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블리자드)
블리자드의 AOS,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의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가 북미에서 진행 중이다. 블리자드가 ‘히어로즈’에 대해 줄곧 강조한 점은 ‘쉽고 빠른 전투’다. CS나 골드, 아이템 개념을 없애 기존 AOS의 장시간에 걸친 ‘스노우볼링(초반의 작은 이득을 후반까지 장시간 동안 키우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플레이어가 전투에만 집중하게 한 것이 ‘히어로즈’의 주 콘셉이다.
이번 알파테스트는 ‘히어로즈’가 어떠한 게임인가를 실제로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상대적으로 라인을 짧게 가져가고, 다수의 기본스킬을 1레벨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초반부터 치열한 전투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주 격전지를 곳곳에 배치하고, 주요 타이밍마다 공략 오브젝트에 주목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 소규모 교전이 빈번하게 일어나도록 유도한 점 역시 눈에 뜨이는 부분이다. 즉, 현재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마라톤이라면 ‘히어로즈’는 단거리 달리기다.
▲ '히어로즈'의 전장으로 출발
집중하면 10분 안에 끝난다, 짧고 굵은 게임성
이전부터 AOS를 즐겨온 유저라면 ‘히어로즈’를 플레이하며 가장 먼저 와 닿는 점은 라인이 매우 짧다는 점일 것이다. 기존 AOS와 비교했을 때 ‘히어로즈’의 맵은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지만, 거리가 짧다. 두 방향 혹은 세 방향의 공격로에는 1,2차 포탑이 배치되어 있으며, 포탑 사이에는 일종의 ‘억제기’ 역을 하는 ‘포트’와 체력과 마나를 보충할 수 있는 ‘힐링 파운틴’이 존재한다. 그리고 본진 내에는 주 공략 대상 ‘팔레스’와 ‘포탑’, ‘힐링 파운틴’, ‘포트’ 등이 자리하고 있다.
▲ 포탑 외에 다양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히어로즈’의 모든 요소는 ‘전투’에 집중되어 있다. 우선 라인 간 거리가 짧기 때문에 공략 시간이 단축되며, ‘포탑’ 역시 체력이 낮고 ‘리그 오브 레전드’와 달리 스킬로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철거할 수 있다. 여기에 타워 사이에 자리한 ‘힐링 파운틴’은 사용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충전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부족한 체력과 마나를 채우면 본진에 돌아가지 않아도 오랜 시간 동안 싸울 수 있다.
▲ 초반부터 전투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다
정글링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눈에 뜨인다. ‘히어로즈’에서 캠프 몬스터라고 불리는 중립 캐릭터를 쓰러뜨리면 아군으로 편입시켜 라인 정리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정글링(정글 몬스터를 사냥하는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AOS의 정글링이 경험치나 골드, 버프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면 ‘히어로즈’의 정글링은 빠른 라인전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즉, ‘정글링’ 이 직접적으로 공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 중립 몬스터 중에는 쓰러뜨리면 용병으로 고용할 수 있는 종류도 있다
▲ 데리고 다니면 꽤 쓸만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라인을 지키다가 본진에 돌아가 아이템을 맞추고, 다시 전장에 돌아가 싸우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히어로즈’는 본진에 돌아가는 횟수를 최소화해 모든 시간을 전투에만 투자할 수 있다. 블리자드가 ‘속도감 있는 AOS’를 표방하며 골드와 CS, 아이템 등의 요소를 제거한 이유 역시, 유저들이 가능한 모든 플레이 시간을 적과 싸우는데 쓰도록 유도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여기에 각 맵에 자리한 공략 오브젝트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해준다. 현재 알파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맵 4종에는 모두 공략해야 할 대상이 자리하고 있다. 가령 ‘용의 둥지’의 경우 양 거점을 점령하면 거대한 ‘용기사’로 변신해, 엄청난 화력을 선보이며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다.
이처럼 오브젝트를 점령하면 상당한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시작부터 자연스럽게 이를 공략하기 위해 특정 거점에 자주 모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로를 이기는 것이 목표인 양팀이 자주, 한 장소에서 만난다면 그 다음에 벌어질 일은 전투밖에 없다. 실제로 ‘히어로즈’는 초반부터 오브젝트를 손에 넣기 위한 두 팀 간의 소규모 교전이 끊임 없이 일어난다.
▲ 주요 거점에서 전투가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소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 라인전과 오브젝트 점령이라는 분명한 목표, 그리고 지속적인 전투, 이렇게 3요소가 만나 ‘히어로즈’의 짧고 굵은 게임성이 완성된다. 모든 팀원의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지고, 제 타이밍에 공략할 대상에 집중한다면 ‘히어로즈’는 빠르면 10분 안에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상대에게 패배 선언을 받아낼 수 있다.
▲ 3가지에 집중하면 승리를 손에 넣을 수 있다
AOS 입문자도 긴장할 것 없다. 짧은 전투가 만들어낸 캐주얼함
‘히어로즈’의 또 다른 특징은 쉽다는 것이다. 과거에 AOS를 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캐주얼하다. 게임 내에서 유저들이 신경을 쏟을 요소는 포탑 철거와 오브젝트 점령, 그리고 본인의 전투 이 3가지 요소로 압축된다. 여기에 이 3가지 요소를 실제 플레이를 통해 단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튜토리얼’을 제공해 초보 유저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 기본조작부터 중립 몬스터 용도까지 상세히 안내하는 튜토리얼
AOS에 입문하는 유저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본인이 팀의 승리에 기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보다, 본인이 쓰러지는 횟수가 더 많은 시절을 견디는 것은 초보 유저들이 피해갈 수 없는 성장통 중 하나다. 여기에 개개인의 킬, 어시스트, 데스 기록이 실제 캐릭터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기 때문에, 데스가 쌓일수록 팀의 구멍이 되기 십상이다.
‘히어로즈’의 팀 단위 경험치는 이러한 부담을 다소 덜어준다. 개개인이 획득한 경험치를 모아 팀의 레벨을 올리는 개념인 ‘팀 단위 경험치’는 레벨이 플레이어가 아닌 팀에 붙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데스에 대한 부담감이 낮다. 초반에 실수가 잦았다고 하더라도 팀 레벨을 바탕으로 중후반을 도모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킬과 어시스트를 ‘테이크다운’이라는 수치 하나로 합쳐 킬과 어시스트를 동급으로 평가하는 것 역시 눈에 뜨이는 점이다.
▲ '히어로즈'의 게임 기록표
또한 전장에서 사망했을 경우, 생존 시간과 본인이 팀에 기여한 경험치의 양, 적의 영웅과 건물에 입힌 대미지가 모두 수치화되어 공개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내가 이 팀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를 생각을 들게 한다. 이처럼 본인의 활약상을 자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장치는 유저의 의욕과 자신감을 고취시킨다.
▲ 본인의 성과를 수치로 볼 수 있다
아이템이 없다는 점 역시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한다. 기존 AOS의 경우 데스가 많을수록 골드 수급량이 줄어 좋은 아이템을 맞추기 어렵다. 또한 신규 유저라면 챔피언 및 포지션에 맞는 아이템이 무엇이며, 어떤 순서로 구매해야 하는지를 숙지하고 가는 것이 필수로 통한다.
▲ 다양한 특성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히어로즈’의 경우, 골드와 아이템이 모두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장비를 맞추기 위한 스트레스 역시 없다. 다만 ‘히어로즈’의 경우 아이템 대신 3레벨 단위로 특성을 찍어 챔피언을 강화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각 특성의 경우, 공격-방어-지원 등 특화된 분야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현재 게임에서 맡고 있는 역할에 적합한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하드캐리의 부재와 오브젝트의 지나친 존재감
알파테스트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히어로즈’의 가장 큰 단점은 역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우선 오브젝트가 게임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 초반에 오브젝트를 적군에게 내준 경우, 그 효과를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어떤 플레이를 펼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없다.
먼저 ‘블랙하트 항만’은 적이 골드를 모두 모아 먼저 포탄을 발사하기 시작하면 1차 라인 중, 한 곳은 반드시 궤멸된다. 이 경우, 방어선은 상대적으로 뒤로 후퇴하기 때문에 맵 중앙에 위치한 오브젝트는 현재 라인을 밀고 있는, 첫 점령에 성공한 팀이 다시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1차 라인이 무너지면 2차 라인과 본진 간의 거리가 짧아 방어에 더 큰 부담이 간다는 점 역시 압박이다.
▲ '히어로즈' 맵 중 하나인 '블랙하트 항만'...우선 골드를 모은 뒤에
▲ 선장에게 골드를 지불하면
▲ 강력한 포탄을 쏴 적의 거점 1곳을 무너뜨린다
상대에게 저주를 내려 일시적으로 주요 건물 기능을 마비시키고, 미니언의 체력을 1로 만들 수 있는 ‘저주받은 골짜기’ 역시 첫 점령에 성공하지 않으면 답을 찾기 힘들다. 상대에 저주를 건 동안 1차 라인이 단번에 정리되면, 본인 정글 지역에 있는 오브젝트마저 상대 팀의 영향권에 속해 다음에 이를 점령하러 나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첫 점령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기를 뒤집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기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신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는 입장에서 마땅히 쓸 전략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맥 빠지는 일이 될 수 있다.
▲ 일단 오브젝트가 점령되면, 그 효과를 저지할 수 없다
앞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요소로 소개된 ‘팀 단위 경험치’는 ‘역전’이라는 대목에서는 불리한 팀의 발목을 잡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레벨이나 아이템 세팅에 따라 챔피언의 기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조건과 컨트롤만 갖춰진다면, 불리한 상황에서도 본인이 승리를 만들어내는 ‘하드캐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레벨이 챔피언이 아닌 팀에 묶이기 때문에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준 플레이어 개인이 게임 자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비하다. 즉, 한 팀에 속한 챔피언이 본인이 거둔 성과에 관계 없이 평준화되기 때문에, 1인분 이상의 몫을 해내는 ‘슈퍼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여지도 부족한 셈이다. 이러한 부분은 본인의 실력을 실제 플레이를 통해 자랑하고 싶어하는 AOS 유저들의 보편적인 성향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다.
AOS의 주 재미라 할 수 있는 ‘육성의 재미’도 부족하다 기존 AOS의 경우, 돈이 되는대로 아이템을 구매해 풀 세트를 하나씩 맞춰가는 재미가 있었다.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 각 챔피언의 아이템 트리 노하우가 포지션 별로 꾸준히 올라오는 것은 이것이 게임에서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작용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블리자드는 원하는 스킬을 찍어 영웅을 키운다는 콘셉의 ‘특성’을 넣었으나 아이템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완성도가 부족하다.
새로운 챔피언…직접 해보고 구매하세요
이번에 살펴볼 부분은 플레이 외의 부분이다. 가장 눈에 뜨이는 부분은 챔피언을 사기 전에 미리 해볼 수 있는 ‘시연 모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게임 내 상점에 들어가 원하는 챔피언을 선택하면, ‘시연’ 모드가 활성화된다. AI와의 전투를 통해 챔피언의 특성 및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할 때마다 특성 및 기술을 초기화해 다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캐릭터가 정말 내 취향에 맞는가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 모든 챔피언에는 시연 모드가 지원된다
▲ 미니언이나 특성 등을 재설정하며 충분히 챔피언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플레이 모드는 총 3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난이도가 낮아 본격적인 게임 전 간단히 손을 풀거나 초보 유저들이 게임을 배우기 적합한 연습 모드와 실제 유저들과 팀을 짜서 AI와 대결하는 ‘협동 모드’, 유저 대 유저로 붙는 ‘대전 모드’가 있다. 3가지 모두 유저가 원하는 챔피언을 우선 정해놓고, 매치메이킹을 돌리기 때문에 원하는 챔피언을 두고 유저들끼리 다툴 우려는 없다.
▲ 알파테스트에는 3가지 모드가 지원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원하는 맵을 지정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4가지 모두 맵을 무작위로 돌리기 때문에 어떤 맵에서 게임을 하게 될 지 예상할 수 없다. 맵 4종 모두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맵에 특화된 영웅 혹은 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내가 생각해낸 전술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바로 확인하고 싶은 것이 게이머의 마음이다. 그러나 막상 게임에 들어가면 원하는 맵을 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앞서 밝힌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레벨링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자, ‘히어로즈’는 승패 결과와 퀘스트 완료에 따라 경험치를 제공해 플레이어의 계정 레벨을 올리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레벨을 올릴 때마다 챔피언과 스킨, 탈 것 구매에 사용되는 골드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플레이 모드가 열리거나 각 챔피언 별로 ‘특정 기술로 적을 일정 횟수 이상 타격하기’와 같은 간단한 미션을 주는 ‘히어로 퀘스트’ 등 새로운 요소들도 레벨에 따라 개방된다. 즉, 오래 플레이한 유저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 경험치를 쌓아 레벨을 올리는 방식이다
차별성은 확실하나, 이로 인한 한계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이렇게 ‘히어로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직접적인 경쟁작으로 지목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히어로즈’가 이번 알파테스트를 통해 보여준 가장 강렬한 인상이다. 그러나 이 ‘차별성’은 상황에 따라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현재 버전에서 영웅만 추가되는 형태로 ‘히어로즈’가 출시되면 AOS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유저에게는 어필할 부분이 있으나, 기존 게이머를 끌어들이는 것은 힘들 것이다.
즉, 기존 AOS 유저를 만족시킬만한 새로운 모습를 보여주는 것이 ‘히어로즈’의 가장 큰 과제로 보인다. 카드게임 ‘하스스톤’에 이어 블리자드의 또 다른 스핀오프작인 ‘히어로즈’가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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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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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블리자드의 대표 게임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이 총출동하여 전투를 벌이는 AOS 게임이다. 이전까지 '블리자드 도타', '블리자드...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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