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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배틀 집중한다더니 뽑기에 취한 '포켓몬 마스터즈'

▲ '포켓몬 마스터즈'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DeNA)

'포켓몬스터' 핵심 매력이라 하면 모험, 수집, 육성, 배틀. 이 네 가지로 압축될 것이다. 퍼즐이 절묘하게 녹아있는 모험, 800마리가 넘는 포켓몬을 모으러 다니는 재미, 각종 파고들기 요소가 집약된 육성과 배틀 등 다양한 재미가 한데 어우러진 것이 이 시리즈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라이트유저나 헤비유저 모두 자기 성향에 맞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덕분에 '포켓몬스터'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사랑 받는 시리즈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8일 출시된 '포켓몬 마스터즈'는 저 네 가지 중 '수집'과 '배틀'에 집중한 모바일 게임이다. 포켓몬과 팀을 이룬 원작의 네임드 캐릭터들을 모아서 3 대 3 실시간 배틀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육성 요소도 있고, 모험도 나름의 방식으로 구현해 놨지만 어찌되었건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는 분명 수집과 배틀에 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플레이 해 보니 '포켓몬 마스터즈'의 수집과 배틀은 원작의 재미를 극대화 하기는 커녕, 오히려 열화된 시스템으로 재미를 반감시키기만 했다. 배틀의 진행속도는 빨라졌지만 깊이가 사라졌으며, 그 밖의 시스템은 여타 모바일게임에서 흔히 봐왔던 것들에 '포켓몬'이란 껍데기만 씌운 정도에 불과했다. 타격감이나 비주얼 등 기본기와 원작 재현율은 훌륭했지만, 정작 원작의 재미는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 '포켓몬 마스터즈' 공식 애니메이션 (영상출처: 포켓몬코리아 공식 유튜브)

실시간 3 대 3 배틀에 집중한 '포켓몬 마스터즈'

'포켓몬 마스터즈'는 인공섬 파시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월드포켓몬마스터즈라는 포켓몬 대회에 출전하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유저는 피카츄와 함께 팀을 이뤄 대회에 나서게 되며, 5개의 배지를 모아 대회 참가자격을 얻어 대회에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원작에선 6마리 포켓몬 로스터를 마음대로 짤 수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캐릭터 당 딱 한 마리의 포켓몬만 다룰 수 있으며, 그 대신 1세대부터 7세대까지의 포켓몬과 역대 게임에서 등장했던 NPC 및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이 파트너 포켓몬과 함께 '버디즈'란 이름으로 등장하고 이들을 동료로 섭외할 수 있다.

캐릭터들은 단순히 겉모습만 재현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주요 특징과 핵심 요소들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웅이 같은 경우는 1세대 스프라이트에서 만날 수 있었던 특유의 포즈를 똑같이 재현했으며, 이슬이의 경우 사천왕인 칸나를 동경하고 그녀를 이기기 위해 정진한다는 콘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각 캐릭터 별 대사도 원작의 추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역대 포켓몬 시리즈를 심도 깊게 즐겼던 골수 팬이라면 반갑게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원작에서 익히 볼 수 있었던 추억의 조연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원작에서 익히 볼 수 있었던 추억의 조연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추억의 요소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추억의 요소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동료를 얻는 방법은 여타 수집형 게임과 마찬가지로 과금을 통해 뽑는 방법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들은 플레이 중에 다 만날 수 있다. 싱글 플레이가 11장 까지 있을 만큼 매우 큰 볼륨을 자랑하는데, 그 동안 각 세대별 주요 관장이나 라이벌,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다 만날 수 있다. 캐릭터 별로 3성, 4성, 5성 등 등급이 나뉘어져 있지만, 최소한 싱글 플레이에선 성능차이를 체감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롯이 캐릭터 수집과 상호작용에만 집중할 수 있다. 

포켓몬과의 팀업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에 맞게 배틀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기본적으로 3 대 3 실시간 배틀 시스템을 채용했으며, 타입별 상성이나 공격 기술등이 매우 간소화됐다. 따로 턴이 없는 대신에 정해진 에너지 게이지를 소모해서 포켓몬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데, 기술이 나가는 순서는 순수하게 누가 먼저 입력했는지에 따라서 결정된다. 따라서 에너지가 찰 때마다 바쁘게 손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 세 버디즈가 한 팀을 짜서 경기에 출전하면 되는 방식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본적으로 주어진 자원과 스킬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본적으로 주어진 자원과 스킬을 누구보다 빠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배틀 형식이 아예 달라진 만큼 배틀 진행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각종 시스템도 다소 간소화 됐다. 복합 타입이 사라졌으며, 기술도 자기 타입과 동일한 기술만 사용할 수 있다. 대신에 상처약이나 스페셜업 같은 아이템을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있고 특성 역할을 하는 패시브 스킬도 있기 때문에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제대로 한 셈이다. 

원작에 비해 단순해진 배틀과 아예 증발해버린 모험

'포켓몬 마스터즈'는 원작에 대한 재현과 존중이 잘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저 캐릭터를 베껴오기만 한 것이 아니라 원작의 특성이나 재미있는 요소들을 게임에 잘 녹아냈다. 심지어 이를 뒷받침 해주는 비주얼과 타격감, 사운드도 상당히 뛰어나다. 기술 연출도 본가 이상으로 화려한 편이다. 특히, 버디즈 기술 같은 경우는 7세대 Z기술의 박력을 능가한다. 

연출은 7세대 Z기술 저리가라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연출은 7세대 Z기술 저리가라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다소 지루하다. 그 이유는 너무 단순해진 배틀 시스템과 다른 수집형 RPG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반복적인 콘텐츠에 있다.

일단 원작에선 한 턴 한 턴 치밀하게 적의 노림수와 경우의 수, 심지어는 난수까지 계산해가며 다음에 사용할 기술을 선택해야 했다. 바둑이나 장기를 연상케 하는 세밀한 머리싸움이 '포켓몬스터' 배틀의 진수였다. 심지어는 제대로 배틀을 즐기기 위해 성격, 개체치, 노력치, 보유 아이템 등을 얻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포켓몬 마스터즈'는 다르다. 이미 완성된 포켓몬이 등장하기 때문에 애초에 육성은 배제돼 있으며, 배틀 자체도 매우 간단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약점 체계도 무너졌기 때문에 비행타입 포켓몬이 지진을 맞는 경우도 생기고 불타입 포켓몬이 물타입 공격에 강한 경우도 있어서 결국 그냥 게임이 추천하는 약점 타입 포켓몬을 꺼내들고 공격만 줄기차게 누르면 게임이 끝난다. 스페셜 업이나 상처약 같은 아이템도 있고 버디즈기술도 있지만, 결국 손이 빠른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라 큰 의미는 없다. 복잡한 시스템을 어설프게 간소화 하다보니 평범한 수집형 모바일게임과 다르지 않은 전투방식이 되어버린 셈이다. 

손이 느리면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손이 느리면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투가 상당히 심심해진 가운데, 주어지는 콘텐츠도 결국 이 심심한 전투를 계속 반복하는 것에 머무른다. 싱글플레이를 통해 스토리를 깨는 것도 계속해서 등장하는 적 버디즈들을 깨거나 보스를 물리치는 것에 불과하며, 레벨이 올라서 포켓몬을 진화시키는 것도 배틀을 통해서 진행된다. 배틀이 없는 경우에는 스토리 진행 중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들으면서 원작과의 동일성을 체크하거나 포켓몬 센터에서 대기중인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도다. '필드워크'라는 콘텐츠로 탐험이란 요소를 흉내낸 듯 하지만 결국 퍼즐이나 탐험 없이 배틀만 하는 콘텐츠다.

홍보영상에서 강조됐던 멀티플레이도 딱히 흥미롭지 않다. 일단 멀티플레이를 위해선 11장까지 스토리를 클리어해야 한다. 집중해서 싱글 플레이만 플레이한다 해도 걸리는 시간이 6시간에 달할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 비해 멀티플레이 자체는 다소 싱거운 편이다. 오히려 기존에는 3가지 포켓몬을 조작했던 것과 달리 멀티플레이에는 본인 소유 포켓몬 한 마리만 조작할 수 있으며, 공격에 순서가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답답한 감이 있다. 연계 공격이라는 멀티플레이만의 요소도 있지만 효과적인 연계 공격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여기서 어떤 콘텐츠를 선택해 들어가도
▲ 여기서 어떤 콘텐츠를 선택해 들어가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보게되는 것은 이런 실없는 대화 밖에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보게되는 것은 이런 실없는 대화 밖에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밖에도 랜덤박스를 통해 버디즈를 뽑아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 랜덤박스를 돌리기 위한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버디즈 10개를 연속으로 뽑기 위해 필요한 현금이 3만 6,000원 정도니 상당히 비싼 편이다. 또한 뽑은 캐릭터들을 각종 아이템으로 레벨업하고, 3성을 4성으로, 4성을 5성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시스템이나 시간대 별로 열리는 배틀 던전 등은 역시나 다른 수집형 RPG 숙제 콘텐츠와 크게 다를 바 없어 적잖은 실망만 안겨준다. 

더 치밀하게 구성된 시스템이 필요했다

'포켓몬스터'같은 성공한 IP의 실망스런 외전작에 의레 붙는 평가 마냥, 이 게임도 '포켓몬'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인 수집형 RPG로 나왔다면 오히려 좋은 비주얼과 스피디한 전투 등으로 호평을 받았을 지 모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포켓몬스터'라는 이름을 빌려서 나온 게임 치고는 부족하고 지루한 콘텐츠, 원작의 재미를 따라가지 못하는 배틀 등은 원작팬들의 아쉬움을 살 수 밖에 없다. 적어도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흔한 수집형 RPG 시스템을 빌려올 것이 아니라, 이름값답게 좀더 치밀하고 완벽하게 구성된 게임이 나왔어야만 했다.

'포켓몬스터'라는 이름을 쓸거였다면 이렇게 '뽑기'에 취하면 안됐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포켓몬스터'라는 이름을 쓸거였다면 이렇게 '뽑기'에 취하면 안됐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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