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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베타족 모두 베타테스트 본래의 뜻을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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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베타족 모두 베타테스트 본래의 뜻을 상기하자!

세계 최고수준의 네트웍 인프라와 PC방이라는 독특한 놀이문화가 맞물려 온라인게임의 천국으로 거듭난 한국. 더욱이 몇몇 온라인게임의 대박(?) 행진과 최근 불어 닥친 패키지게임 시장의 몰락에 힘입어 신작 온라인게임은 지금도 수십 종씩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적으로 클로즈와 오픈을 더해 현재 국내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인 온라인게임은 대략 60여개 안팎. 수많은 온라인게임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그나마 걔중에 몇몇은 동시접속자 수천 수만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유료화를 거두기도 한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베타테스트 아닌 베타서비스라는 신종 게임용어의 탄생이다.

언뜻 들으면 베타서비스와 베타테스트라는 말은 같은 뜻으로 들리지만 사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기본적인 베타테스트의 개념은 정식서비스 이전에 직접 게이머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 및 불만사항, 버그리포팅, 서버 안정성 등을 점검하기 위한 개발의 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 정도와 허용폭에 따라 클로즈와 오픈 등으로 분류되지만 베타테스트라는 원래의 뜻은 모두 같은 개념이다. 따라서 베타테스트의 본래 목적은 개발사와 테스터로 정해진 게이머가 꾸준히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며 앞서 설명한 테스트요소들에 대한 부분을 검토하고, 수정하며, 더 발전된 방향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베타테스트 실정을 한번 들여다보자. 수많은 온라인게임 회사로부터 한달이 멀다하고 베타테스트 게임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게이머들은 테스터라기보다는 공짜게임을 쫓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베타족’이라는 신종 용어까지 생겨났다.

물론 이들 업체나 게이머들 역시 명목상으로는 게시판을 만들어 놓는 등등의 베타테스트를 그럴듯하게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나 테스터들 모두 테스트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실제 필자가 온라인게임 업체 관계자들을 만날 때 듣는 가장 많은 얘기가 동시접속자가 안 늘어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 업체는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아예 오픈베타테스트의 경우는 동시접속자를 기준으로 유료화시기를 앞당기거나 늦추기도 한다. 그만큼 베타테스트는 본래의 순수한 뜻을 잃어버린 상업적인 목적이 강조되어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업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테스터를 자처하고 나선 게이머들 역시 게임의 밸런스나 버그리포팅보다는 게임 자체를 즐기려는 목적으로 테스트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버그많은 게임을 제대로 하나하나 꼬집어 완성도를 높이기보다는 다른 온라인게임으로 옮겨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필자는 얼마전 E3 전시회장에서 신작 온라인게임을 시연하던 한 명의 개발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When do you plan to start beta service?”
(베타서비스를 언제 시작할 계획입니까?)


하지만 그 개발자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필자에게 반문했다.

“Beta service? What does that mean? Service?”
(베타서비스? 그게 뭡니까? 서비스라뇨?)


그리고는 잠시 머리를 골똘히 기울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Ah~ you meant beta test? We don`t serve the service with beta. We do just test. Usually beta version is going with a purpose that focused on stability of game and debugging the bug, I don`t understand that serving the beta.”
(아~ 베타테스트를 말하는 거군요? 우리는 베타를 통해 서비스는 하지 않습니다. 단지 테스트를 할 뿐이죠. 우리는 베타를 통해 게임의 안정성과 버그수정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서비스라는 말은 이해가 잘 안됩니다.)


한국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베타서비스란 말 한마디로 말미암아 엄청난 무안과 함께 그동안 잊고 있었던 중요한 교훈 한가지를 얻은 셈이었다.

베타테스트와 베타서비스. 비슷한 말이지만 분명 테스트와 서비스는 다른 의미일 것이다. 수십종의 온라인게임이 서비스되고, 또 개발되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제대로된 테스트 문화가 정착되려면 베타서비스라는 말은 베타테스트라는 원래의 뜻과 다른 의미로 쓰여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간절히 머릿속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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