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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게임 심의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현장
게임 업계와 주무부처가 점진적인 게임 자율심의를 도입과 개인 및 영세 사업자에 대한 혜택 증가에 찬성의 뜻을 모았다.
2월 15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정부와 기업, 개발자가 머리를 맞대고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심의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 자리가 마련되었다. 심의료 인상, 셧다운제, 자율 심의제 도입 등 다양한 안건이 논의된 해당 자리는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온 ‘게임 심의’를 대상으로 처음 진행된 열린 토론회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컸다.
토론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오픈마켓을 필두로 한 ‘자율 심의제’과 ‘셧다운제’이다. 자율심의제 도입에 대해 게임 개발 커뮤니티 니오티의 운영자인 천영진씨는 ‘인디 게임’는 기존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개발자의 창작력을 존중하는 환경이 조성 없이 국내 게임 산업의 육성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바다이야기’ 사건 이후 수그러든 게임 분야의 자율 심의제도는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어 유통하는 ‘오픈마켓’의 등장으로 2009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셧다운제’를 기조로 한 문화부와 여성부의 충돌로 일명 ‘오픈마켓 자율심의안’은 현재도 국회에 계류상태로 머물러 있다. 게임위의 전창준 정책지원부장은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오픈마켓 업체는 사전 심의가 없어져도 실명인증 등 셧다운제 실시를 위한 별도의 시스템을 갖추기 꺼려할 것이다.”라며 셧다운제로 인해 애써 도입한 자율 심의가 제힘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시사했다.
해당 자리에서 전 참석자는 게임 산업 육성을 저해하는 법규를 간소화하고 영세 개발자 및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를 위한 혜택 방안을 좀 더 높여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이기정 게임컨텐츠산업과장은 “대형 업체와 중소 및 인디 게임 개발사에게 심의 수수료를 차등적으로 부과하는 운영 계획이 잡혀 있다.”며 소수 자본으로 시작하는 제작사를 위한 혜택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알렸다.
자율 심의제, 꼭 필요하지만 단계적 도입 필요하다!
토론회의 패널 중 게임업계 관계자 측은 사전심의제는 개방형 시장을 추구하는 현세와 맞지 않으며 복잡한 행정 절차로 인해 심사 자격을 갖추기 어려운 개인 및 소규모 창업자에 큰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게임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테스터들이 필요한데, 영세 개발사의 경우 대규모 CBT를 진행할 자본 및 설비 등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미국과 같이 비영리 게임은 일체 자율심의가 도입되어 개인과 개인이 서로 자유롭게 게임을 주고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율심의는 유저 혹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여론을 개발자를 통제하고 스스로 부과하는 연령등급에 책임감을 갖도록 만드는 새로운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 단언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김성곤 사무국장은 대표적인 오픈마켓인 애플을 예로 들었다. 김 국장의 말에 따르면 애플의 자율 심의 가이드라인은 그 기준이 명확하고 세부적이며, 비우호적인 여론 형성과 사후 문제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개발자들이 오히려 엄격하게 자신의 게임을 심의한다고 전했다.
‘주차장 지붕 사건’으로 화제 인물로 떠오른 정덕영 비브리오 스튜디오 대표도 김 국장과 동일한 입장에 섰다. 그는 “18세 이하 이용 금지 등급을 받은 NHN의 ‘테라’가 게임 일부 장면이 성인의 눈으로 평가하기에도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유저 및 전문가의 지적을 받았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서 그는 “대중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NHN은 스스로 패치를 진행해 여론의 뭇매를 피했다.”라고 해당 사건을 자율 심의 도입 시에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사례라 꼬집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 심의의 실무를 담당하는 게임위 역시 자율심의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플랫폼 별로 단계적인 도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내 유통이 통제된 오픈마켓부터 시작해 온라인과 PC, 콘솔 및 아케이드로 점차 범위를 넓혀가며 중간에 발생한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논지다.
게임의 주 소비층 중 하나인 어린이들을 양육하는 학부모의 입장으로 참석한 이경화 학부모정보감시단장은 산업 육성을 위해 자율심의제가 정착되어도 개발자가 아니라 사후 관리를 담당할 믿을만한 민간 단체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단장은 “성인과 아이가 불건전한 게임을 주고 받을 위험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보호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셧다운제는 부모들이 양육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일!
국내 게임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셧다운제’는 본 논의 주제는 아니었으나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셧다운제 실시에 대해 가장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힌 패널은 김성곤 사무국장이었다. 그는 “셧다운제는 부모들이 자녀의 양육권을 스스로 포기하고, 이를 정부에 맡기는 것이다.”며 “여성가족부는 본업인 실업, 핵가족화,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라고 허심탄회하게 속을 털어놨다.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게임물’이라는 애매한 기준 역시 문제로 지적되었다. 김 국장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으로 따지면 밤 12시 이후, 온라인 게임 쇼핑몰에서 패키지 게임을 판매하는 것도 위법이다.”라며 스마트폰/온라인 게임은 물론 PC/콘솔 패키지, 그리고 주요 온라인 쇼핑몰 등 상정 대상이 한없이 벌어질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게임위의 전창준 정책지원부장 역시 현 등급 분류 제도의 수위를 낮추거나 자율심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셧다운제에 맞물린 청소년 보호법을 같이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셧다운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민간 자율 심의를 도입할 경우, 게임이 청소년 유해 매체로 전락해 청소년 보호법의 위임을 받은 기관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라며 셧다운제와 자율심의제 도입을 병합해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경화 학부모정보감시단장은 아이의 양육을 책임지는 부모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사업자의 방관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이 단장은 “자녀와 함께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 게임을 즐기는 젊은 부모도 존재한다.”며 부모를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교육을 실시하거나 접근성 좋은 정보 공유의 장을 신설하는 등 게임 과몰입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국내 게임 업체의 적극적인 행동이 촉구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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