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엔씨, `소송` 끝내려면 `소통` 시작하라

메카만평

▲ 계정압류, 환불해 줘? 말어?

나른한 봄날 오후, 벌써부터 눈꺼풀이 스르르 감기면서 춘곤증이 몰려오네요. 그런데 이번 주 게임계는 편안한 봄 햇살은 커녕 불청객 황사를 만난 듯이 답답하네요. 엔씨게임 이용자들이 계정압류에 반발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뜨면서 게임메카 리플이 일제히 요동쳤습니다.

리니지, 아이온에서 계정을 압류당한 유저들이 ‘비정상적인 계정압류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기본적으로 계정압류에 삼진 아웃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오토사용이 명백한 경우에만 경고 없이 계정압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계정압류 유저와 엔씨소프트의 골 깊은 법정싸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바로 계정압류에 대한 ‘환불여부’가 뜨거운 화두 부각되고 있죠.

계정압류 환불에 대해 의견이 많았습니다. ‘자기가 잘못해서 계정 압류 당한 주제에 환불해 달라는 건 구차하다’라는 의견과 ‘게임사가 일방적으로 계정을 압류했으니 환불은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했습니다. 이를 놓고 게임메카 논객 mugengaia님과 생마님의 논쟁을 소개합니다.

먼저 아이디 mugengaia님이 아주 절묘한 비유를 해 주셨더군요.

“월정액을 구입하는 건 영화관에서 영화표를 구매하는 거랑 같은 방식이다. 영화표는 내가 영화를 볼 수 있는 자격이나 권리가 아니고 특권이다, 만일 영화관에서 주변사람들한테 피해를 준 사람이 퇴실조치를 당해도 극장은 당사자에게 돈을 환불할 이유가 없다”며 환불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어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게임메카 유명논객 생마님은 다른 의견을 주셨습니다.

“월정액 방식을 영화표와 연결하는 건 옳지 않다. 현재 월정액 환불은 남은 날짜를 계산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30일 중에 이미 10일을 플레이 했고 나머지 20일을 환불받고 싶다면 게임회사는 20일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불해 줘야 마땅하다”라고 의견을 내어 주였습니다. 덧붙여 “(계정 압류로)오토가 줄어드는 것도 유저들에게 이익이지만, 지금의 엔씨의 오토정책으로는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것은 유저들에게 이익이면서 이익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mugengaia님의 반박이 이어졌습니다.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방식은 몇몇 제외하곤 전부다 같은 ‘특권’ 방식이다. 유저가 약관에 동의 한후 계정을 만들어서 계약이 성립된 것이므로 계약을 위반한 오토 유저들은 반발할 자격이 없다”며 “엔씨가 유저를 부추겨서 억지로 동의하게 만든 것도 아니고, 유저 자신이 계약에 동의 하고 계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돌려받을 수 없다”고 의견을 내어주셨습니다.

논쟁이 점점 뜨거워 지네요. 다시 생마님의 반론을 들어봅시다.

“엔씨가 잦은 송사를 피하고 싶다면 선의의 희생자를 낳는 일방적인 정책을 유지할 게 아니라 (오토가 존재할 수 없도록)시스템을 수정해야한다. 깨끗한 사회는 소수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회다. 엔씨가 오토와 작업장에 익숙한 사람들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유저를 돈줄로만 보지 말아 달라”고 충고 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생마님은 “나만 양아치도 아니고, 엔씨도 양아치인데 어디 한번 같이 죽어보자"는 물귀신심보가 이번 집단소송의 원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주 게임메카 논객들의 의견들을 보니 새삼 소통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네요. 매년마다 소송에 휘말리는 엔씨소프트, 게임만 나왔다하면 현거래와 오토에 먼저 손이 가는 일부유저들. 이들에게 소통이란 계정압류와 집단소송이란 극단적인 방법밖에 없을까요?

온라인게임은 게임사와 유저간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패키지 게임은 게임사가 만든 재미를 일방적으로 즐기는 것이지만, 온라인게임은 항상 유저와 게임사가 손을 맞잡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엔씨소프트가 지루한 ‘소송’의 터널을 나오려면 이제부터라도 진정한 ‘소통’ 불을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이번주 게임메카 논객들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