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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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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PC는 CPU가 2GHz나 되는데 게임은 모자이크로 나와’

대기업 완제품 PC를 구매 해본 사용자들은 위와 같은 생각을 해본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꼭 완제품 PC가 아니더라도 CPU의 속도에 비해 게임 성능은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주위에 가끔 있곤 한데 대부분 VGA(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이다.

사실 컴퓨터 그래픽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게임이 아니라면 비싼 그래픽카드는 필요가 없다. 회사에서 워드나 인터넷 서핑 정도만 하는 PC라면 구형 2메가 짜리 PCI 카드로도 못하는 일은 없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이제 곧 나올 둠3를 해보겠다고 꿈에 부풀어 있는 사용자라면? 아마 비디오 메모리가 8M 이하인 제품의 VGA 가지고 둠3를 돌렸다가는 전성기 시절의 선동열 방어율에 버금가는 초당 프레임으로 인해 게임상에서 순간이동을 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 언토 2003 같은 게임의 초당 프레임이 이 아저씨의 통산 방어율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면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 해야 될 시점이 온 것이다

어찌되었던 GHz 대의 CPU를 가지고도 게임을 실행하면 프레임이 선동열 방어율에 육박한다면 굉장히 황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래픽카드를 새로 장만해봐야 될 것 같은데…. 아는 것이 없어서 그냥 용산 점원들이 말하는 것 중에서 가장 싼 것을 고르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오늘 다루는 내용들만 알아도 어떤 제품이 자기에게 맞는지 인터넷에서 직접 선택하고 구입할 수 있을 정도는 될 수 있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웹사이트에 나와있는 그래픽카드의 사양표를 보고 사양표에 나와있는 용어가 어떤 내용인지 확인해보는 작업을 먼저 거치도록 하겠다. 사실 그래픽카드의 사양표에 나와있는 용어들이 무엇을 뜻하고 성능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만 알아도 오늘 다루는 내용의 2/3는 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혀 모르는 사용자들은 사양표를 봐도 영어와 한글이 오묘하게 섞여있고 뭔가 수치 같은 것도 있어 굉장히 어려운 내용일 것 같아 지레짐작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굉장히 간단하다.

아래의 사양표는 하드웨어 벤치마크 사이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www.kbench.com에 올라와있는 지포스4(Geforce4) 그래픽카드의 사양표이다. 이 사양표를 한번 살펴보자.

1> 제품명
PLATINUM GeForce4 Ti4200-8x SE 128MB
2> 제조사
슈마일렉트론
3> 코드네임
NV28
4> 코어 동작클럭
275MHz
5> 메모리 동작클럭
550MHz (275MHz DDR)
6> 픽셀 파이프라인
4
7> 픽셀 처리성능 (Pixels/s)
1.1G
5-2> 메모리 스펙
Hynix 3.3ns DDR SDRAM 128MB
8> 입출력 환경
D-SUB, DVI, TV-OUT
9> 가격
미정

▶ 위의 표에 나와있는 제품이 바로 이 제품이다

1> 제품명 : 그래픽카드에 관심이 조금만 있다면 제품명만 봐도 대충 어떤 제품인지 알아볼 수 있다. 그래픽카드들의 경우 제품명을 거의 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 : 그래픽카드 칩셋)명을 따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제품도 지포스4 Ti GPU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AGP 8x에 대응하고 128메가의 램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 수 있다. 거기에 Special Edition의 약자인 SE를 붙여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걸 은근히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제조사 : 이 그래픽카드를 만든 회사를 뜻한다. 슈마일렉트론이라는 국내 회사에서 만든 제품임을 알 수 있다.

3> 코드네임 : PC 관련 업체들을 보면 시제품이 나오기 전, 그러니까 개발 단계에서는 실제로 제품명을 붙이지 않고 코드명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경우도 새로운 윈도우를 개발할 때는 미국의 도시 이름으로 코드명을 붙여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이 사양표에 있는 NV28이라는 코드명은 지포스4 Ti GPU(혹은 ‘칩셋’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를 뜻한다. 참고로 지포스4MX의 코드명은 NV17과 NV18이 있으며 지포스FX는 NV30이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되어지고 있다.

4> 코어 동작 클럭 : 드디어 뭔가 좀 어려운 말이 나올 듯 한다. 코어는 영문으로 Core를 뜻하며 GPU의 처리 능력을 나타낸다. 보통 ‘코어클럭’ 이라고 불리우며 단위는 MHz를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수치가 클수록 빠르다. 일반적으로 GPU 개발 업체에서는 ‘레퍼런스(reference)’라 하여 해당 GPU의 코어클럭과 메모리클럭, 그리고 메모리 용량을 몇메가로 해야 되며 몇 MHz에 맞춰야 된다라는 정의를 그래픽카드 제조업체에 알려주게 된다.

하지만 발열대책이나 가격적인 요소들로 인해 같은 GPU 인데도 제조업체에 따라 혹은 같은 제조업체의 같은 GPU 인데도 클럭이나 메모리 용량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음을 유의하도록 하자. 참고로 레퍼런스 클럭보다 낮은 제품은 가격은 더 싸나 당연히 속도는 더 느리며 레퍼런스 클럭보다 높은 제품은 속도는 더 빠를 수 있으나 오버클럭인 경우가 많아 안정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되도록 레퍼런스 클럭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게 좋다. (속도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면 클럭이 좀 더 낫더라도 보다 싼 제품을 사는게 주머니 사정에는 도움이 되는건 사실이다. ^^;;)

5> , 5-2> 메모리 동작 클럭 과 메모리 스펙: 표에 나와있는 대로 보면 이 그래픽카드에는 하이닉스 128메가 램이 장착되어 있고 275MHz로 작동하는 DDR 메모리임을 알 수 있다. 이미 PC에 메모리가 잔뜩 꽂혀있는데 그래픽카드에는 왜 이렇게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냐고? 이제 그래픽카드에도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8메가 메모리가 붙어있는 VGA는 ‘Overspec이다’, ‘VGA에 그렇게 많은 램 따위는 필요하지도 않다’ 라는 말도 있었지만 요즘은 128메가가 탑재된 그래픽카드도 10만원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 보면 다다익선이 추세인가 보다. ① 그래픽카드의 메모리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해상도와 색을 표현하는데 필요한 기억장치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3D 가속 기능이 발전하기 전에는 그래픽카드가 ①번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됐으므로 고해상도의 그래픽작업을 하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2메가에서 4메가 정도의 비디오메모리만 있다면 기본적인 게임(3D 가속기능을 이용하기 이전의 2D 게임들)이나 동영상 감상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비디오 메모리가 하는일이 더 있으니 ② 각 픽셀의 위치값과 색상값의 정보를 기억하는 역할을 부수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최근의 게임 추세인 과다한 폴리곤을 사용하는 3D 게임들의 경우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 픽셀의 위치와 각 색상을 그래픽카드에서 정신없이 소화를 해야되는 관계로 메모리의 용량이 커지게 된다. 또한 메모리 용량만 커진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메모리의 처리속도 또한 빨라야지만 병목현상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좀 더 빠른 메모리를 사용하거나 메모리 클럭이 높은 제품이 더 빠른 처리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6> 픽셀 파이프라인 (Pixel Pipeline) : 달랑 숫자가 4만 쓰여있으니 초보자들은 이게 대체 뭘 뜻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을 수도 있다. 파이프라인을 간단히 말하자면 데이터들이 오고가는 길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이 그래픽카드는 픽셀 데이터들이 소통하는 길이 4개 있다는 말로 이해하자. 파이프라인이라는 용어는 그래픽카드 뿐만 아니라 CPU에서도 사용되는 용어이다.

파이프라인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프로세서에서 처리한 데이터를 메모리에 보내는 동안 다른 데이터들은 프로세서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데 파이프라인을 쓰게 되면 하나의 데이터가 옮겨지는 동안 동시에 다른 데이터들의 명령도 프로세서가 수행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파이프라인이 많을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는 빨라지게 된다. 상식적으로 오고가는 차량의 수가 동일하다면 2차선 도로보다 4차선, 8차선 도로가 소통이 원활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 어떤 도로가 더 소통이 원활할 것 같은가?

7> 픽셀 처리 성능 : Pixel은 Picture Element의 약자로 우리나라 말로는 ‘화소’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컴퓨터에 표현되어지는 색상은 R(Red : 빨간색), G (Green : 녹색), B(Blue : 파란색) 3가지 색의 조합으로 모든 색상이 표현되어 진다. 그러므로 한 픽셀의 색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각 색깔이 1Byte를 차지하므로 3Byte의 데이터가 사용되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사양표의 픽셀 처리 성능을 봤을 때 이 그래픽카드는 초당 1.1GByte의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8> 입출력 환경 : 입출력 환경이란 이 그래픽카드가 가지고 있는 입력단자와 출력단자가 어떤 것이 있는지를 뜻한다. 사양표를 봤을때 이 그래픽카드는 D-Sub 단자와 DVI 단자 그리고 TV-Out 단자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D-Sub 단자는 일반적인 모니터들이 가지고 있는 넙적한 단자를 말하는데 그 단자가 D자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Sub는 Subminiature의 약자다). 예전에는 9Pin 짜리도 있었지만 요즘의 D-Sub들은 모두 15Pin 짜리들이다.

DVI는 Digital Visual Interface의 약자로 주로 LCD 모니터에서 사용하는 단자이다. 일반 모니터, 그러니까 CRT 모니터들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아날로그 신호만 받을 수 있어서 그래픽카드에서 나오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경하여 보내야만 하는데 그러므로 화질 손상을 감내해야 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LCD 모니터들의 경우는 디지털신호를 바로 입력이 가능할 수 있는데 D-Sub 단자로는 불가능하여 DVI 단자를 이용하게 된것이다. TV-Out 단자는 PC에서 보내는 화면을 모니터 뿐만 아니라 보다 큰 TV에서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내장되는 단자이다. DVD나 Divx을 많이 보는 사용자들에게는 꽤나 유용한 단자일 수 있다.

9> 가격 : 말하나 마나 당연히 판매 가격을 뜻한다. -_-

대충 사양표에 나와있는 내용들을 훑어보았다. 이 정도만 알면 이제 제품 소개를 읽을 때 내용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품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여기서 잠깐~
폴리곤이 대체 뭐에요?
그래픽카드는 물론 3D 게임에 관한 리뷰을 보면 폴리곤이라는 용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폴리곤은 영어로 Polygon이라고 쓰며 영어 그대로를 해석하면 다각형이라고 해석되지만 여기서 말하는 폴리곤은 평면 삼각형의 면 하나를 뜻한다. 컴퓨터에서 보여주는 3D 들은 모두 여러 폴리곤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 글을 읽는 독자들이 상상하기에도 삼각형은 모두 각이 져있어 어떤 개체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기에는 좋은 도구는 아니다.

그래서 보다 자연적으로 입체적인 개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수십만, 수백만개의 폴리곤들을 붙여 입체적인 영상을 만들어낸다. 최근에 나오는 게임들은 하나의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사용되어지는 폴리곤의 수가 많아 예전 3D 게임들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동작을 보여줄 수 있다. 퀘이크 1과 퀘이크3만 비교하더라도 훨씬 입체적인 영상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던 게임에서 사용되는 폴리곤들은 갈수록 많아질 것이고 이러한 엄청난 수의 폴리곤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뒤따라 줘야지만 제대로 된 영상을 만끽할 수 있다.
CPU와 달리 VGA 칩셋 제조사들은 부침이 상당히 심하다. 한때는 3Dfx의 독주였다가 3Dfx Vs Nvidia로 가더니 지금은 ATI가 전면에 나서면서 Nvidia와 ATI의 대결이 되가고 있다. 간단히 몇 몇 유명 회사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Voodoo 광신도들을 만들어냈던 3Dfx

3D카드 하면 부두로 통하던 때도 있었다. 필자의 경우만 하더라도 IMF가 터진 그 해에 나온 부두1을 20만원 가까이 주고 구입했던 기억이 있다. 그전의 3D 카드들은 말만 3D 카드이지 기존의 카드들과 눈에 띄게 차이나는 점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부두1은 정말 대단했었다. 특이하게 기존의 그래픽카드에 3D 성능만을 위해 Add-On 식으로 장착해야 했던 부두1은 당시 기준에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었지만 기대이상의 성능으로 인해 꽤 많은 판매량을 달성할 수 있었다.

부두1의 성능을 알 수 있는 극단적인 예로 니드포스피드2를 들 수 있겠다. 부두1을 장착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코스를 달리다 보면 날벌레들이 앞 유리창에 부딪혀 유리에 자국을 남기게 되는데 일반 그래픽카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효과이다. 거기에 체감적으로 느끼는 속도 향상은 거의 4배이상으로 거의 끊김없는 레이싱을 즐길 수 있었다 (당시 필자의 사양은 펜1 166, 64램, S3 Virge 4M VGA였다).

부두1의 메가 히트 이후로 2D까지 통합한 부두러쉬가 나왔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부두2 또한 부두1과 특별한 차이점을 찾을 수 없을 뿐더러 Nvidia의 리바128보다 DirectX에서의 성능이 뛰어나지 못해 조금 주춤하는 듯 하더니 부두3 2000과 3000으로 멋지게 다시 돌아와 ‘역시 3Dfx’라는 평을 듣기도 했었다.
하지만 후속 작품이 너무나 늦어진 데다가 나온 제품들 마저 경쟁업체인 Nvidia의 지포스 시리즈에 성능, 가격 모두 뒤쳐져 결국 Nvidia로 합병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Nvidia에서 곧 출시한 지포스의 최신 기종인 지포스FX는 3Dfx의 FX을 따온 것으로 3Dfx에서 개발한 기술들이 대폭 들어간 제품이라고 하니 3Dfx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사용자라면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갖고 있던 관심도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 시중에 나온지도 몰랐던 부두5 6000. 부두5 칩셋 4개가 보드 한장에 빼곡히 박혀있는 제품으로 줄줄이 박혀있는 쿨러가 정말 엽기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2) 세상 VGA 시장을 다 가질 뻔한 Nvidia
Nvidia에서 리바128을 출시할 때만 하더라도 DirecX 게임에서의 속도만 왕창 빠르고 색감은 흐리멍텅하고 동영상은 악몽이며 1시간만 바라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는 그래픽카드라는 혹평도 들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Nvidia가 이렇게 큰 회사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기존의 3Dfx가 워낙 잘 나가고 있었고 S3의 Savage3D도 준수한 3D 성능에 강력한 동영상 재생 기능으로 어필하고 있었던 터라 Nvidia의 위치는 아직 확고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게다가 3Dfx는 Glide, S3는 S3TC라는 자체적은 API를 가지고 있었고 둘 다 OpenGL에서의 성능이 탁월했지만 Nvidia는 오직 마이크로소프트의 DirectX만 주구장창 지원할 뿐이었다. 하지만 게임업체들이 모두 DirectX를 표준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시장상황은 변하게 되었다. 게다가 Nvidia에서는 발빠르게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색감이나 동영상이 어떻던 ‘게임에서는 가장 빠른 VGA’를 만드는 회사로 인식하게 된다. 지포스 시리즈는 Nvidia를 그래픽카드 시장의 승자로 만들어주며 최고의 경쟁업체인 3Dfx까지 인수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그래픽카드 시장의 1인자로 남겨있다.

▶ 유럽쪽에 출시된 지포스FX. 한화로 환산할 때 세금까지 포함하여 약 80만원 정도 하는 엄청난 제품이다

3) 2D 색감만 좋은 줄 알았지? ATI
사실 ATI는 게임용 VGA라기보다 노트북용 VGA나 완제품PC에 인기있는 칩셋들을 제조했었다. 물론 동영상 전문가를 위한 그래픽카드도 만들기는 했었지만 이것 또한 게이머들에게 친숙할만한 제품은 아니어서 3,4년 전만 해도 ATI는 게이머들이 선택하는 회사는 아니었다. 레이디언(Radeon) 시리즈 이전에도 3D라고 이름붙인 ATI의 그래픽카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말만 3D지 하드웨어적으로 제대로 된 3D 효과를 지원하지는 못했었다.

처음 레이디언 개발 관련 뉴스를 봤을 때 ‘저것들 또 3D라는 이름만 붙여 허접한 카드 하나 만드나 보네’ 라고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레이디언이 출시했을 때 그 놀라움이란…. 3Dfx가 Nvidia에 합병되고 S3도 VIA에 넘어갔을 때 이제 VGA는 Nvidia밖에 없구나 했었는데 ATI가 Nvidia의 독주를 막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하더라도 기존의 ATI 카드들에 비해 3D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고 하지만 레이디언이나 레이디언 LE, VE 때만 하더라도 Nvidia의 무서운 속도를 뛰어넘는 것은 힘들어 보였었다.

하지만 최근에 레이디언9xxxx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그런 의구심은 완전히 날려버리게 되었다. 레이디언 9700 경우는 지포스4 Ti 보다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고 색감도 Nvidia 계열의 그래픽카드들보다 낫다는 평을 듣고 있어 사용자들이 빠르게 ATI로 넘어가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저가형 그래픽카드 제품군이 Nvidia에 비해 약하다는 것이다.

▶ 3D 성능은 물론 색감까지 모두 잡은 레이디언9700. 문제는 가격도 사람잡을 수준으로 높다는것이다 -_-

4) 그래픽카드의 명품 매트록스
보통 그래픽카드들이 4,5만원씩 할 때 매트록스의 밀레니엄 시리즈는 1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가격으로 돈 꽤나 있는 사용자나 그래픽을 전문으로 하는 PC에서나 장착하는 그래픽카드였다. 이 밀레니엄 시리즈의 놀라운 점은 3D 성능을 척도로 하는 시대에서도 칼 같은 2D처리 능력과 해상력으로 한번 매트록스 제품을 사용하면 다른 제품은 사용하지를 못하게 하는 것이다.

3D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G4xx 시리즈 또한 다른 그래픽카드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성능이었지만 기존의 강점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다가 당시에 최초로 선보인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으로 고급 사용자들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한다 (그전에도 2개의 그래픽카드로 듀얼 모니터를 구성할 수는 있었지만 1개의 그래픽카드로 듀얼 모니터를 구성할 수 있는 최초의 카드가 바로 G400 이었다). 후속작으로 나온 G5xx 시리즈는 G4xx시리즈에서 많이 발전한 모습은 아니라서 많은 사용자들을 실망시켰다.

최근에 나온 파헬리아는 3D 성능에 꽤나 많은 발전이 있다고 해서 사용자들의 기대를 한껏 높여 놓았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으로 인해 그다지 많은 사용자가 찾고 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아래 사진과 같은 3대의 모니터를 이용한 서라운드 게이밍 환경은 정말 구매욕구를 팍팍 자극한다.

▶ 이 사진만 보면 성능이고 가격이고 다 용서해주고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파헬리아와 3대의 모니터를 이용한 3D 게이밍 환경

5) 동영상의 최강자 S3
S3도 ATI와 마찬가지로 가짜 3D 카드인 S3 Virge 시리즈 등으로 사용자들을 몇차례 우롱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Savage3D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3D 그래픽카드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는데 S3만의 S3TC라는 무기를 들고 나온다. 문제는 이 S3TC를 사용한 게임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3Dfx의 Glide의 경우 많은 게임에서 사용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S3TC는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은 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S3TC로 패치한 언리얼과 같은 게임에서는 꽤나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일반 OpenGL 게임이나 DirectX 게임에서도 쓸만한 성능을 보여주어 나름대로 찾는 사용자들이 어느정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게다가 동영상에서는 다른 VGA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칼 같은 재생능력으로 동영상을 주로 보는 사용자들에게는 최선의 카드가 바로 Savage 시리즈였다.

S3도 후속작들인 Savage4와 Savage2000이 시장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해 메인보드 칩셋 업체인 VIA에 흡수합병되어 최근에는 노트북에서나 Savage라는 이름을 간간히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최근에 Savage의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으나 정확한 스펙이 공개되지 않아 루머로 끝날 공산도 크다고 한다).

현재 시장에서 PC에 들어갈 그래픽카드를 선택한다면 단 2개의 회사에서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바로 Nvidia와 ATI 다. 물론 특이하게 매트록스의 파헬리아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도 비싼 가격과 게임에서의 성능이 그 ‘너무나도 비싼 가격’을 생각했을 때 실망스럽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에 돈은 상관없고 무조건 최고의 성능만을 원한다면 지포스4 Ti 4600 이나 레이디언 9700 프로를 선택하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둘 다 5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꽤나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앞서 밝혔던 것처럼 그래픽카드 시장은 계속 새로운 칩셋이 출시되고 게임들 또한 갈수록 고사양화 되가고 있어 그래픽카드는 업그레이드가 잦은 부품일 수 밖에 없는데 너무 큰 돈을 투자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는 일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약간 눈높이를 낮춰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살펴보자.
그럼 먼저 Nvidia에서 저가형 제품군은 지포스4Ti 4200과 지포스4MX440이 있다. ATI에서는 레이디언 9000과 8500에서 이름을 개명(?)한 9100 제품군이 있다.

▶ 지포스4Ti4200. 저가형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 일반적인 사무환경과 동영상 감상, 그리고 게임까지.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 탈바꿈한 레이디언8500

1) 지포스4 Ti 4200 - 저가형이라고 하지만 17만원에서 27만원까지 다양한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10만원 씩이나 가격차이가 나는 이유는 내장된 램의 용량(64메가/128메가)차이도 있겠지만 VIVO(Video in ? Video out : 외부 입력-출력 모두 지원) 기능과 같은 부가기능 유무에서 가격차이가 나타난다. 어찌되었던 저가형이라고 부르기에는 만만찮은 가격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지포스4MX440이나 레이디언9000 보다는 빠른 속도가 장점이다.

지포스4Ti4600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일반적인 3D 게임에서 16비트, 1024x768 정도의 해상도라면 Ti4600과 프레임 차이가 크지는 않다. 다만 고해상도로 갈수록 프레임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가격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훌륭한 편이라 볼 수 있다.

2) 지포스4MX440 - 먼저 지포스4라는 말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자. 지포스4MX440의 GPU는 지포스4계열이 아닌 지포스2 계열이다. 그러다보니 벤치마크를 하다보면 어떤 항목에서는 지포스3Ti200 보다도 떨어지는 성능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4MX440 또한 고해상도에서 무리하게만 실행하지 않는다면 현재 나와있는 3D 게임에서는 어느정도 통할만한 성능은 된다. 다만 곧 출시될 둠3에서는 확신을 하지 못한다(둠3를 제대로 돌릴려면 최소 레이디언9700이나 지포스4Ti4600은 되야 할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포스4MX440의 가격대도 6만원대부터 18만원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있다. 듀얼 디스플레이 유무라던가 램의 종류와 용량 차이로 인해 생기는 가격 차이인데 용량은 64메가짜리를 골라도 무방하지만 램이 SDRAM인 경우는 구매를 삼가고 DDR RAM을 이용한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자. 보통 8만원에서 13만원 사이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ATI 레이디언 9000 - 레이디언9000도 8만원대부터 19만원대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한다. 2개의 모니터를 이용하는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좀 더 저렴한 제품의 구매가 가능하다. 램은 64메가짜리와 128메가짜리가 있는데 굳이 128메가 짜리를 구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디언9000이 가지고 있는 스펙으로 봤을 때 64메가가 적당한 용량이 아닌가 싶다. 정확하게 비교 분석한 벤치자료가 없어 확실한 코멘트는 힘들지만 사용자들의 평을 봤을 때 지포스4MX440보다 약간 느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레이디언9000 역시 저가형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생각했을 때 가격을 고려했을 때의 성능은 그렇게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무조건 저가형에서 고르고자 한다면 지포스4MX440이나 레이디언9000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될텐데 게임은 물론 사무용 작업까지 고려한다면 레이디언 9000을, 무조건 게임만을 생각한다면 지포스4MX440을 구매하는게 좋을 것 같다.

4) ATI 레이디언 9100 (혹은 레이디언8500) - 원래 레이디언 9xxx시리즈는 9000, 9500, 9700 제품으로 나눠져있었다. 9100이라는 제품은 애초 라인업에 존재하지 않은 제품이었는데 기존의 레이디언8500의 가격이 9xxx제품군의 출시로 폭락하면서 레이디언 9000의 가격과 거의 비슷해지게 되었고 성능은 오히려 9000보다 나은 결과를 보여주게 된다. 결국 사용자들의 혼선을 빚게 되어 8500을 9100으로 개명하여 나오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름은 9100이지만 GPU는 9xxx계열이 아닌 8500 계열이며 9xxx에서 지원하는 일부 기능을 포함하는 8500 제품들은 9100으로, 기존의 8500이 그대로 나오게 되는 경우는 레이디언8500이라는 이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레이디언 9100은 8500과 동일한 GPU를 사용하지만 2차 램댁이 제거되어 CRT+CRT와 같은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은 지원하지 않으며 CRT+DVI를 이용한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만을 지원한다(8500 제품 중 일부 제품들의 경우도 CRT+CRT를 이용한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꼭 확인을 해야 한다).

8500의 장점이라면 성능은 9000보다 뛰어나며 드라이버도 9xxx 버전보다 더 안정화 되어있다는 것이다. 지포스4MX440보다는 나으며 지포스4Ti4200보다는 떨어지는 성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자 가독성이나 동영상 재생능력은 지포스 계열보다 훨씬 뛰어나므로 게임은 물론 동영상, 사무작업용 등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PC를 꾸미고자 할 때 적당한 그래픽카드라 할 수 있다. 코어와 메모리 클럭이 꼭 275MHz 인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자. 거의 모든 제품들이 250MHz 클럭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구입전에 제품소개 등을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자.

5. 마치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CPU와 마찬가지로 그래픽카드는 1년에 2,3개의 칩셋이 새로 개발되어지고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게임들은 그래픽카드들의 성능에 맞춰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게임들을 계속 개발하고 있어 새로운 게임이 나올 때 쯤이면 현재 가지고 있는 그래픽카드가 어느새 구식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 강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언제나 최신의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초당 1,2프레임에 매달리면서 까지 잦은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게임에서 옵션을 조정하여 자신의 그래픽카드에 최적화된 설정값을 찾는 게 더 합리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버벅거림을 참을 수가 없어 꼭 업그레이드를 해야 된다면 꼭 자신이 투자한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찾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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