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랑스러운 게임메카의 이름을 달고 게임스컴을 갔습니다
안녕하세요. 게임메카에서 미모를 담당하는(?) 정지혜 기자입니다. 얼마 전, 유럽 최대 게임쇼인 게임스컴 2013이 성황리에 종료했습니다. 이번 게임스컴은 E3에 이어 유럽인들에게, 그리고 전 세계 콘솔 게이머에게 축제나 다름없던 행사였습니다. 6월 발표됐던 차세대 타이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행복한 자리기 때문입니다.
게임스컴은 독일의 고풍스러운 도시인 퀼른에서 열리는 데다가, 유럽 스타일의 시민의식으로 행사 내내 넓고 쾌적하기로 유명해 게임인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축제로 꼽힙니다. 메카 내부에서도 게임스컴에 누가 갈지를 두고 기자들 사이에서 온갖 음모, 마수, 암흑의 비기, 부두술 등이 난무했습니다. 제가 간택이 된 걸 보면, 아무래도 미모 순위로 결정된 듯. 풉!
여하튼 제가 기사로는 담지 못했던 쏠쏠한 게임스컴 이야기를 전해 드리도록 하지요~
출장의 시작 “단언컨대, 게임쇼를 앞둔 여기자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면세점입니다”
게임쇼 출장을 앞둔 여기자의 고민은 사소한 곳에서 출발합니다. 어느 가방을 메고 갈까, 신발은 뭘 신고 가지 등등 남자 기자들이 보기에는 정말 ‘쓰잘데기’가 없는 고민을 하게 되죠.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다 기자의 기동성을 책임짐과 동시에 저질 체력을 은폐하고, 저의 매력적인 패션 센스(<-이건 왜?)를 살리기 위함입니다. 어차피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가방에 노트북과 DSLR, 노트, 펜, 각종 충전기, 그리고 한국과 교신해야 하는 특수 무전 시스템을 상비하고 다녀야 하니까요.
그렇다 보니 단언컨대, 게임쇼에 가는 여기자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면세점뿐입니다. 앞으로 고생할 저를 위한 선물을 직접 준비하는 순결한 의식이라고나 할까요.

▲ 출국 시간을 기다리며 허세 사진도 찍어 보지만,
마음은 앞으로의 여정에 불안 초조
게임스컴이 아무리 좋다 한들 게임쇼는 게임쇼. 전문지 기자에게는 지옥의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니까요. 얼음보다 차가운 기자의 세계에서 미모 따위 아무 쓸모가 없는데다가, 매일매일 기사를 쓰고, 출국 직전에 빛보다 빠르게 짐을 싸서 한국땅으로 도주하는 콘셉트죠.
그렇게 공항에서 된장녀 놀이를 좀 하다가 잽싸게 비행기에 탑승한 후, 부모님께는 살아 돌아오겠다는 전화를, 메카의 편집장님이신 남 박사님께는 살려달라는 전화를, 그리고 친구들에게는 “나 유럽 간다, 힘들어서 출장이고 뭐고 싫다”며 본심이라고는 1g도 없는 카카오톡을 날리고, 상태 메시지도 출장 중이니 날 찾지 말라며 양껏 으스대면서 독일로 출발했습니다.
이번 출장에서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은 시차 적응이었습니다. 평소에 잠이 많은데다 3박 5일의 짧은 일정이었던 탓에 산 송장처럼 기사를 쓰지 않을까 싶었던 게지요. 그래서 비행기 안에서는 한숨도 자지 않는 것을 선택, 뜬눈으로 훈남들이 나오는 영화를 억지로 보고 있었더니 어느새 퀼른 본 공항에 도착하더군요.

▲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이런 인증 사진을 찍어줘야 한다면서요?

▲ 퀼른 본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6시 경
날씨는 약 22도 정도로 한국의 가을 날씨 같았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쌀쌀한 날씨(현지 기온 약 22도)에 스웨터를 꺼내 입고,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졸린 눈을 비비며 취재 준비를 위한 방 셋팅을 하고, 인터넷 속도를 체크해보니 역시나 최악, 꼭 이럴 때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환경에 감사하게 됩니다. 그렇게 밀린 뉴스 확인하고 나니 어느새 자정이 다가오더군요.
아! 자기 전에 할 일이 있었지!

▲ 게임쇼 출장가는 기자의 기쁨은 면세품 가는 거라니까요

▲ 빨간 립스틱을 산 이유는

▲ 다잉 메시지를 한번 써 보고 싶었어요

▲ 앞으로 이곳에서 열혈 기사를 쓰게 됩니다
누가 그녀에게 쌀밥을.. 아니, 빵을 주었나
다음날 새벽 개막기사를 송출하고, 정지혜 기자는 타지에서도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기자라는 것을 고국에 알리면서 아침을 열었습니다.

▲ 게임메카 편집장님이신 남 박사님께 사진을 보내 드렸는데 별 반응이 없으시더군요, 실망
보통 게임쇼 첫날 해야 하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사람이 적을 때 B2C 행사장 사진을 찍는 것과 둘째는 B2B 부스에서 진행하는 자잘한 기자 시연회에 참가하는 것이죠.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 EA, 유비소프트 등의 대형 업체들은 비공개 프레스 컨퍼런스는 전날 치르고, 쇼 당일부터는 매 30분 간격으로 온종일 게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합니다. 이미 해외 개발사 몇몇 곳들과 접촉해 B2B 취재 요청을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가벼운 발걸음으로 B2B 부스로 달려갔습니다.
* B2B관은 일반 관람객은 입장하지 못하고 스탭이나 비즈니스 목적의 관계자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곳입니다.
▲ 한국공동관은 소규모 기업 여럿이 모여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 휴식 공간에 간식거리와 음료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최근 게임쇼 B2B 부스에는 까페 같은 라운지를 설치해, 방문객에게 다과를 제공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작년부터 미국의 E3나 독일의 게임스컴, 우리나라 지스타에도 부스를 까페테리아처럼 꾸며놓은 부스들이 많았죠. 이번 게임스컴에 참여한 업체들도 손님맞이에 굉장히 정성을 들인 티가 났습니다.
상당수가 전문 케이터링을 부른 듯 보였고, 메뉴판도 있어 다과를 주문하는 모습, 서서 음료를 마시는 스탠딩 라운지, 편안한 소파를 비치해둔 곳도 많았고요. 덕분에 이게 B2B 취재인지 먹자 기행인지 모를 정도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면서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 이 안에 'GTA5'만 있는 것이 아니라 먹을 것 천지
▲ 여기도 마찬가지죠
▲ 일렉트로닉아츠 부스에 게임 시연하러 갔더니 이런 메뉴판을 주더군요
▲ 약 3시간의 게임 시연을 하고 나니 간식으로 멘토스가 나오는...
▲ ..그래서 워게이밍 B2B 부스로 갔습니다
그중 으뜸을 꼽자면 단연 워게이밍이 아닐까 싶습니다. 날마다 바뀌는 핑거 푸드가 맛도 좋고 보기도 좋아서 배고픈 기자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어 주었지요.
한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지만, 여기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독일 음식은 정말 소시지와 맥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짜고, 짜고, 짜고, 또 짭니다. ‘짬’의 완전체 혹은 소금 소태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하다못해 케첩도 짜요.
급한 마음에 행사장에서 취재를 하다가 한국이었다면 절대 먹지 않을 듯한 불량감자 뭉텅이나 불순 고깃덩어리를 먹기도 했는데요. 이게 무려 만원 정도라니. 뭐로 봐도 소금 비율이 높아 보이는데, 소금이 금값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는 법이죠.

▲ 음료까지 합해서 만원이 살짝 넘었네요
독일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근무 시간 연장, 왜?
이번 게임스컴은 보아야 할 게임이 너무 많아서 인지 전시시간을 2시간 늘렸습니다. 덕분에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넉넉하게 행사를 관람하게 됐지요. 한국의 근무 환경을 생각하면 ‘뭐,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시나요?

▲ 세계에서 누가 가장 많이 일하나 (출처: 아틀란틱 지, 2012)
이곳이 독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건 굉장히 파격적인 결정입니다. 왜냐면요. 독일의 직장인 대부분은 오후 5시 정도면 퇴근을 하고, 상점들도 오후 6시가 되면 일제히 문을 닫기 때문이지요. 게임스컴에 동원된 인력들은 2시간의 추가 노동을 더하는 셈이니, 주최 측에서 야근 수당이나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주최 측은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려올 것을 알고 택한 최후의(?) 선택이 아니었는지 싶었습니다. 그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이 왔으니까요.


▲ 사람이 너무 많아
보통 첫날은 미디어데이라 관계자나 기자들만 출입하는 날인데도, 이번 게임스컴은 1일 차부터 외부인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실제 업계 관계자의 친지 가족들이 놀러 온 것인지, 아니면 꼬마 블로거들인지는 모르지만, 첫날부터 많은 사람으로 행사장이 바글바글했습니다. 행사장 돌아다니다 보면 진이 빠질 정도였어요. 180cm이 숱하게 넘는 게르만인들 사이에 있기에 저는 너무 짧은 단신이었기 때문이죠.
처음 행사장을 들어설 때는 “누구도 날 이길 수 없어”나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기자다”와 같은 허세 돋는 구호를 외치다가도 사람들 사이에 갇혀 있다 보면 순간 “아마 난 안 될 거야”나 “살려줘”로 절망하게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 인근 전철역입니다 사람들 줄 서 있는 것 보이시죠?

▲ 호텔로 돌아 가기도 전에 기진맥진하고 말았습니다
관람객 숫자는 차이나조이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둘째 날 일반인 개관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인기 타이틀은 겹겹이 줄이 쌓이고, 메인 홀이라고 할 수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6관과 소니의 7관은 발 디딜 틈이 없었으니까요. 게임스컴 조직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행사 기간인 5일간 현장을 방문한 관람객 수가 작년보다 23% 증가한 34만 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말 다했죠?
대단했던 점은 차이나조이의 약 1.5배, 지스타의 약 2배 가까운 관람객이 왔는데도, 인파가 북적대는 느낌이나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체적으로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지요. 긴 줄 늘어져도 통로를 막거나 흐트러지는 경우도 극히 드물었고요.(리그오브레전드 부스는 제외)
독일 게이머들의 전체적인 관람 매너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지만, 역시 행사장이 크고 볼 일이죠.
스다 고이치를 만나다

▲ '롤리팝 체인소'의 주인공 줄리엣 스탈링
콘솔게임에 열광하는 스타일은 아닌데요. 유일하게 취향인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스호퍼 메뉴팩처와 카도가와 게임즈의 좀비액션물 ‘롤리팝 체인소’ (LOLLIPOP CHAINSAW)인데요. 이른바 싼티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B급 게임이죠.
‘롤리팝 체인소’의 주인공, 줄리엣 스탈링의 치어리더 복장이나 수상한 정신상태, 그리고 핑크 핑크 광선으로 가득 찬 화면이 정말 예술이죠. 덤으로 줄리엣의 복근을 보면, 휴. 너란 여자, 멋지다.
여하튼 스다 고이치 좋아한다는 말인데요. 그 ‘스다 고이치’를 게임스컴에서 만났습니다.
‘킬러 이즈 데드’ 홍보를 위해 소니에서 스다 고이치를 게임스컴에 초대했는데요.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요. 키 큰 남자, 키 큰 여자, 키 큰 소년, 키 큰 소녀 등에 둘러싸여 결국 스다 고이치의 얼굴을 보는 것은 대략 포기. 하지만 그와 저는 운명. 우리는 우연히 또 만나게 됐던 것입니다.
사건은 22일 개최된 워게이밍 게임스컴 파티에서 일어났습니다. 초대받은 인원만 갈 수 있다는 워게이밍 파티. 여러분, 해외에서 주최되는 워게이밍 파티에는 꼭 가야 합니다. HOT한 가수가 오기도 하고, 흥을 돋우는 DJ를 부르고, 전체적으로 파티 기획하는 센스가 굉장히 좋기 때문이죠. 워게이밍의 상징같은 쭉쭉 빵빵 러시아 모델들이 헐벗고 섹시한 춤을 추는 곳이기도 합니다.

▲ 춤을 추면

▲ 무대는 감동의 도가니
원래 파티가 10시에 시작한다고 하면 12시에 가는 게 인지상정이나, 다음 날도 일정이 있어 11시쯤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키 큰 게르만들을 헤치고 VIP 라운지에 도착했는데, 정말 어둠의 다크로 둘러싸인 테라스 구석에서 낯익은 인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검은 생머리가 찰랑대고,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 가진 남자, 스다 고이치!
Why do you want to climb Mount Everest?(에베레스트에는 왜 오르려고 하십니까?)
- Because it's there. (그곳에 산이 있기 때문에)
자석처럼 이끌린 저는 라운지 구석에 있던 스다 고이치에게 다가갔습니다.
평소 영어라면 조금 자신이 있었기에, 글로벌 저널리스트의 당당한 발걸음으로 스다 고이치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게임 만들어 달라고 부탁도 하고, 기회가 되면 특종(!) 따야지 하는 생각에 말이죠.
그런데 아쉽게도 그가 영어를 잘 못하더라고요. 엉엉. 통역사와 함께 있었던지라 계속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어색해서 그냥 인사나 대충 하고, 사진 한 장만 찍자고 하고 ‘빠이, 빠이’하고 제자리로 돌아왔죠. 사실 중요한 일은 아닌데, 그냥 제가 자랑하고 싶어서 공개 합니다. 영광의 사진이 바로 이것.

▲ 저랑 좀 닮은 듯한 느낌이.....
문제는 그 뒤부터 어딜 갈 때마다 스다 고이치랑 마주치고는 했는데, 만날 때마다 서로 말은 못하고 손만 계속 흔들면서 인사만 했네요. 어찌나 어색하던지. 스다 고이치와 ‘HELLO’와 ‘BYE’만 열 번은 한 것 같아요. 휴.
부스 모델이 없어도 게임쇼가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진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인데요. 무슨 사진이냐고요? 우리가 흔히 게임쇼의 꽃이라고 이야기하는 ‘부스 모델’ 사진입니다.
▲ 워게이밍의 부스 모델이 단연 돋보였죠
이번 게임스컴은 부스 모델 수가 확 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스 모델의 의상도 한층 얌전한 편에 속했고요. 자, 차이나조이나 지스타 부스 모델의 차림새를 떠올려 봅시다. 대부분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오프숄더 배꼽티셔츠를 입고, 핫팬츠나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모습이 생각나지 않나요? 대부분 차이나조이에서 수십 명의 여성 모델들이 속이 훤히 비칠 듯한 쉬폰 드레스를 입고 일렬로 서 노골적으로 섹슈얼 마케팅을 하던 장면을 쉽게 떠올릴 수 있으실 겁니다.

▲ 차이나조이 부스 모델
▲ 지스타 부스 모델
▲ 게임스컴은 건강한 시골 아가씨 같은 느낌
트랙터 시뮬레이션 게임 부스 모델이었습니다
사실 게임스컴은 섹시미 보다는 건강미가 넘치는 부스 모델이 많았습니다. 부스 모델이 취하는 포즈도 ‘야함’에서 ‘당당함’을 택하더군요. 다들 굉장히 환한 미소(일명 빅웃음)를 짓고, 다리는 어깨너비만큼 벌린 상태로 양 손은 허리에 얹는 포즈를 취합니다.
티셔츠 차림도 많아 대부분 부스 모델이라기 보다 게임 이용 도우미같았습니다. 분명 사진은 재미가 없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게임쇼에서 오랜만에 민망하지는 않더군요.

▲ 18세 이상 게임 부스는 절대 외부에서 게임 시연 장면을 볼 수 없습니다
어린이/청소년이 성인 게임을 접하지 않게 하는 게임스컴만의 규칙이었습니다

▲ 할아버지와 함께 게임스컴을 관람 중인 어린이
또 다른 특징은 안내 직원의 연령대였습니다. 게임쇼 진행 요원들도 그렇고, 퀼른 메쎄 자체 관리 직원들 중 많은 수가 40대 이상 연령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입장객의 표 검사를 하시는 아주머니는 어찌나 꼼꼼하시던지요. 마치 기사 쓸 때마다 제 실수를 지적하시는 게임메카 편집 기자님 같았지요.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독일인들의 은퇴 나이는 일반적으로 65세라고 합니다. 하지만 노령인구가 많은 편이라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은퇴 시기도 점점 늘리고, 공공기관에서 장년층 고용에 힘쓰고 있다더군요. 퀼른 메쎄도 한 예라고 볼 수 있지요.
보통 우리가 ‘양덕은 나이가 들어도 양덕이다’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고는 합니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하여 젊은 문화인 게임쇼를 함께 즐기고 이해하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스컴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렇게 짧은 게임쇼 일정이 끝났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직도 시차 적응 능력도 떨어져, 아직도 독일에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게임스컴만 두 번째 다녀오니 확실히 느낀 점이 있습니다. 게임스컴에는 E3나 차이나조이, 지스타와는 다른 뭔가가 있다고 말이죠.

▲ 퀼른 메쎄 안에 백사장을 만들어 놓고 여름 휴가를 즐기는 모습도 연출됐습니다

▲ 여름이라 그런지 발리볼을 플레이하는 코트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 벤츠에서 협찬한 스마트를 타고 카트 레이싱

▲ 게임쇼를 안 봐도 놀러 올 분위기

▲ 세계 곳곳의 수 많은 방송 매체에서 취재를 왔습니다
게임스컴은 반가운 읍내 장 같은 느낌입니다. 어릴 적 시골에 장이 열리면, 근방에 사는 사람들이모두 나와 각양각색의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졌죠. 돗자리 깔고 앉아서 하릴없이 담소를 나누는 아주머니와 아저씨, 퐁퐁, 팡팡, 방방 등으로 불리던 트램펄린을 타는 아이들, 잡다한 물건을 파는 잡화상, 거리 악사들이 노래를 부르는 풍경.
이번 게임스컴은 화려한 옷을 입은 부스 모델도 없고, 게임을 시연하면 주는 각종 선물 퍼레이드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게임 캐릭터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서 보내주는 것 정도랄까요. 그래서 선물을 노리고 오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그저 게임을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이 전부 모여서 게임을 하다가, 지겨우면 야외에서 선탠도 하고, 핫도그도 먹고, 사진 찍고 놀면서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도시 전체의 경사스러운 축제 같았죠.
아쉬운 소리를 하자면, 지스타는 가끔 우리들만의 축제 같을 때가 있습니다. 부산 벡스코가 수많은 인파로 들끓어도, 행사장만 조금 벗어나면 지스타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요.
우리의 보호 본능이 강한 것인지 지스타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열리는 게임쇼를 다녀오면 종종 이런 '억울', '속상'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이 작은 나라에서 몇 없는 재미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행사인데, 그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말이죠.
하지만 어떤 문제나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다가설 필요가 있지요. 사회적으로 더 많은 세대와 문화를 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 지스타도 부산 지역 전체의 축제를 넘어 한국과 아시아 최고의 게임쇼로 자리매김할 때가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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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번도 발을 헛딛지 않는 낙오하지도 않고 오류를 범하지도 않는 그런 사람은 좋아할 수가 없다thespec@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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