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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캐릭터 스탯 고민 오랜만이네, 달빛조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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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각사'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달빛조각사'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혈전이 예고된 하반기 모바일 MMORPG 대전의 첫 주자인 '달빛조각사'가 드디어 정식으로 출시됐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 한국 온라인게임의 산 증인인 송재경 대표는 '달빛조각사'를 소개함에 앞서서 20년 전에 처음으로 MMORPG를 만들던 시절로 돌아가 이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쉽게 말해 '레트로 감성'을 살리겠다고 직접 밝힌 것이다. 

당시 팬들이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기대보다는 의아함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굳이 20년 전의 감성을 신작에서 느끼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시된 후 직접을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그 송재경 대표가 직접 언급했던 '레트로 감성'의 정체를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동안 '편의'라는 미명하에 잠시 잊고 있던 육성의 자유도와 다양성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일이 캐릭터 스탯을 클릭하고 장비에 맞춰서 캐릭터를 육성하는 맛은 최근 출시된 MMORPG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매력이었다. 

▲ '달빛조각사' 시네마틱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자유롭고 다양하게 키울 수 있는 캐릭터 

'달빛조각사'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유저는 가상의 VR게임 '로열로드'의 유저가 되어 베르사 대륙 이곳 저곳을 탐험하게 된다. 대체현실에 가까운 원작의 로열로드 처럼 본작도 오픈월드를 지향하며 그만큼 굉장한 자유도를 자랑한다. 게임을 켜고 캐릭터를 생성하는 순간 이 캐릭터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부터가 게임의 시작이며,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디를 돌아다니며 어떤 일을 해서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지 유저가 마음껏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대륙은 어마어마하게 넓고 만날 사람은 매우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륙은 어마어마하게 넓고 만날 사람은 매우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주변 화분을 때리면 깨지는 등 소소한 상호작용까지 잘 구현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하지만 주변 화분을 때리면 깨지는 등 소소한 상호작용까지 잘 구현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게임의 시스템이 바로 스탯 수치의 활용이다. 최신 MMORPG는 유저의 편의를 위해 자동으로 스탯을 분배해준다. 과거에는 힘과 민첩, 지능, 운 등의 수치를 유저가 직접 분배할 수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달빛조각사'에선 옛날 게임들 처럼 유저가 직접 스탯을 분배해야 한다. 물론 전사라면 힘을, 궁수라면 민첩을, 마법사라면 마력을 찍는 법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마법사라도 지능과 지혜 둘 중에 어떤 스탯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가 생길 수 있으며, 전사나 성직자도 마찬가지다.

이 스탯의 자유도가 극대화되는 직업이 있으니 바로 무직에서 시작해야만 전직할 수 있는 '조각사'다. 조각사는 상대적으로 전투력이 약한 대신 다양한 방식으로 육성이 가능하다. 조각칼을 이용한 단검술을 위주로 육성하는 것도 가능하고, 골렘이나, 늑대 같은 소환물을 강화하기 위해 매력에 투자해도 좋다. 본작에서 조각사는 자연을 직접 조각해 번개 같은 것을 소환할 수 있기 때문에 지능 스탯을 찍는 유저도 있다. 이로 인해 유저 간에 어떤 스탯이 더 효율적인지 벌어지는 논쟁만 봐도 이 게임의 육성 자유도가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각사로 힘겹게 전직을 하고 나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조각사로 힘겹게 전직을 하고 나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뭘 찍어야 더 좋을지 레벨업 할 때마다 고민하게 될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뭘 찍어야 더 좋을지 레벨업 할 때마다 고민하게 될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상 최고의 달빛조각사가 되기는 이렇게 힘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전설의 달빛조각사가 되기는 이렇게 힘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조각사가 아니어도 육성의 재미는 다방면에서 느낄 수 있다. 오히려 일반 직업군을 선택하면 훨씬 편하고 능동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당장에 무직으로 30레벨 가까이 버텨야 하는 조각사와 달리 다른 직업은 초반부터 범위공격과 강력한 스킬을 난사할 수 있다. 덕분에 육성 속도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덤이다. 더불어 다른 직업이라 해도 육성 방법은 꽤 다양한 편이다. 이를테면 궁수의 경우에도 원거리 공격력을 올려주는 민첩 일변도의 스탯을 추구하지 않고 매력에 일정 수치를 투자해 강력한 펫을 탱커로 내세운 뒤 전투를 진행하는 육성법을 구상할 수 있다. 

궁수도 민첩 일변도의 스탯을 찍지 않아도 좋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궁수도 민첩 일변도의 스탯을 찍지 않아도 좋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생활과 전투가 조화를 이룬다

이 밖에도 요리나 조각 또한 캐릭터 육성에 상당히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본작에는 장비 착용에 필요한 요구레벨이 없는 대신 필요 스탯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좋은 궁수 장비를 끼고 싶으면 일정 수치 이상의 민첩 스탯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특정 장비를 착용하 싶으나 스탯이 모자란다면 요리를 먹고 스탯을 올려서 해당 장비를 착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요리법은 낚시나 채집을 통해 재료를 수급하고 직접 연구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데, 이를 찾아내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조각을 통해서는 조각사의 스킬 사용에 필요한 자원을 구하거나, 스탯으로는 올릴 수 없는 캐릭터의 능력치를 영구히 올릴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하우징의 일부이지만, 집을 조각상으로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성능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동속도나 공격 사정거리 등은 조각을 통해서만 극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을 만큼 조각은 상당히 중요한 편이다. 재밌게도 생활 콘텐츠인 조각을 위한 재료는 전투를 통해 얻는 장비를 분해하거나 수렵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생활과 전투 콘텐츠가 서로 시너지를 이루는 부분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

조각상을 설치하는 것은 공격 사정거리나 이동 속도 같은 추가 능력치와 연관이 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조각상을 설치하는 것은 공격 사정거리나 이동 속도 같은 추가 능력치와 연관이 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음식을 먹으면 임시로 기본 스탯을 올릴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음식을 먹으면 임시로 기본 스탯을 올릴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낚시 같은 생활 콘텐츠가 그냥 낚시로 끝나는 것이 아닌 셈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낚시 같은 생활 콘텐츠가 그냥 낚시로 끝나는 것이 아닌 셈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밖에도 본 작만의 장점은 많다. 귀여우면서도 세부적으로 짜여진 그래픽은 그 중 하나다. 특히 SD캐릭터라고 대충 만들지 않은 캐릭터 모션은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가령 물약을 들이키면 캐릭터가 직접 물약을 들이키고 땅에 던져서 병이 깨지는 부분, 잎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까지 제대로 구현돼 있다. 이 밖에도 원작에서 구현됐던 히든 퀘스트인 허수아비 만 번 때리기나 할로윈 호박 찾기 등의 퀘스트가 그대로 구현 된 부분도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들이다. 이 게임이 분명 소설 '달빛조각사'를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캐릭터를 확대해서 전투를 보면 또 그 맛이 색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캐릭터를 확대해서 전투를 보면 또 그 맛이 색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몇몇 버그를 감안해도 게임성은 매우 뛰어나다

뛰어난 게임성과 영리한 게임 구조와 별개로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자잘한 버그들이 산재한 점은 아쉽다. 게임 도중 레벨이 갑자기 떨어지는 문제나, 의뢰게시판 경험치 오류, 보관함 아이템 복사 버그, 닉네임 작성시 특정 글자가 입력되지 않는 등 고쳐야 할 버그가 굉장히 많다. 어떻게 보면 참 작은 부분이지만, 하나하나 모이다 보면 게임에 대한 만족도를 극한으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수정돼야 할 부분이다. 당장에 버그 수정을 위해 보관함과 거래소 이용을 막아놓아 많은 유저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이 모이면 캐릭터가 안 움직이는 버그에 걸리는 건 당연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람이 모이면 캐릭터가 안 움직이는 버그에 걸리는 건 당연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캐릭터가 제자리만 걷는 버그에도 걸려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캐릭터가 제자리만 걷는 버그에도 걸려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와 별개로 유저들의 반응이 마냥 호의적이지 못한 이유는 기존에 제작진이 이야기했던 부분과 상충되는 게임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사냥 비중이 낮다고 했던 기존의 발표와 달리 본 게임은 대다수의 퀘스트를 자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더불어 없다고 했던 장비 뽑기도 이벤트라는 명목 하에 분명히 존재하며 이걸 거래소에서 판매도 가능하다.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2권까지 분량을 담아놨다는 이야기와 달리 레벨 30이 되고 나면 원작의 등장인물들을 만나기가 힘들어지는 부분도 문제다. 이는 530만 구독자를 지닌 '달빛조각사'의 세계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런 문제점과는 별개로 '달빛조각사'의 게임성은 분명 최근 출시된 MMORPG와 비교해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특히 본작이 자랑하는 육성의 자유도는 과거에나 느낄 수 있었던 레트로한 재미를 제대로 담아냈다. 원작에 대한 추억이 없더라도 오랜 호흡으로 즐기고 싶은 신선한 MMORPG를 찾고 있는 유저라면 '달빛조각사'는 분명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달빛조각사'의 게임성은 매우 뛰어난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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