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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아버지와 함께 게임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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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50대까지도 가능)는 신경이 둔해서 게임을 할 수 없다고? 누가 그런 검증안된 결론을 퍼트리는가? 운동신경 없는 필자의 아버지도 패드잡고 잘만 게임을 하신다. 많은 게이머들이 한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아버지와의 즐거운 게임, 그리고 돈내기(- -;;) 그 접근방법을 파고들어가본다. 여기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긴다는 컨셉하에 만들어진 플레이스테이션 2같은 비디오게임을 함께 즐기는 방법을 공개한다. 이제 여러분들 가정의 저녁시간은 화기애애할 것이다. 집안이 삭막하다거나 대화가 끊겼는데 이 방법으로 가정의 화목을 되찾게 된다면 필자에게 후하게 사례를 하도록!!
 

개요 : 게임의 맛! 80대 노인도 즐거워한다

얼마전에 나온 귀무자 2. 동생이 방에서 게임큐브를 한다고해서 나는 거실에서 이 게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나오셨다.

“인석아 게임많이 하면 눈버려! 가요무대할 시간인데...”

순간 게임을 중단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할아버지께서 가요무대를 보려고 하신다. 그래서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할아버지 이거 한번 해보실래요?”
“그게 뭐하는거냐?”
“칼로 나쁜 마귀들 베는거예요. 디게 나쁜놈들이거든요”
“나쁜놈들?”
“저 놈들이 우리나라를 다시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려고 하는 마귀예요” ~_~

말도 안되는 말이었다. 귀무자 2는 한국과 일본의 국경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게임이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일제시대를 겪으셨고 빨치산 토벌군으로도 활약하신 분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민감하다는 것을 노렸다. 물론 게임을 계속하려고 거짓말을 한건 지금도 반성하고 있다. 독자분들은 어른들에게 거짓말 절대 하지 마세요 ㅜ.ㅜ

“저놈들이?”
“할아버지가 저놈들 무찔러주실래요?”
“어떻게 하는질 알아야 뭘 무찌르든가 하지 원...”
“네모버튼을 누르면 칼질을 해요 그게 다예요”
“어라?... 이거?”
“네”

드디어 네모버튼을 누르시는 우리 할아버지... 그러자 신기해 하셨다.

“어라? 이거 누르니까 막 칼질하네... 히야... 거참...”
“마귀들 나오면 이거 누르시면 돼요?”
“왜 안나와?”
“어 나왔어요!! 나왔어!”
“어라?”

네모버튼을 누르면서 마귀들이 물리치는 것을 보자 기막히다는 듯이 막 웃으셨다.

“뭐가 막 부르르르 거려”

패드가 진동패드여서 적을 베면 실감나게 부르르 떨리는 것을 보고 말씀하신 것이다. 할아버지는 같은자리에서 적이 다가오면 네모버튼만 누르면서 게임을 했고 이것을 약 10분동안 즐기셨다. 다른 것을 모르고도 네모버튼 하나만으로도 10분을 웃으면서 재밌게 즐긴 것이다. 순간 동생이 거실로 나왔다.

“야! 할아버지가 귀무자 2를 할줄알어. 벌써 마귀들 9명이나 이겼어!”
“진짜? 오오~~ 할아버지가?”

우리가 칭찬을 하는 투로 말하자 할아버지는 즐거워했다.

“내가 벴어!”

80대 할아버지도 신세대층인 우리가 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인지 게임에 대한 즐거움인지 어쨌든 할아버지는 네모버튼 하나만으로도 게임을 즐겼고 그것을 재밌게 즐기시는 것을 보면서 내 기분도 흡족했다. 여기서 나는 한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게임이 가진 ‘연령의 벽’이라는 것이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하는 것을 말이다. 마치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성장한다는 틀처럼. 아무튼 게임의 신비한 힘은 80대 노인의 입가에서 10분간 미소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가요무대는 끝났다.



귀무자 2를 플레이하시느라


가요무대는 지나가 버렸다

 



가정의 달 맞이 40대 아버지와 함께 게임을 하자!

접근 1 :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꿔라

솔직히 할아버지가 게임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즐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래서 게임의 연령폭을 40~50대로 낮춰봤다. 40~50대라면 역시 신세대를 어느 정도 이해해주는 부모님에서부터 상당히 보수적인 부모님까지 고루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선 게임에 대한 인식자체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귀무자처럼 칼부림질하면서 적을 베면 피가나는 게임이나 철권처럼 서로 상대방과 치고받는 게임을 같이 하자고 해서 좋아하실 부모님은 거의 없다. 따라서 접근을 어떻게 하느냐가 자신의 아버지와 게임을 즐길 수 있느냐 마느냐의 첫 번째 고비이다. 첫 번째 접근은 PC용 온라인 게임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다. 게임이면서도 가장 간단하게 즐길 수 있고 룰 자체를 알고 있는 것을 아버지에게 추천하면 받아들여지는 것도 금방이다. 그럼 그것이 무엇일까?

당연히 [고스톱]이다. 고스톱 룰을 모르시는 분에게야 물론 적용이 안되겠지만 명절날에 국민대표 놀이가 ‘윷놀이’에서 ‘고스톱’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지금 고스톱의 룰을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으실 것이다. 자, 이제 부모님(아버지와 어머니가 같이 사용하도록 하자)의 계정을 하나 만들어 드리고 게임에 접속하는 법까지 가르쳐드리자. 요즘에는 게임을 하기까지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편하게 잘 되어 있으므로 그리 어렵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일주일을 지켜보자. 일주일 후에 부모님은 어떤 행동을 취하고 계실까? 예상이 틀리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방을 뺏기는 경우 => [엄마 아빠 니방에서 잘테니까 너는 엄마방 가서 자!]
2. 가족의 화합 => 쓰리고에 성공하면 가족모두가 즐거움의 함성을 지른다.
    가족 화합...
3. 목표설정형 => [여보, 우리 한달안에 이거 100만원 만들어놓자]

고스톱은 그야말로 국민의
스포츠~

바둑을 아신다면 바둑도 나쁘지 않다

 



가정의 달 맞이 40대 아버지와 함께 게임을 하자!

접근 2 : 스포츠 게임으로의 접근

아버지들은 대부분 어떤 스포츠든간에 좋아하는 스포츠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야구를 좋아한다면 야구, 축구를 좋아한다면 축구, 농구면 농구, 테니스, 골프, 볼링, 복싱, 프로레슬링 익스트림 스포츠까지 게임에서는 모든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가장 대중적인 예로 축구를 들어보도록 하자. 아버지가 축구를 굉장히 사랑하신다면 축구게임의 기본적인 룰을 가르쳐드리고 게임을 시작해보자. 처음에는 분명히 하는 법을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게임을 뿌리칠 것이다. 하지만 끈질기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닝일레븐은 골맛을 보여드리는 것이다

농구는 금방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농구같은 게임은 수시로 골이 들어가기 때문에 재미를 붙이기가 쉽고 복싱이나 프로레슬링 같은 경우에는 그때 그때 반응이 오기 때문에 적응하기가 쉽다. 레이싱게임도 가장 쉬운 코스를 선택해드리면 금방 적응해서 스피드감을 느끼실 수 있다. 항상 접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단, 위의 경우들과는 달리 접근이 굉장히 어려운 게임들도 많다.
RPG같은 경우에는 아예 권유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아주 극소수의 부모님은 이해를 하시고 플레이하는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겠으나 대부분은 RPG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아버지의 경우도 그래픽에 반해서 처음 시작했던 [파이날 판타지 7]을 어떻게 어떻게해서 2시간 정도를 진행시키셨는데 마테리아가(파판 7의 메인 시스템) 등장한 이후로는 머리가 아프시다면서 게임을 접으셨다. 왠만하면 바로바로 스릴을 느낄 수 있고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어 하시는 게임을 권유하는 것이 좋다. 축구게임의 경우에는 골이 적게 터지므로 골맛을 보여드리는 것이 급선무. 이런 식으로 게임이 주는 재미의 원동력을 재빨리 부모님께 주입해드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접근 3 : 화려한 CG무비를 보여주자

부모님들은 게임이 어디까지 발전해있는지 자세히 모를 것이다. 이럴 때 게임이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역시 화려한 CG무비이다. 비디오게임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은 파이날 판타지 10이라든지 아머드코어 3, 그란트리스모, 귀무자 등의 오프닝이라든지 화려한 CG무비를 보여주는 것이다. PC를 가진 게이머들도 워크래프트 3나 디아블로 2의 CG무비나 최근에 등장한 샤이닝로어 온라인의 CG무비 등을 보여드리자. 그러면 분명 이렇게 물어보실 것이다.

“이게 정말 게임이냐?”

어떤 분은 그 CG무비의 캐릭터를 직접 게임에서 움직일 수 있는거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고 어떤 분은 게임의 수준이 정말 이 정도까지 온 것이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다. 어쨌든간 게임이라는 산업이 단순히 예전에 아버지 세대가 봐왔던 퇴폐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스타크래프트와 피파 등으로 대변되는 게임시장을 좀 더 다양한 입장에서 관찰하실 수 있을 것이다. 파이날 판타지 10의 키스씬을 보여드리면 과연 부모님들은 어떠한 반응을 보일 것인가? 궁금하면 직접 확인해보자!

이런 것을 보여드리자

이런 것도!





가정의 달 맞이 40대 아버지와 함께 게임을 하자!

접근 4 : 돈내기의 시작

슬슬 용돈을 벌 시기가 왔다. 누구나 다 알고 있겠지만 아버지와 용돈을 해서 처음부터 져주면 아버지도 뻔히 일부러 져줬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 돈내기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없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상대를 해주자. 아버지가 상대도 안되게 점수차를 벌이도록 하자. 하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차이는 두어야 한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어차피 질 것을 뭐하러 돈내기를 하겠는가? 차라리 그냥 주고 말지. 만약 농구게임을 하는데에 있어서 게이머가 제대로 했을 때 점수차이가 40점 정도가 났다고 하면 아버지와 돈내기를 할 때 40점을 잡아드리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버지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40점 차이가 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실력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게이머 또한 일부러 실력 맞출려고 적당이 하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40점 차이를 벌이려고 하는 재미가 있으니 서로 심심하지가 않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50대를 바라보시는 나의 아버지와 NBA 2K나 모두의 골프 3 등을 플레이하면 내가 진다. 여러분들의 아버지도 분명히 할 수 있다. 과정이 조금 복잡할 뿐이다.



역시 스포츠게임이 돈내기로는 그만


아버지와 격투게임하면 왠지
민망해진다는...




가정의 달 맞이 40대 아버지와 함께 게임을 하자!

결정타 : 공부하자! 공부!

“게임을 하다보면 역시 스트레스가 풀려서 공부가 잘돼~”
이 말을 가끔씩 부모님의 귓가에 메아리치게 심어두자. 그러고 공부하자.
“잘나가다가 결론이 왜 ‘잔소리’가 되어버렸냐“ 혹은 스트레스 풀려고 게임정보 얻으러 왔는데 ”왜 게임사이트에서도 학교에서 듣는 잔소리를 들어야하냐“고 많은 독자들이 반발을 할 것이다(그렇다고 글쓴이를 너무 미워하진 말자).
후후후... 비디오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게임은 돈없어서 못한다”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요령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고 싶은 게임이 있다면 부모님에게 정정당당하게 사달라고 하자. 물론 게임에 대해서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신 부모님들이 계시겠지만 접근법 1~4까지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 게임의 유용성을 부모님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대부분들의 부모님은 아직까지도 게임에 대해서 시각이 좋지 않다. 게임에 가진 단점만을 부각시켜서 생각하신다.

이런 부모님들의 가치관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사회의 변화‘도 ’게임시장의 활성화‘도 아닌 게이머들 자신일 것이다. 남이 바꾸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게이머 스스로가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나가보자. 얼마전 [바보는 변했다고 하고 현자는 변하자고 한다(책광고 아님 -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이 책의 제목과 같이 많은 게이머들이 현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책이름 멋대로 지어낸거 아니냐고 할까봐...



부모님만 설득하면 비디오게임기도 장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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