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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버블 온라인, `여고생`의 추억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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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토의 간판 타이틀 ‘퍼즐버블’이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다시 태어났습니다. ‘퍼즐버블’은 1994년 아케이드 버전으로 출시돼 어둡고 칙칙하며 거친 느낌으로 굳어졌던 오락실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뉴질랜드 스토리’, ‘보글보글’과 함께 타이토의 착한 게임 트로이카를 구축하며 여성게이머의 대거 유입을 장려했던 게임 중 하나였죠.

아기자기한 캐릭터, 간편한 조작법, 쉬운 난이도 덕분에 당시 여고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오락실의 공기를 바꿔놓은 훌륭한 작품으로 기억이 납니다. 물론, 걔중에는 껌 좀 씹었던 누나들도 조금 섞여있어 마냥 아름다웠던 것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락실에서 여고생을 볼 수 있다는 분명 또 다른 즐거움이었죠.

게임메카는 지난 17일 ‘퍼즐버블온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네오위즈 게임즈 정우용 PD를 만났습니다. 정 PD는 인터뷰에 앞서 “학창시설 여자친구를 사귀기 위해 열심히 했던 퍼즐버블을 온라인 버전으로 직접 개발하게되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소감을 밝혔는데요. 사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격투게임을 즐기면서 틈틈이 어깨너머로 퍼즐버블을 하던 여고생들의 뒷모습을 훔쳐봤던 기억이 아직도 아련한데요. 그 게임의 온라인버전을 만드는 개발자와 눈을 바라보고 인터뷰를 하게 되어버렸군요. 남자라 설레진 않았지만 기분은 묘했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정우용` 퍼즐버블 온라인 개발 PD

정 PD는 인터뷰 내내 ‘퍼즐버블 온라인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습니다.

“게임 해봤냐고요? 저는 완전 매니아였죠. 고등학교 때 퍼즐버블을 시작했는데 사실 이 게임을 처음 시작했던 계기가 친구 때문이었거든요. 당시 친구가 여고생들이 ‘퍼즐버블’을 할 때 동전을 넣고 같이 하면 말도 건내면서 친분을 쌓을 수 있다고 꼬득여서 시작했다가 여고생 말고 게임에 빠져버렸죠(웃음)”

실제로 당시 상황이 그랬습니다. 1994년 당시 오락실의 메인스트림은 역시 격투게임이었죠. 특히 이 해는 ‘킹오브파이터즈’라는 불세출의 게임이 등장하면서 ‘스트리트파이터’, ‘용호의권’, ‘아랑전설’, ‘사무라이 스피릿츠’ 등 당대 내노라는 격투게임을 종결 지으며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먹이 난무하고 피가 튀기는 이 시절에 여성 게이머들이 오락실에서 즐길만한 게임은 딱히 많지 않았는데 ‘퍼즐버블’이 등장하면서 길이 열린 것이죠. 카트라이더가 남자 냄새 풀풀 풍기던 PC방에 여성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던 것과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때리고 부수는 것만이 게임은 아니다” 아마 네오위즈게임즈가 ‘퍼즐버블’을 온라인화 하기로 결정했던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착한 게임을 없을 테니 네오위즈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피망’의 기조와도 맞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너무 간단하다는게 문제라면 문제

하지만, 추억만 믿고 개발하기엔 동전을 넣고 즐기던 1994년 ‘퍼즐버블’과 2011년 ‘퍼즐버블 온라인’은 많은 부분에서 달랐습니다. 에뮬레이터의 등장으로 누구나 쉽게 오락실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추억 코드를 노리는 것은 이미 물 건너 갔고 ‘온라인’만의 색다른 콘텐츠를 추가 시키기엔 원작 자체가 너무 단순했던 까닭이죠. 같은 색깔의 구슬을 맞춰 터트리는 것이 게임의 전부인데 여기에 색다른 콘텐츠를 추가하자니 원작 파괴에 가깝고 그렇다고 멀티플레이 요소만 넣자니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상용화 모델을 넣기가 까다롭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정우용 PD에게 넌지시 물어봤는데 조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돈에 집착하진 않았어요. 게임을 만들 때 모토가 착한 게임, 가족형 게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게임 이런 것이었기 때문에 ‘돈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가 절대 훼손될 수 없는 첫 번째 원칙이었죠.”

“그래서 상용화 모델을 어떤 것으로 할까에 대한 고민은 많이 했지만 매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여태까지 캐주얼게임을 만들면서 느꼈던 것이 게임이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지 비즈니스화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또, 저는 제작 PD지만 네오위즈 사업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워낙 사업적인 감각이 좋아서 크게 고민은 하지 않았습니다.”


▲앗! 여고생들 보고있나요? 저 1등한 남자입니다

정 PD의 말처럼 ‘퍼즐버블 온라인’은 여타 온라인게임의 캐시아이템과 다르게 게임을 더 잘하기 위한 상용화 아이템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아바타 꾸미기로 이루어져있죠. 그래서 초기 개발 단계부터 ‘퍼즐버블 온라인’ 핵심은 상용화 모델이 아니라 바로 ‘게임성’이었습니다. 비공개테스트에서 발생한 문제도 이점과 맞닿아 있었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빨리 질리고 실증날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정우영 PD도 비공개 테스트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비공개테스트에서 따끔한 지적을 주셨던 분들의 의견 대부분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피드백이었죠. 개발 당시에는 이미 오락실에서 즐겼던 익숙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조작이 힘들다고 생각을 못했는데 그때 알아차린 거죠. ‘아~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퍼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슈팅도 같이 즐긴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그래서 공개 테스트로 넘어오면서 시스템 사양이나 조작 난이도를 크게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덕분에 확실히 게임은 더욱 편해졌습니다. 원작에서는 눈으로 짐작하면서 목표물을 맞춰야 했지만 ‘퍼즐버블 온라인’은 목표지점까지 도달하는 화살표가 생기면서 빗나갈 확률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대신 경쟁요소가 도입되면서 타 플레이어의 활약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 식으로 게임의 컨셉이 변경된 것이죠. 또한, 퀘스트 등을 추가하면서 경쟁적 게임 플레이 뿐만 아니라 도전 모드를 도입하면서 원작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재미를 추가한 것도 `퍼즐버즐 온라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이정도면 여심(女心)을 자극하기 충분한가요?

정우용 PD는 끝으로 ‘퍼즐버블 온라인’에 공개될 신규 모드에 대한 간략한 정보도 공개했습니다.

“퍼즐버블 온라인은 콘텐츠를 소진해 나가는 구조의 게임은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PVP 게임이고요. 그래서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면서 실력을 늘려나가야 하는데 그래도 이런 부분을 지루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아이템이나 노템 모드 외에 AI를 이용한 PVE 모드와 좀더 쉽게 즐기면서 경쟁할 수 있는 모드를 만들어놨습니다. 그런데 초반에 이 모드를 모두 풀어놓으면 게임 몰입도가 분산되는 경향이 있어서 일단 킵 해놓고 있다가 겨울방학쯤 오픈 할 계획입니다. 퍼즐버블 온라인은 계속 성장 중이니 한번 게임을 즐겨보시고 평가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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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제작사
게임소개
3개 이상의 같은색 구슬을 모아 서로 상쇄시키는 재미를 살린 퍼즐 게임. 랜덤으로 제공되는 구슬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필드 내 모든 구슬을 없애는 것이 관건이다. 구슬을 정확한 위치에 배치하...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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