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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여러분이 상상하는 '가상현실' 게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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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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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들은 혹시 'MOK(Misson of Killer)'란 게임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생소하시죠? 지난 01년 그 모습들 드러낸 이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으니, 충분히 그럴 수밖에요. 그런데 이 게임은 나름의 업적 하나를 남길뻔 했습니다. 바로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을 접목한 온라인게임이었기 때문이죠.

당시 게임 개발사인 이삭 커뮤니케이션 측은 게임에 VR HMD(Head-Mounted Display) 장비를 지원해 이를 착용하면 실제 세계에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여기에 음성인식 기술까지 도입해 다른 게이머들과 직접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여기 그치지 않고 촉각지원장비까지 도입해 한층 더 완벽한 가상현실을 지원할 수 있다는 원대한 포부까지 전하기도 했었죠. 이후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것으로 보아 결과는 좋지 않았던 것을 알 수 있지만, 12년 전 이런 시도가 있었다는 건 한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뜬금없이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번 주 게임메카의 이슈가 VR HMD와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VR HMD '오큘러스 리프트'가 그 주인공이죠.

'오큘러스 리프트'는 게임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말그대로 가상현실 기기 중 하나입니다. HMD가 기반이 되기 때문에 시각적인 부분에 특화돼 있죠. 실제로 이를 착용한 뒤 게임과 연동하면, 내가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화면이 함께 움직여 '그 세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콘텐츠 적인 면으로 접근하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다양해질 수 있는 셈이죠.

이게 가능한 데에는 놀라운 스펙에 있습니다. 1280X800(좌우 640X800) 해상도에 상하 90도, 좌우 110도의 시야를 지원하고, 기기의 좌우 스크린은 양쪽 눈에 비친 상을 조합해 시야를 구성하는 사람의 안구와 유사하게 작동하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또, 세 방향의 직선운동과 세 방향의 회전운동을 의미하는 '6 자유도' 기반 헤드 트래킹을 지원해 즉각 반응에도 힘을 보탰고요. 해상도가 아쉽긴 하지만,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HDR에 비해 확실히 성능 자체는 월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한 오큘러스 측은 3월 개발자 버전 출시를 앞두고 각종 박람회를 통해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쉬운 의견도 더러 보이지만 대부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체험해본 사람들은 "고글을 쓰고 머리를 돌리는 순간 입이 떡 벌어져버렸다", "큰 부피와 달리 아주 가벼웠으며, 눈앞을 덮는 이미지들은 나를 게임 속 세상에 몰입하게 했다" 등의 평을 남기기까지 할 정도죠.

또, 이 기기는 이드소프트 존 카멕을 비롯한 해외 개발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E3 2012에서 이드소프트의 '둠3'의 시연회가 열리기도 했고, 마인크래프트의 모장 역시 '오큘러스 리프트'를 활용한 게임 출시에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죠. 밸브도 오는 3월 열리는 GDC에서 '오큘러스 리프트'용 게임의 데모 버전을 선보인다고 하네요.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오큘러스 리프트' 지원 게임 수만 27종을 넘어섰다고 하니, 해외에서 '오큘러스 리프트'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확실히 알 수 있게 합니다.

관련 내용이 보도된 이후 독자 분들도 큰 관심을 보여 주셨는데요, 역시 기대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ID 닉에왜고민을해야하나님은 "소아온이 현실로 다가오는 건가? 저걸로 와우를 한다면 라그나로스나 데스윙 잡을 때 엄청난 뭔가를 받을 수 있겠고 롤을 한다면 엄청나게 더 욕이 늘겠군"이라고, ID Junho von Park 님은 "소위 말하는 가상현실게임 개발에 한걸음 닿았군"라고 의견 남겨 주셨네요.

우리는 보통 '가상현실'이라고 하면 목 뒤 신경선에 전선을 연결하고, 꿈꾸던 세계에 접속해 '무엇인가' 행위를 하는 그런 장면을 상상하고는 합니다. 사실 어디까지나 꿈 같은 이야기인데요, '오큘러스 리프트'도 그렇고 요즘 발표되는 관련 기술의 발전 소식을 듣고 있으면 놀랍기도 합니다. '정말 몇 년 안에 이게 가능해질까? 라는 흐뭇한 기대가 솟구치기 때문이지요. '스크린골프'를 보며 놀랐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사실 '가상현실'을 주제로 한다면 쓸 말은 정말 많습니다. 지금의 기술 단계부터 시작해 앞으로의 발전,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 등으로의 활용 가치까지. 상상할수록 흥미로운 일들 말이죠.

다른 것보다 우선 '오큘러스 리프트'가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합니다. 어느 정도 통용되는 궤도까지 오르면, 우리가 꿈꾸는 '가상현실'에 한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기자도 어서 이 기기를 만져보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울 법한 타이틀은 '엘더스크롤' 시리즈가 있겠네요. 흐흐.


▲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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