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 영원의 탑>메카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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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 뜨자마자 손은 이미 자연스럽게 컴퓨터 전원 버튼을 향해요. 그러다 ‘아차! 나 제작 돌려놨었지!’하고 생각에 얼른 손을 모니터 전원으로 옮겨요. 주섬주섬 자리에 앉아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입장확인’을 쳐보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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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데도 안갔다고? 이런 종족의 반역자야!
‘오늘도 간단하게 군단장+영주 직팟 갔다가 드레드 가고, S랭 갔다가 요새전 끝나면 요새 인던가고 할 일 없으면 강철 가야지~’라고 하루 계획을 짜요. 간단하게 모든 인던을 돌아주는 것은 열심히 인던을 만들어 준 개발자에게 하는 최소한의 예의예요. 하루 계획을 짜고 나면 우체통을 향해 걸어가요. 암포 S랭 고정 멤버들에게 오늘 일정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정성이 가득 담긴 친절한 편지를 쓴 뒤, 오드 젤리를 하나씩 담아 특급 우편으로 보내요. 진정한 ‘친절의 데바’는 바로 날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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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푹~ 쉬세요~
우편 보내기까지 끝나면, 이제 상큼하게 워밍업으로 군단장 직팟을 가기로 해요. 눈에 불을 켜고 파티 채널을 주시하다가, 군단팟이 생기면 눈보다 빠른 손으로 파티 지원을 해요. 동굴에 입장해 활강으로 상큼하게 도착하는데 10분도 안 걸려요. 그런데 젠장, 파티원 치유가 활강하다가 대박 애드를 내고 죽어버렸어요. 동굴의 몹이란 몹은 다 끌고 온 거 같아요. 전멸이에요. 다시 뛰어와요. 또 애드나요. 또 뛰어요. 또 애드나요. 부활 후유증은 몇 분까지 쌓이나 실험하는 기분이에요. 슬슬 열이 올라요. `야이 십장생아, 비행은 데바의 기본인거 모르냐, 이런 하급 데바야, 이런 쉬운 인던에서 이 몸을 차가운 땅바닥에 눕게하다니, 니가 그러고도 데바냐, 손이 발이고 발은 혀냐, 이 시베리안 허스키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와요. 하지만 짜증 낼 수도 없어요. 지금 저 치유가 삐쳐서 파티를 나가버리면, 치유를 구하는 데 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요. 아니 어쩌면 고귀한 치유님의 눈 밖에 났다가 내가 파티에서 추방당할지도 몰라요.
못치유:
죄송해요.. ㅠㅠ
나: 괜찮아요~ 다시 오면 되죠 ^^ 힘내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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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들을 모시기 위해선 이런 귓말은 필수에요.
오늘
계획도 반 정도 지난 거 같아요. 이제 슬슬 요새전이 시작할 거에요. 요새전이 끝나자마자
요새 인던에 가려면, 미리미리 파티를 모아야 해요. 레기온 멤버들이 넌 왜 안 오냐며
구박하지만 신경 쓰지 않아요. 그깟 요새전 한 시간 하느니 내 템 하나 더 먹는 것이
우리 종족의 번영과 안녕, 나아가 아트레이아의 평화에 한 발자국 다가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절대 요새전하다가 렉 때문에 컴퓨터가 터질까봐 그러는 건 아니에요.
요새
인던도 다 돌았고, 이제 암포 S랭 파티만 갔다 오면 되요. 파티원들을 하나하나 초대하고
‘가장 먼저 입던 하신 분 유일템 안나오면 파티원에게 100만 키나씩 돌리세요’
하고 엄포를 놓아요. 물론 절대 내가 먼저 입던하는 일은 없어요. 인던 입장 전에
아티팩트 앞에서 큰절을 올려요. ‘오늘은 제발 타하바타 좀 주세요~’ 오늘은 저번처럼
상큼하게 제련석만 나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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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PvP성의 하루에요. 접속하자마자 화면 밑에 떠 있는 일일 퀘스트를 확인해요. 하루종일
상대 진영잡고 다니는 게 아이온의 전부인 나에게 이런 퀘스트는 누워서 떡 먹기나
마찬가지에요. 어비스에 도착하니 마치 이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따스하고 포근한
기분이에요. 다른 사람들이라면 파티를 짜서 일일 퀘스트를 하겠지만, 난 시크한
도시 데바에요. 다른 사람의 도움 따위는 거치적거리는 방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절대 여러명이 스킬을 써대면 렉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게 아니에요.
광활한
어비스 필드를 누비며 상대 종족을 찾는데, 이런 젠장, ‘천군 1성 장교’ 타이틀을
단 마도성이 멀찌감치 떨어져서 마법을 마구 난사하고 있어요. 이럴 때마다 늘무
무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검성의 PvP라면 역시 군단장 창이 필요해요.
하지만, 인던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아이템 하나 먹기 위해 인던을 도는
시간에 상대편을 죽이는 것이 진짜 이 세계의 평화를 위해 일조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절대 한번 갔다가 활강도 못하고 운전도 못하고 딜도 못하는 검성은 필요 없다며
파티에서 추방당한 이후로 동굴에 가는게 무서워서 인던에 안가는 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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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창 사요... 언제나 기다리고 있어요
상큼하게
일일퀘도 끝났고, 이제 요새전 시간이에요. 인던을 ‘안’가는 저에게 훈장을 먹는
방법은 요새전 밖에 없기 때문에 절대로 빠지면 안 돼요. 레기온 멤버들에게 요새전하자고
계속 포스에 초대하는데, 대답조차 없어요. 이 나쁜 놈들, 아이템에 눈이 먼 반역자들이에요.
이런 사람들이 마족에 있다니, 아트레이아와 마족의 미래가 정말 걱정돼요. 오늘만큼은
내 이름을 걸고 포스 모집을 해보려 했는데 아무도 도와주질 않아요. 결국 다른 사람이
모으는 포스에 지원해요.
요새전 시작 1분 전이에요. 만반의 준비는 끝났어요.
요새전이 시작해요. 갑자기 프레임이 뚝 떨어지고 내 캐릭터가 순간이동을 하는 것
같지만 이런 고생 쯤이야 훈장을 위해서라면 감수할 수 있어요. 드디어 수호신장이
등장했어요. ‘ㄱㄱㄱ’ 포스장의 외침과 함께 공격이 시작되고 멋있게 창을 휘두르려는
찰나, 아무리 단축키를 눌러대도 화면이 움직이질 않아요. 이런 젠장, 다운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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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Bill~
빨리 접속하면 그래도 괜찮을지 몰라요. 접속해요, 다운되요, 접속해요, 또 다운되요, 또 접속해요, 다운되요, 몇 번의 씨름 끝에 겨우겨우 접속을 했는데, 텅텅 비어 있고 아무도 없어요. 벌써 끝난 거에요. 오늘도 결국 훈장은 먹지 못했어요. 슬픈 마음에 멍하니 서있는데 갑자기 퍽! 소리와 함께 뒤치기가 들어와요. 살성이에요. 패치 후 살성쯤이야 싶어 창을 휘두르는데 갑자기 살성이 크리를 터뜨리며 내 캐릭이 비명을 질러요. 훈장만 있었어도 내가 이 레벨에 십부장을 입고 다니진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오늘도 키보드에 주먹만 굴리며 눈물 흘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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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옷을 입은건지 벗은건지 알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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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던? 관심없어요. PvP? 관심 없어요. 예쁜 외변용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다면 인던도 어비스 포인트도 다 필요없어요. 공녀 드레스도 얼마 전에 구했고 이제 성채에 갈 필요도 없어요. 예쁜 내 캐릭터가 애교떠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러요. 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몇 번이나 캐릭을 지우고 만들고 지우고 만들었는지 몰라요. 컴퓨터를 최고급으로 업그레이드 한 것도 예쁜 스샷을 찍기 위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오늘도 하루 종일 접속해 외모 변경의 데바 앞에서 캐릭터 얼굴만 만들고 있지만 행복해요. 아이온의 최고 재미는 역시 커스터마이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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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른 패션감각, 외변성이라면 필수예요
글: 게임메카 임경희 기자(샌디비, harpuia@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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