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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브 김준영 전 대표 복귀, 새 집은 투핸즈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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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게임업계 이슈 중 하나는 '스타급 리더' 복귀 러쉬다. 최근 모바일 신작 3종을 공개한 카본아이드 이은상 대표, 신생 개발사 '펀플'을 출범시킨 넷마블 조영기 전 대표, 패스파인더에이트를 세우고 지난 1월 첫 작품 '카이저'를 발표한 팜플 서현승 전 대표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이 세운 회사는 모두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로, 이미 포화된 시장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포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돌아온 리더' 중에도 두각을 드러낸 인물이 있다. 엔트리브를 10년 간 이끌었던 김준영 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1993년 게임업계에 입문한 김준영 대표는 손노리 창립 멤버로 활동했으며 2003년에는 서관희 전 대표와 함께 엔트리브를 설립했다. 그리고 10년 간 ‘팡야’, ‘프로야구 매니저’, ‘트릭스터’, ‘앨리샤’ 등을 앞세워 엔트리브를 중견 개발사 덤에 올렸다. 그리고 엔씨소프트 피인수된 후 2013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 투핸즈게임즈 김준영 대표

그런 김준영 대표의 복귀 소식은 지난해 가을 알려졌다. 김준영 대표가 모바일게임 개발사 ‘투핸즈게임즈’를 설립하고 업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 엔트리브 대표 사임으로부터 약 2년이 흐른 시점이다. 그간 김 대표는 어떤 시간을 보냈고, 어떤 마음으로 복귀하게 됐을까, 엔트리브를 색깔 있는 게임사로 키워낸 그가 구상하는 새 그림은 무엇일까? 여러 궁금증을 안고 김준영 대표를 만나보았다.

대표직 내려놓는 순간에도, 게임업 떠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2013년 사임하면서도 언젠간 돌아올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제가 게임업을 하는 사람이라는 게 자랑스럽고, 단 한 번도 떠나겠다는 마음이 든 적이 없어요. 다만 10년 동안 일하면서 정신력이 많이 소진됐고, 건강도 많이 나빠져서 휴식을 취한 것뿐입니다. 다들 지금 모바일 시장이 어렵다고는 하나 제가 꿈꾸던 게임을 선보이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라는 판단이 섰고, 모바일게임 회사를 세우게 됐습니다"

투핸즈게임즈 김준영 대표는 지난 2년을 회고하며 오롯이 ‘휴식’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선에서 물러나 제 3자의 시각에서 업계를 바라보게 됐고, ‘초심’을 찾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가 말하는 ‘초심’은 게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다. 그는 휴식기 동안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플랫폼은 계속 변했지만, 유저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는 게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그는 어뮤즈월드에서 아케이드게임을 접했고, 손노리에서는 PC패키지를, 엔트리브에서는 온라인게임과 콘솔을 경험했다. 그 기간 동안에도 ‘즐거운 경험’이라는 게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되려 유통과 서비스 절차가 복잡했던 PC패키지나 콘솔, 온라인 플랫폼과 달리 모바일은 접근성이 좋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처럼 오픈마켓 서비스가 잘 구축된 덕분에, 전 세계 유저들에게 좀 더 빠르고 편안하게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김 대표가 모바일게임 개발사 설립을 결심하게 된 것도 그 지점이다. 많은 이들이 지금은 늦었다고 말하지만, 독특한 색깔과 재미를 가진 게임을 내놓으면 이를 좋아해 주는 유저들은 반드시 생긴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해진 모바일 시장에서도 돌파구는 반드시 있다고 확신했고, 투핸즈게임즈를 설립하게 됐다.


▲ 김준영 대표는 빠르게 성공하는 것보다, '오래 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투핸즈게임즈는 김준영 대표를 포함한 15명 규모 임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중에는 과거 엔트리브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도 존재한다. 김 대표가 엔트리브 동료들과 함께 회사를 세운 이유는 ‘팀워크’ 때문이다. 게임은 한 사람의 천재가 만드는 게 아닌, 여러 사람이 협업을 통해 내놓은 작품이기에 호흡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확고해서다.

첫 작품 출시는 빠르면 내년 초...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직접 하겠다

투핸즈게임즈의 첫 작품이 어떤 모습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준영 대표가 과거 엔트리브에서 선보였던 스포츠 장르나 ‘앨리샤’, ‘트릭스터’같은 감성 RPG가 나오지 않겠냐는 추측도 있지만,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기획을 짜보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그러나 회사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상당한 콘텐츠가 필요한 블록버스터 RPG는 지양하고, 잦은 업데이트 없이도 유저들이 오랫동안 만족하며 즐길 수 있는 스테디셀러 타이틀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초가 되면 첫 게임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서비스는 저희가 직접 할 겁니다. 엔트리브 시절부터 게임 개발과 서비스는 같은 회사가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었어요. 아직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고요. 서비스사가 게임에 대해 잘 알아야, 유저들의 피드백을 정확히 파악하고 게임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업데이트를 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투핸즈게임즈에서 내놓는 게임은 외주사나 퍼블리셔에 맡기지 않고, 무조건 직접 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퍼블리셔가 없으면 마케팅이나 해외 진출이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차차 노하우를 쌓아가며 길을 찾겠다고 대답했다. 어차피 출시 초기부터 마케팅 물량공세를 쏟아붓지는 않을 것이고, 게임의 성장 추이를 봐서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해외 진출 허들도 일단 원빌드 서비스로 부딪혀 보겠다는 각오다.

더 나아가 투핸즈게임즈가 성과를 낸 후에는, 마음 맞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퍼블리싱 사업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김 대표가 말하는 ‘협업’은 단순히 개발사와 퍼블리셔 관계가 아닌, 두 회사가 마치 콜라보레이션하듯 유기적으로 협동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관계다. 개발사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함께 방향을 고민하고, 서로 더 도움이 되는 제안을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내는 길로 나아가고 싶다는 것이다. 마치 생활협동조합이 운영되듯, 두 업체가 한 회사처럼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게 목표인 셈이다. 때문에 정말 마음 맞는 소수 개발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처음부터 성과를 낼 거라고 확신하지는 않습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런 실패들이 쌓여 성공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투핸즈게임즈에서 추구하는 성공은 매출 상위권 입성이 아닙니다. 사실 중위권에서 꾸준히 3년간 버티면 괜찮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게임이 ‘건강’해야 합니다. 회사 직원들이 행복하게 서비스하고, 유저들도 오랫동안 즐거운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 투핸즈게임즈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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