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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은 왜 기능성게임에 주목하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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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가 시행 중인 교육 개혁 사업 `STEM 비디오 게임 챌린지` 포스터 


게임 강국으로 유명한 미국이  `기능성게임`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백악관에서는 교육에 대한 집중을 높이자는 취지 아래 ‘STEM 비디오 게임 챌린지’라는 교육개혁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STEM 비디오 게임 챌린지’는 과학이나 수학, 기술공학과 같은 난해한 과목을 청소년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학습과 게임을 효과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을 골자로 삼고 있다. 최근까지 백악관의 과학기술부 수석 정책특보로 활동해온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의 콘스탄스 스텐퀄러 교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미국 젊은이들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능성게임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미셀 오바마 영부인 역시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문제 중 하나인 ‘청소년 비만’을 해소하는 부분에 있어서 기능성게임이 많은 역할을 해주리라는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기능성게임을 정책의 핵심사항으로 다루는 미국 정부의 태도는 게임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국 정부와 크게 대조된다. 그렇다면 미 백악관이 기능성게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8월 31일,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열린 2012 기능성게임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을 진행한 콘스탄스 스텐퀄러 교수를 통해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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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의 콘스탄스 스텐퀄러 교수

기능성게임에 대한 백악관의 시선은 매우 긍정적이다. 게임이 가진 본연의 특징인 ‘체험’과 ‘재미’를 잘 활용하면 보다 자연스럽게 특정 분야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교과서를 들이미는 것보다 게임을 통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접근방식이라는 것이다.

스텐퀄러 교수는 “언어 교육용 게임인 ‘코스모스 카오스’의 경우  하위권 어린이들의 성적 향상에 크게 기여한 바 있으며, 시민정신 및 정부 시스템에 대해 가르치는 아이시빅스는 현재 50개 주에서 교과서로 채택하고 있다”라며 “특히 공부에 쉽사리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집에 가서 플레이해도 되냐’고 물을 정도로 학습에 대한 동기를 유발시키는데 탁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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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공부 기능성게임 `코스모스 카오스`

기능성게임은 비단 ‘학습’에만 치중되어 있지 않다. 미국 정부는 기능성게임을 과학이나 수학, 공학과 같은 난해한 분야나 신경과학, 정신건강과 같은 의학 부분과의 접목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게임을 통해 단백질 구조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연구할 수 있는 ‘폴드잇’과 소아암 환우를 위해 개발된 ‘리미션’이라는 게임이다.

이에 대해 스텐퀄러 교수는 “폴드잇은 플레이어가 다양한 단백질 구조를 직접 만들고, 이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삼고 있는데 플레이를 통해 발견된 새로운 프로틴의 효능이 실제로 입증되어 그 결과가 학회 전문지에 실린 바 있다”라며 “전문적인 연구진이 아닌 일반인이, 그것도 게임을 통해 실제 약효를 보유한 ‘프로틴’을 개발해냈다는 사실이 미국 내에서도 크게 이슈화된 바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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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단백질` 구조 게임으로 쉽게 배우자, `폴드잇` 스크린샷

이어서 ‘리미션’에 대해서는 “특히 암세포를 파괴하는 플레이 과정을 통해 소아암을 앓고 있는 유저 스스로가 캐릭터에 동화되어 점점 병이 호전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다. 이러한 점은 힘든 치료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어린 환자들이 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병에 맞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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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세포를 파괴하라, 소아암 환우들이 병을 이겨내는데 도움을 준 `리미션`

게임, 왜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중요

콘스탄스 스텐퀼러 교수는 “미국 내에서도 게임중독은 중요 화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다”라며 “그러나 전 국민의 90% 이상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현실에서 무조건적인 규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게임을 막는 것보다, 이를 보다 유용하고 건전한 신규 미디어로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자면, 미국 정부는 게임을 사회에 도움이 되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표창하는 ‘액티브 라이브스타일 어위드’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 상은 말 그대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인 청소년을 치하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게임 외적인 부분도 많지만 Wii나 DDR과 같이 직접 몸을 움직여 게임을 플레이하며 운동량을 높인 사례도 표창 대상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스텐퀄러 교수는 “액티브 라이프스타일 어워드는 폐쇄적이고 음울할 것이라 여기기 쉬운 게임 문화에 대한 인식을 보다 개방적이고 활동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라며 “닌텐도나 MS와 같은 업체 역시 게임을 즐긴 유저들이 본인의 운동량을 보다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도록 게임 내에 소비된 칼로리를 표시하는 등의 장치를 도입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기능성게임으로 제작되지 않은 일반 게임의 순기능에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물리학 공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 밸브의 ‘포탈2와 협동성의 중요성을 게임에 담은 PS3용 인디 게임 ‘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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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학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평을 받은 밸브의 탈출 FPS `포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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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이와의 협동에 초점을 맞춘 인디게임 `저니`

스텐퀄러 교수는 “이 외에도 기본적으로 FPS는 시력향상과 집중도 강화 효과를 주며, 또한 다수의 사람과 채팅으로 대화하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면 문맹률을 낮출 수 있다”라며 “이 외에도 기본적으로 캐주얼 게임을 즐기면 플레이어의 스트레스 지수가 내려가며, 정신건강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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