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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잔잔하고 감동의 스토리를 내세운다 - 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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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개발사는 이제 18금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전연령을 대상으로 메이저급 게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리프(LEAF)를 다루어 볼까 한다. 이미 국내에서도 상당한 이름이 알려져 있으며 일본에서도 손에 꼽히는 이쪽세계의 메이저 업체다. 특히 최근에는 아쿠아플러스라는 업체를 내세워 X박스용 롤플레잉 게임 테네렛차를 개발중에 있으며 스스로 18금 업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럼 리프에서는 어떤 게임들을 개발했는지 살펴보자. 참고로 리프사의 게임들은 18금 장면이 없어야 더욱 감동받는다라는 여론(?)덕분인지 대부분 PS 2 및 드림캐스트용으로 전연령판이 나와있으니 쉽게 구해서 즐겨볼 수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게임이 발매된 날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 게임이 내 게임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바로 1996년 7월 26일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게임 발매일중 하나이다. 본 기자가 최고의 스토리라고 손꼽고 있는 키즈아토(痕)가 발매된 날인 것이다. 사실 일본의 성인용 게임을 한다는 제 1의 목표가 그림을 보는 것이고 스토리는 그 다음 목표로 플레이하던 기자가 스토리를 우선시하게 된 게임이 바로 키즈아토일 정도로 그 스토리의 치밀함과 잔잔한 감동은 아직까지 최고로 인정받고 있을 정도다.


어린마음에 상처를...
가장 슬픈 시나리오를 가진...


키즈아토(痕)는 상처자국, 즉 흉터라는 뜻으로 왜 제목이 흉터라고 했는지는 게임을 플레이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정도. 이 게임은 비주얼 노블이라는 장르로 사실상 화려한 그래픽을 기대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큰 실망과 함께 하드에서 삭제되는 비운을 맞이할 수도 있다. 물론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의 재미는 전혀 알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왈가닥 같은 성격이지만 내면에는
파멸과 광기가...
비주얼 노블이란 글이 그림보다 많다


리프는 원래 실험적인 시도와 개성적인 캐릭터, 세련되고 매끄러운 시나리오의 흐름으로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한편의 잘 만든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게임이 아닌 문학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이니 어느정도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지 대충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키즈아토는 첫 번째 플레이 때는 무조건 강제 배드엔딩으로 연결되어 ‘왜?’라는 의문과 스토리를 즐기는데 있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스토리속에 녹아있는 의미와 파멸과 광기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게이머라면 그야말로 진정한 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4자매


프롤로그

별거중이었던 주인공 부친의 돌연 사고사 이후 1개월이 지났다. 긴 대학의 여름방학 끝. 주인공은 예정된 여행을 취소하고 시골에 있는 부친의 생가를 방문한다. 부친의 생가에서 어릴적 양친을 잃고 주인공의 부친에게 부양되고 있던 사촌 자매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그녀들의 슬픔은 세월이 흐르면서 서서히 잊혀지고 밝은 얼굴을 되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는 아직도 남아있었다. 그렇지만 그날 있었던 사건은 그녀들의 마음을 차갑고 비정하게 잡아 찢고 있었다.

투하트는 아마도 국내의 많은 게이머가 즐겨본 게임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비주얼 노블이라는 언어의 장벽을 비공식 한글화 패치가 등장하면서 아주 가볍게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사실 한글화라는 것, 특히 비주얼 노블이라는 장르에 있어서 언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서 게임의 감동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다행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글화 작업을 해서인지 투하트를 즐기는데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


오컬트 소녀 세리카 선배

사실은 대부호의 딸


게임의 배경은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고등학교. 그러나 이 배경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어릴 적부터 소꿉친구, 중학교에서 만난 소녀,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새롭게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물들. 여기에 등장하는 히로인들은 하나같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남자인 주인공과의 소중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은 대부분의 남자들처럼 추억이라기보다는 기억에 가까운 단편적인 내용들로만 생각하고 있다.


중학교때 만난 소녀 시호

어두운 초능력 소녀 코토네


투하트는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추억과 인연이라는 주제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람의 심리. 게임을 진행하면서 주인공이 접하게 되는 히로인들이 어떤 감정의 변화를 가지게 되고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즐기는 것이 바로 투하트의 매력이다.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개성적인 캐릭터들. 일본이나 국내의 게이머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얻었던 것이 바로 투하트에 등장하는 캐릭터중 하나인 마루치(マルチ)로 정확히 말하자면 멀티(Multi)라는 캐릭터. 실제 인간이 아닌 가정용 안드로이드라는 설정이 게이머로 하여금 오히려 보호본능을 이끌어 내면서 헤어짐 이후 엔딩에서 보여주는 감동적인 결말은 많은 게이머로 하여금 리프라는 개발사의 시나리오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데 부족함이 없게한다.


그림만 봐서는 스토리가 이해 안된다

마음을 터놓고 밝은 미래를...


친구로부터 시작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게 되고 서서히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러브스토리에서 감정이입과 감정의 표현을 비주얼 노블이라는 장르로 완벽히 소화해 감동을 주는 게임이 바로 투하트인 것이다. 특히 투하트는 이런 시나리오에 18금이라는 딱지를 위해 어거지로 들어간 성인용(?) 그래픽이 게임의 스토리를 망친다는 의견이 분분해 PS용으로 전연령판이 나왔으며 TV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물론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도 방영된 인기작.


투하트에 등장하는 히로인들


프롤로그

계절은 언제나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다. 하루는 이렇게도 길게 느껴지는데, 그것을 묶어넣은 계절은 어지러울 정도로 빨리 바뀌어버린다. 정신을 차려보면 봄. 불안과 기대를 마음속에 떠올리는 시작의 계절. 펼쳐지는 푸른하늘, 눈부신 빛, 상쾌한 바람에 날리는 연분홍색의 꽃잎들. 정신을 차려보면 여름. 눈부시게 빛나는 계절. 내리쬐는 태양, 확실하게 나타나는 그림자, 시끄럽게 들리는 매미소리, 저멀리 펼처져 있는 구름. 정신을 차려보면 가을. 붉게 물드는 노을의 계절. 신선한 붉은색의 낙엽, 흘러가는 시원한 바람, 떨어진 낙엽을 밟는 소리. 하늘을 태우는 붉은 석양. 정신을 차려보면 겨울. 눈이 쌓이는 하얀 계절. 몸이 웅크려지는 차가운 바람, 새하얀 눈에 남기는 발자국, 하얀 입김, 입김으로 따뜻하게 하는 손. 그리고 또 봄이 왔다.

개인적으로 리프에서 제작한 비주얼 노블 시리즈중 키즈아토와 함께 최고의 명작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게임이다. 이미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키즈아토와 투하트를 해보고 리프의 시나리오에 푹 빠져있을 때 카운터펀치를 날려준 것이 바로 화이트 앨범이다. 국내 일부 팬들은 이 게임을 백색마약이라 부르면서(제목이 화이트...) 시나리오에 감동하고 심지어는 자신과 동일시하는 게이머도 있었다. 그 이유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는 듯한 스토리가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특히 연출에서는 웬만한 드라마를 능가할 정도로 깊이가 있으며 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실제 자신의 경험담을 쓴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사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화이트 앨범의 메인 히로인 ‘유키’와 고교시절부터 연인이었으며 현재는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우연히 가수로 데뷔하고나서 인기를 얻자 서로의 관계가 서먹서먹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때 주인공 앞에 등장하는 5명의 여성.


이 겨울 그대는 누구를 만날 것인가?


화이트 앨범이 기존의 연애시뮬레이션과는 다른 점은 바로 실제 연애를 하면서 일어나는 상황을 절묘하게 연출했다는 것이다. 보통 공략(?)을 하기위해 여성 캐릭터를 선택하면 죽자사자 따라다니면서 계속 만나면 엔딩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화이트 앨범은 전혀 다르다. 각각의 여성들은 모두 인과관계가 있으며 게이머가 원하는 사랑을 위해서는 과감하게 눈앞의 여성을 차버려야 하는 것이다. 물론 원한관계도 없고 차이는 대상마저도 진실한 사랑을 보이고 있기에 그 애절함은 배가 된다.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한 캐릭터 리나


비련의 히로인 유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리프게임의 특징인 사운드 트랙은 게임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데 적절한 양념의 구실을 해주고 있다. 특히 화이트 앨범의 경우는 가수라는 직업을 통해 이들이 들려주는 애절한 가사(물론 사랑타령이다)와 멜로디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가슴을 적셔준다. 이 게임의 주제는 애절함이다. 그런데 웃기는 일이 하나 있다. 위에 스크린샷 중 리나의 그림은 지방의 단란주점 간판 그림으로 애용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아마도 가수라는 이미지가 단란주점의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프롤로그

노래가 들려온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의 길거리를 걷다가 그 노랫소리에 발걸음을 멈춘다. 음반가게 앞에 있는 브라운관 안에서 그녀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나는 브라운관의 바깥에서 조용히 그녀를 보고 있다. 대학에서 귀가길,겨울 바람을 맞으며 언제나 걸음을 멈주게 된다. 나의 일상은 항상 평범했다. 다만 한가지만 빼놓으면...
그녀의 데뷔 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변하지 않고 계속되어 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녀는 그녀의 특별한 생활을 보내고 나는 나의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누군가가 누군가와 만나고 분리되어 그리고 서로와 연관되지만 매일은 끝없이 지나간다.

동인(同人)이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보통 오타쿠라는 단어로 이들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국내에는 동인의 이미지가 오타쿠라는 배타적인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동인이라 함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것을 즐기고 그 즐거움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기 위해 그들의 의지를 책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동인이라고 말한다.


뭔가 초반부터 불타오른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코믹파티라는 게임은 바로 이 동인들의 활동, 그중에서도 만화 동인을 소재로 하는 게임이다. 그리고 이 게임의 주제를 미리 밝히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순수하게 즐기고 그 감동을 남에게 전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문화가 되어버린 코믹마켓이라는 대형 아마추어 동인행사(설명하자면 라그나로크 페스티발 같은...)는 연인원 20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축제가 된지 오래다. 게임은 이 코믹마켓을 코믹파티라는 행사로 묘사하고 있으며 여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펜이 지니는 무게는...(특히 미소녀의 펜은...)


게임기자라는 입장은 어떻게 보면 동인의 입장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유사한 면이 있다.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에서 얻은 감동이나 재미를 남에게 전달하려 노력하는 입장에서 코믹파티는 본 기자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게임이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로 이끌고 가지만 그 내면에 녹아있는 인간관계는 사뭇 지금 내 모습과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같은 취향을 공유하고 있으면서 접근하는 사고방식의 차이와 태도. 이로인해 벌어지는 트러블을 위트있게 엮어나가면서 즐거운 웃음을 선사해 준다.


무엇인가에 혼을 넣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영혼을 불태워 버려라!


프롤로그

노래가 들려온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의 길거리를 걷다가 그 노랫소리에 발걸음을 멈춘다. 음반가게 앞에 있는 브라운관 안에서 그녀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나는 브라운관의 바깥에서 조용히 그녀를 보고 있다. 대학에서 귀가길,겨울 바람을 맞으며 언제나 걸음을 멈주게 된다. 나의 일상은 항상 평범했다. 다만 한가지만 빼놓으면...
그녀의 데뷔 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변하지 않고 계속되어 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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