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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수렵 생활이 이리도 느긋할 수 있다니… ‘헌트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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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겨울, 느닷없이 ‘개복치’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었냐면… 주요 포탈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락 내리락 했고, 개복치를 다룬 기사도 많이 나왔죠. 물 온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혹은 살짝 강한 빛만 봐도 >>돌연사<<해버리는 약하디약한 개복치가 스타가 된 이유는 ‘살아남아라! 개복치’라는 일본 모바일게임 덕분이었습니다. 이 게임으로 셀렉트버튼 나카하타 코야는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일본 인디개발자가 되었죠.

그 셀렉트버튼이 근 1년 반 만에 신작을 내놨습니다. 이름은 ‘헌트쿡(HuntCook)’, 야생 동물을 사냥해 요리하는 게임입니다. 수렵생활 하면 ‘몬스터헌터’ 시리즈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과연 ‘헌트쿡’도 그런 피도 눈물도 없는(?) 액션을 다룬 게임일까요?


▲ '헌트쿡' 메인 이미지 (사진제공: 셀렉트버튼)

핵심 재미 ‘수집’을 둘러싼 깨알 요소들

‘헌트쿡’의 핵심 재미는 재료와 요리 레시피의 수집입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요리 레시피들은 생소해 보이지만 다 실제로 있는 것들이라, 어떤 음식인지 상상하게 되죠. ‘살아남아라! 개복치’에서는 개복치가 죽는 이유를 수집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요리 레시피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재료가 될 야생동물부터 잡아야 합니다. ‘헌트쿡’에서는 새로운 무기를 구입함으로써 수렵 장소를 해금하게 되죠. 각 구역에는 모두 다른 재료들이 출몰합니다. 꿩과 까마귀, 토끼, 오소리처럼 일상적으로는 접하기 힘든 야생동물이 주 재료가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재료가 있는 구역에 진입, 미니게임을 통해 사냥을 하고 손질을 하면 됩니다. 손질 과정도 게임 내에 등장하는데요, 은어에서는 옅은 수박 향기가 나고, 토끼 피는 소스로도 쓰인다는 소소한 상식을 알 수 있습니다.


▲ 재료와 레시피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요리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레시피만 얻어서 적절한 조리방법을 선택, 불 위에 올리고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메뉴마다 조리 시간은 각각 다른데요, 기다리기 힘들다면 유료 아이템 다이아를 써서 바로 완료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저는 크게 할 것 없이 결과물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일반적인 방치형 게임 방식이죠.

그러나 방치형 게임치고는 할 거리가 꽤 많습니다. 요리할 때 부가 재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헌트쿡’ 레시피 중 ‘까마귀 미트파이’를 조리하려면 메인 재료인 까마귀 고기뿐 아닌, 토마토와 양파 등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재료는 따로 수확하거나 할 수 없습니다. 개 점장이 가끔 찾아오거나, 사냥 중에 얻거나, 야채 할아버지와 모종의 거래를 해야 부가 재료를 확보할 수 있죠. 개 점장이 게임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잔뜩 재료를 물어다 놓긴 하지만, 랜덤하게 나오기 때문에 늘 원하는 재료만 얻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 재료를 잔뜩 물어오던 개 점장은, 손질할 때는 좀 무섭다

그래도 재료는 넉넉하게 주는 편이라 크게 부족함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메인 주문은 수렵 장소 오픈 순서대로 주어지고, 제한시간도 없다 보니 레벨을 올리는 사이에 충분히 재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경험치, 골드 수급용 퀘스트인 ‘서브 주문’을 처리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 되지요. 굳이 사냥을 가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 입장하기만 하면 메인 재료를 주는 ‘함정’ 시스템도 있습니다.

즉, 전반적으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는 구조인 겁니다. ‘살아남아라! 개복치’처럼 생각날 때 가볍게 플레이하면 문제없는 거죠. 거기에 사실상 개복치를 성장시킨 후에는 크게 할 게 없었다는 전작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메인 목표 외에도 할 거리를 많이 마련해 놓았습니다. 단순히 수집에만 집중하면 쉽게 질려버릴 수 있는데, 자잘한 재미 요소를 마련해 약점을 해소한 겁니다.


▲ 재료와 요리 레시피를 모으는 재미!


▲ 각 요리에 대한 설명도 세심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게임 구조

사실 ‘헌트쿡’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스러움에 있습니다. 요리 레시피를 수집 하기 위해 재료를 찾아 나서고, 부가 재료들을 수급하며, 요리를 하는 과정까지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습니다. 가장 억지스러운 요소라면 개가 점장이라는 것 정도겠네요.

수렵 도중 돌발 이벤트로 등장하는 인물들도 인상적입니다. 인적 드문 곳에 뭔가를 묻다가 들킨 것 같은 검은 옷의 삼식이, 고생한다며 재료를 건네고 가는 야채 할아버지는 ‘헌트쿡’에 랜덤성이라는 재미를 더해주죠. 실제로 산속에서 사냥하다가 만날 법하기도 합니다. 삼식이는 가끔 수렵 지역에 나타나는 야생동물의 습성에 대한 질문도 합니다. 답변을 잘 못한다고 해서 때리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하지만 가끔 재료가 부족할 때 나타나면 좀...


▲ 친구 등록이 좀 성가시긴 하지만, 하고 나면 보내줄 재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수익 모델에서도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보통 플레이가 무료인 인디게임은 광고를 통해 대부분 수익을 얻곤 하는데, 게임 도중 전면 광고 띄우기나 동영상 광고 시청 시 게임 재화 지급 등이 있죠. ‘헌트쿡’도 비슷한 수익 모델을 사용하지만, 적당한 빈도로 광고가 등장하기에 플레이어 입장에서 충분히 용인할 만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가끔 동영상 광고를 보면 요리가 즉시 완료되는 경우도 있는데, 조리시간이 긴 음식을 하다 보면 가끔 광고 버튼이 나오기를 기다리게 될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미니게임 중에 갑자기 광고가 뜨는 경우도 없죠.


▲ 무료 다이아 제공도 충분히

셀렉트버튼 나카하타 코야는 ‘살아남아라! 개복치’ 유저 그래프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SNS를 통한 공유 시스템 덕분에 순간적으로 진입한 유저는 많았지만, 오래오래 게임을 즐긴 유저는 없었다고요. 그래서 유저가 오래 즐길 수 있으며, 재방문율이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고 합니다.

‘헌트쿡’은 그에 대한 답이 담긴 게임입니다. 수집이 핵심 재미이지만, 다른 요소를 통해서도 충분한 재미가 느껴지죠. 꼭 ‘요리 레시피 수집’이라는 목표만이 최고가 아니니, 주변에 놓인 다른 콘텐츠도 즐긴다면 오래오래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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