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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장관 될 자질 있나, 조윤선 후보자 둘러싼 '우려'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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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가족부 장관 활동 당시 조윤선 후보자 (사진출처: 여성가족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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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에 내정된 조윤선 후보자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업계에서는 조 후보자가 문체부 장관을 맡을 정도로 전문성이 있는 인물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적인 규제라 할 수 있는 셧다운제, 게임중독법 등에 찬성했던 조 후보자가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체부 장관이 되면 규제가 강화되리라 우려하고 있다.

조윤선 후보자는 지난 16일에 문체부 장관에 내정됐다. 조 후보자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국정기조 하에서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시기에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가 되어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라며 ‘문화융성으로 우리 국민을 행복하고, 윤택하게, 우리나라를 강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스스로가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서의 책임감을 이야기하는 내용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콘텐츠 업계에서는 우려가 크다. 우선, 게임업계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그간 조 후보자가 게임산업에 대해 밝힌 의견이다. 지난 18대 국회 당시 진행된 본회의에서 조 후보자는 셧다운제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내정된 후 진행된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셧다운제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유해한 환경을 자초한 업체”라며 게임업계를 청소년에게 해로운 환경을 조성한 원인제공자라 비판한 바 있다.

이후에도 2014년에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 현장에서 게임 규제 완화를 주장하던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강신철 협회장(당시 네오플 대표)에게 ‘셧다운제는 효과가 있다’나 ‘게임산업이 국내외로 진출하는 산업이 되도록 문화부, 업계, 학부모, 중독 전문가와 협조하겠다’와 같은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렀다. 게임업계가 걱정하는 부분은 조 후보자가 본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뀐다는 것과 게임산업을 ‘유해환경을 자초했다’고 보는 부정적인 시선이다.

이와 같은 우려는 게임업계만이 아니다. 셧다운제와 같은 게임규제에 반대의사를 꾸준히 밝혀온 시민단체, 문화연대 역시 지난 8월 17일, 성명을 통해 조윤선 후보자를 문체부 장관에 내정한 인사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연대는 “조윤선 후보자는 여성가족부 장관 재임시절에 게임을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물질로 규정한 ‘게임중독법’을 통과시키려 한 전력이 있다”라며 “게임중독법은 문화의 긍정적 가치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보다는 규제와 통제의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를 추진한 인물이 문체부 장관이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화에서 셧다운제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것을 꼬집으며 정치인으로써 진정성도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조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부와 문체부, 하는 일도 콘텐츠 업계에 대한 시각도 전혀 다른 두 부처의 장관으로 내정됐다. 행정기관장은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뚜렷한 정책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같은 대통령이 서로 다른 두 부처에 모두 조윤선 후보자를 장관으로 내정하며 문화와 여성, 둘 중 어느 쪽에도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화연대의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에서는 조윤선 후보자는 그간 경력을 보면 문화나 콘텐츠 관련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윤선 후보자는 김앤장 출신 법조인이자 한국시티은행 부행장을 지닌 금융전문가로 평가되고 있다. 언론노조는 17일, 성명을 통해 “조 내정자가 정말 문체부를 책임질 전문가인가. 오히려 조 내정자는 잘 알려진 대로 김앤장 출신 금융전문가 아닌가.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고작 2년을 한 게 전부다”라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연대 역시 조윤선 내정자의 경력에 대해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조윤선 후보자가 법조게 출신이지만, 오페라와 미술에 조예가 깊고 예술관련 칼럼과 단행본 작업들을 해온 점을 들며 이번 인사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라며 개인적 관심에 의한 활동, 특히 일부 장르에만 관심이 있는 인물이 어떻게 문체부 장관에 적절한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시 말해 콘텐츠 업계에서는 조윤선 후보자의 그간 행보와 경력을 봤을 때 문화, 콘텐츠 업계 전체를 아우를만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여성가족부 장관 시절 콘텐츠 대표 분야 중 하나인 게임 규제를 추진했던 인물이다. 다시 말해 문화 콘텐츠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조 후보자가 문체부 장관이 되며 업계에 규제 강화 혹은 외부 규제를 제대로 막지 못하리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도 문화, 콘텐츠 정책에 대한 조윤선 후보자의 생각을 묻는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게임의 경우 여성가족부 장관 시절 규제에 목소리를 높였던 것에 대한 조 후보자의 현재 입장이 어떤지 물을 가능성이 있다. 과연 조 후보자가 질문에 어떠한 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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