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임이용자 패널연구 현장
‘게임 과몰입’을 바라보는 관점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게임 자체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병리적 관점’, 또 다른 하나는 게임을 둘러싼 사회적, 심리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인지적 관점’이다. 이 두 관점에서 제시하는 해결책도 다르다. 전자는 게임이용시간을 줄이는 것, 후자는 게임 이용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통제력’이 핵심이라 말한다.
이용 시간과 자기통제력, 둘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이에 대해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2년 간 조사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5월 2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게임이용자패널연구’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 강원대학교, 아주대학교, 서울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한국리서치가 공동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게임 과몰입 현상을 의학적,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현장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모두 ‘자기통제력’에 방점을 두었다. 건국대학교 정의준 교수는 “청소년 2,000명을 2년 간 조사한 결과 자기통제력이 게임시간보다 좀 더 게임 과몰입에 많은 영향을 미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왜 자기통제력에 떨어지냐를 추적하면 게임이용시간보다는 스트레스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스트레스 중에도 학업스트레스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학업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된 것이 부모의 과잉간섭이다. 반면 부모의 주의 깊은 관심이나 개방적인 대화, 친구 혹은 교사와의 대화는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요인으로 손꼽혔다”라고 말했다.

▲ 건국대학교 정의준 교수

▲ 게임 과몰입과 자기통제, 학업스트레스를 연결한 분석자료
정리하자면 게임 과몰입은 자기통제가 이용시간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자기통제가 약해지는 주 요인에는 학업스트레스가 있으며, 이 학업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으로는 부모의 과잉간섭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주대학교 장예빛 교수는 좀 더 부모에 포커스를 맞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장예빛 교수는 “우선 자녀에 대한 애정표현이나 사려 깊은 보살핌, 부딪친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은 학업스트레스를 낮추는 요인으로 손꼽혔다. 이 외에도 부모 본인의 행복감이나 자기통제력, 부모자녀간 흉금을 터놓는 대화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라며 “반면 자녀에 대한 부모의 과잉기대나 모든 행동을 부모가 결정하는 과잉간섭, 자녀에게는 게임을 하지 말라 하고 자기는 하는 ‘비일관성’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외에도 부모 본인의 고독과 불안이 자녀의 스트레스를 높이는 변인으로 분류됐다”라고 밝혔다.

▲ 아주대학교 장예빛 교수

▲ 자녀의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기통제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과 뇌, 중립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연구 필요
게임 과몰입을 ‘의학적’으로 분석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중앙대학교 한석현 교수와 서울대학교 김봉년 교수는 모두 ‘중립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어필했다. 한석현 교수는 “현재 게임 과몰입에 대한 의학적인 연구는 긍정 혹은 부정으로 결과를 정해놓고 이를 검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즉, 게임 과몰입 자체를 분석하는 중립적인 연구는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게임이 사람에 미치는 의학적인 연구 결과는 ‘게임을 많이 한 사람은 시각인지기능이 높아졌다’와 같은 현상을 짚어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연구결과를 토대로 ‘게임’이 좋다, 나쁘다를 가를 수 있는 수준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제시한 연구결과 역시 ‘현상’에 집중했다.
중앙대학교 한덕현 교수는 “자기통제력이 약한 사람이 과몰입 위험이 높은지, 게임이 자기통제력을 약하게 만드는지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라며 “다만 게임 과몰입군의 경우 자기통제를 주관하는 전두엽 활성화가 떨어진다는 현상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루에 8시간 이상씩 게임을 즐기는 프로게이머의 경우 오래 게임을 함에도 ‘과몰입’했다는 진단을 받지 않는다. 그들은 게임이 업이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다. 따라서 게임을 마냥 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력을 발휘해 연습을 이어나간다. 즉,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냐보다 내 게임을 얼마나 통제하고 있느냐가 관건으로 통한다.

▲ 중앙대학교 한덕현 교수

▲ 현재는 게임을 했을 때 뇌의 반응을 연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울대학교 김봉년 교수는 게임 과몰입군과 함께 이와 비슷하다고 평가되는 ADHD(주의력결핍행동장애)를 함께 연구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 교수는 “실제로 병원에 오는 청소년 중 70%는 게임 과몰입과 ADHD를 같이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ADHD가 게임 과몰입을 유발한다, 혹은 게임 과몰입이 ADHD를 유발시키냐는 밝혀지지 않았다"라며 "그러나 두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해 게임 과몰입과 ADHD만 떼서 완전한 게임 과몰입군과 완전한 ADHD, 그리고 2개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를 비교 분석했다”라고 말했다.
요약하자면 3군 모두 뇌의 여러 부위의 연결성이 떨어져 여러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년 뒤에도 순수 ADHD 군의 경우 여러 기관을 연결하는 ‘롱트랙’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ADHD와 게임 과몰입을 동시에 가진 아이는 도리어 ‘롱트랙’이 1년 전보다 늘어났다. 또한, 3군 모두 1년 전보다 뇌 피질이 줄었다.

▲ 서울대학교병원 김봉년 교수


▲ 순수 ADHD와 순수 게임 과몰입, 그리고 두 현상을 동시에 가진 사람을
비교분석한 자료
이에 대해 김봉년 교수는 “뇌피질이 줄었다거나 ADHD와 게임 과몰입을 동시에 가진 쪽이 ‘롱트랙’이 길어졌다는 것은 현상일 뿐 이것만 가지고 ‘게임’이 좋으냐, 나쁘냐를 가릴 수는 없다”라며 “가령 뇌피질의 경우 일반적인 아이들도 성장과정에서 ‘가지치기’하는 개념으로 깎여나간다. 즉, ADHD 혹은 게임 과몰입 때문에 뇌피질이 깎인 것인지, 아니면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는 5년 이상 한 사람을 추적하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초심을 잃지 말자. 하나하나 꼼꼼하게.risell@gamemeca.com
- [겜ㅊㅊ] 스팀 가을 축제, 역대 할인율 경신한 ‘갓겜’ 5선
- [오늘의 스팀] 몬헌 와일즈 업데이트 3탄도 혹평 이어져
- 야심차게 스팀 간 호연, 1주 만에 동접 1,000명선 붕괴
- [순정남] 대놓고 결말 스포일러 하는 게임 TOP 5
- 프메 개발 중단에 이어, 디자드 '아수라장' 서비스 종료
- [순위분석] 상위권 게임 '0' 중위권에서도 주저앉은 엔씨
- [오늘의 스팀] 둠 이터널 등, 가을 할인 90% 게임들 주목
- [오늘의 스팀] 뱀서류 동접 1위 오른 신작 ‘메가봉크’
- PS5 슬림 신형, 가격 동결한 대신 SSD 용량 줄여 논란
- 스팀 인기작 ‘클로버핏' 도용한 가짜 게임, 앱스토어 등장
게임일정
2025년
10월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