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넥슨 박종천 프로그래머
게임 제작진은 크게 3종류로 나뉜다.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외모를 뽑아내는 아티스트가 있다. 그리고 아트를 보고 몰려든 게이머가 즐길만한 것을 구상하는 디자이너가 있다. 마지막으로 게임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엔지니어가 존재한다. 속칭 '프로그래머'로 대표되는 게임 엔지니어는 '실패를 막는 사람'이다. 엔지니어가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주지 않으면 아무리 그 위에 좋은 콘텐츠와 멋진 아트를 얹어도 게임은 돌아가지 않는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게임 엔지니어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될까? 20년 넘게 현역으로 활동 중인 넥슨 박종천 프로그래머가 게임업계 지망생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그는 4월 28일,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려면?'을 주제로 약 50분 간 강연을 진행했다.

▲ 같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도 역할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진다
그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공부'다. 기초부터, 기민하게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종천 프로그래머는 "게임업계의 경우 3년이 지나면 기술 트렌드가 완전히 뒤바뀌기 때문에 취직한 후에도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능력을 키울 수 없다"라며 "게임은 아트와 엔지니어링의 중간이라고 본다. 개인이 만든 하나하나는 '아트'라 할 수 있지만, 이를 잘 묶어서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은 '자동차 조립'과 같은 엔지니어링에 가깝다. 다시 말해 개개인의 역량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모두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기초지식'을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면 기본적인 수학과 물리는 물론 자바, 자바스크립트, C#, C++ 등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 데이터 구조나 알고리즘, OS, 하드웨어까지 최대한 넓은 영역을 시작부터 끝까지 배워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신입에게는 '언리얼 엔진'과 같은 복잡한 엔진을 맡기지 않는다. 따라서 학교에서 '언리얼 엔진'을 배웠다고 어필하는 입사자가 있다면 '실무 경험이 얼마나 된다고'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라며 "그보다는 기초지식이 얼마나 튼튼한가를 인사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한다"라고 말했다.

▲ 이처럼 수많은 언어와 도구가 활용된다


▲ 열심히 기초지식을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박 프로그래머는 이 질문에 다 답할 수 있다면 '기본'은 된 상태라 밝혔다
박종천 프로그래머는 "가령 C#에 대해 공부해보자고 결심했다면 이것을 시작부터 끝까지 다룬 책으로 공부할 것을 권한다. 인터넷에서 찾는 정보는 조각나 있기 때문에 전체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 본인이 당장 쓰지 않을 것이라도 'C#'의 구조를 파악하면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만들어진 것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단순히 책만 열심히 보면 될까? 박종천 프로그래머는 엔지니어를 이루는 두 가지 요소로 '재능'과 '연습'을 꼽았다. 여기서 '연습'은 본인이 공부한 것을 계속 써보는 것이다. 박 프로그래머는 "처음부터 너무 거창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게임을 같은 코드로 반복해서 만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밑바탕부터 완성품까지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 그리고 나중에는 동일한 게임을 더 빠르고, 효율적이고, 완성도 있게 만들며 이 언어를 좀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령 상용 엔진인 유니티나 언리얼 엔진의 경우 첫 버전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나를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박 프로그래머는 "엔진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처음에는 이 정도의 수준이었고, 나중에는 이 기능이 추가되어 이렇게 되었구나, 라는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즉, 게임 엔진이 어떻게 발전해왔나를 알 수 있게 되며 이는 나중에 이 엔진을 직접 사용할 때도 참고할 수 있는 훌륭한 사전지식이 된다"라고 말했다.

▲ 부문별 역할과 요구되는 기초지식
또 하나 강조한 점은 '넓게 생각하기'다. 박 프로그래머는 "회사에서 제시한 것이 아닌 다른 좋은 방법을 찾거나, 작업 속도를 줄일 수 있는 해결법 등을 상하좌우로 끊임 없이 생각해야 한다"라며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탄탄한 기초지식이 필요하며, 이를 응용해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를 집요하게 생각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가령 회사에서 일을 하던 도중 작업 시간 5분이 소요되는 '코딩 수정 작업'이 있다고 치자. 여기에서 회사에 '만약 시간이 된다면 1시간을 들여 이 구조를 제대로 살펴보며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라고 요청해보자.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작업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 구조를 뜯어보며 새로운 것을 공부할 기회가 열린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동일한 구조나 언어, 같은 제품을 좀 더 잘 다룰 수 있다. 회사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여유시간을 확보하는 것, 이 점은 '업무'와 '자기계발' 두 가지를 모두 해낼 수 있는 비결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 같은 문제를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직군과 개발 사이클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취업 후 유의점
새로운 것을 꾸준히 학습하라는 지망생부터 심지어 취업 이후에도 빠트려서는 안 될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 박 프로그래머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이 외에 취업을 준비하며 고려해야 될 점은 무엇일까? 그가 강조한 것은 '역할 이해'다. 박종천 프로그래머는 "학생 때처럼 혼자 혹은 소규모 팀을 짜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회사에서 함께 제품을 만들어나간다. 특히 게임은 여러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하나씩 모여 큰 작품을 이룬다. 따라서 회사 안에서 각 구성원이 어떠한 역할을 맡고 있냐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일이 꼬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역할은 어떻게 구분될까? 우선, 중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평가이해관련자(Stakeholder)'와 제품을 책임지는 프로젝트 오너가 있다. 그리고 그 아래 하부 팀들이 있다. 여기에 그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책임자가 따로 존재한다. 박종천 프로그래머는 "프로젝트 리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프로젝트 전반과 경영진과의 의사조율을 맡는 '프로젝트 매니저'와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춘 '프로덕트 매니저'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 아래 각 팀을 리드하는 '팀 리더'가 있고, 개발진의 심신을 달래주는 '피플 매니저'가 따로 있는 회사도 있다.

▲ 게임사 구조 및 역할은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발 사이클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단 게임 개발은 어떤 게임을 만들지를 결정하는 '요구와 분석' 과정을 거친다. 이후 실제 제작과 모델링이 들어가며, 완성한 제품을 시험하고 출시하는 과정이 있다. 마지막으로 피드백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작업이 마련되어 있다. 박 프로그래머는 "여러 사람이 회사에서 함께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전체 사이클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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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지 말자. 하나하나 꼼꼼하게.risell@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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