 고인돌 자체는 전혀 등장하지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프랑스 게임사 타이터스 인터랙티브가 만든 작품이다. 원제는 'Prehistorik'로, 직역하면 선사시대(Prehistory)라는 뜻이다. 게다가 동서게임채널에서 정식 발매될 때 이름은 '공룡시대'였다. 고인돌이라는 이름은 당시 게임을 불법 복제해 판매하던 업자들이 임의로 붙인 이름인데, 당시 유명했던 박수동 화백의 만화 '고인돌'의 인기를 감안했을 것이다. 참고로 당시엔 선사시대 배경이면 무조건 '고인돌'이라는 말을 붙였는데,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 '플린스톤'도 국내명은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이 되었다.

TOP 1. 너구리
오락실 명작 게임으로 손꼽히는 '너구리'는 버블보블과 함께 1980~90년대 오락실을 평정한 게임이다. 한국에서 라면까지 나올 정도로 친숙한 너구리가 주인공인데다, 왠지 한국에서 만들었을 것 같은 투박한 그래픽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한국에서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게임이 인기를 얻으며 나중에는 한국어가 추가된 비공식 게임도 널리 퍼졌기에 이 같은 인식은 더욱 굳건해졌다.
그러나, 많이들 알고 있듯 이 게임은 1982년 일본 세이부 전자에서 개발한 아케이드 게임이다. 원제는 너구리가 배를 두드리는 의성어를 뜻하는 '폼포코'다. 일본과 북미에서는 인지도가 낮았지만, 한국에서 유독 큰 인기를 누렸다. 중독성 있는 BGM은 당시 게임 음악의 대명사로 꼽혔고, 한국 야구팀 응원가로도 사용될 정도였으니 이쯤되면 명예 한국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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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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