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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 두둑한 게임제작자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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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게임큐브로 나온 [피크민]이라는 게임을 해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게임자체는 단순하지만 정말 신선하고 독특한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게임을 하면서 마음 한구석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겼다. “국내에서도 이런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국내 영화산업이나 게임산업이나 계속해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것이 유행에 따른 거품이든, 투자에 따른 보상이든간에 말이다. 하지만 이 두 산업이 가지고 있는 ‘한국 것’이라는 것에 공통적인 고질병이 있다. 이젠 말하면 입만 아프게 될지도 모르는 ‘창의력 부족’과 ‘유행 따라가기’이다. 나는 ‘친구’에서부터 시작해 최근 개봉한 ‘두사부일체’까지의 거의 모든 조폭영화를 보았다. 모두 재미있었다. 그러나 점점 식상해져서 더 이상 조폭영화가 보기 싫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내년에도 올해만큼 조폭영화가 성수기를 이어갈지 의문이다. 영화라는 것이 잦은 웃음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요즘 영화들을 보면 커다란 화면에서 [시트콤]을 보고있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흥행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성공한 영화의 아류를 만든다는 것이 영화계의 질적발전을 늦추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게임산업도 마찬가지. 수년간 국산게임이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내눈에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해보는 국산게임마다 “무엇무엇 같다”라는 말이 앞서게 된다. 가끔씩 등장하는 신선한 게임은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다. 내가 바라는 신선한 게임은 게임의 완성도도 뛰어나면서 아이디어가 기발한 게임이다. 최근에는 국산게임의 독창성 부족이라는 특수를 이용해서 무조건 독창성으로만 밀어붙여 주목을 받으려는 게임까지 등장하고 있어 국내 게임산업이 흑백논리속에서 놀아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국내에서는 주목을 받아온 여러 게임들을 살펴보자. 독창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온 게임이 과연 몇이나 되는지 보자. 국내 게임산업의 실체를 자세히 내려다보자. 성수기가 아닌 위기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온라인게임도 계속해서 외국게임들을 제치고 국내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해갈지 의문이다.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이나 [파이날 판타지 11], [건담 온라인] 의 게임들이 서서히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할텐데 이들의 막강한 공격을 무사히 막아낼 수 있을지...

슈퍼마리오 등의 게임을 만들고 최근 나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었던 게임 [피크민]을 만들어낸 세계최고의 게임제작자 미야모토 시게루는 얼마전 게임 개발자들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어떠한 게임보다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야지 하고 어떠한 게임을 목표로 게임을 만들면 결국 그 어떠한 게임과 닮은 게임이 돼버리고 맙니다. 물론 모방이 아예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제작자가 자신만의 감수성을 최대한 살려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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