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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게임’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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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배적인 게임 개인방송 플랫폼으로 자리한 트위치 (사진출처: 트위치 공식 홈페이지)
▲ 지배적인 게임 개인방송 플랫폼으로 자리한 트위치 (사진출처: 트위치 공식 홈페이지)

보는 게임은 신경쓰지 않는 게임사가 없을 정도로 게임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 영역을 꽉 잡고 있는 플랫폼은 트위치다. 해외 시장조사 업체 스트림랩스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 트위치가 차지한 비중은 73%에 달한다. 21%로 2위를 차지한 유튜브와 비교해도 격차가 상당한 지배적인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트위치가 최근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현재 게임 개인방송은 진행자가 방송을 하면 시청자가 이를 보고, 채팅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에 그친다. 트위치에서 현재 방영되는 대부분의 개인방송이 여기에 속한다. 여기에 트위치가 개인방송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려 한다. 방송을 하고, 이를 시청하는 수준을 넘어 진행자와 시청자가 방송에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영역으로 끌어올리려 하는 것이다.

보는 게임에서 보면서 하는 게임으로

현재 트위치를 통해 보면서 하는 게임을 제공한다고 발표된 타이틀은 3종이다.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은 게임은 어드벤처 게임 명가로 손꼽히는 퀀틱 드림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다, 안드로이드 3인을 주역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중요 분기에서 어떤 선택지를 골랐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진다. 여기에 추가되는 기능이 트위치에서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가장 많이 고른 선택지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퀀틱 드림은 지난 25일 트위치 자사 공식 채널을 통해 데모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바통을 이어받은 게임은 지난 29일에 출시된 다리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폴리 브릿지 2’다. 이 게임은 전작에서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다리를 짓거나 재미있는 실패를 보는 맛이 있어서 개인방송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여기에 이번에는 트위치에서 진행자와 시청자가 함께 다리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시청자가 원하는 다리를 설계해서 진행자에게 보내면 방송 진행자가 설계대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 시청자와 진행자가 함께 다리를 설계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는 폴리 브릿지 2 (사진출처: 트위치 공식 페이지)

마지막 주자는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반다이남코의 팩맨이다. 반다이남코는 트위치와 협업하여 개인방송 진행자와 시청자가 같이 즐길 수 있는 ‘팩맨 라이브 스튜디오’를 6월 중 출시한다고 밝혔다. 트위치 전용 채널에서 웹브라우저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으며, 스테이지를 유저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 모드와 이렇게 만든 모드를 최대 4명이 즐기며 점수 대결을 펼치는 셀렉션 모드가 추가된다.

▲ 팩맨 라이브 스튜디오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아마존게임즈 공식 페이지)

지금은 많지 않지만 앞으로 트위치에는 이처럼 방송을 보며 진행자와 시청자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타이틀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트위치 모회사인 아마존은 2020년부터 게임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아마존 자체 제작 게임, 클라우드를 통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아마존이 제시한 계획 중 하나는 트위치에서 게임을 시청하는 동시에 즐기는 대화형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다.

트위치가 시도하는 보면서 하는 게임이 대세가 된다면?

앞서 말했듯이 트위치는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 1위 플랫폼이다. 온라인 영상 앙대산맥으로 손꼽히는 유튜브도 게임 생중계 영역에서는 트위치에 게임이 안 될 정도로 격차가 상당히 많이 벌어져 있다. 따라서 만약 트위치가 ‘보면서 하는 게임’을 지속적으로 내고, 이러한 게임이 트위치에서 인기를 끈다면 트위치가 주도했던 ‘보는 게임’ 영역이 한 차원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보면서 하는 게임이 대세로 떠오른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가장 직접적인 부분은 시청자에게 게임 개인방송을 통해서 지금보다 좀 더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개인방송은 진행자가 게임을 하고, 시청자는 이를 일방적으로 보며 의견을 전하는 수준에 그쳐 있다.

그러나 트위치가 게임사와 직접 협업하여 방송에서 진행자와 시청자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요소를 넣는다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서 게임 자체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게임이 가진 재미를 현재의 일방향 시청보다 더 직접적이고, 더 깊숙하게 시청자에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개인방송 시청자가 게임으로 유입되는 연결고리가 지금보다 탄탄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인방송 진행자 입장에서도 트위치 자체에 관련 툴이 마련되어 있기에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방송을 훨씬 더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 시청자가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디토로이트: 비컴 휴먼 커뮤니티 플레이 시연 방송 (사진출처: 트위치 생중계 갈무리)

이를 통해 게임사는 개인방송을 신규 유저 유입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개인방송에서 게임을 시청하는 것을 넘어서, 방송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를 함께 전해줄 수 있다면 일종의 잠재 유저층이라 할 수 있는 시청자가 시청을 넘어 게임까지 연결되는 연결고리가 좀 더 탄탄해질 수 있다. 기존 보는 게임이 간접적인 효과에 그쳤다면 ‘보면서 하는 게임’은 시청자가 게이머로 유입되는 보다 직접적인 통로라 말할 수 있다.

특히 게임사 입장에서 현재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는 90년대 생으로 대표되는 Z세대가 그 이전 세대보다 게임을 적게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앱애니가 작년 9월에 진행한 ‘2019 앱에니 세미나’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모바일게임에 시간을 덜 쓰고, 접속하는 횟수도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앱은 트위치로 조사됐다.

▲ 한국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게임을 적게 한다 (자료제공: 앱애니)

이를 종합하면 Z세대는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게임을 직접 하는 경우는 적고, 트위치를 통해 개인방송을 보는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이다. 신규 유저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Z세대에 ‘하는 재미’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만약 방송과 함께 게임을 하는 재미도 같이 어필할 수 있다면 유저 창출이라는 점에서 게임사에 이득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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