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산업

2017년 지스타가 달라졌다 ③ 주최 측 관점

/ 1

▲ 지스타 2017 개막식에 참석한 강신철 조직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임쇼를 준비하는 주최측은 양쪽을 신경 써야 한다. 크게 나누면 게임사와 유저다. 게임사를 생각하면 게임 또는 회사에 대한 홍보효과와 그로 인해 발생할 기대수익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사업적으로 생각하면 향후 계약을 기대해볼 수 있는 유력 바이어 유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유저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볼거리다. 벡스코까지 유저를 오게 할 즐길거리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 영역을 참가업체에만 기댈 수는 없다. 게임쇼 볼거리가 어느 업체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좌지우지되면 관람객 수가 안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적 이득을 따지는 게임사와 현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볼거리를 원하는 관람객, 주최측은 이 둘을 모두 챙겨야 한다. 일산에서 부산으로 이사한 지 9년 차, 지스타는 개최지 이전과 민간이양, 두 가지 변화 속에서 조금씩 단점을 보완해왔다. 그 노력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중소업체 한 번에 보는 공동관, 바이어 유치 위한 노력

게임사 입장에서 볼 때 주최측의 과제는 바이어 유치다. 게임은 다른 콘텐츠산업보다 수출 비중이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까지 집계한 2017년 게임수출액은 8억 3,762억 달러(한화로 9,500억 원)로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의 55%에 달한다. 즉,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바이어 유치는 게임사 입장에서 참가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바이어가 오고 싶어하는 게임쇼를 만드는 것이 선별과제다. 주최측 입장에서 생각한 묘책은 '공동관'이다. 여러 업체를 테마를 잡아 한 곳에 모은 '공동관'을 적극 도입해 바이어가 본인이 목표로 한 게임사를 가능한 짧은 동선으로 돌아보게 한 것이다.

올해 지스타 공동관은 총 17곳이다. B2C에 3곳, B2B에 14곳이다. 이 중 B2B는 '지역 공동관' 증가가 눈에 뜨인다.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비롯해 서울산업진흥원, 경기콘텐츠진흥원,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전남정보문화진흥원 등 10개 지역 진흥원이 동참했다. 따라서 지스타에 참여한 국내 지역도 작년 7개에서 올해 10개로 늘어났다. 같은 지역에 자리한 중소 게임사 부스를 '공동관' 형태로 묶어서 내놓는 것은 바이어에게 각 관의 '테마'를 설명하기 용이하다.








▲ 올해 지스타는 지역 공동관 증가가 눈에 띄였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주최측 입장에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걱정스러운 부분은 바이어 증가세가 정체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지스타가 민간으로 이양된 2012년에는 유료 바이어가 2011년보다 두 배 늘었으나 2013년에는 66.3%, 2014년 8,5%, 2015년에는 7.6%, 바로 작년에는 6.8%에 그쳤다. 여기에 올해 지스타 역시 첫 날 유료 바이어 수가 작년보다 3% 늘어나는데 그쳤고 둘째 날에는 6명 증가에 불과했다. 즉, 바이어 증가세가 점점 내려가는 것이다.




▲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놓는 것은 좋았으나 바이어 수 증가는 둔화되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에 업계에서는 지스타 기간 자체를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처럼 가까운 지역에서 열리는 게임쇼 근처로 옮기는 것이 어떻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북미나 유럽처럼 한국과 먼 지역에 자리한 바이어는 차이나조이 직후에 지스타가 열리면 두 게임쇼를 동시에 돌아볼 수 있다는 이점이 생겨 지스타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지스타조직위원회 서태건 위원장은 "해외 게임쇼에서도 꾸준히 지스타를 홍보해오며 바이어 중에는 11월 쯤에 지스타가 열린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따라서 이들 역시 각 게임쇼 개최 시기에 맞춰서 방문 계획을 짜는데 갑자기 기간을 바꿀 경우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라며 "또한, 게임스컴이나 차이나조이 같은 다른 게임쇼와 겹치지 않는 기간도 찾아야 한다"라고 답했다.

안정화된 모바일게임 전시와 부산시로 영역 넓히는 지스타

이번에 살펴볼 부분은 관람객이다. 즐길거리가 많고, 편리한 게임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 뜨이는 것은 '게임쇼에 맞지 않는다'라고 평가된 모바일게임 전시가 점점 틀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부분은 시연대 구성이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 모바일게임 시연작을 출품한 주요 업체는 계단형으로 올라가는 시연 공간에, 잠깐 서서 게임을 즐기는 스탠드 형태로 시연대를 설치했다. 여기에 소음이 심한 환경을 고려해 헤드폰을 배치하는 것도 정석으로 자리잡았다. 매년 문제로 떠올랐던 네트워크 문제도 올해는 안정화됐다.






▲ 모바일 전시가 기본틀을 갖췄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년 간 모바일게임 전시에 대해 주최측과 참가사가 머리를 맞대어 완성해낸 결과물이다. 국내 게임시장 주류를 이루고 있는 '모바일게임' 전시 방법을 발견해냈다는 것은 주요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게임 전시에 있어 온라인에는 없는 모바일만의 강점도 발굴됐다. 가장 큰 부분은 회전율이다. 모바일은 온라인보다 상대적으로 시연 시간이 짧고, 좁은 공간에 많은 기기를 설치할 수 있다. 특히 서서 하는 스텐드형 시연대가 주류로 자리잡으며 공간 활용도는 더 높아졌다.

즉, 좁은 공간에서 많은 관람객을 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게임스컴, 차이나조이 등 다른 게임쇼와 비교했을 때 전시 공간이 부족한 지스타의 약점을 보완해준다. 그리고 전시 공간은 주최측의 고민 중 하나다. 실제로 올해 지스타의 경우 B2C관이 7월에 조기 마감되며 전시관 면적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제 1전시장에 야외부스, 컨벤션홀까지 동원했지만 내년을 생각하면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


▲ 매년 늘어나는 관람객 수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에 주최측에서 고려하는 부분은 벡스코에서 부산시로 행사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서태건 위원장은 "물리적으로 전시 공간을 늘리는 것은 단기간에 어려우니 부산시로 행사 영역을 넓혀서 시의 행사로 만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역시 시와 연계한 게임스컴 시티 페스티벌을 개최한 바 있다. 지스타 역시 도시와 연계하여 범위를 넓히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주목할 곳은 두 군데다. 우선 벡스코에서 도보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영화의전당이다. 15일에는 지스타 전야제라 볼 수 있는 게임대상이, 16일부터 19일까지 'G-랜드 페스티벌'이 열린다. 벡스코 외 공간으로 행사 장소가 넓어진 것이다. 이 중 'G-랜드 페스티벌'은 참가사가 아닌 주최측이 주도적으로 마련한 야외 행사다. 레트로 게임대회, 게임음악 콘서트, 코스튬플레이 등 게임에 관련된 볼거리가 이 곳에 마련되어 있다. 행사 공간 확대와 지스타만의 즐길거리, 두 가지에 대한 시범 무대인 셈이다.




▲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G-랜드 페스티벌 현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1년 내내 운영되는 지스타 상설 전시관 '지스테이션'이다. 지스타에 출품된 게임을 부산 지하철역에 상시로 전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을 지스타 홍보 공간으로 사용하며 시민들이 지스타를 인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서태건 조직위원장은 "올해 첫 지스테이션이 부산 센텀시티 역에 열렸으며 부산교통공사와의 협의 하에 다른 부산 지하철 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부산 센텀시티 역에 열린 지스테이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