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 국내 상륙 임박, 한국게임업계 달라지려나?
지난 11월 15일, 차세대 게임시장 3강 구도를 형성할 MS X박스가 전격 출시됨에 따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비디오게임시장이 점입가경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비단 어느 게임기를 구입해야 할지 망설여야 하는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어느 플랫폼에 전력투구 하는가?’를 놓고 고민하는 게임제작/유통사의 선택도 매우 큰 폭으로 작용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비디오게임 시장이 개방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나라는 더더욱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 힘든 시장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지금껏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은 정부차원의 금지조치와 ‘비디오게임=보따리 장사’라는 인식이 강해 몇몇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한 음성적 시장만 형성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한 국내 비디오게임기 시장의 잠재수요와 수입개방에 따른 매출 기대치 등은 구체적으로 수치화된 경우 없이 잠정적으로만 집계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디오게임사업, 하긴 해야 되는데 어떤 것을?
하지만 상황이 이렇듯 불확실하더라도 국내 게임제작/유통사들은 비디오게임 시장에 한줄기 기대감을 저버릴 수 없는 입장이다. 요즘 들어 패키지게임시장 상황이 한층 위축된 데다가 ‘돈 된다’던 온라인게임 시장마저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게임을 개발하는 제작사나 비싼 로열티 경쟁을 무릅쓰고 외국 게임을 들여오는 유통사나 똑같은 입장이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게임제작/유통사들은 조심스레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을 예측, 분석,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답이 안 나오는 PC게임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비디오게임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결정내리기 힘든 부분 중의 하나다. 만일 국내에 여러 종의 차세대 비디오게임기가 정식 수입되었다하더라도 어떤 기종이 시장우위를 점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시장을 장악할 게임기 중 가장 강력한 후보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와 MS X박스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PC게임시장은 몇몇 대작을 빼고는 온/오프라인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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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가 우선, X박스는 기다려봐야 안다?
비디오게임 관련 대처방안에 대해 여러 업체들을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제작/유통사들은 1차적으로 PS2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는 이미 기기에 대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데다가 약 5만 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매니아들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전통적으로 강세를 띄고 있는 유명 게임제작사들이 PS2의 지원세력으로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이에 비해 X박스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게임기라는 점이 의심을 사고 있다. 이미 데이터를 통해 드러난 하드웨어적 성능이나 멀티플레이 기능, MS만의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 등은 충분히 X박스의 우세를 점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PS2처럼 매니아성 짙은 타이틀이 적다는 부분과 비디오게임기 후발주자로서 시장을 변화시킬 마케팅 정책 등에 의심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이 고민의 주된 이유다.
하지만 PS2의 1차 승리를 점치고 있는 업체들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볼 때는 X박스가 낫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단 다른 게임기에 비해 하드웨어 성능이 우수한데다가 유명 개발사들이 속속 X박스용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X박스는 다른 게임기에 비해 월등한 네트웍 기능을 보유, 일반 가정과 PC방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 게임제작자들의 경우는 70% 이상이 X박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PC를 기반으로 한 X박스 프로그래밍 툴은 손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갖가지 X박스만의 특징적인 면도 활용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제작사의 입장에서 보면 개발기간 단축과 게임의 완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 X박스가 안성맞춤이라는 견해다. 실제로 한 게임개발사가 PC용으로 제작된 게임을 X박스로 이식하는 데는 1주일이 채 안 걸린다고 단언했다. 업체 관계자는 “게임을 이식하는데 걸린 시간은 4일, 각종 특수효과 등으로 재작업 하는데 이틀 정도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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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뭘,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
비디오게임기가 국내시장에서 성공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넘어야할 산이 많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국내 사업자 선정은 물론 유통망과 제품홍보, 실질적 소비계층인 기성세대의 지갑을 어떤 방식으로 여느냐가 성공의 잣대인 것이다.
먼저 한국 내 사업자 선정에 따른 대규모 유통망 확보가 가장 큰 열쇠다. 현재 PS2는 SCE(Sony Computer Emtertainment) 한국법인, 게임큐브는 대원씨아이, X박스는 SK글로벌과 삼성 중 하나가 유력한 유통업체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MS X박스의 경우는 지금까지 뚜렷한 한국 내 사업자 선정을 표면적으로 내비치고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 판도를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SK와 삼성 등 대기업 두 곳을 사업자로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아 전국적인 대규모 유통망과 마케팅 규모 등 X박스의 국내 입지 쌓기에는 나머지 두 비디오게임기보다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사업자 선정 외에도 비디오게임기가 국내 시장에 정착하기에는 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난관은 국내 소비자들의 비디오게임기에 대한 인식부족. 게임에 관심 있는 매니아들이나 대학생 정도는 그렇다 쳐도 비디오게임의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초, 중, 고등학생 등 청소년층을 빼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청소년층 대부분은 수십만 원을 넘어가는 게임기를 구입하기에 경제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경제력을 쥐고 있는 부모들이 쉽사리 오락기(?) 개념의 비디오게임기 구입에 지갑을 열까? PC의 경우에는 ‘공부’와 관련된 인식이 팽배해 빚을 내서라도 구입을 서두르는 반면 ‘공부 안하고 오락만 한다’는 개념의 게임기를 과연 우리나라 부모들이 구입할 지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이는 과거 국내에서 비디오게임기가 한 차례 실패를 겪은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볼 수도 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게임이 예전 같지 않고, 인터넷과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강조되는 세상이라고 해도 한 번 고정화된 국민정서가 달라질 지는 누구도 예상 못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사업자와 게임기 제조사들은 국내 비디오게임기 시장의 잠재성을 보다 철저하게 분석, 대중적인 엔터테인먼트 장비로서의 진화를 꼼꼼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MS의 마케팅 공세는 쉽게 시장을 전망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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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업계가 변화하고 있다?
비디오게임기 국내 상륙이 얼마 안 남은 현재 국내 게임업계는 조심스레 새로운 게임문화의 수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발 빠른 업체들은 PC패키지 사업부분을 줄이고 비디오게임 사업을 준비 중이며 일본의 제작/유통사들과 업무제휴를 통해 시장변화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일본 세가에서 개발 중인 ‘판타지 스타 온라인’을 비롯해 각종 일본 비디오게임의 한국 진출에 많은 업체가 관심을 보였으며 또 한창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로닉아츠코리아의 경우에는 PS2용 ‘피파2002’를 12월 중 정식으로 유통할 계획이며 한빛소프트, 카마엔터테인먼트, 조이온, 위자드소프트 등에서도 한국 내 비디오게임 유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PC, 온라인게임 제작사들 역시 개발 중인 게임을 X박스, PS2 등의 비디오게임기로 이식하고 있으며 이미 외국 업체들과 공동협조체제를 구축한 업체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금껏 살펴본 결과 PC를 기반으로 한 패키지게임과 온라인게임이 한결같이 시장악화를 맞고 있는 지금, 한국 게임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의 도래에 나름대로 준비와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어떤 기기가 국내 비디오게임시장을 선도할 것인지, 또한 이에 따른 대책마련은 어떤 식으로 이어갈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업체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PS2와 X박스, 게임큐브 등 아직 정확한 국내 출시시기와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은 이유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국내 게임시장의 여건과 비디오게임 수입에 대한 기대심리, 그리고 한국 내 비디오게임기 대중화 등을 묶어서 연관짓는다면 의외로 해답은 간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PC방과 풍부한 인터넷 인프라 등 우리나라 게임시장이 가진 특수성을 최대한 살려 시장상황을 고려한다면 국내에도 안정적인 비디오게임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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