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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의 기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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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속 롤플레잉 아이템의 뿌리를 찾아서 : 방패



방패는 갑옷이 탄생하기 훨씬 전부터 사용된 방어구로 시대에 따라 다양한 종류와 형태가 있다. 특히 방패는 상대방이 사용한 무기에 따라 갖가지 종류로 나뉘며, 이는 게임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돼 해당 클래스에 따라 알맞은 방패의 선택이 중요하게 묘사된다.
 

☞ 라운드 쉴드(Round Shield)


둥그런 형태의 방패라는 뜻을 지닌 라운드 쉴드는 중세 암흑시기에 서유럽 여러 국가에서 유행했던 방패를 일컫는다. 라운드 쉴드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완전한 원형이며 가운데 부분에는 엄보(Umbo) 또는 오브(Orb)라고 불리는 금속 심으로 구성됐다. 방패의 재질은 참피나무를 대략 3Cm 정도의 목재로 가공해 여러 조각을 옆으로 붙여놓았으며 표면에는 가죽을 입히거나 끝부분에 쇠고리를 끼운 것도 있었다.
대부분의 라운드 쉴드는 직경 30Cm~100Cm, 무게는 0.5Kg~2Kg에 이르는 것이 많아 주로 한손에는 방패, 한손에는 무기를 들고 전투를 벌이는 경우가 많았으며, 여러 명이 집단으로 모여 벽을 만드는 쉴드 월(Shield Wall)이라는 전술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게임에서 등장하는 라운드 쉴드는 목재라는 재질 탓에 가장 기초적인 방패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듯이 강력한 양손 폴암이나 메이스 등의 무기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라운드 쉴드는 처음 캐릭터를 만들었을 때 기본적으로 들고 있는 방패이거나 상인 NPC를 통해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몇몇 게임에서는 무게가 가볍고 활동성이 자유롭다는 이유로 전사가 아닌 캐스터나 바드 계열의 직업용 아이템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라운드 쉴드의 특징적인 면을 가장 잘 묘사한 게임으로는 바이오웨어의 ‘네버윈터 나이츠’와 온라인게임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을 예로 들 수 있다.








판타지속 롤플레잉 아이템의 뿌리를 찾아서 : 방패



☞ 카이트 쉴드(Kite Shield)


카이트 쉴드는 이름 글대로 서양의 연(Kite) 모양으로 제작된 방패다. 모양은 둥그렇고 세로로 긴 역삼각형 형태를 띄고 있으며, 이 방패를 전파한 것으로 알려진 노르만인들의 이름을 따 노르만 스타일이라고도 불린다.
카이트 쉴드는 뒷부분에는 방패와 팔을 고정시키기 위한 이네님즈(Enames)라는 가죽끈이 달려있었으며, 무게는 대략 1Kg, 크기는 폭이 30~40Cm, 길이는 50~100Cm 가량이 대부분이었다. 이 방패는 보병에서 기병으로 군대가 변하던 시기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말에 탔을 때 무방비 상태가 되는 다리부분을 막기 위해 길게 디자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카이트 쉴드는 노르만이 영국 침공시기에 사용해 당시 라운드 쉴드를 들고 방어했던 앵글로 색슨족이 패배한 사례가 있으며, 13~14세기 갑옷의 발전과 더불어 점점 휴대하기 용이하도록 작고 가볍게 바뀌었다.
게임 속에서 카이트 쉴드는 앞서 설명한 라운드 쉴드보다는 한 단계 높은 중간급 방패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이 방패의 특징인 긴 모양은 게임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으며, 옵션과 속성에 따라 중반 이후의 레벨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는 아이템이다. 다만 재질이 나무라는 이유로 아이템의 내구성이 약하게 묘사되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카이트 쉴드가 유용한 아이템으로 등장하는 게임으로는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비롯해 ‘뮤’, ‘발더스 게이트’, ‘네버윈터 나이츠’,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등 판타지와 중세시대를 소재로 한 작품 대부분이며, 일부 게임에서는 다소 변형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판타지속 롤플레잉 아이템의 뿌리를 찾아서 : 방패



☞ 버클러(Buckler)


버클러는 청동 혹은 쇠 등의 금속으로 제작된 원형 방패로 주로 백병전 등의 접근전에서 유용하게 쓰였던 방패다. 이 방패는 보병이 가볍게 들고 움직이기 위해 둘레는 30Cm 미만, 무게는 0.2~0.5Kg 사이의 소형으로 제작되었으며,이네임즈(Enames)를 통해 어깨에 걸칠 수도 있고 있었지만 주로 손에 들고 전투를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버클러는 13~17세기 사이에 널리 사용되었으며, 라운드 쉴드와 같은 손잡이가 있어서 이를 잡고 적의 공격을 막는 데 사용되었다. 특히 래피어 등의 얇고 찌르기 위주의 검이 유행하던 시기에 사랑받았던 버클러는 방패 중앙에 뾰족한 창이나 가시를 달아 방어뿐만 아니라 백병전시에는 공격에 사용되기도 했다. 16세기 중반 이후에는 기존 버클러에 호일로크나 매치로크 피스톨 등을 결합해 건 쉴드(Gun Shield)라는 이름의 특수한 방패가 고안되기도 했다.
버클러는 라운드 쉴드처럼 소형이라는 이유로 게임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전사계열의 방패로 등장한다. 실제와 마찬가지로 둥그런 금속재질의 형태로 묘사되는 버클러는 비교적 값싸고 힘들이지 않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며, 옵션과 속성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초반레벨을 벗어나면 곧장 상점이나 쓰레기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타지속 롤플레잉 아이템의 뿌리를 찾아서 : 방패



☞ 파비스(Pavise)


파비스는 상하로 길게 뻗어있는 대형 방패로 중세 유럽에서 궁수나 크로스보우병의 방어용으로 널리 쓰였다. 이 방패는 거의 사람의 키에 가까운 1~1.5m, 무게는 4~8Kg이나 되었기 때문에 들고 싸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으며, 땅 위에 말뚝을 박아 놓고 그 위에 걸쳐놓은 뒤 뒤에 숨어서 활이나 볼트를 쏘는 전술에 활용되었다.
이처럼 파비스는 전투를 벌이기 위해 다양한 준비가 필요한 방패였다. 일단 땅에 말뚝을 박아야만 파비스를 세울 수 있으므로, 전투를 시작할 지점에 미리 말뚝을 설치해야 했으며, 한번 세워놓은 파비스는 전투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고정될 수밖에 없는 단점도 감안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파비스는 역사적으로 이탈리아 북부의 파비아(Pavia)라는 지역에서 발발한 것으로 이탈리아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주로 14~16세기에 유행했던 파비스는 투척무기로 무장한 병사들이 등에 짊어지고 이동해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재빨리 말뚝을 박아 그 뒤에 숨어서 적을 공격했으며, 특히 한 번 쏘고 난 뒤 재장전 시간이 길었던 크로스보우 병사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방패였다.
파비스는 실제 사용목적이 한정돼 있으므로 게임에서 그리 자주 등장하는 방패는 아니다. 하지만 몇몇 게임에서는 원래의 뜻이 왜곡돼 캐릭터가 들고 싸우는 형태로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국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디아블로 2’에서 파비스는 방어율 75%를 자랑하는 최고급 방패로 묘사되었으나 캐릭터가 직접 들고 싸운다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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