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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탐방] PS4 대란과 함께 신작 아닌 스테디셀러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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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출발을 알리는 1월이지만, 월초만 해도 게임 매장 분위기는 그다지 밝진 않았다. ‘용과 같이 4’, ‘갓 이터 3’, ‘바이오하자드 RE: 2’, ‘에이스 컴뱃 7’ 등 대작이 다수 포진돼 있었지만, 대부분 리마스터, 리메이크거나 마니아 위주 타이틀이라 일반 유저들의 관심은 끌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다.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SIEK)가 지난 1월 24일부터 오는 2월 3일까지 PS4를 최대 15만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할인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PS4 Pro를 기존 중고가보다 싼 가격인 34만 8,000원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매장으로 많은 게이머가 몰려 대호황을 이뤘다. 그야말로 가뭄에 내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게임메카는 용산 게임몰, 대원샵, 국제 전자센터,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을 찾아 그 분위기를 살펴봤다.

▲ 1월 게임매장에는 PS4 할인 축복이 내렸다! (사진출처: PS 공식 웹페이지)

PS4 할인 대란, 신규 유입에 중고 매물도 동났다

PS4 특별할인이 몰고 온 파장은 컸다. 온라인 매장은 24일 00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수 분만에 물건이 동이 났으며, 비교적 물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오프라인 매장도 새벽부터 몰려든 인파에 대부분 반나절을 버티지 못하고 백기를 올렸다.

특별할인은 총 11일, 그런데 단 하루도 버티지 못했다는 사실에 당일 PS4를 구매하지 못한 게이머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SIEK는 본래 할인 대상이 아니었던 PS4 PRO 2TB 모델도 할인 행사 목록에 추가했고, 매장 측에서도 자체적으로 일일 최대 판매량을 조절하는 것으로 행사가 계속될 수 있었다.

▲ 할인 중인 PS4를 손에 넣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물건은 금방 동이 났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PS4가... 매진됐...다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PS4를 사려고 몰린 게이머들은 당연히 기기만 사가진 않았다. 그간 마음속 장바구니에 가득 채워놨던 게임 타이틀을 드디어 즐길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주로 찾은 타이틀은 ‘바이오하자드 RE:2’, ‘에이스 컴뱃 7’ 같은 따끈따끈한 신작이 아닌 ‘피파’, ‘위닝’, ‘GTA 5’ 등 스테디셀러 타이틀이라는 것이다. CD마을 관계자는 “이번 할인 행사로 PS4에 입문한 게이머들은 최신작보다는 익히 들어 익숙한 타이틀을 주로 찾았다”고 전했다.

중고 타이틀 거래도 활발했다. 큰 맘 먹고 콘솔을 구매한 만큼, 최대한 여러 가지의 게임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비교적 저렴한 중고 매물을 찾는 사람이 많았고, 기존 게이머들은 수요가 높아진 틈을 타 가진 타이틀을 팔고 신작 타이틀을 구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장탐방 도중에 원하는 중고 매물을 찾기 위해 매장 전역을 떠도는 손님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조금 이름난 타이틀은 신제품은 커녕 중고도 남지 않았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 PS4에 입문한 게이머들이 주로 선택한 타이틀 '피파'와 'GTA 5' (사진출처: 각 게임 공식 웹페이지) 

‘바하2’와 ‘에이스 컴뱃7’, 그리고 의외의 ‘갓 이터3’

1월 게임 매장을 견인한 타이틀을 꼽자면 단연 ‘바이오하자드 RE:2’다. ‘바이오하자드 RE:2’는 좀비 공포 게임을 언급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는 걸작 ‘바이오하자드 2’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 현실적인 그래픽과 사운드로 재설계돼 게임을 처음 접한 게이머는 물론 이미 원작을 접해본 팬들의 마음 또한 흔들었다. 그 결과, ‘에이스 컴뱃 7’나 ‘갓 이터 3’ 등 쟁쟁한 경쟁작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매장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

▲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친 '바하 2'와 '에이스 컴뱃 7'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히 ‘바이오하자드 RE:2’는 그간 흥행 소식이 뜸했던 Xbox One에서도 반응이 있었다. 게임이 4K를 지원하기 때문에 비교적 고해상도 환경에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진 Xbox One X를 선택한 게이머가 늘은 것이다. 동서게임 관계자에 따르면 “Xbox One X가 콘솔 중에서는 성능이 가장 좋기 때문에 이런 고해상도 타이틀이 나올 때마다 반응이 있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그 뒤로는 ‘에이스 컴뱃 7’가 바짝 뒤따랐다. ‘에이스 컴뱃 7’은 특히 PS4에서 압도적으로 인기가 있었는데, 이는 PS VR로 가상현실 모드를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매장에서는 판매 순위에 ‘에이스 컴뱃 7’이 아예 제외돼 있었는데, 이상하여 물어보니 “찾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은 없어 광고 효과를 줄이기 위해 부득이하게 내려놓았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1등을 차지한 '바하 2', 에이스 컴뱃 7'은 찾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어서 광고를 줄이려고 일부러 내려놓았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갓 이터 3’는 출시 전까지만 해도 이때까지 시리즈가 그래왔던 것처럼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매장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의외로 인기가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선방한 것이다. 시리즈 최초 한국어화라는 점과 헌팅 액션 장르라는 점이 게이머의 관심을 끌었으리라는 것이 매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반면 닌텐도 진영의 1월은 비교적 조용한 한 달이었다. 스위치 핵심 타이틀로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U 디럭스’와 ‘닌텐도 라보’가 출시됐지만, 두 작품 모두 '이식작'과 '한국어화 재발매' 타이틀이기 때문에 큰 반응을 끌어 내지 못한 것. 대원샵 관계자는 “그래도 여전히 가족 단위 손님이 꾸준히 방문해주시고 계신다”며 “특히 창의적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닌텐도 라보를 많이 찾았다”고 전했다.

▲ 가족 단위 손님으로 가득찼던 작년 12월과 달리 비교적 쓸쓸해 보이는 닌텐도 매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니아들의 달 2월,기대치는 “글쎄”


1월 예기치 않은 PS4 할인행사로 축제를 벌인 게임 매장, 과연 이 후끈한 분위기를 다음달까지 몰고 갈 수 있을까? 각 매장 관계자에게 들어본 2월 전망은 “글쎄”다.

2월 출시 예정 기대작은 ‘점프 포스’, ‘걸즈 앤 판처 드림 탱크 매치 DX’, ‘메트로: 엑소더스’, ‘앤썸’ 정도가 있다. 대부분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대작 타이틀이다. 그런데 어째서 기대가 낮은가 하면 ‘마니아 게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점프 포스’와 ‘걸즈 앤 판처’는 동명의 만화와 애니를 소재로 한 게임이며, ‘메트로:엑소더스’와 ‘앤썸’은 호불호가 갈리는 좀비 아포칼립스와 메카물이다.

다만 닌텐도 진영은 신작 출시와 무관하게 기대가 높은데, 이는 곧 찾아올 2월 설 연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닌텐도라면 아이들의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한 설 연휴 이후 대대적인 구매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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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균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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