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베볼에 관한 해외 게임매체들의 저주를 둘러보다가, 문득 생각보다 많은 게임들이 영화로 만들어졌고, 또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대체 영화판의 어떤 사람들이 그토록 게임에 관심이 많은 걸까? 아니 관심이 있긴 한가?
여태껏 게임을 주제로 한 영화들을 몇 편 봤지만, 사실 영화판에 게임을 좋아하는 인간이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다면 영화 ‘슈퍼 마리오’나 ‘하우스 오브 더 데드’ 같은 흉측한 물건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가! 물론 게임에 대한 애정은 충분하지만 표현하는 방법이 서툰 경우도 있다. 바이오 하자드를 영화화한 ‘레지던트 이블’의 경우 게임 안에서의 효과음을 오마쥬로 영화에 사용하는 등 감독은 충분히 게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게임 원작에 대한 애정보다는 밀라 요요비치에 대한 애정이 더 컸는지, 게임 마니아의 눈에는 아쉬운 점이 너무나 많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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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정말 이런 재앙은 세상에 다시 없어야 한다! |
이처럼 게임의 영화화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세상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다보니 이런 부정적 작업에 누구보다 정열적으로 뛰어드는 영화인도 있다. 이미 국내에도 많은 ‘마이너 팬’을 확보하고 있는 독일의 우베볼 감독이 바로 그런 인물. 이 사람은 MTV의 뮤직 비디오에서 굉장한 영상미를 보여주면서 떠오른 샛별 같은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가 세가의 동명게임을 영화화해서 내놓은 ‘하우스 오브 데드’는 뮤직 비디오에서 보여준 역량은 어딘가에 팔아먹은 채 마치 70년대 C급 공포영화 같은 몰골로 게임 마니아들을 실망시켰다. 120억원이란 제작비를 도대체 어디다 써먹은 걸까?
게다가 이 '범죄자'는 지치지도 않고 곧장 호러게임의 명작인 어둠속의 나 홀로를 영화화해 2005년에 내놓았는데, 그래도 전작의 실패가 두려웠는지 200억원의 제작비에다 크리스찬 슬레이터라는 명배우를 기용해 야심차게 제작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최악의 혹평 속에 3주만에 상영이 중단되고 비디오와 DVD 판매를 모두 합쳐도 제작비의 반도 못 건졌다고 한다.
몇 번 망쳐먹었으면 더 이상 영화를 ‘못 찍을’ 만도 한데 그는 이미 블러드 레인의 영화판을 제작 완료해 2006년에 개봉할 예정이며, 현재 명작 RPG 게임 던전 시즈를 영화화해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2006년에 촬영이 시작되는 히트맨, 파 크라이 등의 영화버전도 우베볼이 감독을 맡는다고 하니 원작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눈물이 나올 지경.
게임 마니아들을 '낚으려는' 의도일까? 아니면 투자자의 금쪽 같은 투자금을 허공에 흩뿌리는 쾌감에 맛을 들여서일까? 오늘날에도 게임의 영화화는 계속 되고 있다. 자, 과연 영화판의 어떤 인물들이 이런 부정적인 작업에 도전하고 있는지 살짝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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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범죄자처럼 찍힌 우베볼의 사진(좌)과 그에게 불만이 많은듯한 누군가가 만든 카드(우). 전범 취급을 받아도 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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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모두들 Xbox를 외면하던 시절, 유저들의 손길을 Xbox로 이끌던 단 하나의 영웅 헤일로가 있었다. 사실 이 게임이 영화화된다는 소문은 2004년부터 있었다. 21세기가 된 지금도 여전히 20세기 폭스라는 이름의 이미지가 더 큰 폭스사는 헤일로의 2007년 개봉을 목표로 시나리오와 초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작업을 맡고 있는 알렉스 갈란드는 영화 ‘비치’와 ‘28일 후에’의 프로듀싱 작업에 참여한 인물로서 그의 전작을 본다면 헤일로도 비주얼적으로 매우 선이 분명한 작품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원작 게임에서의 그래픽적 충격을 영화에서도 충분히 살려줄 만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또 헤일로를 제작 총지휘하는 인물은 ‘반지의 제왕’이나 ‘킹콩’ 등을 통해 압도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던 피터 잭슨 감독이 결정되었다. 피터잭슨은 자신이 원작 게임의 광팬이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뭔가 제대로 나와주지 않을까? 어쨌든 이 둘이 만들어가는 영화 헤일로는 비주얼적으로 굉장한 무언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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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원작 게임의 명성을 스크린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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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귀여운 피터팬 아저씨가 이번에는 어떤 선물을 준비하고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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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FPS 게임인 둠의 영화화도 눈여겨볼 만 하다. 감독인 안드레이 바르코비악은 ‘액시트 운즈’나 ‘로미오 머스트 다이’ 등을 만들어온 인물이며, 주연으로 WWE 레슬러인 더 락과 ‘본 스프리머시’, ‘반지의 제왕’에 출연한 칼 어번이 등장한다(솔직히 스콜피온 킹에서 락의 우스꽝스런 모습이 떠올라 걱정되기도 한다 ㅠ.ㅠ). 게다가 존 카멕이 테크니컬 디렉터(!)로 참여한다. 이미 트레일러도 공개되어 있는데 마치 FPS와 같은 1인칭 시점이 보여서 기대가 되기도 하고, 헬나이트를 드롭킥으로 날려버리는 장면에서는 엄청나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영화의 내용은 게임과 반은 비슷하고 반은 다르다고 한다. 영화 속의 해병대원들은 게임 속의 해병대원들과 마찬가지로 알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난 알 수 없는 행성에 투입되고, 알 수 없는 괴물들에 맞서 싸우게 된다. 하지만 영화 속의 괴물들은 게임의 하드고어한 행색을 한 악마들은 별로 없고, 바이러스에 의해 변이된 인간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대체 왜?’라는 의문이 많은데, 과거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스타쉽 트루퍼즈’에서는 제작비용의 문제로 거미 모양의 외계괴물의 CG를 대량 제작하는 대신 지구인 보병들의 전투복이 시시한 퀄리티로 제작됐다고 한다.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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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슬링에 흥미를 잃은 락 아저씨 |
▲ If you sm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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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칭 시점도 보인다! |
▲ 이런 몬스터는 별로 안 나온다(^^) |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제작을 맡아 2006년에 개봉할 예정인 ‘앨리스’는 2000년에 EA가 출시한 게임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미래도 그다지 밝게 보이지는 않는다. 감독을 맡은 마커스 니스펠의 최근작인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이 ‘74년에 개봉했던 원작보다도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아마도 하드고어한 표현만큼은 아주 농후하겠지만, 사람들이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지 ‘순대’를 보러 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실 이 게임은 2000년에 영화 ‘스크림’의 감독을 맡았던 웨스 크레이븐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었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취소됐었다. 여러 모로 아쉬운 부분. 다만 ‘미녀와 뱀파이어’,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스크림 2’ 등 호러 퀸의 역할을 너무나 잘 해냈던 미셀 겔러가 주연을 맡은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랄까?
한편 영화 ‘앨리스’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스캇 페이는 영화같은 시나리오와 연출로 사랑받았던 게임 맥스 페인의 제작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영화 맥스 페인의 개봉은 2007년으로 예정되어 있으니 앨리스가 어떻게 영화화되는지를 지켜보면, 그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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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비로 순대랑 곱창만 잔뜩 샀을 거라는 농담이 떠돌 정도로 거시기했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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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은 딱 어울리는데 연식이 1977년이라 앨리스의 소녀 이미지와 거리가 있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
* 아메리칸 맥기스 오즈 역시 영화화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뒷 소식이 들려오질 않는다.
시선을 헐리우드에서 동양 쪽으로 돌려보자. 일본에서는 호러게임 사이렌의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 2월 발매를 예정하고 있는 게임 사이렌 2와의 연계 마케팅을 염두에 두고 있다니 일본인들의 집요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하지만 그 추운 겨울에 공포 영화와 공포 게임을 연계하다니!). 감독은 ‘케이조쿠’, ‘트릭’ 등의 영화를 만들어온 츠츠미 유키히코로서 특유의 영상 능력이 돋보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일명 ‘농촌잠입공포물’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사이렌의 특성을 잘 잡아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영화의 각본단계부터 게임 개발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다고 한다.
사이렌의 경우 게임은 그저 그랬지만 게임발매 당시 선보인 CM이 '너무 무서워서' TV방영을 금지 당했던 선례가 있는 만큼 이번 영화는 예상 외로 성공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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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잠입공포액션물 사이렌! 좀비가 사람 잡던 그 게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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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주연을 맡은 이치가와 유이. 얼굴이 꽤나 무섭게 생겼다 |
올 가을 일본 국내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그림자의 전설’은 타이토의 고전 아케이드 게임이 원작이다. 그 오래된 게임을 구태여 이제 와서 영화로 만든다니 황당하기만 한데, 감독 겸 주연인 아리무라 콘의 프로필을 보면 그의 개인적 이유가 이해되기도 한다. 태어난 해가 1976년이라면 80년대 게임에 대해 추억이 많을 테니 추억의 게임을 영화로 만들어 자신이 직접 주인공을 맡는 것이 꿈이지 않았을까? 필자도 감독과 동갑인지라 어릴 적 즐겼던 게임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구성하는 작업에 대한 열망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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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게임에 대한 추억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
▲ 이렇게 스스로 나설 것까지야… |
참, 전설의 게임 듀크 뉴켐 포에버도 영화화될 예정이다. 이 영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
"닥치고 게임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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