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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속에 등장하는 일본신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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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속 상식 : 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요괴들 - 일본편1

어느 나라를 가든지 그나라가 탄생한 배경에는 수많은 신화나 전설이 있다. 우리나라의 단군신화(단군 신화에 대해 역사학자들 중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았을 때 우리나라의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해 억지로 역사를 신화로 둔갑시켰다고도 한다)나 중국의 3황 5제 등도 이런 국가 탄생신화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나 혹은 영웅은 오늘날에 들어서 게임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 여기서는 이런 신화나 전설 속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신이나 요괴, 악마들에 대해서 다뤄 보고자 한다.



일본편
일본에 대해서 우리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을 종종 사용한다. 일제의 식민지가 됐던 아픈 기억과 독도문제, 교과서 왜곡 사건 등 언제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염장을 긁어 놓는 그들의 망언에 계속 폐쇄 노선을 걸어오며 일본 문화의 수입 불가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 역시 이 폐쇄 정책의 희생자(?)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속에 일본어가 등장하면 안된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것은 안된다’ 등 많은 제약에 걸려 몇 년전까지만 해도 게임센터에서 플레이 하는 아케이드용 게임에까지 배경에 들어가 있던 일본어를 전부 지워야 했었다. 그러나 국제화시대의 거센 물결에 결국 게임계도 서서히 두텁기만 하던 폐쇄의 벽이 서서히 허물어져 가고 있고 있으며, 이제는 PS2의 국내 시판까지 가능하게 됐다.

PS2의 출시는 일본 문화 개방과 더불어 많은 일본 게임들이 정식으로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신화나 신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면 게임을 하는데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자나미, 이자나기

일본의 신화에 대해서 얘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신들이 바로 ‘이자나미’와 ‘이자나기’다. 어릴 적에 죽은 아내를 따라서 저승으로 갔다가 그녀의 변모한 모습에 놀라서 도망쳐 온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자나미와 이자나기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신화에서는 비극으로 결말이 났으며 어찌보면 결국 원수같은 존재가 됐지만, 그들의 비극적인 최후를 게임제작자들이 애석하게 생각해 다시 결합시켜 주기라도 하는 듯 게임에 등장할 때는 대부분 한쌍으로 같이 등장한다.
이들의 강림(보통 판타지 게임에서는 소환이라고 말하지만 일본 게임에서는 강림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은 보통 미코(일본의 신사에서 생활하는 무녀들.
이들은 신을 받들며 일생을 살아가는 사람들)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미코들이 불러낼 수 있는 신들 중 가장 강한 위력을 가진 일명 라스트 소환수격인 존재다.


이자나미, 이자나기 신화

천지개벽 이래 천상의 최고신으로부터 국가를 만들라는 명을 받들고 하계로 내려온 신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다름 아닌 이자나미, 이자나기였다. 이들은 성관계를 맺으며 바다를 가르고 오노코로라는 섬을 만들었다(이 섬은 물론 일본이다).

이후 그들은 부지런히 성관계를 맺어서 계속 일본의 신화에 등장하는 많은 신들을
낳았다(여기서 주목해야만 하는 사실.

보통 건국신화를 보면 신이 하계로 내려와서 몸의 일부를 가지고 인간을 만든다던가 여러 천상의 도구를 이용해서 땅을 만들고 동물들을 만들고 했다라고 하는데 유독 일본의 건국신화인 ‘이자나미, 이자나기’에서는 두 남녀신이 성관계를 맺어서 땅을 만들고 신들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일본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주제가 바로 일본은 성에 대해 개방적이라는 점인데 우리나라처럼 ‘남녀칠세부동석’이라던가 하는 딱딱한 격식을 차리지 않는다(필자의 견해로는 이런 그들의 성에 대한 개방적인 사고는 어쩌면 건국신화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몸에 배어있는 것이 아닐까?).

게임속 상식 : 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요괴들 - 일본편1

그러던 어느 날 그들에게 뜻하지 않은 불행이 닥쳐왔다. 새 자식을 낳던 이나자미가 불의 신 ‘카구츠치’를 낳다가 화상을 입고 결국 그로인해 죽어버린 것이다.

아내와 사별한 이자나기는 슬픔에 겨워 괴로워하면서 아내를 못잊고 결국 이자나미를 찾아서 저승으로 길을 떠난다. 그러나 이자나기가 저승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이자나미는 저승의 음식을 섭취하여 이승으로는 올 수 없는 사람이 돼 있었다. 돌아올 수 없는 그녀에게 이자나기는 같이 돌아갈 것을 계속 권하고, 이에 못이긴 이자나미는 조금만 자기를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한다. 단 자신이 있는 곳을 훔쳐보면 안된다는 단서를 걸고….


그러나 한참을 기다리던 이자나기는 솟아오르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아내의 부탁을 저버린 채 안을 들여다보고 만다. 그 안에서 이자나기가 봤던 것은 썩어서 살이 너덜너덜해지고 몸에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처참한 모습의 이자나미였다.

이 소름끼치는 광경에 이자나기는 놀라서 도망을 치게 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남편에게 화가 난 이자니미는 그를 잡기위해 부하들을 풀게 된다. 그러나 이자나기 역시 신중의 신. 어찌 졸병들에게 잡히리…. 이자나기가 추격을 피하면서 도망을 치자 더욱 화가 치민 이자나미는 스스로 남편을 추격하게 된다.


그러나 이자나기는 그런 아내의 추격도 물리치며 이승과 저승의 경계지점까지 도망칠 수 있었고 그곳에서 거대한 바위로 출구를 막아버리게 된다. 남편의 잔혹한 처사에 분노한 이자나미는 ‘당신이 그런 식이라면 이승의 사람들을 하루에 1,000명씩 죽여서 저승으로 끌고 올 것이다’라고 저주를 퍼부었고 이에 이자나기는 ‘그렇다면 난 하루에 1,500명씩 자손을 생산할 것이다’라고 되받아 쳤다고 한다.

결국 이들 두 부부신의 싸움으로 인해 그때까지 왕래가 가능하던 저승과 이승은 둘로 나뉘어지게 되고 원한을 갚기 위해 매일 사람들이 저승으로 끌려가게 됐다고 한다.

만일 이때 이자나기가 아내의 말에 따라서 조금만 더 기다려줬다면 어찌 됐을까? 그렇게 됐으면 이승과 저승이라는 세계가 분리되지도 않았고 죽는 사람도 없었을지도…. 적절한 인구 조절을 위해 부부싸움을 한 ‘이자나미, 이자나기’ 두 부부신에게 감사해야 하나?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원인 제공자로 증오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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