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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버전 공개된 `윈도우8`, 게임과 궁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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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A, PDA폰’이라는 단어를 기억하는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이라는 말보다 ‘PDA’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고 친숙하던 시절이 있었다. 터치펜으로 콕콕 찍어 사용하던 ‘PDA’에 설치되어 있던 운영체제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윈도우 모바일’이었다.


▲ '윈도우 모바일'이라 하면 무조건반사로 떠올리는 '옴니아'

그러나 이후 삼성이 출시한 말썽꾸러기(?) ‘옴니아’ 시리즈는 ‘윈도우 모바일’의 이름이 채 각인되기도 전에 악명부터 널리 펼치는 기염을 토했다. 그로 인해 국내에서 ‘윈도우 모바일’에 대한 불신(?)이 가득 찼던 2000년대 초반,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주머니에서 꺼냈던 ‘아이폰 3GS’에 탑재되어있던 자사의 운영체제 ‘iOS’, 모토로라가 출시한 ‘모토로이’를 통해 국내에 최초 소개된 구글의 운영체제 ‘안드로이드(android)’ 등이 들어오면서 이른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iOS 와 안드로이드의 맹활약으로 인해 ‘옴니아’… 아니, ‘윈도우 모바일’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진다.


▲ 이번에 MS가 출시한 '윈도우'는 근본부터가 달랐다

MS가 최근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윈도우 8(Windows 8)’을 이야기하기 앞서 이 내용을 먼저 꺼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윈도우 8(Windows 8)’이라는 운영체제가 단순하게 PC에서만 사용되는 운영체제가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아우르는 ‘복합 운영체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윈도우 8’의 시발점, ‘윈도우 모바일’의 변화

iOS,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밖에서 찍은 사진을 집에서도…’ 같은 활동이 가능하다. 전화번호를 ‘지메일(gmail)’에 저장한 후 스마트폰에서 로그인하면 주소록에 자동으로 등록되어 있다거나, ‘아이튠즈(애플의 관리 프로그램)’나 ‘마켓’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PC로 다운받으면 스마트폰으로 바로 볼 수도 있는 등이다. 즉, 특정 작업이 스마트폰이라는 한 가지 기기에서 고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기(PC, 태블릿PC,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OS,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하지만 iOS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과는 다르게,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사정이 좋지 않았다. 이유는 PC와 스마트폰을 이어주는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특정 제품만 다루는 것 같지만 ‘옴니아’의 경우 사용할 수 있었던 애플리케이션도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러한 문제점을 파악했는지 MS는 옴니아까지 사용되던 ‘윈도우 모바일 6.5’ 를 과감히 버리고 ‘윈도우 폰 7’ 을 발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에 어울리는 운영체제 출시에 박차를 가했다.


▲ 국내에서는 구경 조차 힘들었던 '윈도우 폰 7.5(망고폰)' 들

‘윈도우 모바일’이 ‘윈도우 폰 7’으로 바뀌면서 가장 크게 변한 점은 마치 퍼즐을 보는 듯한 화면 구성인 ‘메트로’, 그리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대거 출시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윈도우 폰 7’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반적으로 우리가 PC에서 보는 ‘윈도우 7’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윈도우 폰 7’은 이미 스마트폰 시장을 ‘iOS‘와 ‘안드로이드’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 발매되어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비록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윈도우 폰 7.5(코드명 망고)’를 선보이긴 했지만, iOS나 안드로이드보다 부족한 애플리케이션과 미묘한 성능은 극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옴니아의 저주’ 탓에 통신사에서 ‘윈도우 폰’을 내장한 스마트폰이 수입되지 않아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후 노키아의 보급형 스마트폰 ‘루미아 710’이 유일하게 들어오긴 했지만…


▲ 국내 유일의 '윈도우 폰 7.5' 스마트폰 '루미아 710'

‘윈도우 폰 7’을 통해 MS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윈도우 모바일’에 변화를 준 것까지는 좋았지만, 사용자들은 PC와 태블릿PC에서는 ‘윈도우 폰’이 아닌 일반 윈도우를 사용하며 스마트폰과 여전히 거리감을 두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PC, 그리고 태블릿PC를 이어주는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MS는 ‘윈도우 8’을 선보였다. 과거의 실패를 한껏 교훈삼아서 말이다.

‘윈도우 8’ 무엇이 바뀌었는가?

이 글은 “윈도우 8은 ‘릴리즈 프리뷰’ 버전으로써 개발자에게는 뭐가 어쩌고, 권장 사양은 어찌하며…”와 같은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저 ‘윈도우 8’의 겉모습이 얼마나 바뀌었고 게임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윈도우 8’은 스마트폰 전용 운영체제가 아니다. PC와 태블릿PC에서 사용하는 운영체제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한 스마트폰과 이어주는 ‘서비스’가 들어가 있고, 일반 PC에서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윈도우 폰 8’이라 하여 스마트폰에서 전용으로 사용하는 운영체제도 향후 따로 출시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보이는 부분이나 PC, 스마트폰과의 연동이 ‘서비스’는 ‘윈도우 8’과 흡사하다.

1.  직관적인 구성의 시작화면의 등장 ‘메트로’


▲ '윈도우 8'의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는 '메트로'

‘윈도우 8’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눈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윈도우 7’까지는 PC를 켰을 때 ‘내 컴퓨터’와 ‘휴지통’이 보이는 ‘바탕화면’이 등장했지만, ‘윈도우 8’은 ‘윈도우 폰’에서 사용되는 ‘메트로’ 화면이 가장 먼저 표시된다.

기존 윈도우를 사용하던 유저들은 너무나도 바뀐 화면에 문득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사용해보면 마치 스마트기기 같은 직관적인 구성으로 인해 금방 적응할 수 있으며, 삼성 ‘슬레이트 PC’, 기가바이트 ‘S1080’, 에이서 ‘에이코니아TAB’, MSI ‘WindPad’, HP ‘Slate 500’ 등 ‘윈도우 7’을 운영체제로 사용하는 태블릿PC에 ‘윈도우 8’을 설치하면 마우스 대신 터치로 ‘메트로’를 활용하여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좌, 우 숨겨진 장소에 마우스 커서를 올리면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보면 폴더의 옵션이 세세하게 바뀌고, ‘시작 버튼’이 없어지면서 양 옆에 숨겨져 있는 ‘설정 창’이 추가되는 등 세세하게 변화한 부분들도 매우 많지만, 여기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

2.  ‘메트로’와 함께 등장한 ‘애플리케이션’

‘메트로’는 앞서 언급했듯이 스마트폰에서 주로 사용되던 구성을 채택하고 있다. 그 덕분에 스마트폰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또한 ‘윈도우 8’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을 띄운다거나 메일을 확인하는 작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날씨, 스포츠 애플리케이션

‘메트로’에는 날씨,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피플, 일정, 뉴스, 주식, 메시지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윈도우 7’에서는 PC를 켜고 별도의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할 수 있던 이 같은 작업들을 ‘메트로’ 화면을 통해 클릭 한 번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윈도우 7’에서 ‘윈도우 8’로 업그레이드한 사용자의 경우는 ‘윈도우 7’에서 사용하던 자료를 바로 ‘메트로’ 화면에 불러와서 작업을 할 수 있다.

또한 특별한 동영상 실행 프로그램(곰플레이어, 다음팟 플레이어 등)이나 음악 실행 프로그램(foobar2000, 알송 등) 없이도 ‘메트로’에 있는 동영상, 음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를 간편하게 실행할 수 있으며, 사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PC에 들어 있는 사진을 ‘전자 액자(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그림 파일을 넣고 액자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후 다시 설명하겠지만 ‘스토어’를 통해 인터넷 서점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다거나, MS에서 직접 ‘윈도우 8’에 수록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는 ‘뽀로로’ 시리즈도 스토어에서 다운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말이다.

‘윈도우 8’과 게임, 얼마나 좋은 만남일 것인가

‘윈도우 8’은 내부적으로 여러 부분이 변화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윈도우 7에 메트로를 얹은’ 운영체제라 할 수 있다. 기본적인 부분은 ‘윈도우 7’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즉 ‘디아블로 3’건 ‘블레이드 앤 소울’이 건 ‘윈도우 7’에서 즐길 수 있었던 게임이었다면 기본적으로 호환이 된다.


▲ 대부분의 게임이 별 탈 없이 잘 돌아간다
(위: 도타 2, 아래: 디아블로 3)

물론 아직 완벽한 호환은 아니다. ‘윈도우 8’이 일종의 테스트 버전임을 감안한다면 당연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실제 기자가 ‘스팀’의 ‘도타 2’, ‘팀 포트리스 2’를 시작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마이트 앤 매직 6’, ‘이즈모 2’, ‘코만도스’, ‘디아블로 3’, ‘블레이드 앤 소울’,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 등 기자의 노트북이 한계가 오지 않는 선에서(?) 실험해본 결과 ‘이즈모 2’와 같이 실행 도중에 문제가 생긴 부분을 제외하면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디아블로 3’의 경우 실행할 때 업데이트가 잘 안 되는 등 ‘약간’의 문제점이 보이기는 했지만, 이는 기자의 노트북 혹은 무선 인터넷의 문제로 추정된다.

그러나 ‘윈도우 8’의 게임 분야에 있어 가장 큰 특징은, 이런 당연한(?)점 보다는 ‘메트로’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이다. ‘윈도우 8’에는 기본적으로 MS의 비디오게임기 ‘Xbox360’과 PC를 이어주는 ‘Xbox LIVE 게임’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게임은 물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받을 수 있는 ‘스토어’가 존재한다.


▲ Xbox Live 계정을 로그인하면 도전과제나 메신저는 물론 게임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일단 ‘Xbox LIVE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알아보자. 사실 이전에도 iOS와 안드로이드를 통해 ‘Xbox360’에서 메신저 기능을 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윈도우 8’에 수록된 ‘Xbox LIVE 게임’ 애플리케이션은 그보다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한다.

사용자가 ‘Xbox LIVE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자신의 ‘Xbox360’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메신저는 물론 게임의 도전과제를 확인하거나 자신이 플레이한 게임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애플리케이션과 동일하다. 다만, ‘윈도우 8’에서는 ‘Xbox360’에서 다운로드 판매되는 게임을 PC에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존재한다. 비록 현재는 ‘마인크래프트 Xbox360 에디션’, ‘어쌔신 크리드 레벨레이션’ 정도만 등록되어 있고, 그마저 ‘Xbox에서 재생’ 해주는 수준의 기능밖에 없긴 하다. 그러나 이후 PC로 출시되지 않는 ‘Xbox360’ 콘솔게임(‘기어즈 오브 워’, ‘헤일로’ 등)들도 ‘윈도우 8’의 ‘Xbox LIVE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PC로 플레이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 '윈도우 8'에 들어 있는 '스토어'

또 하나의 게임관련 요소는 바로 ‘스토어’다. ‘스토어’는 ‘윈도우 폰’은 물론 iOS, 안드로이드에서 보던 애플리케이션 게임들을 PC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특별한 점은, 기존 PC에서 즐길 수 있도록 수정된 애플리케이션 게임이나 ‘게이밍 클라우드’와는 다르게, 일반적인 PC게임을 다운받아서 즐기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 간단하게 다운로드하여 즐길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사진은 '컷 더 로프')

이번 프리뷰 버전에서는 ‘후르츠 닌자’ 같이 터치가 중요시되는 게임은 태블릿PC에서만 실행이 된다거나 하는 등 불안정한 게임도 보였지만, 등록된 게임 대부분은 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개발자 입장에서 ‘윈도우 8’은 어떨까? 모바일 게임회사에 다니는 지인에게 ‘윈도우 8’의 출시가 개발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물어보았더니 ‘바뀐 것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생각해보면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이 ‘윈도우 7’과 거의 동일하고 ‘다이렉트 X(윈도우용 멀티미디어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게임이나 영상을 PC 부품을 통해 고속으로 처리하게 해주는 기능)’ 마저도 기존의 ‘다이렉트 X 11’을 사용하고 있으니 당연한 부분일 것이다. 지인에 따르면 MS에서 개발자들을 위해 영상이나 정보를 메일로 보내주지만, 거기에 들어있는 내용을 보면 ‘메트로’만 강조하고 있고 세부적인 부분은 ‘윈도우 7’과 거의 동일하다고 한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역시 별반 다를 것 없기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을 더하진 않는다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임기는 PC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임기는 PC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도는 농담 중 하나로,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MS는 얼마 전 ‘윈도우 8’을 탑재한 태블릿 PC ‘MS 서피스’를 공개하면서 “노트북은 사라지고 곧 태블릿 PC의 시대가 올 것이다.” 라고 말했다. ‘윈도우 8’은 그를 위한 첫 발걸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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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MS가 공개한 '윈도우 8' 태블릿PC '서피스'

스마트폰, 태블릿PC, 그리고 콘솔과 PC를 이어주는 복합 운영체제 ‘윈도우 8’이 얼마나 우리 생활에 변화를 줄 것인지, 그리고 게임시장에 어떤 획을 그을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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