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서비스 중인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다. 입사한 지 한 달 정도된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이 회사가 외부의 소리를 들으려는 귀는 가지고 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즉,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리그 오브 레전드’가 승승장구하는데 힘을 실어주었다는 것이다. ‘화난 새’ 하나로 전세계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핀란드의 개발사 ‘로비오’ 역시 팬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한 성공 덕목 중 하나로 손꼽았다.
3월 28일,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열린 게임테크 2012의 기조연설에 화제의 인물이 등장하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앵그리버드’로 전세계를 주름잡은 로비오의 헨리 홈 아시아 수석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빨간 ‘앵그리버드’ 캐릭터 후드티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앵그리버드의 성공요인으로 본 게임산업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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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버드`의 개발사 로비오 헨리 홈 아시아 수석부사장
사실 로비오는 2004년에 설립되었으며 지금까지 약 50여 종의 게임을 제작한 연륜 있는 회사다. 헨리 홈 수석부사장은 “이전에 만든 게임들이 밑거름이 되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라며 “많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해내고야 말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해왔기에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다소 씁쓸한 과거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즉, 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쌓아둔 경험이 ‘앵그리버드’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이다.
헨리 홈 수석부사장이 강조한 덕목은 바로 팬들과의 상호소통이다. 그는 “페이스북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매일 팬들의 소리를 듣고 그들과 대화한다”라며 “팬들이 ‘앵그리버드’를 통해 정확하게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2일 출시된 ‘앵그리버드 스페이스’ 역시 이러한 선상에서 개발된 작품이다. ‘앵그리버드’ 인형이 미 항공우주국 NASA의 우주선에 실려 우주여행을 한 사건을 계기 삼아 사막이나 북극, 우주와 같이 색다른 공간을 원하는 팬들의 욕구를 수렴한 결과 ‘앵그리 버드: 스페이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기획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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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건과 팬들의 욕구가 만나 탄생한 `앵그리버드: 스페이스`
게임 이외에 캐릭터 상품이나 테마파크와 같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도전하는 이유 역시 ‘앵그리버드’를 지속적인 대중문화로 격상시켜 팬들을 끊임없이 즐겁게 하려는 것이다. 로비오는 앞으로도 태블릿PC나 스마트TV와 같은 IT 기기는 물론 의류, 요리책 등 점점 진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헨리 홈 수석부사장은 “오프라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캐릭터에 대한 팬들의 친밀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마케팅 부분에서도 로비오는 독특한 방식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영화 ‘배트맨’처럼 ‘앵그리 버드’의 모습을 비추는 라이트를 홍콩의 고층 빌딩에서 켜거나, 시애틀에 위치한 고층 건물 ‘스페이스 니들’에 거대한 ‘캐릭터’ 조형물을 비치하는 등, 로비오는 론칭 행사에도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NASA와의 협의 하에 우주정거장을 론칭 장소로 섭외하기에 이르렀다. 헨리 홈 수석부사장은 “과거 헐리우드 영화사만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대형 마케팅을 이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게임 개발사도 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 같아 매우 뿌듯했다”라고 밝혔다.
헨리 홈 수석부사장이 밝힌 로비오의 목표는 전세계에 10억 명의 팬을 만드는 것이다. 남녀노소가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간단명료한 게임성과 매력적인 캐릭터, ‘알을 훔쳐간 돼지에게 화가 난 새가 복수를 하러 간다’라는 스토리를 원동력 삼아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 로비오의 입장이다. 하드코어 게이머를 만족시키기 위한 고난이도 레벨을 추가한 것 역시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방편 중 하나라고 헨리 홈 수석부사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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