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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기생충 잇는 다음 문화 글로벌 상은 게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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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기생충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드높인 주역으로 손꼽힌다. BTS의 경우 2018년부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유력 시상식 다수에 이름을 올렸고. 기생충은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했다. K팝, K무비로 이어진 한류 바람은 국내 콘텐츠 업계에도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그리고 게임은 국내 콘텐츠 글로벌 시장 성과에서 빠질 수 없는 분야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1월 발간한 ‘2019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를 보면 게임은 국내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 중 69.2%에 달하는 33억 3,033만 달러 (한화로 약 3조 8,900억 원)을 차지하며 원조 수출 효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 게임은 작년 콘텐츠 수출 중 69.2%를 차지했다 (자료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매출 측면에서 게임은 국내 콘텐츠 수출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아쉬운 부분은 국내 게임이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자부할만한 수상실적이다. 북미, 유럽에서는 매년 ‘올해의 게임’을 뽑는 ‘GOTY’를 선정하고 있는데 주요 시상식에서 한국 게임이 GOTY를 받은 일은 없다.

2017년에 스팀에 출시된 배틀그라운드가 국산 게임 첫 GOTY 후보로 눈길을 끈 적은 있으나 더 게임 어워드, 골든 조이스틱, BATFA, GDC 어워드 등 해외 주요 시상식에서 배틀그라운드는 올해의 게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음악, 영화에 앞서 한류를 책임지고 있는 콘텐츠 분야로 손꼽히는 게임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면 해외에서 올해를 대표하는 게임이라 인정할 정도의 수상 경력도 필요하다.

▲ 배틀그라운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펍지)

아울러 국내 주요 게임사가 강조하고 있는 올해 전략도 글로벌로 가겠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지난 25일에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올해는 글로벌 진출에 전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 역시 27일 주주총회 현장에서 “2020년 글로벌 게임 스튜디오 도약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목표가 실질적인 성과까지 이어지길 바라며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인 국산 신작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전공 살려 해외 무대로, 글로벌 진출 노리는 모바일 신작

게임을 포함해 새로운 업적 쌓기에 도전할 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강점을 살리는 것은 기본으로 손꼽힌다. 글로벌 출시를 앞둔 게임 중에도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모바일에 방점을 찍은 게임이 다수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은 게임을 지난 곳은 넷마블이다. 3월 내 출시된 게임을 합쳐 8종이나 세계 시장에 출격한다.

이 중 주목할 타이틀은 현재 아시아 대상 사전예약을 받는 중인 블소 레볼루션과 작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제2의 나라: 크로스 월즈다. 블소 레볼루션의 경우 원작 특징인 무공 연계를 통한 콤보 플레이를 모바일에서도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제2의 나라는 레벨파이브와 지브리가 합작한 니노쿠니 IP 기반에 생활 콘텐츠를 붙여 작년 지스타 출품작 중에도 남다른 게임성을 보유했다고 평가된 바 있다.

▲ 제2의 나라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넷마블)

작년에 숨 고르기에 돌입했던 넥슨도 올해 게임 4종을 글로벌에 내놓는다. 이 중 주목할 타이틀은 중국 테스트를 통해 오랜 담금질을 거친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다. 원작 액션을 모바일에 계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며, 주력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중국에 올해 상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모바일에서 여러 번 고배를 마신 적이 있지만 이번 신작은 현지 사전예약 참여자가 2,7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중국 공식 홈페이지)

서머너즈 워로 글로벌 모바일게임사로 거듭난 컴투스도 올해 글로벌 시장에 신작 4종을 출시한다. 이 중 주목할 게임은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신작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과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이다. 서머너즈 워는 북미 및 유럽에서 흥행한 바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신규 타이틀 2종은 RTS와 MMORPG로 기존 서머너즈 워와 다른 장르에 도전한다. 실시간 전략의 경우 서양 시장에서 관심도가 높은 장르이기에 서머너즈 워 파워가 더해진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컴투스)

엔씨소프트는 작년 연말에 국내 시장을 장악한 리니지2M을 올해는 글로벌에 선보인다. 리니지2M의 경우 주주총회에서 김택진 대표가 “리니지2M을 시작으로 신작들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 언급한 바 있다. 모바일 MMORPG는 서양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경우가 거의 없는 가운데 리니지2M이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의 성과를 거두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아울러 리니지 2는 리니지보다 상대적으로 서양 시장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 리니지2M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콘솔 영역 개척에 나서는 국내 게임사

국내 게임사가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한다면 모바일은 물론 콘솔도 놓쳐서는 안 된다. 특히 올해에는 자사 대표 IP를 바탕으로 콘솔 시장에 도전하는 주요 게임사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선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2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중 눈길을 끄는 게임은 올해 Xbox One 출시를 예고한 크로스파이어X다. 작년에 출시한 컨트롤로 호평을 얻은 바 있는 레메디 엔터테인먼트가 싱글 플레이 캠페인 제작을 맡고 있어 기존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X019 현장에서 발표된 크로스파이어X (사진제공: 스마일게이트)

국내 대표 게임사로 손꼽히는 3N도 콘솔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은 자사 모바일 대표작 세븐나이츠를 기반으로 한 스위치 신작, 세븐나이츠 타임 원더러를 올해 여름에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닌텐도 e샵에 출시할 계획이다. 세븐나이츠 타임 원더러는 세븐나이츠의 8번째 멤버인 바네사가 궁극의 마법도구인 샌디와 함께 시공간의 뒤틀림 속으로 빠져든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다룬 싱글 플레이 RPG다.

▲ 세븐나이츠 타임 윈더러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넷마블 공식 유튜브 채널)

이어서 넥슨은 작년 11월에 열린 MS 자체 게임쇼 X019에서 처음 공개된 PC/Xbox One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연내 발매할 계획이다. 언리얼 엔진 4를 기반으로 한 기존 카트라이더와 진보된 그래픽에, 누구나 한 판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성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X019 당시 시연 버전이 현장에 출품된 바 있는데 당시 발표된 옵시디언 신작 그라운디드와 함께 대기열이 길었던 게임 중 하나였다.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엔씨소프트는 북미법인 엔씨웨스트가 퍼블리싱하는 신작 퓨저를 PC와 콘솔로 내놓는다. 퓨저는 기타 히어로, 락밴드 시리즈를 만든 북미 게임사 하모닉스가 개발을 맡았으며 유명 아티스트의 음원을 섞어 나만의 음악을 만드는 DJ를 소재로 했다. 비록 퍼블리싱 타이틀이지만 엔씨소프트가 기존에 주력하지 않던 콘솔 리듬 게임에 도전한다는 점은 의미 있는 시도라고 말할 수 있다.

▲ 퓨저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마지막으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을 기반으로 한 PC 배틀로얄 신작 섀도우 아레나를 국내 및 글로벌에 선보이며, 4월 중순에 글로벌 서비스를 앞둔 마지막 테스트를 진행한다. 펄어비스는 기존에도 검은사막 PC와 콘솔 버전으로 서양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섀도우 아레나는 검은사막 배틀로얄 모드였던 그림자 전장을 독립된 게임으로 발전시킨 신작이기에 기본적인 재미도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섀도우 아레나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펄어비스)

시작은 미약하더라도 끝은 창대하기를

이렇게 올해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주요 신작을 살펴봤다. 주력으로 삼고 있는 모바일부터 새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스팀을 통한 PC 신작과 콘솔까지 전방위적으로 해외 진출이 공을 들이려는 국내 게임사의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었다. 모바일의 경우 국내와 글로벌 간 취향 차이가 있고 콘솔은 국내 업계 입장에서 미개척지와 다름없다. 글로벌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도 올해 성과는 다소 주춤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작이 어렵다며 주저하고만 있으면 글로벌에서 GOTY 후보로 언급될 정도로 호평받는 한국 게임이 나오는 것은 꿈으로만 남는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더라도 게임 다수를 아시아 및 서양에 선보이며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게임을 꾸준히 시도하는 과정이 이어진다면 2017년의 배틀그라운드처럼 해외 유력 시상식에 한국 게임이 후보로 언급되는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흥행과 재미, 완성도 삼박자를 갖춰 글로벌에서 칭찬받는 K게임이 등장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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