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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상반기 게임계 `사건사고`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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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을 열광케 한 월드컵도 마무리되고 나니 벌써 2010년도 반이나 흘러갔군요. 축구에 비유하면 현재 게임 업계는 전반전을 끝낸 뒤, 후반전을 위한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있는 중입니다. 휴식 시간에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휴식 시간에는 남은 시간 동안 더 열심히 뛰기 위해 잘 쉬며 체력을 조절하거나 팀원들과 모여 효과적인 전술을 구상하곤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에 치른 전반전에 대한 복기이죠. 온고지신(과거를 통해 새로운 뜻을 깨우친다)이라는 옛말도 있듯이 지난 날의 성공과 실패를 되짚는 과정은 앞으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게임메카는 이번에 2010년 상반기의 이슈 중, 중요한 것만 간단하게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3D와 PS3, Xbox 360의 모션 컨트롤러 - 게임, 신기술로 단단하게 무장하다!

닌텐도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상반기를 통해 새로운 기술력이 도입된 자사의 신규 기기들을 정식으로 공개했습니다. 이 중 가장 처음 본 모습을 보인 것은 PS3의 신규 모션 컨트롤러인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였습니다만, 어쩐지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가장 나중에 공개된 3DS였네요. NDS의 후속 기종인 3DS는 특수 안경이 필요 없는 3D 영상 출력과 즉석에서 3D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E3 2010의 승리자로 우뚝 올라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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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 없는 3D 영상을 즐기자! 닌텐도 3DS

E3 2010에서 3DS를 공개한 뒤 닌텐도의 이와타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아바타’의 흥행으로 3DS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칠 수 있었다는 멘트를 남겼습니다. 2009년 12월에 개봉된 ‘아바타’는 3D 영상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향상시키는 데에 큰 공을 세워 전세계에 3D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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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이시스 2', '킬 존 3' 등의 메이저 게임이 3D 버전에 도전장을 냈다

이에 다수의 게임 개발진들도 차기 타이틀을 3D 버전으로 출시하겠다는 뜻을 밝혔죠. 올해 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크라이시스 2’와 내년 발매되는 ‘킬 존 3’ 모두 2D와 3D 버전이 동시에 출시됩니다. 또한 올해 말에 발매될 예정인 3DS에는 EA, 액티비전, 스퀘어 에닉스, 캡콤 등의 쟁쟁한 업체가 제작할 수많은 퍼스트/서드파티 타이틀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유비소프트의 입스 길모 대표는 이러한 현상을 토대로 “2년 후, 콘솔 게임의 절반은 3D로 제작될 것이다.”라는 뼈있는 전망을 남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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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몸을 컨트롤러로 사용하는 '키넥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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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i와 다를 바가 없어 안타깝기까지 했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무브'

게임에 있어서 3D는 연출의 표현력을 상승시켜 플레이어들에게 보다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3D도 직접 몸을 움직여 얻는 즐거움을 주지는 못합니다. E3 2010을 통해 공식 이름이 발표된 Xbox360의 모션 컨트롤러 “키넥트”는 플레이어의 몸 자체를 컨트롤러로 활용하는 독특한 콘셉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반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는 Wii와 큰 차별성이 없어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죠.

게임 업계를 접수할 애플의 괴력! - 아이폰과 아이패드

올해 애플은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2가지 신종 무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아이폰 4’와 ‘아이패드’가 그 주인공들이죠.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콘텐츠 공급력은 ‘아이폰’의 흥행신화를 이루는 데에 가장 큰 공을 세웠습니다. ‘아이패드’와 ‘아이폰 4’에는 이러한 콘텐츠의 강력함을 극대화할 신기능들이 포함된 새로운 OS ‘아이폰 OS 4.0’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두 기기의 OS인 ‘아이폰 OS 4.0’에는 모든 아이폰 사용자들의 숙원이었던 멀티태스킹과 바탕 화면에 어지럽게 배열된 아이콘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폴더 기능’이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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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 향상된 온라인 게이밍을 지원하는 '게임 센터'

그러나 게임 업계가 주목한 것은 바로 사용자 간의 온라인 게이밍을 지원하는 ‘게임 센터’입니다. ‘게임 센터’는 유저들간의 실시간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친구 초대, 매치메이킹, 전용 리더보드 등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지원해 게임 내 커뮤니티 형성을 도모합니다. 기존 앱스토어 게임 어플리케이션에 새로운 SNS 기능이 추가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 '게임 센터'는 아직 예정에 있을 뿐 지난 22일에 업데이트 된 '아이폰 OS 4.0'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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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상된 모션 센서는 개발진들에게 창작력을 자극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또한 보다 섬세해진 모션 센서는 개발진들의 창작력을 자극하는 매개체로 작용했죠. ‘아이폰 4’의 모션 센서에는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가 ‘가속도계’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또한 기존 아이폰과 달리 6축 모션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대각선 방향의 움직임까지도 포착합니다. ‘아이폰 4’를 최초로 공개한 강연 현장에서 잡스 대표는 시범용으로 제작된 ‘젠가’를 ‘아이폰4’로 즐기며 세밀해진 모션 센서 기능을 직접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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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에 6억이 넘는 유저를 보유한 '팜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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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턴제 RPG의 대명사, '파이널 판타지' 등의 기존 게임들이 아이폰/아이패드 용으로 출시되었다

이에 각종 게임 개발사들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겨냥한 신규 타이틀들을 앞다투어 발매하기 시작했죠. 수많은 게임 중 가장 주목할 타이틀은 바로 글로벌 소셜 게임 제작사 ‘징가’의 대표 게임 ‘팜 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전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이폰4’가 공개된 현장에서 ‘팜 빌’의 어플리케이션이 최초로 선보여 관련 업체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파이널 판타지’ 등의 기존 게임들이 앱스토어의 게임 어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승부조작과 지적재산권 갈등으로 물든 국내 e스포츠

올해 상반기, 국내 e스포츠는 바람 잘 날 없는 험난한 시기를 견뎌야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e스포츠 부분 지적재산권에 대한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와 블리자드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급기야 일부 프로 선수들의 승부조작 사실이 이슈화되며 상황이 악화되고 말았죠. 리그에 임하는 선수들의 프로의식 및 구단과 협회의 해이한 관리 체계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결국 블리자드는 협회와의 협상을 전면 중단하고 그래텍과 e스포츠 지적재산권 독점계약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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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는 e스포츠를 위한 새로운 파트너로 그래텍을 선택했다

사실 블리자드와 협회의 지적재산권 협상에 대한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7년이었습니다. 당시 블리자드는 방송사에게 중계권을 판매한 협회의 행동을 문제 삼아 e스포츠에 대한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주장하기 시작했죠. 3년 간의 긴 협상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블리자드는 결국 올해 4월, 협회와의 협상을 전면 중단해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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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 리그 승부조작 사건은 현재 공판이 진행되는 중이다

협상 중단 입장을 발표한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한국에서 벌어진 승부조작 사건에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라는 멘트를 남겼습니다. 그렇습니다, 블리자드가 협상 중단을 선언하기 2주 전, 국내의 일부 프로게이머들이 불법 배팅 사이트와 연계되어 일부러 경기에 패해 승부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 현재 승부조작에 가담한 프로게이머 11명은 영구 제명 처분을 받은 상태며, 현재 사건에 대한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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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 대응을 표명한 협회 및 선수단...
그러나 양 방송사는 리그의 진행을 위해 그래텍과의 협상 의지를 먼저 표명했다

승부조작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가 최초로 발표된 지, 정확히 열흘 뒤 블리자드는 그래택과 e스포츠 및 방송 파트너쉽을 위한 독점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협회는 12개 게임단의 이사사들이 모두 참석한 기자회견을 통해 “e스포츠는 기업의 소유물이 아니라 대중을 위한 공공재이며, 앞으로도 협회와 각 방송사, 게임단은 공동으로 블리자드와의 협상에 임할 것이다.”라며 e스포츠 지적재산권 협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협회가 주장한 공동 대응 체제는 MBC 게임 및 온게임넷이 그래텍과의 단독 협상 의지를 보이며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러나 블리자드와 협회는 아직도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지적재산권에 대한 갈등만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WOW’를 하면 스타 2가 공짜! - 스타크래프트 2의 파격적인 요금제

오는 7월 27일에는 드디어 ‘그’가 옵니다. 떴다 하면 게임 관련 매체의 헤드를 장식하는 ‘스타크래프트 2(이하 스타2)’의 발매가 초읽기에 들어갔군요. 최근 지적재산권 협상으로 인해 일부 국내 팬들에게 다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 블리자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한 깜짝 마케팅을 펼칩니다.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유저에게는 ‘스타2’를 별도의 요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대형마트에서 흔히 접한 ‘1+1’ 판매방식이 처음으로 게임에 적용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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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W' 유저는 '스타 2' 공짜...블리자드의 획기적인 1+1 전략은 빠른 시일
내에 이슈로 떠올랐다

여기에 블리자드는 패키지 정식 발매 후, 한국에 한해 2주간 ‘스타2’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OBT를 실시합니다. OBT의 플레이에 만족한 유저들은 이후 다양한 요금제를 통해 ‘스타2’를 즐길 수 있죠. 6만 9천원을 지불하면 ‘스타2’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단기 이용자를 위한 1일 이용권 및 30일 이용권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PC 패키지보다는 온라인게임 이용에 익숙한 국내 유저들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이라 할 수 있죠. 그러나 일부 팬들은 PC 패키지가 따로 발매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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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급 표시 미부여로 인해 게임물등급위원회에게 지적당한 블리자드
곧바로 패치를 통해 집채만한 안내 문구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스타2’는 국내 정식 발매가 결정되기까지 잇단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지난 3월부터 진행된 ‘스타2’의 베타테스트였죠. 당시 게임물등급위원회는 게임 이용등급 및 내용정보 표시 의무를 어긴 채, ‘스타2’의 시험판을 서비스했다는 이유로 강남경찰서에 블리자드의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에 블리자드는 지난 4월 8일 진행된 8번째 패치를 통해 접속 화면에 등급 정보를 표시하는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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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물등급위원회는 폭력성 등의 문제로 '스타크래프트 2'에 18세 등급을 내렸었다

여기에 지난 4월,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스타2’의 정식 버전에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내렸죠. 폭력성과 언어, 약물, 혈흔 및 신체 훼손 표현 등이 18세 등급이 내려진 주 이유였습니다. 이에 블리자드는 국내의 심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문제시된 부분을 수정한 ‘틴버전’으로 재심의를 요청했습니다. 결국 지난 5월 블리자드는 ‘스타2’의 ‘틴버전’을 통해 자사가 원하던 12세 등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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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2'로 레이싱을??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는 엄청한 확장성을 선보인 '맵에디터'

심의 논란의 시발점으로 작용한 베타테스트, 그러나 테스트를 통해 처음으로 일반 유저에게 공개된 새로워진 배틀넷과 맵 에디터는 테스트 기간 동안 줄곧 화제의 대상으로 자리했습니다. 특히, 테트리스, 레이싱, ‘메탈슬러그’, ‘파이널 판타지’ 등 하나로 묶기도 어려운 다양한 장르를 포섭하는 맵에디터의 확장성은 관계자 및 유저들을 놀라게 했죠. 더욱 주목할 사실은 ‘스타2’가 정식 발매된 이후, 맵에디터에서 제작된 게임들을 유저들끼리 서로 사고 팔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1+1=2의 공식을 깨겠다! -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의 잇단 M&A

올해 상반기에는 유난히도 다수의 온라인게임 대형업체가 M&A를 통해 몸집불리기에 돌입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 업계에는 한 때 “자고 나면 M&A”라는 유행어까지 떠돌았을 정도니까요. 그 선두주자에 서 있는 업체는 단연 넥슨입니다. 넥슨은 지난 4월, ‘군주’, ‘아틀란티카’등을 개발한 엔도어즈를 손에 넣은 데 이어, 다음 달인 5월에는 올해 M&A의 최대어였던 ‘서든어택’의 게임하이와 M&A를 체결하는 데 성공합니다. 관련 업계는 2차례의 M&A를 감행한 넥슨의 연매출이 곧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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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로 올해 게임계 공룡으로 자리잡은 넥슨

넥슨 외에도 엔씨소프트와 NHN 게임즈, 네오위즈 등의 대형 업체들도 M&A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엔씨소프트는 출중한 캐주얼게임 개발력을 보유한 ‘넥스트플레이’를 인수했으며, NHN 게임즈 역시 웹젠을 인수하며 ‘게임 명가’로써의 부활을 선언했습니다. 또한 네오위즈는 지난 5월, ‘세븐소울즈’의 개발사 씨알스페이스를 인수하며 MMORPG 개발력 및 해외 사업 강화라는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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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펀치몬스터'의 넥스트플레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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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N 게임즈는 웹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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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오위즈게임즈는 '세븐소울즈'의 씨알스페이스를 인수했다

이 외에도 한빛소프트가 지난 2월 자회사인 조이임펙트를 흡수 합병하는 등, 국내 온라인업계에는 M&A 열풍이 불었죠. 수많은 업체들 중, 게임 업계에 올해 처음으로 M&A 소식을 전한 곳은 엔플래버와 이온소프트였습니다. 양사는 지난 2월 10일, 공식적인 합병 소식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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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가장 먼저 M&A 소식을 전한 엔플래버와 이온소프트

관련 업계는 대형업체들이 안정적인 재투자 방식의 방편으로 M&A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습니다. 이미 검증된 게임을 보유한 소규모 개발사를 영입하면 해당 게임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고스란히 가져와 매출에 바로 ‘플러스’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형업체에 인수되는 중소 개발사들은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게임 개발에 몰두할 수 있다는 이점을 획득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도한 M&A가 오히려 대형업계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경쟁력 있는 중소업체들이 사라지며 개발자 본연의 창의력보다는 매출을 우선시한 다수의 신작들이 출시되어 게임 시장 자체가 지루해질 가능성 역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M&A 이후, 으레 발생하는 직원들의 정리해고 역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죠.

액티비전과 갈라선 인피니티 워드, MS를 떠난 번지스튜디오

국내에 M&A 이슈가 있었다면 해외에서는 오랜 기간 파트너로 일해온 업체들이 서로 갈라섰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콜 오브 듀티’의 제작사 인피니티 워드와 퍼블리셔 액티비전의 결별이죠. 사건은 지난 3월, 액티비전이 인피니티 워드의 핵심 개발자, 제이슨 웨스트와 빈스 잠펠라를 계약 위반 및 명령 불복종을 이유로 일시 해고하고,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되죠. 여기에 액티비전은 추후 ‘콜 오브 듀티’의 제작을 ‘인피니티 워드’가 아닌 자체 개발사인 ‘슬릿지해머’에 맡길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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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이제 헤어져! '콜 오브 듀티' 때문에 갈라선 액티비전과 인피니티 워드

이에 두 개발자는 오히려 자신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의 로열티를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액티비전을 맞고소합니다. 또한 ‘인피니티 워드’에 잔류해 있던 ‘콜 오브 듀티’의 핵심 개발진 9명이 줄지어 퇴사하기에 이릅니다. 이 중 7명은 제이슨 웨스트와 빈스 잠펠라가 신규 개발사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틀 동안 모두 회사를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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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고된 인피니티 워드의 두 핵심 개발진은 EA의 지원 아래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설립 배경입니다. 두 개발진이 새로운 스튜디오를 설립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한 회사가 바로 EA라는 것이죠. 과거 EA와 인피니티 워드는 ‘메달 오브 아너’의 제작 문제로 결별한 전례가 있는 사이입니다. 당시 인피니티 워드와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메달 오브 아너’의 경쟁작으로 ‘콜 오브 듀티’를 출시한 회사가 바로 액티비전이었죠. 이거야 말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 과거의 동료가 현재의 적이 되어버린 상황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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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일로' 시리즈의 번지스튜디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 액티비전

한편 액티비전은 지난 4월 말, ‘헤일로: 리치’를 마지막으로 MS와 결별한 번지스튜디오와 독점 파트너쉽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액티비전은 번지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든 게임의 퍼블리싱 권한을 독점합니다. 대신 번지스튜디오는 자사가 개발한 게임의 IP를 소유할 수 있죠. 이러한 양 사의 계약 조건이 공개된 직후,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큰 유감을 표했습니다. 액티비전과 번지스튜디오의 계약 조건이 자신들이 해고되기 전, 액티비전 측에 요구한 것과 거의 동일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이슈로 인해 공론화 된 게임 과몰입!

올해 초, 국내 온라인게임계를 발칵 뒤집어놓는 사건이 2종이라 발생했습니다. 지난 2월 16일, 경기 양주의 20대 청년, 오모씨가 게임 플레이를 나무란다는 이유로 흉기로 어머니를 살해한 것에 이어 3월 초에는 특정 온라인게임에 중독된 부부가 자신의 3개월 된 딸을 방치해 죽음으로 몰고 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죠. 이에 국내 게임 관련 유관기관 및 게임 업계에는 게임 과몰입 을 해결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명목 하에 철퇴를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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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과몰입 해결을 위한 대응체계 구성에 나선 문화부

이에 문화부는 3월 8일, 게임 과몰입에 대한 대응체계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게임산업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발전 및 역기능 해소에 중점을 둔 해당 체계에는 총 5가지의 주요 방향이 제시되어 있었죠. 이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피로도 시스템’의 도입이었습니다. 문화부는 의무적인 ‘피로도 시스템’이 도입될 15종의 국내 MMORPG를 발표해 관계자 및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또한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강제적으로 규율하는 ‘셧다운제’의 도입 역시 거론됐습니다.

셧다운제 관련 법안은 지난 6월 문화부와 여성부가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해 큰 혼선을 빚은 바 있습니다. 당시 문화부는 ‘만 14세 미만 이용자에 한해 심야 셧다운제를 도입한다’는 명목으로 게임 과몰입을 게임산업진흥법을 통해 규율하겠다는 수정안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여성부는 “청소년 전체가 심야 일괄 셧다운제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이를 청소년보호법 내에 명문화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죠.

이에 국무총리실은 셧다운제 대상을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하되, 부모 동의 시 셧다운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방향으로 중재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양 부처 모두 국무총리실의 중재안에 반발해, 결국 폐기되었습니다. 결국, 양 부서는 '셧다운제'에 도입에 대한 관련 법안에 다시 한 번 의견을 조율해 내용을 새로 정리한 뒤 국회에 제출토록 합의했습니다.

또한 게임 업계 역시 지나친 게임 플레이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100억 규모의 게임문화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 엔씨소프트, 넥슨, NHN 한게임, 네오위즈, CJ 인터넷 등의 주요 업체들이 이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데에 뜻을 모았죠. 해당 지원금은 오는 7월 출범될 예정인 ‘게임문화재단’의 운영 자금으로 활용됩니다.

‘게임문화재단’은 모인 기금을 바탕으로 게임 업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 및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예방 및 대책에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손으로 즐긴 게임, 이제 두 눈으로 즐긴다! - 각종 게임의 영화화 소식!

지난 5월에 개봉한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를 혹시 보셨나요?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해당 영화는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의 감독 마이크 뉴웰이 제작하고 브로큰백 마운틴의 제이크 질렌할이 주인공인 ‘왕자’ 역을 맡아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또한 영화 개봉에 맞춰 출시된 ‘페르시아의 왕자: 잊혀진 모래’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에는 유명 게임들의 영화화 소식이 유달리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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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지난 5월 개봉되었다

우선 가장 많은 유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영화화 관련 소식이 올해 1월에 공개되었습니다.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 4’의 제작에서 빠지며 ‘WOW’를 원작으로 한 ‘워크래프트: 더 라이징 오브 더 리치킹’의 제작 일정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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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W' 영화는 2011년 이후에나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샘 레이미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영화가 완성되러면 아직 한참 멀었다.”라고 밝히며 개봉 시기가 이전에 발표한 2011년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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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차티드', '헤비레인', '매스 이펙트' 등의 대작 게임들의 영화화 소식이 발표됐다

이 외에도 ‘언차티드’, ‘헤비레인’, ‘매스 이펙트’ 등, 플레이어들에게 완성도를 인정받은 게임들의 영화화 소식이 올해 상반기에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반대로 영화 ‘타이탄’을 소재로 한 액션 게임 ‘크래쉬 오브 더 타이탄’이 발매되는 사례도 발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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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타이탄'을 원작으로 한 '크래쉬 오브 더 타이탄'

이처럼 한 가지 콘텐츠를 다양한 문화 플랫폼으로 표현하는 제작 방식을 ‘원 소스 멀티 유즈’라고 합니다. 게임과 영화의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은 양 분야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게임의 경우, 타이틀 출시 이후에도 새로운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칠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또한 영화의 경우, 소설 등의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삼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소재를 다룰 수 있다는 이점을 얻습니다.

앞으로도 양 분야에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양질의 작품이 많이 제작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상반기, 힘찬 하반기를 위한 원동력으로 삼자!

지금까지 2010년 상반기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사를 쓰며 지난 상반기를 돌아보니 정말로 많은 이슈들이 있었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또한 긍정적인 이슈보다는 다소 부정적인 이슈들이 많다는 사실에 약간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현재의 문제들을 되새겨 올해 하반기에는 시원스런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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