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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모두 징역 구형! e스포츠 승부조작 최종 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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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e스포츠 승부조작의 최종 공판이 진행되었다. 검찰 측이 기소한 8명의 피고인이 모두 참석한 해당 공판에서는 그간의 사건 진술에 대한 사실 확인과 검찰, 변호인 그리고 피고인의 최종 변론이 이어졌다. 검사 측은 각 피고인에 대한 구형을 제시했으며, 이에 변호인과 피고인 측은 현재 피고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하며 선처를 바랐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0일 오전 10시 피고인 8명에 대한 최종 선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사채와 조직폭력으로 얼룩진 e스포츠

공판에서 밝혀진 사실 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브로커 박씨가 승부조작을 위해 동원한 자본의 출처였다. 이전 공판을 통해서도 결코 자신의 자금으로 불법배팅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씨의 변호인은 박씨는 사회 생활을 통해 알게 된 수원의 조직폭력배 김씨와 김씨의 소개로 알게 된 사채업자 신씨의 자본을 토대로 승부조작 및 불법배팅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한 박씨가 얻은 배당금은 경기에 출전해 승부를 조작한 선수의 몫을 제외하고 김씨와 7:3으로 나누어 가졌다고 전했다. 여기서 박씨가 가져간 몫은 선수들에게 주고 남은 금액의 30%이다.

박씨와 승부조작을 위해 동원한 자금의 규모는 약 5천만원이며, 총 8천여만원의 배당금을 손에 넣었다. 따라서 배팅을 통해 얻은 순이익금은 약 3천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박씨의 변호인의 진술에 따르면 해당 자금은 승부를 조작한 선수들과 김씨에게 모두 지급되어, 실질적으로 박씨가 얻은 이득은 얼마 되지 않음을 강조했다. 또한 박씨의 변호사는 박씨가 신씨에게 받은 사채를 기반으로 프로게이머 양성소를 운영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판사님의 선처를 바랍니다 - 피고인들의 기구한 사연

피고인들에 대한 최종 심문이 마무리된 뒤, 검사 측은 각 피고인에 대한 구형을 제시했다. 우선 현재 구속 수감 중인 박씨는 징역 2년이 구형되었다. 현재 불구속 기소중인 피고인들 중 가장 무거운 형량을 받은 사람은 원씨로, 징역 2년에 추징금 3백만원이 구형됐다. 총 3건의 승부조작에 가담한 마씨와 현직 축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에 대해 검사는 모두 징역 1년 6개월 형을 판사 측에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불법배팅 및 대리배팅에 참여한 은행원 박씨 외 피고인 3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이, 적합한 형량으로 책정되었다.

이에 오늘 참석한 5명의 변호인들은 자신의 의뢰인의 딱한 사정을 판사 측에 전했다. 우선 구속 수감 중인 박씨의 변호인은 박씨의 유일한 혈육인 홀어머니가 현재 건강이 위독해 병원에 입원 중이라 한다. 또한 운영하던 프로게이머 양성소를 통해서도 한 달에 70~80만원 가량의 돈밖에 가질 수 없던 박씨는 “용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심정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것이라 전했다.

원씨의 변호인은 원씨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원씨의 부모님은 잦은 불화를 견디지 못해 이혼했으며, 이후 원씨의 어머니는 정신분열 및 우울증에 시달렸다. 또한 원씨는 프로게임단에 입단해 정식 선수로 활동한 이후에도 극심한 생존 경쟁에 밀려 초반에만 잠깐 빛을 봤을 뿐 금방 도태되고 말았다. 원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현재 원씨는 자신의 과오를 청산하기 위해 해병대에 자원입대를 신청했으며, 현역 2급 판정을 받았다.

마씨의 변호인은 현재 마씨의 상황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 중, 가장 인지도가 높았던 마씨는 팬들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이에 마씨는 지난 25일, 인터넷 상에 사과문을 남겼지만 악플로 인해 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당했다고 전했다. 또한 변호인은 마씨가 프로게이머 생활을 위해 일찍 학교를 그만둔 탓에, 경험이 부족해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인지하지 못했던 점을 강조했다. 현재 마씨는 대학 진학을 위해 수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1, 2차 공판 때 마씨가 목발을 짚고 출석한 이유 역시 최종 변론을 통해 밝혀졌다. 변호인은 마씨가 선천적 질병으로 인해 제자리에서 점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리에 심한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이 문제 때문에 지난 공판 때 부득이하게 목발을 짚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씨의 경우, 부친이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어 정씨가 수감될 경우 아버지마저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 내몰린다. 또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았을 경우, 현재 소속된 S축구구단에서 제명당할 가능성이 높다.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선수들과 청산되지 않은 불법배팅사이트!

5월부터 약 4개월 간 이어져온 승부조작 이슈가 이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남은 문제는 있다. 마씨와 원씨 변호인은 모두 피의자들이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해 사회적인 경험이 부족했음을 어필했다.

실제로 타 스포츠 종목에 비해 프로게이머들의 데뷔 시기 및 전성기 시절은 일찍 찾아온다. 또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8시간 길게는 12시간씩 자리에 앉아 연습만 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학업을 중단하거나, 일반 학생들보다 소홀히 여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수들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를 살아갈 때 필요한 경험을 습득하기 어렵다. 쉽게 말해 세상물정에 어둡다는 것이다.

선수로써 실력을 갈고 닦아 높은 성적을 달성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진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 역시 필요한 일이다.

또한 현재에도 인터넷 상에서 운영되고 있는 불법배팅사이트를 완전히 청산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오늘 공판에 참석한 은행원 박씨의 변호인은 특별한 회원 가입 조건이 없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불법사이트 역시 많다고 밝혔다. 따라서 해당 사이트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기에 상대적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덜 느끼게 된다는 것이 변호인의 진술이다.

관련 피의자를 처벌해도, 그 근원인 불법배팅사이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또 다시 이러한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병원에서도 치료보다는 예방을 우선으로 여기듯, 이번 승부조작 및 불법배팅 역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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