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임을 앞세워 성능을 어필한 RTX 2080 (사진제공: 엔비디아)
PC 하드웨어 제조사는 오랜 기간 게임과 한 배를 타왔다. 현재 가장 큰 이슈는 지난 21일 엔비디아가 공개한 신형 그래픽 카드 ‘지포스 RTX’다. 발표 현장부터가 유럽 대표 게임쇼로 손꼽히는 게임스컴이었으며, RTX 2080 성능을 돋보이기 위해 동원한 것도 ‘배틀필드 5’,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등 올 가을 출시를 앞둔 최신 게임이다. 기대작을 더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부드럽게 가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게 하는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모바일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LG 등 국내 제조사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사 플래그십 제품을 어필하며 ‘게이밍 폰’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도 이 정도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뛰어난 성능을 가졌음을 어필하는 ‘게이밍 폰’이 여러 제조사에서 등장한 것이다.
한국부터 해외까지, 스마트폰 제조사의 게임 러브콜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지난 8월 24일 출시된 삼성 ‘갤럭시 노트 9’이다. 새로운 갤럭시 노트 제품을 선보이며 삼성이 강조한 것 중 하나는 게임이다. 게임 컨트롤러처럼 사용할 수 있는 S펜부터 아이폰X보다 용량이 큰 4000mAh 배터리, 발열을 잡아줄 새로운 냉각 시스템까지 게임에 최적화된 제품임을 어필했다. 탑재한 게임도 만만치 않다.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까지 핫한 장르로 떠오른 ‘배틀로얄’ 대표작을 위시한 게임 5종이 선탑재된다.

▲ 게임에 최적화된 냉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을 어필했다 (사진출처: 갤럭시 노트 9 제품 소개 페이지)
삼성보다 한 발 먼저 게임에 러브콜을 보낸 곳도 있다. 넥슨 MMORPG ‘카이저’와 손을 잡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5월에 자사 최신 스마트폰 ‘G7 씽큐’를 출시하며 제품에 ‘카이저’를 선탑재했다. ‘G7’ 강점은 기존 스마트폰보다 밝고 선명한 화면과 일반 이어폰으로도 최대 7.1 채널에 달하는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다. 이와 함께 ‘G7’ 구매자에게 게임 아이템, 쿨러 장착 거치대 등이 포함된 ‘카이저 팩’을 증정하며 게이머들에게 제품을 적극 어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 넥슨 MMORPG '카이저'와 손을 잡은 LG G7 (사진출처: G7 제품 소개 페이지)
신제품을 ‘게임’에 초점을 맞춘 제조사는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올해 4월에 중국 샤오미는 게임 전용 스마트폰 ‘블랙샤크’를 출시했다. 퀄컴 AP 스냅드래곤 845에 6GB RAM, 2160x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블랙샤크’는 예전에는 PC에서나 볼법한 수냉식 쿨러가 장착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발열을 확실하게 잡아 어떠한 게임이라도 최상의 성능으로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블랙샤크’의 특징이다. 여기에 필요에 따라 폰에 붙였다, 뗄 수 있는 아날로그 스틱까지 갖췄다.

▲ 아날로그 스틱까지 갖춘 샤오미 '블랙샤크' (사진출처: 제품 공식 페이지)
PC 게이밍 장비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ROG’도 스마트폰에 손을 뻗쳤다. 에이수스가 올해 3분기 출시할 예정인 ‘ROG’ 폰은 8GB RAM에 2160x1080 AMOLED 90HZ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 등 성능적인 부분과 함께 다양한 커스텀을 자랑한다. 폰에 끼울 수 있는 스틱은 물론 TV나 모니터에 폰을 연결할 때 쓰는 전용 독도 갖췄으며, 폰을 끼우면 3DS처럼 화면 2개를 쓸 수 있는 ‘트윈뷰 독’까지 게임할 때 쓸 수 있는 다양한 주변기기가 있다.

▲ 'ROG 폰'에는 화면 2개를 쓸 수 있는 '트윈뷰 독'이 있다 (사진출처: ROG 폰 제품 소개 페이지)
게이머 장비 업체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레이저도 ‘게이밍 폰’ 경쟁에 뛰어들었다. 레이저는 작년 11월에 자사 첫 게이밍 폰 ‘레이저폰’을 출시한 바 있으며, 올해 12월에 두 번째 게이밍 폰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신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올해 말에 나오는 퀄컴 사 최신 칩셋 ‘스냅드래곤 855’가 탑재되며 12GB RAM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작년에 출시된 레이저의 게이밍 스마트폰 '레이저폰' (사진출처: 제품 공식 소개 페이지)
확실한 구매욕을 갖춘 게이머를 겨냥한다
이처럼 여러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기존보다 더 좋은 성능을 지는 스마트폰을 소개하며 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운드, RAM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함께 대용량 배터리, 발열을 잡기 위한 냉각까지 장시간 플레이를 고려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S펜을 앞세운 ‘갤럭시 노트 9’이나 다양한 주변 기기를 앞세운 ‘ROG 폰’처럼 좀 더 몰입감 있는 플레이를 위한 주변기기에 힘을 준 제조사도 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게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빠졌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며 기기 성능은 상향 평준화되었고, 매년 새로운 제품이 등장해도 혁신이라 부를 정도로 일반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만한 기술적인 발전은 미비하다. 다시 말해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새로운 폰을 사야겠다는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새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해 실적 견인을 이루어야 할 스마트폰 제조사에 넘기 어려운 벽과 같다. 이에 제조사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게임이다. 인기 게임에 맞춰 고가의 PC를 맞추는 것처럼 스마트폰에서도 좀 더 생생한 경험을 위해 고가의 기기를 살 의향이 있는 게이머에 초점을 맞춰 신제품을 어필하는 것이다.

▲ 작년 지스타 현장에서 출품된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참가자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모바일게임 시장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은 703억 달러(한화로 약 7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게임 시장 전체 중 50% 이상에 달한다. 최신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찾는 확실한 소비자층을 찾는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모바일게임 이용자는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게이밍 폰’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게이머에 직접적으로 제품을 어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게이밍 폰’은 포화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창구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하며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도 적극적으로 모바일에 뛰어들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이 모바일에 뛰어들며 그래픽 발전과 함께 사양도 높아지고 있다. 매번 더 높은 사양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 모바일게임 유저는 꾸준히 신제품을 어필할 수 있는 시장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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