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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공대의 몰락, 그들이 떠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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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WOW) > 메카리포트 > 인터뷰]

 

전 세계적으로 와우를 즐기는 인구는 천만 명이 넘는다. 이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외치며 와우에 접속하여 콘텐츠를 즐긴다. 가장 많이 찾고 즐기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당연지사 던전&레이드 콘텐츠일 것이다.

 

와우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던전은 월드맵의 연장선으로 생각하였다. 와우의 등장과 함께 소개된 `인스턴스 던전(이하 인던)`은 월드맵의 연장선이 아닌 새로운 세상으로 구분되었고 수백수천명이 동시에 출입하던 방식에서 각각의 던전마다 제한인원을 두어 생소함을 느끼게 하였다.

 

▲ `오닉시아의 둥지` 인던 입구

 

공격대 콘텐츠로 처음 공개된 `화산 심장부`를 기억하는가? `화산 심장부`는 강대한 4대 원소의 군주인 `라그나로스`의 둥지이다. 불의 정령왕의 둥지답게 용암으로 가득 차 있고 문지기를 자처하는 용암 거인에게 많은 공대가 좌절을 맛보고 돌아섰다. 설사 용암 거인을 처치하고 전진하였다 하여도 공격대 40명을 모으는데 이미 많은 시간을 소모하였기에 네임드 10마리를 전부 처치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10시간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겠는가.

 

▲ `화산 심장부`의 문지기 역할을 했던 `용암거인` 쌍둥이

 

이러한 상황에서 공격대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과 게임 플레이 시간이 같은 플레이어들이 모여 `정규 공격대(이하 정공)`가 탄생하게 된다. 오리지널시절의 공격대 인던의 정원은 40명이였다. 레이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40명이 넘는 인원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모인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수 있다.

 


 ▲ 한때, 공대 파괴자라고 불렸던 `검둥날개 둥지`의 `타락의 밸라스트라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레이드 콘텐츠를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정공이 생겨났다. 지금은 어떠한가?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은 많으나 정공의 숫자는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어떠한 이유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인지 매우 궁금했다.

 

4년 넘게 정공을 이끌었던 공대장님과 정공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분과 인터뷰시간을 가졌다. 모든 와우유저의 생각은 아니지만 정공이 사라져 가는 이유를 짚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오랜 공대 생활에 회의를 느낀 백조(가명)님과의 인터뷰

 


 ▲ 공대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다며 아이디는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다.

 

 

◆ 베헤모스: 안녕하세요~ 백조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릴게요.

 

백조: 안녕하세요. 길드정공을 오랫동안 참여하다가 얼마 전, 공격대와 길드 모두를 탈퇴하고 솔로로 지내고 있는 26살 대학생입니다.

 

 

◆ 베헤모스: 와우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백조: 안녕하세요. 저는 와우를 오픈 베타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세라, 드레노어를 거쳐 지금 서버에 오게 된 골수 와우 유저라고 할 수 있죠. ㅡ..ㅡv

 

 

◆ 베헤모스: 오랫동안 하셨네요. 그러면 정공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백조: `불타는 성전`전까지는 흑마로 `화산 심장부`부터 정공활동을 했고, `불타는 성전`때 주술사를 키우면서 흑마에서 전향해 얼마 전까지 정공 활동을 했어요. 한 4년정도 된 것 같네요.

 

 

◆ 베헤모스: 4년넘게 정공에서 활동하시다가 탈퇴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백조: 가장 큰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겠죠. 지금 와우가 오리때나 불성때보다 재미가 없어진 것 같아요. 정공에 대한 메리트도 떨어졌고요. 막공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을 정공에서는 성공하다 보니 나름 자부심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없네요. 특히 최종보스를 잡았을 때의 감흥이 많이 떨어져요.

 

 

 

◆ 베헤모스: 정공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백조: 오리때에는 3개월간 트라이 하면서 잡은 `벨라스트라즈`가 가장 기억이 남고, `불타는 성전`에서는 `검은 사원`에서 `일리단`을 처치하고 `아지노스 전투검`이 나온 게 기억나네요.. ㅋㅋ

 

 

 

◆ 베헤모스: 만약, 난이도가 예전처럼 된다면 다시 정공으로 돌아갈 생각이 있으신가요?

 

백조: 확장팩부터는 모든 던전이 어렵게 나와도 금방 너프가 되었죠. 아무리 블리자드에서 어렵게 만든다고 말해도 믿을 수가 없어요. 어렵게 만들었다가 한 주 지나자마자 너프하면 만드나마나 아닌가요. 너프가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막공만 다녀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 베헤모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백조: 얼마 전, `십자군 원형경기장`을 일반모드로 클리어했어요. 트라이횟수 제한이 있다는 영웅모드를 클리어 하는 것이 목표에요. 물론, 정공이 아닌 막공으로요.

 

 

▲ 막공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획득했다는 `녹슨 원시비룡`

 

 

 

4년동안 정규 공격대를 이끌었던 `Team Duke` 공대장 칸트님과의 인터뷰

 

 

▲ 돼지곰이라는 별명을 가지신 `Team Duke` 前 공대장 칸트님

 

 

◆ 베헤모스: 안녕하세요~ 칸트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릴게요.

 

칸트:  며칠 전에 말리고스서버로 이전한 돼지곰 칸트입니다. 이전 서버에서 `Team Duke`라는 공대의 공대장을 하였고 뜻이 있는 지인과 함께 넘어왔어요.


 

◆ 베헤모스: 정공은 언제부터 만들어서 활동하셨나요?

 

칸트: 처음에는 저도 평범한 공대원이였어요. 오리지널에 `화산 심장부`를 우연히 가게 되었는데, 처음 용암거인에게 2시간동안 전멸하고 공대가 깨졌어요. 그 후로 `화산 심장부`를 가고 싶다고 생각만하다 우연히 `제네시스`공대 변대님의 광고를 보고 들어갔었어요. 오리 후반부에 공대장님이 개인사정으로 와우를 그만하시게 되어 우연찮게 제가 그 자리에 앉게 되었네요.

 

 

◆ 베헤모스: 지금 `Team Duke`공대는 어디를 공략중인가요?

 

칸트: 말리고스 서버로 이주하면서 공대를 해산했어요. 공대를 해산하기 전에는 `울두아르` `요그사론` 하드모드를 진행 중이었어요.

 

 

◆ 베헤모스: 정공이 해체됐다니 많이 아쉽네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칸트: 저희 공대가 상위공대는 아니였어요. 그렇다고 하위공대도 아니여서 중간 정도의 속도로 네임드를 잡았죠. 문제는 공대원의 참석률 저조와 이탈하는 사람이 많아져 공대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게 되었어요. 진행이 수월한 날에는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반면, 트라이 하는 날에는 대다수가 불참을 하고, 상위공대에서 잘하는 사람을 스카웃해가니 도저히 운영이 안되더군요.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공대를 해산할 수밖에 없었어요.

 

 

 

◆ 베헤모스: 공대장 역할을 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 언제인가요?

 

칸트: 공대를 해산하기 전까지 위기가 딱 2번 있었어요. 하나의 네임드를 몇 달씩 트라이 한 경우인데 많이 지쳐서 그랬던 것 같아요. 처음은 `낙스라마스`의 `4인 기시단`에서고 다른 하나는 `태양샘 고원`의 `칼렉고스`네요. 둘 다 2~3달씩 트라이 했었는데, 트라이 기간이 길어지니 공대원이 지치고 이탈자가 많이 생기더군요.

 

 

 

◆ 베헤모스: 정공 공대장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칸트: 개인적으로는 쑨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제가 처음으로 공대장의 위치에서 잡았던 네임드였거든요. 쑨 덕분에 오징어를 안 먹게 되었죠.

 

 

 

◆ 베헤모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칸트: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같이 말리고스 서버로 이주한 분들과 다시 공격대를 시작하고 싶어요. 그래도 저 하나 믿고 오신 분들인데 끝까지 함께 해야죠. ^^

 

 
▲ 공대장이라면 `세계최초` 타이틀을 꿈꾼다.
(세계최초로 `오닉시아`를 정복한 엘룬서버 The Chosen길드)

 

 

마치며

 

`정공이 사라지는 이유`를  알기 위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몇 가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먼저 다가온 문제는 공격대 던전의 난이도이다. 과거 블리자드에서는 `소수 1%만이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고 밝힌 적이 있다. 이런 정책 때문인지 최근의 공격대 난이도는 누구라도 쉽게 정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되고 있다.

 

난이도보다 더 큰 문제가 존재한다. 정공에 대한 유저 스스로의 인식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정공도 하나의 사회집단이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만나지만, 하나의 조직이기에 조직에 소속되었다는 소속감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정공 유저들은 소속감이 많이 결여되어 아이템을 쉽게 획득하는 장소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 이미지갤러리, Amaranth님 작품 중 일부(바로가기)

 

자부심 또한 매우 부족하다. 상위 1%로만 즐기던 던전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하여 정공을 우습게 생각한다.

 

정공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열정과 시간을 투자하여 네임드를 공략해 노하우를 만들고 이를 발전시키는 곳이다. 땀 흘린 만큼, 시간을 투자한 만큼 정직하게 보상받는다. 네임드 처치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투자한 자신의 시간과 열정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 이미지갤러리, Amaranth님 작품 중 일부(바로가기)

 

우리는 항상 `초심을 잃지 말자`라고 말을 한다. 처음 정공에 가입하여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네임드에 도전하던 때를 기억하자.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정복해 나간다는 즐거움을 알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때의 즐거움을 기억하는 것이다.

 

_게임메카 박정옥 기자(베헤모스, jura@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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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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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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