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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e스포츠 열정은 여전! 대한항공 스타리그 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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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벌어진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16강 5주차 경기의 테마는 `구원`이었다. 지난 경기에서 2패를 기록한 송병구, 김윤환, 김정우가 나란히 1승을 거두며 8강 탈락의 위기에서 스스로를 구한 것이다. 또한 지난 3주차 경기에서 신대근에게 불시의 1패를 당한 이영호 역시, 김구현을 상대로 1승을 거두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5주차, 총 20경기가 벌어지는 동안 8강 진출이 확정된 선수는 전태양과 김명운 단 2명뿐이다. 팬들 및 관계자들은 재경기 성사의 가능성을 재보며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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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대결을 위해 쏜살같이 날아온 스타리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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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부스 안에서 리그의 모든 향방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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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승자만이 저 자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번 주,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e스포츠계 불법 현금 배팅 이슈가 무색할 정도로 현장에는 여전히 많은 팬들이 방문해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자리가 없어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수가 꽤 될 정도였다. 팬들의 열정은 현재 e스포츠계에 닥친 큰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팬들은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었다. 이러한 팬들의 열성에 보답이라도 하 듯, 16강 5주차 경기는 손에 저절로 땀이 쥐어지는 박진감을 자랑했다.

이영호와 송병구, 탄탄한 뒷심으로 기세를 뒤집다!

이영호와 송병구가 출전한 1경기, 2경기부터 조성된 구원의 분위기는 뒤이어 치러진 3,4 경기까지 쭉 이어졌다. 특히 송병구의 경우, 해당 경기에서 패배할 시, 3패로 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필요했다. 이영호의 경우에는 당시 1승 1패로 경기에서 패배해도 재경기의 성사 가능성이 남아있었으나 역시 승리를 통해 자력으로 8강 진출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이었다.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바람이 너무도 간절해서일까. 승리의 여신은 탈락의 위기에 봉착한 두 선수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영호과 김구현이 맞붙은 1경기의 승부처는 김구현의 캐리어가 출격한 부분에서 갈렸다. 김구현은 일찌감치 확보한 멀티를 바탕으로 2개의 사이버네틱스 코어를 돌리며 공중 병력의 업그레이드에 치중했다. 이에 이영호 역시 빠른 시기에 트리플 커맨드를 확보하고 본진과 멀티 지역에 단단한 수비라인을 갖추며 캐리어를 상대할 준비를 갖췄다. 초반에 승기를 잡은 것은 김구현이었다. 아비터의 리콜을 활용해 이영호의 6시 멀티를 파괴시킨 김구현은 캐리어를 모으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며 승기를 굳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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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군과 아비터의 적절한 활용으로 캐리어를 모으는 시간을 버는 데에 성공한 김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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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급작스런 멀티 파괴로 미네랄이 금방 바닥나 캐리어를 운용할 힘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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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는 침착한 방어와 노련한 전술로 경기를 뒤집은 이영호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승부는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김구현이 다수의 캐리어를 출전시킨 틈을 노려, 이영호는 병력을 돌려 김구현의 1시, 3시, 12시 멀티를 모두 파괴했다. 인터셉터 생산 등, 추가적인 자원 투자를 요구하는 캐리어로 주 병력을 구성한 김구현은 순식간에 자원 부족 상태에 몰렸다. 캐리어가 추가된 시점에 이영호의 7시 앞마당 추가 멀티를 저지하지 못한 점 역시, 주요한 패배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김구현은 자원 부족으로 캐리어를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며 이영호에게 GG를 선언했다.

이로써 A조에서 2패를 기록한 한상봉은 남은 경기의 결과와 상관없이 8강 탈락이 확정되었다. 이영호는 경기 직후, 한상봉의 승리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에는 한상봉이 여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재경기 없이 8강 진출을 확정짓고 싶은 속뜻이 숨어있다. 16강 마지막 주차 경기에서 한상봉이 패배할 경우, 이영호와 신대근, 김구현은 2명의 8강 진출자를 가리는 재경기를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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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경기에서 맞붙은 송병구와 진영수....승리한 선수는 자신의 사진에 사인을 해 팬에게 선물할 수 있다

2경기에서 대결한 송병구와 진영수는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흥미로운 경기 양상을 이어나갔다. 경기 극초반, 소수의 드라군과 질럿으로 진영수의 입구를 압박한 송병구는 다크템플러를 통해 추가적인 피해를 가하며 빠른 트리플 넥서스 체제를 갖추는 데에 집중했다. 그러나 송병구는 무리한 병력 운용으로 다수의 드라군을 무의미하게 잃은 데에 이어 9시 멀티를 벌처에게 견제받으며 초반에 거둔 이득을 스스로 상쇄시켰다. 진영수는 3시 멀티를 확보해 후반을 도모하는 한편, 두터운 방어라인을 구축해 승기를 단단히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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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처 견제 성공 뒤, 안정적인 병력 및 멀티 확보로 승기를 굳힌 진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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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두터운 방어라인의 틈을 스테시스 필드로 절묘하게 노린 송병구가 승리를 차지했다

5시를 거쳐 3시 지역까지 다소 넓게 짜여진 진영수의 방어라인, 송병구는 그 방어라인에 뚫린 미세한 틈을 아비터의 스테시스 필드로 돌파했다. 3시 지역 앞에 위치한 탱크 다수를 한순간에 얼리며 드라군, 질럿들이 침투할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각 유닛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노련한 전술로 송병구는 한순간에 전세를 뒤집어 진영수에게 GG를 받아냈다. 이로써 송병구는 뒤이어 벌어질 전태양과 진영화의 경기 결과에 따라 재경기를 통해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손에 쥐었다.

실낱같은 기회를 잡은 날카로움, 짜릿한 승리를 안기다!

1. 2 경기가 불리한 승기를 뒤집는 노련한 전술이 돋보이는 경기였다면 3, 4 경기에는 승리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날카로움이 살아있었다. 3, 4 경게에서 승리를 거둔 김윤환과 김정우는 불리한 초반 상황에도 상대방의 빈틈을 정확하게 노려 승리를 따냈다. 특히 올해 들어 테란전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김정우는 김창희와의 경기를 통해 8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감과 동시에 승리의 감까지 살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3경기에서 김윤환은 상대 정명훈에게 자신이 준비한 빌드 자체가 무너지는 심각한 초반 피해를 입었다. 정명훈은 앞마당 미네랄 뒤쪽 공간에 마린 1기를 넘겨 멀티를 시도한 김윤환이 원활하게 자원을 채취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뮤탈로 마린을 방해하기 전까지 앞마당 가스를 전혀 채취하지 못한 김윤환은 심각할 정도로 가난한 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정명훈은 터렛 방어는 물론 발키리를 빠르게 생산해 김윤환의 뮤탈을 완벽하게 방어해내며 자신의 유리함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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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경기에 출전한 정명훈과 김윤환...특히 2패를 기록한 김윤환에게는 무엇보다 1승이 절실했다

그러나 김윤환은 `브레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러커`라는 히든카드를 자신의 패에 숨겨놓고 있었다. 뮤탈과 스커지로 꾸준히 정명훈의 본진 및 앞마당을 견제한 김윤환은 여유 시간 동안 반 부대 가량의 러커를 몰래 확보했다. 김윤환은 마지막 카드로 모은 러커와 뮤탈을 활용해 정명훈의 앞마당을 순식간에 돌파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뮤탈과 스커지의 견제에 러커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좁아진 시야가 정명훈에게 치명적인 패배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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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랄 뒤쪽에 파고든 마린 1기 때문에 김윤환은 원활하게 자원을 채취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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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김윤환은 히든카드 `러커`를 활용해 정명훈에게 GG를 받아냈다

마지막 4경기에서 승리르 거둔 김정우 역시 빌드의 불리함을 이겨내고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7베럭 빌드로 초반에 강한 승부수를 띄운 김창희, 그러나 김정우는 12풀 앞마당에 선 개스를 가며 중후반을 도모하는 출발을 보였다. 여기에 김정우는 김창희의 마린 2기에 정찰을 보냈던 오버로드를 잃으며 인구수 관리에 애를 먹었다. 엇갈린 빌드부터 입지 않아야 할 오버로드 피해까지, 김정우는 연속해서 악수를 놓는 고전을 면지 못했다. 이후, 김정우는 드론을 활용해 다수의 마린과 SCV를 동반한 김창희의 벙커링을 방어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다수의 병력을 잃으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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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의 범위를 벗어날 정도의 날카로운 컨트롤 능력을 보유한 두 선수, 김창희와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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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를 불러올지도 모르는 치명적인 벙커링 플레이를 김정우는 드론을 활용해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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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벙커링 저지 이후,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러쉬를 감행한 과감함이 김정우에게 승리를 안겼다

그러나 김정우는 스피드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저글링으로 김창희의 마린을 다수 잡아내며 승기를 자신의 쪽으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김정우는 기세를 몰아 앞마당을 시도하고 있던 김창희의 진영으로 그대로 진격하며 김창희에게 GG를 받아냈다. 앞마당 입구에 건설된 2기의 벙커에 마린이 들어가기 직전의 타이밍을 노린 김정우의 날카로움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e스포츠계의 큰 위기, 그러나 팬들의 열정은 여전하다

불법 현금 배팅 사이트의 운용과 이에 대한 선수 및 관게자들의 참여 의혹이 제기되는 지금, 국내 e스포츠계는 존폐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e스포츠의 모든 팬들 역시 이러한 사항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장을 방문한 팬들은 전과 다름 없는 응원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그들의 경기에 열광했다. 주요한 장면마다 감탄을 내뱉으며 호응하는 팬들의 얼굴에서는 e스포츠계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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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팬들...이들이 열정이 e스포츠의 위기를 이기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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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들을 응원하는 치어풀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아, 팬들의 투표 결과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의 8강 첫 경기는 울산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현장에 방문한 한 팬은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관련 선수들의 영구제명은 바라지 않는다. 몇 개월간의 출전 정지가 현재 시점에서는 가장 합당한 처우라 생각한다. 불법 현금 배팅에 가담한 선수 및 관계자들의 명단이 공개된 후에도 나는 선수들을 응원하러 이 자리에 방문할 의지가 있다."라며 그동안 아껴온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좋아하는 선수가 불법 배팅에 가담했다면 다시는 경기장에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선수들에 대한 배신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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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멘트로 경기의 재미를 돋우는 중계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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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 `김캐리`의 무한 캐리어 사랑은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이 외에 현장에서는 `캐리어`와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가 발생했다. 스타리그의 공식 해설진, 김태형 해설은 이전부터 `캐리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과시해 `김캐리`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 있다. 다수의 캐리어가 등장한 1경기에서 김태형 해설은 여전한 `캐리어 사랑`을 선보이며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웃음을 전했다. 이에 팬들은 김태형 해설과 캐리어의 관계를 표현한 재미있는 치어풀로 답하며 현장 분위기를 활발하게 돋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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