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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는 편한데 라인업은? ‘에픽게임즈 스토어’ 심층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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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스토어
▲ '에픽게임즈 스토어' 메인 화면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갈무리)

언리얼 엔진과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에픽게임즈가 밸브에 도전장을 던졌다.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게이머 유치에 나선 것이다. 특히 게임 개발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만큼, 개발자에게 수익의 88%를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스팀 대항마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지난 7일,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본격적으로 문을 열고 게이머 유치에 나섰다. 과연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쉬운 결제와 환불, 다양한 할인 이벤트 등 유저 친화적인 정책의 선두 주자 스팀을 꺾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을까? 직접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차근차근 해부해 보았다.


▲ '에픽게임즈 스토어' 론칭 트레일러 (영상출처: 에픽게임즈 공식 유튜브)

에픽게임즈 스토어, 어떻게 이용하나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기존 언리얼 엔진 4나 ‘포트나이트’를 설치하는데 쓰였던 에픽게임즈 런처에서 손쉽게 접속할 수 있다. 다만, 메뉴는 몇 가지 변경이 있다. 위치는 상단에서 좌측으로 바뀌었고, 이전에 있던 ‘포트나이트’ 탭이 스토어에 흡수되면서, 홈, 스토어, 라이브러리, 친구, 언리얼 엔진으로 변경됐다. 만약 ‘포트나이트’ 유저라면 라이브러리 탭에서 설치된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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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설치된 '포트나이트'는 라이브러리에 있다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갈무리)

스토어 탭에서는 스팀에서 하는 것처럼 게임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다. 각 게임의 대표 이미지가 타일처럼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각 게임 항목으로 들어가면 보다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 번역이 자연스럽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게 무슨 게임인지, 사양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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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 지원은 잘 되고 있는 편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갈무리)

다만, 아직까지 설명이 통일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등록된 게임 중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토너먼트’에는 지원 언어 항목이 없고, ‘섀도우 컴플렉스 리마스터드’에만 영어를 지원한다는 사실이 표기되어 있다. 여기에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이나 ESRB 같은 게임 심의 등급이 ‘평점’이라는 말로 표기되어 있어, 게임 리뷰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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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섀도우 컴플렉스 리마스터드', 지원 언어 항목이 보인다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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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포트나이트'에는 지원 언어가 표기되지 않는다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갈무리)

친구 목록은 런처와 별도 창으로 뜬다. 자신의 상태를 온라인이나 자리비움으로 설정할 수 있거나, 친구를 추가해 귓속말로 대화하는 등, 웬만한 커뮤니티 기능은 전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큰 지장은 없다.

결제 수단 대응은 확실, 게임이 없는 건 아쉽다

스팀이 PC게임 유통에서 최강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쉽고 간단한 결제 방법에 있다. 여러 게임을 간단하게 구매하고,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환불하는 것도 큰 제한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게임을 구매하고 플레이할 수 있던 것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역시 게임 결제의 문턱을 크게 낮춘다는 스팀 장점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구매하고 싶은 게임을 찾아 결제하는 과정을 보면 아직은 미완성된 모습이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게임 중 ‘섀도우 컴플렉스 리마스터드’만 유료 게임인데, 표기되는 가격은 미국 달러다. 물론 결제 단계로 넘어가면 한국 원으로 변환해서 얼마를 결제해야 하는지 보여 주지만, 한 눈에 가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또한, 지원되는 게임은 출시 초기임을 고려하면 꽤나 많은 편이다. 미국 ‘에픽게임즈 스토어’에는 더 게임 어워드에서 공개된 액션 어드벤처 ‘하데스’ 앞서 해보기 버전이나 ‘헬로 네이버’ 등 여러 게임이 판매 중이고, ‘다크사이더스 3’나 ‘저니’, ‘월드 워 Z’ 등의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브노티카’나 ‘슈퍼미트보이’와 같은 명작 인디게임은 2주간 무료로 플레이할 수도 있다. 또한, 에픽게임즈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팀 못지않은 세일 이벤트도 기획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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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스토어로 들어가면 '하데스'나 다른 게임을 볼 수 있다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갈무리)

그러나 지역 제한으로 인해 국내에는 에픽게임즈가 직접 개발한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토너먼트’, ‘섀도우 컴플렉스 리마스터드’ 3종밖에 만나볼 수 없다. 무료 게임도 제공되지 않는다. 또한 미국에서는 모드 에디터 12종도 제공되지만 국내에서는 지역 제한에 걸려 사용할 수 없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서 차이가 큰 편이다. 다만, 에픽게임즈 코리아에서 ‘에픽게임즈 스토어’ 국내 본격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하니, 추후 국내에서도 게임 라인업 등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아쉬운 점은 있지만 결제 자체는 상당히 편하다. 특히 국내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결제 수단을 지원한다는 점이 좋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외국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신용, 체크 카드 외에도 휴대폰 소액결제나 문화상품권, 캐시비, 티머니, 틴캐시, 온캐시 등을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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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카드 결제는 물론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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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한다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갈무리)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환불정책 역시 스팀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스팀의 경우, 구입한 지 7일 이내에 플레이 시간이 2시간 미만일 경우 100% 환불이 가능하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구매 후 14일 이내라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금액 100%를 환불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게임에 대한 정당한 문제 없이 환불 받을 수 있는 것은 유저당 2회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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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불 기준은 스팀보다 널널한 편 (사진출처: 에픽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개발자 친화 정책, 앞으로가 기대된다

서비스 초기라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스팀과는 차별화되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동력은 개발자 친화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점이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개발자에게 88%의 수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는 더욱 높은 매출액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스팀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게임을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올리면 엔진 로열티 5%까지 감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고,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유니티 기반 게임도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입점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 밖에도 게임을 홍보하는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가 판매에 기여할 때마다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받을 수 있는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까지 마련되어 게임 알리기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제공되는 게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잠재력은 심상치 않다. 만약 국내에서도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양질의 게임을 다수 선보인다면, 스팀 독주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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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스팀 경쟁을 다룬 게임메카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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