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
게임(PC, 비디오, 온라인)이 두뇌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윤성준교수: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단순 액션,
슈팅 게임 등은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동작발달정도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대신
시뮬레이션 게임 같은 사고력을 요하는 게임들은 전체적인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게임메카: 많은 학부모님들이 게임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다고
게임을 못하게 말리는 형편이다. 게임으로 인해 성적이 얼마나 떨어진다고 보는가?
윤성준교수: 꼭 게임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다고는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게임을 안하더라도 공부를 안하는 학생들은 많이 있다. 청소년기에는 어떤 특정한 대상에
쉽게 몰입되는 경향이 있는데 요즘에는 그 몰입대상이 게임이 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게임이 공부하는
시간을 뺏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친구와 놀기 위해서는 친구를 불러와야 하고 친구들이
귀가하면 자신도 귀가해야 했지만 요새는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어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고 친구들하고 놀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게임메카: 게임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서 교육용 게임들 같은.
윤성준교수: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나와있는 소프트웨어 중에서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교육용 게임을 만들었을 때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가 상업용 게임보다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흥미와 교육을 동시에 충족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런 소프트웨어는 아직까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게임메카: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서도 게임에 빠져 수업을
빼먹거나 과제를 안해오는 경우가 있는가?
윤성준교수: 많다(웃음). 연속적으로 2~3주씩 지각하거나
결석하고 수업시간에 졸고 과제도 부실히 해오는 경우가 있다. 물어보면 게임을 하느라 그랬다는 경우가 많은데
게임제작학과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과제는 해야하지 않겠나” 정도로 주의를
주는 정도다. 대학생정도가 되면 학생들이 게임에 몰입했다가도 얼마 있으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온다. 다만,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는 학생들은 그 시기가 짧고 소위 농땡이 치는 학생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차이가 있다.
게임메카: 교수님도 게임을 밤새도록 하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나?
윤성준교수: 아 이거 참...(웃음). 게임을 밤을
새워서 한 경험은 없는 것 같다. 대신 게임을 하다가 과제를 못해서 과제를 하느라 밤을 새운 적은 많다.
한번은 중요한 레포트를 게임을 하다가 미제출한 경험이 있었는데 차마 게임때문에라고는 말 못하고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한 적이 있었다.
게임메카: 결국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져서 공부를 안
한다는 것은 요즘 문제되고 있는 게임중독, 인터넷중독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윤성준교수: 상당히 어려운 질문인데 게임중독은 어느
한 순간에 빠져든다기보다도 서서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제지할 명분과 방법이 없겠지만 청소년기에는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적절한 제약과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는 부모의 책임이 막중하다. 청소년들이 게임에 너무 빠진다면 청소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게임시간을 서서히 조절해 나가는 방법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에 자체적으로 도박중독클리닉이 있는
것처럼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인터넷중독이 심각하다면 우리도 사회적 여건상 그런(게임중독) 클리닉이 있어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생과 부모, 교육전문가와 정신과전문의들이 모두 포함된 그런 단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최근 문화관광부는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에 관한 클리닉센터를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게임메카: 결국 청소년기의 게이머 자체가 절제하고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윤성준교수: 원론적인 이야기의 반복이지만 게임이 취미의
차원을 넘어서 중독이 되어 학업을 방해하게 되는 정도에 이르는 학생이 많기 때문에 게임이 매도를 당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하지만 게임이 취미생활로서 정서적 도움이 되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결국
자기 자신의 쓰임에 따라서 유, 무익이 가려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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