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현금경매장 시스템을 도입한 채 게임위에 심의를 요청함에 따라 관련 논란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의 의견은 여전히 반으로 갈린다.
블리자드는 지난 8월, 본사에서 진행된 ‘디아블로3’ 시연회에서 이용자들이 게임머니와 현금으로 아이템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경매장 시스템을 최초 공개했다. 특히 현금 경매장은 블리자드가 게임 내 현금거래를 직접 인정하고 나선 정책이라 당시 큰 논란이 됐다.
이용자들 역시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현금거래 봉쇄에 누구보다 앞장서온 블리자드가 직접 진행한 일이었고, 게임회사가 직접 현금거래를 지원하는 정책은 이용자들이 감히 상상해보지 못한 드문 일이었기 때문. 당시 이용자들의 감정은 ‘배신’ 혹은 ‘경이로움’이었다.
이후 업계의 시선은 현금 경매장에 대한 게임위의 심의로 쏠렸고, 이를 의식한 블리자드는 국내만 제외한 채 ‘디아블로3’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심의 통과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지난 9월,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내부에서 한국 법률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법적 문제가 없어 심의 통과가 절대 불허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을 정도. 때문에 그간 단단히 준비해온 블리자드가 이번 심의 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지속되던 사이, 이용자들도 커뮤니티 사이트나 미디어를 통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처음에는 반대쪽이 우세하더니, 찬성하는 쪽도 서서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우선 반대하는 입장은 게임 본질의 의미를 중요시했다. 게임은 게임으로 남아야 한다는 의미다. 현금 거래가 도입되면 게임의 순수성을 파괴하고 사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데다, 소위 ‘작업장’이라 불리는 세력의 합세로 일반 유저까지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것. 거래 시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아이템의 소유권은 여전히 블리자드에 있다는 점도 비난 대상이었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디아블로2에서 아무리 해도 아이템 현금거래를 막을 수 없었으니, 우리가 직접 지원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란 도입 취지에도 “우리는 디아블로2를 플레이하면서 현금거래 때문에 즐거운 적이 없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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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경매장 시스템 스크린샷
그러나 찬성 측 의견도 만만찮다. 그간 대부분의 업체가 현금거래를 정책상 금지해왔지만,
지금도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버젓이 진행되는 만큼 완전 봉쇄가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게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다. 업체의 직접적인 제공이니, 더 안심하고 거래할 수도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생태계에 대한 언급도 있다. 아이템 중개 사이트로 흘러가는 ‘검은 돈’이 개발사로 넘어가면, 그만큼 더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돼 퀄리티 높은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는 것. 참고로 ‘2010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거래시장 규모는 1조 5천억원이다.
사실 이와 같은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이하 SOE)는 지난 05년 4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 ‘스테이션 익스체인지’를 오픈한 사례가 있다. 해당 사이트는 ‘에버퀘스트2’를 필두로 SOE가 서비스하는 모든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 아이템, 게임머니 등을 현금으로 거래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당시 SOE도 지금의 블리자드처럼 현금거래 봉쇄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약관으로 금지함은 물론, 이베이나 야후 등의 경매 사이트를 통해 현금거래를 진행한 이용자는 영구계정블록 등 강력하게 대처했기 때문. 결과적으로 SOE 역시 기존 정책을 엎어 버린 셈이다. 도입 취지 역시 “아무리 해도 막을 수 없으니 우리가 직접 안전하게 제공 하겠다”로 동일하다.
해당 소식에 당시의 이용자들도 게임성과 효과성 사이에서 열띤 찬반논쟁을 벌인 바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서로가 내세우는 논리가 현재 ‘디아블로3’의 사태와 똑같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이용자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불법 오토나 작업장 세력 등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많아 현금거래 자체를 생계수단으로 단정 짓는 경우가 많다”면서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게임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해당 사안은 사행성 문제보다 게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이용자들이 쌓아 온 게임문화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블리자드는 게임판에서 유명한 ‘김앤장’을 법무대리인으로 섭외해 게임심의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때문에 해당 이슈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한층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05년 4월 스테이션 익스체인지 보도 당시 게임메카 독자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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