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온라인 게임머니 현금거래 이제 합법?

대법원 `게임 머니` 거래 무죄 선언!

리니지의 온라인 화폐에 대한 ‘현금 환전’ 행위가 무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를 통해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온라인 화폐인 ‘아덴’을 2억 3300만 원 어치를 시세보다 싼값에 구입해 되팔아 차익을 챙긴 혐으로 기소된 김모(32)씨와 이모(32)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게임머니 거래 = 무죄’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현재 엔씨소프트를 비롯 대부분 게임사에서 ‘불법’으로 취급하고 있는 게임머니 거래 금지에 대한 약관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진법)에 나와있는 “게임머니를 환전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 하는 행위”에 대한 법률은 무효이고 게임머니 거래는 합법이라는 말처럼 들린다. 매체에서도 게임머니 거래가 ‘무죄’다라는 팩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며 보도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기에는 게임업계와 아이템 중계 업체가 생각하는 부분이 다소 이견이 있다. 게임메카에서는 한 이불 속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게임업계’와 ‘아이템 거래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아이템 거래 업계: ‘MMORPG 게임머니 현금거래 및 환전행위는 합법’

아이템 거래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에 쌍수를 들며 환영하고 있다. 아이템 거래사이트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IMI’와 ‘아이템베이’는 이번 판결과 관련돼 이례적으로 공동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법무팀을 통해 "이는(이번 판결은) 기존 게진법에서 논란이 되었던 온라인 게임머니 거래에 대한 위법성 여부 및 그 기준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히며 덧붙여 “이번 판결을 통해 온라인게임 아이템 및 게임머니의 현금거래에 대한 기존의 위법성 논란을 종식시키고,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로 아이템 거래가 무죄라는 것이 증명 되었으니 게진법에 거론된 아이템 거래에 대한 위법 사유 역시 무효이고 현재 게임사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아이템(머니) 거래 및 약관도 고쳐져야 한다는 무언의 암시가 담겨 있는 발언이었다. 판결이 ‘무죄’로 나왔기 때문에 아이템 거래 업계에서는 분명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게임업계에는 이를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게임업계:  판결은 이해 하지만 지나친 확대 해석은 위험

게임업계는 대법원이 리니지 아덴 거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정하는 눈치지만 이를 두고 게임머니 거래 시장이 `합법`화 되었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재판부가 선고한 판결문을 보면 게임머니 거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리니지에서 얻은 아덴이 ‘우연’적인 방법으로 얻은 게임머니가 아니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 해야 하는 결과물로 봐야 한다.”는 것에 논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서 ‘우연적인 방법으로 얻은 게임머니’가 판결의 핵심이 되는데 법원의 입장에서 해석하자면 우연적으로 얻는 머니는 ‘웹보드 게임(고스톱, 포커)에서 확률적인 방법으로 얻는 게임머니’를 말하는 것이고 리니지의 아덴은 우연적으로 얻는 것이 아닌 노력에 의해서 얻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검찰이 불법의 근거로 기소한 게진법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에서 근거로 내세운 게진법을 보면 법원의 입장은 더욱 뚜렷해진다.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32조 1항 7호에 따르면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예: 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게임법 시행령에는 ‘예’에 대한 정의는 “게임물을 이용할 때 베팅 또는 배당의 수단이 되거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대법원 판결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

이번 판결 자체는 의외로 명확하다. 일단 대법원의 판결은 온라인게임과 웹보드 게임의 게임머니를 구분하고 있으며 판결 내용에 해당하는 온라인 게임 머니에 대해서는 오토나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해 얻은 게임머니는 불법이지만 정상적인 노력으로 얻은 게임머니의 거래는 합법으로 판단하고 있다. 리니지 아덴 거래 문제는 검찰이 제시한 자료에서 오토나 핵과 같이 `비정상적인 게임 이용`을 통해 얻은 게임머니라는 증거가 불충분해서 `무죄`가 선언된 것이다.

게임업계가 이번 판결의 확대 해석을 두려워 하는 이유는 차칫 온라인 게임 머니 거래의 합법화 결정이 웹보드 게임 머니 시장까지 미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 대부분 게임사가 게임머니의 현금거래를 약관에 따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가 약관심사에서 이번 판례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법원의 이같은 판결에 대해 금일(11)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대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리니지 게임머니 현금거래자에 대하여 게임법 위반 혐의를 부인한 것은 문제된 리니지 게임머니가 ‘비정상적인 게임 이용’을 통해 획득된 것이라는 입증이 불충분하였기 때문이며 이번 대법원 판결이 모든 게임머니의 현금거래가 합법적인 것이라고 인정한 것은 아님을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