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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카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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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모든 것’코너는 독자여러분들의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마련했습니다. 하드웨어는 절대로 어렵거나 딱딱한 분야가 아닙니다. 차근차근히 읽다 보면 어느새 부쩍 늘어난 하드웨어 상식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독자 여러분의 정독을 바랍니다. ^^

글/원병우


PC를 가지고 놀기 시작한 후 감동 (혹은 놀라움, 희열)을 받았던 기억들이 몇개씩은 있을 것이다. 필자 주위의 후배 중에 박모군의 경우는 남들이 다 펜티엄에 16메가 혹은 32메가 램을 달고 있을 때 486 PC에 4메가를 꼽고 살았던 친구인데 누군가에게 받은 4메가 램을 더 꽂은 어느 날 저녁 PC통신에서 만났을 때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형. 램이 8메가니까 안돌아가는 게임이 없어!! T.T” 지금은 그래픽카드도 64메가가 달린 제품을 사용하는 친구지만 이 친구는 이때가 가장 놀라운 체험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부두1을 처음 꼽고 퀘이크1과 니드포 스피드 2 SE를 돌렸을 때 받았던 충격적인 화면과 ‘한메 타자 교실’이라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타자 연습 프로그램에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라는 단문으로 처음 700타 고지를 점령했을 때 그리고 처음 TV카드를 달고 모니터에서 TV를 봤을 때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가장 놀라웠고 큰 감동을 느꼈던 건 286시절에 친한 형 집의 PC로 윙커맨더를 하다가 스피커에서 나왔던 사람의 목소리였다. PC에서 사람의 음성이 그대로 나올 수가 있다니…. 기껏해야 로드러너나 팩맨과 같은 단순한 사운드만 듣던 필자에게는 굉장히 큰 충격이었고 사건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게 애드립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때 들었던 소리가 현재까지 PC를 가지고 놀면서 가장 놀랐던 기억이다. 아마 그때쯤이 사운드카드가 조금씩 일반 PC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PC의 모든 것’ 이번 이야기는 이 사운드카드에 대한 것이다.

사운드카드는 CPU나 그래픽카드처럼 변화가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여러 번 큰 전환점을 돌면서 발전해왔다. 사운드카드의 경우 CPU나 그래픽카드처럼 수치화된 데이터로 평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성능에 대해 뚜렷하게 보여줄 만한 근거가 많이 부족하다. 그런 의미에서 어려운 용어나 데이터 등을 보면서 배우는 것보다 사운드카드의 변천사를 알아보면서 정리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1) PC를 처음 울린 애드립


필자가 윙커맨더에서 처음 사람의 음성을 들었을 때만 해도 사운드카드는 필수가 아닌 선택일 뿐이었지만 PC 게임들에서의 사운드지원이 늘어나면서 사운드카드도 필수 구입 품목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물론 애드립 이전에도 PC 내부에 장착한 스피커를 이용해 프로그램들에서 소리를 나게 할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표현할 수 있는 음에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애드립이 본격적인 사운드카드의 시초라고 할 수 있겠다. 90년대 들어서 주로 발매된 애드립 카드는 80년대 후반에 발표된 것으로 야마하의 YM3812 사운드 칩을 이용해 8개의 리듬 악기와 3개의 타악기 소리를 동시에 낼 수 있었으나 악기 소리 외의 효과음, 목소리 등을 내는 기능은 없었다. MT-32 미디 음원 모듈은 아무래도 개인의 PC를 위한 것으로는 가격이 높았던 문제가 있었다. 또 코복스(COVOX) 카드라는 효과음을 위한 카드도 있었는데 이들은 게임에서만 활용될 수 있었다.

애드립 시대에서의 사운드카드의 역할은 단순히 게임에서의 음악을 지원해주는 역할뿐이었다. 하지만 싱가폴에 본사를 둔 크리에이티브사의 사운드 블라스터가 나오면서 사운드카드 시장은 완전히 사운드 블라스터의 1인 천하가 되어버리게 된다.

2) 천상천하 유아독존! 사운드 블라스터 전성시대


사운드카드는 사운드 블라스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지금과 같은 틀을 가지게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MIDI를 지원하게 되면서 게임에서의 음악은 거의 미디(MIDI : 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 의 약자)로 표현되게 되어 얼마나 MIDI를 잘 표현해주느냐가 사운드카드의 구매 포인트가 되던 시절이었다.

사운드 블라스터가 당시 PC의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메인보드 업체나 그래픽 카드 업체들도 사운드 블라스터를 염두에 두며 제품을 생산하게 되어 사운드 블라스터는 어떤 부품과 결합해도 문제가 없는 안정성을 보여주게 된다.
크리에이티브 랩사는 89년 게임 블라스터(Game Blaster)라는 이름의 카드를 발표, 게임내에서의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했다. 그러나 이 제품 역시 게임만을 위한 것으로는 가격이 높았고 보급은 더뎠다. 몇 달후 크리에이티브 랩사는 사운드 블라스터(Sound Blaster) 카드를 발표하였는데 236달러의 가격에 애드립, 게임 블라스터와 호환되었고 마이크 입력과 미디(MIDI), 조이스틱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었다. 이것으로 IBM PC용 사운드 카드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실제 93년이 지나 사운드 블라스터 프로부터 일반적으로 많이 설치되었고 이전에는 사운드 블라스터 호환 카드(흔히 말하는 짝퉁)들의 판매가 더욱 많았다. 어쨌든 사운드 블라스터와 프로는 특허를 걸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호환 제품들을 양산했고 이것이 결국 사운드 블라스터가 곧 사운드 카드의 표준이라는 인식을 가져다 주었다.

이때는 CPU=인텔, 사운드카드=사운드 블라스터라는 공식이 그대로 통용되었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에 국산품으로 인기가 높았던 제품으로는 옥소리가 있었는데 사운드 블라스터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미디음을 잘 표현해주어 인기가 높았었다. 국내에 노래방이 한참 유행일 때는 노래방 프로그램을 번들로 제공하고 실제 노래방 수준의 음 표현력을 보여주는 사운드카드들을 잇달아 발표해 사운드 블라스터의 경쟁상대로 자리매김했었다. 옥소리는 지금으로 보면 인텔에 대항하는 AMD 정도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매니아들과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던 회사이나 안타깝게도 IMF 직후 다른 회사로 넘어가게 되었다.


출시 당시 노래방 기계 못지 않은 기능과 소리를 들려주던 옥소리 메프2.
만만찮은 가격이었지만 꽤 높은 인기를 누렸던 제품이다


그리고 사운드 블라스터는 사운드 블라스터 프로, 사운드 블라스터 16 시리즈, 사운드 블라스터 32 시리즈, 사운드 블라스터 64 시리즈를 거쳐 사운드 블라스터 Live! 시리즈와 지금은 오디지(Audigy) 시리즈가 나오고 있다. 사운드 블라스터 16 이상의 제품은 독점적이었기 때문에 호환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대신 윈도우 시대가 열리면서 호환성에 대한 문제는 점차로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되지 못했다.


이제 사진 조차도 구하기 힘든 사운드 블라스터 64.
정말 어렵게 구한 사진이다 -_-


3) 사운드카드 춘추 전국 시대


어찌되었든 사운드 블라스터는 도스 시절에 사운드카드의 표준이었다. 모든 사운드카드는 사운드 블라스터와 호환이 되야만 도스에서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줄 수가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 도스 시절에도 게임을 즐겨 하던 독자라면 config.sys나 autoexec.bat 파일에 ‘set blaster= ‘이라는 명령어를 입력했던 기억이 날 것이다). 윈도우에 와서는 ‘사운드 블라스터 호환’이라는 문구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운드 블라스터의 명성은 대단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이 찾는 사운드카드이다.

90년대 들어 확고해진 사운드 블라스터의 위치는 95년 윈도우 95의 등장과 함께 조금씩 흔들리게 된다. 사운드 카드의 용도에서 게임과 멀티미디어 타이틀이 차지하는 위치는 아주 큰데, 이들 소프트웨어가 윈도우 95/98을 기반으로 하게 되면서 윈도우 95/98 용의 제어기만 제작하면 호환성에 대한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 되기 때문이다. 즉, 사운드 블라스터가 아니더라도 수 많은 응용 프로그램에서 윈도우 95/98 제어기만 적용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게임에서는 MIDI 보다 음 표현능력이 더 좋은 Wav 파일을 더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MP3 파일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사운드카드 구매 포인트의 핵심이었던 MIDI 재생능력은 더 이상 중요한 사항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사운드카드들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각 제조업체마다 특징적인 장점을 내세워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사운드 블라스터의 경우 시장의 변화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해 새로운 제품 개발은 하지 않고 저가형에서는 출시된 지 3, 4년이 지난 사운드 블라스터16과 사운드 블라스터32를 윈도우 PNP 모드만 지원해 나온 사운드 블라스터16 PNP라던가 사운드 블라스터32 PNP 등과 같은 제품을 그대로 출시했고 사운드 블라스터 32를 약간 더 고사양화 해 사운드 블라스터 64 시리즈를 내보았지만 너무 고가 제품이라 그리 큰 반향은 얻지 못했었다. 사운드 블라스터 32와 사운드 블라스터 64가 나온 이후 Live!가 나오기 직전까지인 이 시절이 사운드 블라스터가 가장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시절이었다.

4) 새로운 개념의 사운드카드들과 멀티채널 시대 돌입

이때 처음으로 국내에 4채널, 그러니까 4개의 스피커를 지원하는 사운드카드가 등장하게 되었다. ‘사운드트랙’이라는 제품명을 가진 이 사운드카드는 앞서 말한 옥소리의 핵심멤버들이 다시 뭉쳐 만든 ‘훈테크’라는 업체의 순수 Made in Korea 제품이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멀티채널이 1996년인 그때만 해도 이슈가 되어 ‘인간의 귀는 2개 뿐이라 2개의 스피커면 충분할 뿐 더 이상의 많은 스피커를 지원한다고 해서 현장감이 더 뛰어나다고 하는 건 말도 안된다. 단순히 느낌일 뿐이다’ 라는 글도 심심찮게 올라오기도 했다.

필자의 경우 사운드트랙이 나오기 1년 전쯤에 미디뱅크를 위한 램을 포함해 20여만 원을 주고 구입한 사운드 블라스터의 최고 상위품인 사운드 블라스터 32 AWE IE PNP를 쓰고 있었는데 헐값에 팔아치우고 사운드트랙을 구입했다. DVD롬까지 구입해 4.1채널에서 나오는 소리의 향연을 온몸으로 받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지만 코딱지만한 방에 듀얼 모니터에 방 모서리에 주렁주렁 매달린 스피커를 보신 어머니가 당신이 주신 모든 용돈이 다 기계에 가게 된다는 걸 눈치채시고 ‘더 이상의 용돈은 없을 테니 기계나 뜯어먹으며 살아봐’라는 충격적인 선언으로 인해 몇 개월동안 PC 업그레이드는 커녕 밥 한끼 사먹을 돈도 없어 여자친구에게 거렁뱅이질을 해야 하는 아픔도 함께 겪어야 했었다. T.T


어머니로부터 자금지원이 끊기게 된 구실을 마련한 스피커.
사진에 나오는 스피커들은 구입한 후 1년이 조금 지나
이와 같은 제품으로 모델이 체인지 되었다


또한 주로 ISA 슬롯에 꽂히던 사운드카드들이 PCI 슬롯을 이용하게 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다. ISA에서 PCI로 사운드카드가 옮겨지면서 사운드출력의 많은 부분을 사운드카드가 직접 컨트롤하게 되어 CPU 의존도가 감소하게 되었고 그럼으로 인해 게임의 경우 프레임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5) 다시 사운드 블라스터로

외국에서는 모르겠지만 96년, 97년은 사운드 블라스터가 국내에서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가격을 들 수 있겠고 두 번째 이유는 대체품으로 쓸 수 있는 카드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98년에 Live! 시리즈가 나오고부터는 다시 사운드 블라스터의 시대가 돌아오게 된다. 사실 Live!가 막 나왔을 때만 해도 워낙 가격이 비싸 일반 사용자들은 감히 구입하기조차 힘들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Live!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는 몇 가지 기능을 제거한 저가형 모델인 Live! 밸류(Live! Value) 모델이 나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사운드 블라스터가 다시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사운드 블라스터가 이토록 쉽게 시장을 재탈환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훈테크의 사운드트랙 시리즈 제품들이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버 지원의 미비, 사후지원의 허술함 등으로 사용자들의 마음을 떠나게 했던 게 가장 크다. 훈테크는 그 후로도 나름대로 몇 가지 제품을 출시하기는 했지만 초창기에 나왔던 사운드트랙 Gold나 사운드트랙Ruby 만한 메가 히트작은 못내고 지금은 그나마도 신제품 출시 사이클도 굉장히 느려진 상태이다.

사운드 블라스터는 Live!로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고 Value, DE,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이 여러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다양한 사용자 층에게 어필해 저가형 시장을 제외한 중/고급형 사운드카드 시장의 대부분을 잠식하게 된다. 최근에는 오디지(Audigy)2가 주력모델로 나서고 있으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찾는 사용자들이 많다.


한때 필자가 사용했었던 Live! DE.
98년도에 리뷰용으로 찍은 사진을 아직도 보관중이다 ^^

여전히 인지도는 사운드 블라스터가 최고이지만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사운드카드들이 난립해 있는 실정이다. 사운드 블라스터의 경우 파워유저들을 겨냥한 중고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저가 시장은 이름조차 생소한 수 많은 업체에서 수십 가지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1만원 이하의 저가형 사운드카드까지도 거의 모든 제품이 기본적으로 4채널 이상의 멀티채널을 지원하고 있으며 1만원 후반대의 일부 제품들은 SPDIF 단자까지 가지고 있어 디지털 출력이 가능한 제품도 보이고 있다.


다나와에서 최저가로 팔리는 사운드카드.
8천원짜리 사운드카드지만 4채널까지 지원하는 제품이다


사운드 블라스터 제품군의 경우 박스포장이 안된 사운드 블라스터 밸류 2 벌크 제품이 2만5천원대에 팔리고 있어 저가형 사운드카드들과 경쟁하고 있고 Live! DE 5.1 제품군들이 5만원대, Audigy DE는 8 - 1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전문가용이 아닌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사운드카드 중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는 제품은 역시 사운드 블라스터 시리즈로 사운드 블라스터 오디지 플래티넘(Sound Blaster Audigy2 Platinum)으로 다나와 기준 최하 가격이 무려 32만원이나 한다.


이게 32만원짜리 사운드카드 패키지 사진이다. 거의 모든게 다
맘에 들지만 가격 때문에 필자의 구매리스트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먼저 어떤 용도에 사용할 시스템인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간단히 용도별로 나눠 정리해보도록 하자.


1) 단순 워드 편집 및 웹 서핑용

일반적인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PC나 사운드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유형의 시스템이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 이런 시스템의 경우 보통 2개의 스피커를 이용하거나 헤드셋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스템에 굳이 비싼 사운드카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비교적 인지도가 있는 회사의 제품을 구입해 AS만 확실하다면 어떤 제품을 구매해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만 5천원 이하에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보통 이런 저가형 사운드카드에는 C-Media 사의 CMI8738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칩셋이다. CMI8738은 크게 두드러진 기능은 없으나 8천원에서 1만 5천원 사이 제품들에서도 4.1채널까지 지원하고 있어 남는 스피커가 있으면 아날로그 멀티채널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CMI8738외에 ESS사의 칩셋을 사용한 제품들도 이러한 저가 제품군에 속해 있다.

2) 저렴한 가격의 멀티채널 스피커 시스템용

이런 유형의 사용자들은 어떤 스피커 시스템을 구성할 지를 먼저 고려해야만 한다. 멀티채널 스피커를 구성하되 아날로그를 이용한 시스템을 구성할 것인가 광출력을 이용한 디지털 입력 지원이 가능한 스피커를 구성할 것인가를 먼저 선택한 뒤 사운드카드를 구입하도록 하자. 요즘에는 디지털 입력을 지원하는 스피커 시스템도 가격이 10만원 대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멀티채널 스피커 시스템의 가격이 떨어졌다. 아날로그 시스템은 2만원 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그래도 10만원 초반대 이상의 제품군에서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날로그 6채널을 지원하는 사운드카드. 가격은 2만 5천원 선이다


여하튼 이런 사용자들에게는 되도록 디지털 출력이 가능한 사운드카드를 구입하는 게 좋을 듯 하다. 디지털 출력이 가능한 사운드카드 중에서는 2만원 대에 판매되는 제품도 있으므로 그다지 경제적인 부담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무리 싸구려라고 하더라도 멀티채널 스피커에 발을 디디게 되면 어차피 좀 더 나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는 필수적으로 할 수 밖에 없으므로 처음부터 어느 정도 스펙을 갖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저가형 제품에 많이 사용하는 C-Media의 CMI8738 칩셋 사운드카드들 중에 광출력 단자를 기본으로 내장한 사운드카드들이 시장에 많이 나와있다. 이런 제품들의 경우 3만원 정도에 구매가 가능하다.

인지도가 떨어져서 불안하다면 사운드 블라스터 Live! DE 5.1 SE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약 4만5천원 정도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동축단자(코엑셜:Coaxial)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동축단자를 사용하는 스피커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바로 디지털 출력이 가능하다. Live! DE 정도의 제품과 디지털입력이 가능한 5.1 스피커만 구입해도 간단한 PC-DVD 환경이 가능할 정도이므로 멀티채널로 입문하고자 한다면 구입을 고려해 볼만 하다.


편의상 광출력 입력을 지원하는 스피커는 디지털로, 그렇지 않는 스피커는 아날로그로 구분했다. 구입하고자 하는 스피커 시스템이나 광단자(Optical)나 동축(Coaxial)단자를 지원할 경우는 디지털 입력이 가능한 스피커 시스템으로 보면 되겠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스피커 시스템들은 모두 PC용 스피커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일반 AV용 디코더나 리시버, 스피커 등과는 가격차이가 상당히 많이 난다는 것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3) HTPC를 위한 선택

HTPC(Home Theater PC)를 위한 사운드카드를 선택할 사용자라면 되도록 고급형 제품을 구입하도록 하자. 아무래도 중저가형 사운드카드들의 경우 원가부담 때문에 사후지원은 물론 편의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많다. 대부분의 사운드카드들이 드라이버와 전용 유틸리티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중/고급형 제품의 경우 그 기능이 보다 다양하고 막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운드 블라스터 시리즈의 경우 Live!가 출시 후부터 Liveware라는 유틸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음장모드와 멀티채널 구성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Live! 시리즈 뒤에 나온 사운드 블라스터 오디지 시리즈의 경우 기본적으로 SPDIF 단자가 내장되어 있어 디지털 출력이 가능하다. 오디지 플래티넘과 같은 고급형 제품의 경우는 5.25인치 베이에 장착이 가능한 오디지 드라이브(Audigy Drive)가 포함되어 있는데 다양한 입출력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어떤 스피커 시스템과도 매칭이 가능하며 음악 편집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다양한 번들 프로그램들도 포함되어 있다.


지갑만 든든하다면야 이 만한 제품도 없다


사운드 블라스터 시리즈를 제외하고 추천할만한 제품으로는 필립스에서 나오는 제품들을 들 수 있다. 면도기나 토스터기와 같은 가전제품이나 만들 것 같은 필립스사는 생각보다 사운드카드와 연관이 깊은 회사이다. SPDIF라는 이름 자체가 소니와 필립스에서 만든 규격일 정도로 오래 전부터 사운드와 관련된 연구와 사업을 해왔던 회사인데 몇 년 전부터 일반PC용 사운드카드도 제조/ 판매하고 있다.

필립스에서 나온 사운드카드 중에서는 어쿠스틱 엣지(Acoustic Edge)라는 제품이 가장 고가형 제품이었으나 최근에는 시스믹 엣지 5.1 (Seismic Edge 5.1)이라는 제품이 7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둘 다 필립스사의 썬더버드 어벤저(Thunderbird Avenger) 칩셋을 사용하는 제품으로 시스믹 엣지는 어쿠스틱 엣지에서 번들로 제공하던 파워DVD 3.0과 S/PDIF IN 단자가 빠졌을 뿐이고 나머지는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다. 청취자의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고려되기는 하겠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필립스사의 제품이 사운드 블라스터보다 음색이 낫다는 평이 많았다. 기본적인 성능은 사운드 블라스터에 비해 떨어지지는 않지만 드라이버가 조금 더디게 나온다는 문제와 설정이나 프로그램들이 사운드 블라스터에 미치지 못한다는게 아쉽다. 아주 작은 소리까지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며 사운드 블라스터의 소리가 자신이 원하는 소리와 다르다면 시스믹 엣지 5.1도 한번쯤 구매대상에 고려해볼만한 가치는 있다(참고로 필자가 사용하는 사운드카드가 어쿠스틱 엣지로 구입한지 3년이 되가지만 아직 교체의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4,5만원정도에 판매되는 사운드카드. 옵티컬과 코엑셜 단자가 포함되어있다


4) HTPC를 위한 또 다른 선택

이미 HTPC용 사운드카드에 대해서 언급해놓고 왜 또 HTPC냐고? 그건 위와는 아예 다른 말을 하기 위해서다.

아예 HTPC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PC가 아닌, 세컨드PC로 처음부터 다 다시 꾸밀 생각이라면 사운드카드는 아예 구입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다. HTPC를 위한 세컨드PC를 만들 경우 작은 크기로 시스템을 꾸미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위해 요즘에 나오는 마이크로ATX(microATX) 보드, 그러니까 혹자는 미니ATX라고 부르기도 하는 메인보드들의 경우 보드내에 VGA는 물론 사운드카드와 랜카드까지도 모두 내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보드에 내장된 VGA나 사운드카드들이 속된말로 ‘후지다’라고도 했지만 요즘에 나오는 마이크로ATX 보드들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특히 엔비디아의 엔포스 칩셋을 이용한 메인보드들의 경우 지포스4MX 정도의 VGA를 내장하고 있어 어지간한 게임 정도는 버벅거리지 않고 실행이 가능하다.

이런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카드들 중에는 SPDIF 단자까지 포함된 제품들이 간간히 보인다. 이렇게 SPDIF 단자가 내장된 메인보드들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 따로 사운드카드를 구매할 필요가 없게 된다. 물론 대부분 저가형 사운드카드 칩셋이기는 하지만 디지털 출력은 아날로그 출력에 비해 성능의 편차가 더 적으므로 큰 문제는 안될 것으로 생각된다.


마치며

많은 PC 사용자들이 CPU나 VGA에 비해 사운드카드에는 굉장히 인색하게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운드카드의 경우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라면 CPU나 VGA 처럼 제품의 성능에 따라 눈에 띄게 시스템이 버벅거리는 현상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고 투자한 금액에 비해 귀에 확 트일 정도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사운드카드에 큰 돈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여력이 된다면 괜찮은 사운드카드와 스피커를 구입하는 것도 PC를 다방면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다못해 10만원 정도의 돈만 투자해도 남들처럼 휘황찬란한 시스템은 아닐지라도 온 가족이 모여서 볼 수 있는 가족극장이 만들어 질 수 있다면 투자한 돈이 그다지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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