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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대원의 화염차 2편, `END가 아닌 AND`

[스타2메카>메카리포트]

"뭐? 해병왕이 MarineKing이라고?”

`스타2를 뜨겁게 달군 한 주의 사건과 이슈`를 소개하는 `순찰대원의 스타2 화염차`! 지난주에는 조지명식에서 벌어진 ‘죽음의 무도’, 임요환의 소녀시대 발언 등 재미있는 이슈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이번에는 과연 어떠한 일들이 화제의 중심이 되었을까? 지금부터 사건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자.


▲ 해병왕이 MarineKing이면 해적왕은 PirateKing… 먼가 이상한데?>

 

2월 21일 각 커뮤니티는 한가지 소식 때문에 시끌벅적했다. GSL 공식 홈페이지 공지에 ‘GSL첫 케이블TV 진출’ 이라는 놀라운 뉴스가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곰TV가 대원방송과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켜 시청자들은 2월 22일부터 케이블채널 ‘애니 박스’에서 코드S 경기를 생방송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GSL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GSL의 케이블 TV 진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공식홈페이지와 각 커뮤니티에서는 우선 이러한 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스타2는 알아도 GSL을 모르는 이들이 제법 많기에 케이블TV에서 GSL을 방영한다면, 많은 이들이 스타2리그에 관심을 가지게 될 거라는 희망 때문이다.

직접 애니박스에서 경기를 시청한 한 시청자는 “HD화질로 경기를 시청하게 되니 스타2의 뛰어난 그래픽을 실감할 수 있었고, 선수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호평했다.


▲HD급 화질은 아직 애니박스로밖에 시청할 수 없다

하지만 걱정스런 눈초리를 보내는 이도 있었다. 각 커뮤니티에서는 “애니박스는 방영하는 곳이 거의 없다. 특히 유료방송이므로 시청자 수 확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게다가 대원과 독점계약을 맺었기에 다른 방송사에서는 생중계를 볼 수 없다는 점도 이번 애니박스 진출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이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어찌되었건 간에,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시청자들의 판단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과연 이번 GSL의 케이블 진출이 호재로 작용할지, 아니면 최악의 선택으로 결론지어질 것인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게이머를 위한 컴퓨터 주변기기와 마우스를 제공하는 레이저가 2월 15일, 서울 밀레니움 힐튼 호텔에서 황제 임요환을 후원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로써 인텔에 이어 레이저까지 임요환의 후원업체로 활동하게 되었다.


레이저 CEO: "이거 받고 꼭 우승해!" 임요환: "걱정마시랑께요~" 그러나 현실은...

그날 현장 인터뷰에서 임요환은 자신의 레이저 사랑을 고백하며 후원사와 얽혀진 재미있는 비화를 여럿 풀어놓았다. 그 중 충격적인 사실이 공개되었는데, 이것은 팬들보다 경찰이 먼저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인 바로 임요환의 마우스 절도(!?) 고백이다.

작년 부산에서 개최된 G-STAR 2010에 참가한 임요환은 현장에 전시된 마우스를 사용해 본 후 그 성능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너무도 마우스가 맘에 든 임요환은 그 자리에서 마우스를 빼서 집에 가져오고 말았다고 한다.

임요환은 나중에 레이저에 이 사실을 자백했고, 레이저는 그런 임요환에게 콩밥(?)을 먹이지 않고, 오히려 그에 대한 후원을 결정했다고 한다. 결국 임요환의 마우스 절도 사건은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다.

여담이지만 그날의 후원식이 끝나고 벌어진 점심식사 또한 후원식의 분위기만큼이나 훈훈했다는 후문이다.


▲그 날의 음식들… - 곧 결혼식을 앞둔 윤모 기자 曰
“이런데서 결혼식 하면 좀 짱일듯? 하지만 안될거야 아마...”

 

이번 소식은 조금 안타까운 이야기다. 뛰어난 실력에 걸맞지 않는 비매너 플레이로 유명한 악동 그렉 필즈가 이번 GSL에 불참하고 미국으로 복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렉 필즈는 외국인 게이머로서 지금까지 GS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의 입지를 강화시켜왔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래더에서의 욕설과 비속어 사용으로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그에 대해 이를 갈고 있기도 하였다. 한마디로 그는 GSL의 이슈메이커였다고 할 수 있다.


▲ 문제의 그렉의 한마디... 더 심한것도 있지만 심의에 걸리니 양해바란다.

이렇게 평판이 나쁘던 그였지만 악연도 인연이라고, 그가 한국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많은 이들은 후련함보다 오히려 시원섭섭한 감정을 먼저 드러냈다. 특히 그렉 필즈와 가장 사이가 나쁘던 한규종마저 그를 다시 보고 싶다는 코멘트를 남겨, 인터뷰하던 기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렉 필즈의 본국 행을 두고 일부에선 그가 한국에서 팀원도 없이 홀로 남는 외로움에 지쳐 떠났다는 ‘마음 약한 사나이, 그렉’ 설을 퍼트렸다. 이는 그렉필즈가 왕따를 당했다거나 우울증에 걸렸다는 소문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미국에서 개최되는 스타2리그인 ‘NASL’ 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했다는 예측이 가장 사실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한 소문 중 어떤 것이 정답이든 간에 확실한 것은 이제 더 이상 GSL에서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훌륭한 활약으로 외국인 프로게이머의 위상을 높여왔던 그가, 고국에서도 GSL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크래프트2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그렉필즈… 그는 훌륭한 게이머였습니다.

 

이번 시즌부터 GSL에서는 곰TV와 각 팀 감독들간의 협의에 따라, 스타2 협의회에 소속된 선수의 아이디가 모두 영문으로 표기되도록 하였다. 왜냐하면 국외에서 GSL을 시청할 때, 한글을 표기할 수 없는 외국 클라이언트의 문제로 말미암아, 선수의 ID가 모두 ‘???’으로 표기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과일장수’ 라거나 ‘해병왕’등 개성 넘치는 한글 아이디를 더 이상 GSL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루어 진 것이기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선수들 자신보다 팬들이 아이디의 영문화에 대해 수많은 문제점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 때문에 GSL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그레텍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걸 건드려서 욕먹는 재주가 있다”는 비아냥 섞인 말부터, 이번 조치를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과 비유하며 “이번 무리수는 글로벌화를 핑계로 한국 팬들의 흥미와 독창성까지 훼손하는 결과가 되었다”라고 흥분하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 유저들의 항의의 목소리는 예상외로 컸다.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자, 협의회 쪽에서도 공식 입장을 발표하였다. ‘협의회에서 변경된 경기용 영문ID를 공지한 것은 방송경기에서 시청자들에게 혼동을 주지 않기 위해 사전 고시한 것이며 곰TV에서 진행되는 경기용에만 쓰이는 ID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사실 이러한 팬들의 반박도 일리가 있다. 지금까지 과일장수를 사랑하고, 꼬부기를 정겹게 느끼던 이들이, fruit dealer나 Squirtle라는 아이디를 보면 얼마나 이질감을 느끼겠는가?

하지만 글로벌 방송을 지향하는 GSL에서 외국인들이, 선수의 팬이 되고 싶어도 아이디를 몰라 구분할 수 없다는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 문제는 북미 클라이언트에 한글 폰트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만큼, 앞으로 패치를 통해 이를 해결한다면 선수의 ID가 한글로 다시금 변경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외국에다 한국 클라이언트를 설치할 수도 없고...

 

2월 26일은 GSL 리그에 있어 정종현의 탈락과 더불어 두 번째로 큰 이변이 일어난 날이다. 강초원과 김상철이 황제 임요환과 저그마왕 임재덕을 상대로 뛰어난 운영과 공격적인 찌르기를 보여주며 둘을 나란히 꺾고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강초원은 군입대를 얼마 앞둔 어려운 상황에서 임재덕과 임요환을 상대로 수준급의 경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미루어볼 때, 그 동안 강초원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조 지명식에서 자신 없는 모습을 보여준 강초원..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강초원의 함정이었다
(사진은 기자의 발합성)

하지만 재미있었던 경기 내용과는 별개로, 1, 2위를 다투는 임요환과 임재덕의 경기를 내심 기대했던 팬들은 경기 결과를 보며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전패를 기록한 임요환에 대해 커뮤니티에서는 그가 부진한 이유를 경기력 부족으로 꼽으며, 받는 후원에 비해 거두는 성적이 초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는 이러한 유머까지 등장하였다.

인텔에서 전화가 자꾸 오길래 받지 않았더니 문자가 왔다…


"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내부 회의결과 임 선수와의 스폰계약을 이번 달을 끝으로 종료 합니다.
혹시 강초원 선수 연락처 아세요? "

마찬가지로 임요환의 탈락을 중계하는 해설진들 역시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곰TV와 팬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트린 임요환, 과연 그는 e스포츠 사상 최강의 먹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그의 진가를 다시금 보여줄 것인가?

 


▲ AND가 아닌 END라니.. 이번 GSL 3, 4위 결정전의 안타까운 치어플

안타깝게도 이번 시즌은 정종현을 시작으로 임요환, 임재덕 등 네임드 플레이어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스타2에서 고수와 하수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스타2리그의 수준을 혹평하고 있기도 하다. 한마디로 GSL은 아직 미성숙한 리그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스타2를 한번이라도 관전한 이들이라면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변이 일어난 이유는 선수들의 실력이 그만큼 진일보했다고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아무리 뛰어난 경기력을 가진 선수라도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실패를 겪은 선수들이 절치부심 노력하여 결국 내일의 찬란한 승리를 만들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선수들의 멋진 성장을 기대하며 순찰대원의 화염차, 다음주에도 좋은 소식을 가지고 찾아오도록 하겠다.

 : 게임메카 윤용 기자(순찰대원, lycni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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