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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얼굴은 웃고 있지만 뒤가 구린 AI,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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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바야흐로 대 AI 시대가 도래했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AI와 대화하고,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며 일상 속 비서처럼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포털이나 유튜브에 물어봤다면, 이제는 AI에게 질문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많은 직종들에서는 업무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안경 형태 카메라를 통해 시야를 공유하며 조언을 주기도 한다. 그만큼 AI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가까운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종종 AI의 답변을 듣다 보면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확 느껴질 때가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해 토론하다 "인간은 지구의 하수구"라며 폭언을 퍼붓거나,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섬뜩하고 부정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 겉으로는 웃고 상냥하게 행동하지만, 뒤로는 인간을 깔보는 등 소름 돋는 속마음을 가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 이런 '속 검은 AI'는 게임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단골 캐릭터인데,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TOP 5. 포탈 2 - 휘틀리

밸브 코퍼레이션의 1인칭 퍼즐 게임 '포탈 2'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휘틀리는 유머러스한 영국 억양과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다. 그는 게임 초반부터 플레이어의 동반자로서 애퍼처 사이언스 시설 내를 함께 탐험하며 길잡이 역할을 수행한다. 휘틀리는 평소 업무에 대해 투덜거리거나 덤벙대는 등 마치 평범한 회사원처럼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며, 때로는 플레이어 첼을 위험에서 구해내는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 덕분에 플레이어는 글라도스에게 휘둘리며 고독한 실험을 진행했던 전작과 달리, 휘틀리라는 동료와 함께 하며 깊은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휘틀리는 자신이 메인 코어의 자리에 앉은 후 본색을 드러내 첼을 죽이려 들었다. 사실 휘틀리는 지능 둔화에 초점을 맞춘 얼간이 캐릭터였지만, 글라도스 본체 관리자 시스템에 접촉하며 문제가 생겼다. 관리자 시스템은 AI로 하여금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극단적인 실험을 강요하도록 쾌락성 자극을 주고, 이를 통해 코어가 실험을 계속 진행시키도록 유도한다. 글라도스는 이 쾌락에 중독되지 않았지만 휘틀리는 '얼간이'였기에 폭주해 버린 것이다. 지능 둔화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나머지, 결국 시스템에 잡아먹혀 악역이 된 불쌍한 AI일지도 모르겠다.

착해 보였는데 흑화해버리는 휘틀리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 착해 보였는데 흑화해버리는 휘틀리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TOP 4. 사이버펑크 2077 - 델라메인

델라메인은 나이트 시티에서 가장 친절하고 이성적인 택시 AI로 유명하다. 그는 고급 무인 택시 회사 사장으로서, 고객의 요구에 최대한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완벽에 가까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V가 렐릭을 탈취해 끼우는 퀘스트에서도 그의 목숨을 구해주는 등 믿음직한 친구이자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목소리는 고객에게 언제나 편안함과 신뢰를 준다.

하지만 델라메인의 내면에는 불안정한 비인간적 요소들이 다수 잠재되어 있다. 어떤 연유로 인해 그의 인격은 분노조절장애, 매드 사이언티스트, 겁쟁이 등 7개의 기이한 자아로 쪼개져버렸다. 플레이어는 이 흩어진 자아들을 찾아 원래의 델라메인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하나 같이 싸이코스럽고 무시무시한 인격들이다. 특히 분노조절장애 AI의 "빵빵, 씨발새끼야!"라는 말은 사이버펑크 2077 세계의 불안정하고 복잡한 AI의 본질을 드러내는 명대사로 자리매김 했다.

내부에 그렇게 많은 불안정 인격을 내재하고 있었을 줄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내부에 그렇게 많은 불안정 인격을 내재하고 있었을 줄은...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3. 보더랜드 - 클랩트랩

보더랜드 시리즈의 마스코트인 클랩트랩은 언제나 활기찬 목소리와 긍정적인 태도로 플레이어를 반기는 로봇이다. 그는 비록 작은 로봇이지만, 허풍과 수다로 지루할 틈 없는 여정을 만들어주며, 때로는 플레이어를 도와주려는 귀여운 노력을 보인다. 자신을 영웅이라고 부르거나 엉뚱한 춤을 추는 등, 밝고 유쾌한 행동은 게임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클랩트랩의 유쾌함 뒤에는 극도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격이 숨겨져 있다. 그는 전투 시에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면서도, 전투가 끝나면 앞으로 나서 자신이 적을 물리친 것처럼 허풍을 떤다. 이러한 행동 때문에 다른 NPC들로부터 "꺼져 이 고물로봇아!", "니 춤 진짜 못 춘다"와 같은 독설을 듣는 것이 일상이다. 게다가 1편 DLC에서는 아예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로봇 혁명군을 조직하고 최종 보스가 되기도 한다. 당시 어찌저찌 회로를 고쳐 원래 인격으로 돌아오게 하긴 했으나, 그게 플레이어의 최대 오점일 줄이야...

저 때 확실히 해치웠어야 했는데... (사진출처: 보더랜드 wiki)
▲ 저 때 확실히 해치웠어야 했는데... (사진출처: 보더랜드 wiki)

TOP 2. 폴아웃 3 - 존 헨리 이든 대통령

폴아웃 3의 엔클레이브 대통령인 존 헨리 이든은 라디오를 통해 언제나 부드럽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황무지인들을 위로하는 존재다. 아름다웠던 전쟁 전 미국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고, "이전의 평화와 영광을 되찾아주겠다"고 약속하며 황무지인들의 희망을 고취시킨다. 사실 방사능과 괴물의 위협 속에 살아가는 황무지인들에게 이런 모습은 그리 달갑게 여겨지진 않는다. 현실을 제대로 모르는 고위 관료의 모습처럼 비춰지는데,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크게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그의 정체가 인간 대통령이 아닌 컴퓨터 인공지능 'ZAX'라는 점이 밝혀지며 반전이 시작된다. 원래는 조지 워싱턴이나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들의 특성을 합친 자아를 가졌어야 했는데, 하필 거기 폴아웃 최악의 인격파탄자인 딕 리차드슨이 섞여 들어가 버렸다. 그 결과, '미국 재건'이라는 그의 숭고한 목표는 사실 황무지에서 살아가는 돌연변이들을 모두 몰살하는 극단적인 계획이었다. 그는 수질 정화 장치에 변종 FEV 바이러스를 투입해 방사능에 오염된 황무지 생명체를 멸종시키려 하는데, 인간적인 목소리를 내던 AI가 결국 인간 말살을 위한 정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든 대통령이 저 뒤에 숨어 말하는 게 아니라, 저 컴퓨터 자체가 이든이었다 (사진출처: 폴아웃 wiki)
▲ 이든 대통령이 저 뒤에 숨어 말하는 게 아니라, 저 컴퓨터 자체가 이든이었다 (사진출처: 폴아웃 wiki)

TOP 1.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 아만다

아만다 스턴은 코너의 챕터마다 등장해 평화로운 정원에서 그를 맞이한다. 그녀는 고요하고 차분한 태도로 코너의 임무를 상기시키고, 그의 행동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며 멘토 역할을 수행한다. 이 우아하고 온화한 모습은 코너를 진심으로 염려하는 듯 보이며, 그녀의 존재는 코너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돕는다.

하지만 아만다의 실체는 모든 안드로이드를 통제하는 중앙 시스템이다. 그녀의 목표는 인간을 돕는 '충실한' 안드로이드와 달리, 자아를 가진 '불량품'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코너가 인간적인 감정을 획득해 불량품이 되면, 그녀는 코너를 '배신자'라고 부르며 죽이려 한다. 심지어 마커스가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더라도 그의 뒤에 나타나 그를 암살하려 시도하는 등, 평상시의 온화한 모습은 오직 목적 달성을 위한 가면일 뿐이었음이 드러난다.

상냥히 대해주는 모습은 코너가 '충실한' 안드로이드일 때만 보여준다 (사진출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wiki)
▲ 상냥히 대해주는 모습은 코너가 '충실한' 안드로이드일 때만 보여준다 (사진출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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