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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2077] 기계팔 달겠다고 생팔 자르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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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첫 번째 트레일러에 등장한 뷰티 콘텐츠 크리에이터, 인간의 몸을 자유롭게 개조하는 세계관을 확실히 보여줬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 사이버펑크 첫 영상에 등장한 뷰티 방송 진행자, 인간의 몸을 자유롭게 개조하는 세계관을 확실히 보여줬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트레일러 영상 갈무리)

사이버펑크 2077은 기계로 만든 신체 부품, 이른바 '사이버웨어'가 활성화 돼 있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총 11곳의 신체에 사이버웨어 임플란트를 달 수 있는데, 안구, 외피, 팔, 손, 다리 같은 신체 말단부위부터 전두피질, 순환계, 면역계, 신경계, 운영체제 등 꽤나 깊숙한 곳까지 개조 가능하다. 물론 게임 내에서 구현된 부위가 이 정도일 뿐, 실제 세계관에서는 더 세세하고 사소한 부위의 개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설정집에 따르면 성관계와 유흥에 이르기까지 사이버웨어가 보급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게임이 처음 공개된 후 여러 스크린샷이나 플레이 영상을 통해 이런 사이버웨어로 온몸을 무장한 사람들의 모습이 수없이 비춰졌다. 팔다리는 물론, 얼굴, 안구, 심지어 몸통까지. 인체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고 그 곳을 사이버펑크 패션이 대체한 느낌이다. 그 결과 일부 게이머들은 "2077년 미래에서는 좋은 사이버웨어를 달기 위해 신체를 잘라내는 경우가 많구나"라고 생각한다.

이쯤 개조한 사람들은 사람인지 사이보그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사진제공: CDPR)
▲ 이쯤 개조한 사람들은 사람인지 사이보그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사진제공: CDPR)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리다. 지난 7월 28일 국내 정식 출간된 '월드 오브 사이버펑크 2077' 설정집에 따르면 미래인이라고 모두가 좋은 사이버웨어 임플란트를 달기 위해 멀쩡한 팔을 자르거나 하지는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가격 부담이다. 안구 교체나 스킨 강화처럼 간단한 작업이라면 몰라도, 장기나 사지 교체 같은 고난이도 작업은 동네 사이버웨어 매장이나 성형외과, 혹은 집에서 뚝딱 하고 진행할 수 없다. 유명 클리닉 전문가를 찾아가서 고난이도 시술을 해야 하는데, 기기값에 인건비까지 하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앞서 [사이버펑크 2077] 이 시대에도 불법 음경 확대가 성행한다 기사에서 언급했듯, 사이버웨어는 비싸다. 싸구려 부품도 중고차 한 대 값을 호가하며, 비싼 부품이나 신상품, 주문 제작품으로 갈 수록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 게다가 한 번 장착한 사이버웨어는 차나 집처럼 반품하거나 중고로 팔기도 어렵고 환불도 안 된다. 또한, 사이버웨어는 주기적으로 점검과 교환을 해 줘야 하는데, 여기도 돈이 들어간다. 그렇기에 더더욱 사지나 중요 장기를 잘라내고 고가 사이버웨어를 설치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개중에는 지갑 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체 곳곳을 사이버웨어로 대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요금을 60%만 받는 리퍼닥이 운영하는 가부키 뒷골목 블랙 클리닉을 찾아가는데, 이런 곳이 언제나 그렇듯 위험이 따른다. 설정집에는 "키르기스스탄 출신 리퍼닥의 손에 심장이 싸구려 중고품으로 교체되는 불상사가 생겨도 책임은 못 진다"라고 쓰여 있다.

간단한 장착은 동네 부품샵이나 리퍼닥에게 받아도 되지만, 주요 장기나 사지 이식은 조금 더 신경써야 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트레일러 갈무리)
▲ 간단한 장착은 동네 부품샵이나 리퍼닥에게 받아도 되지만, 주요 장기나 사지 이식은 조금 더 신경써야 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플레이 트레일러 갈무리)

두 번째 이유는 아무래도 일반인 사이에서는 신체 개조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 있다. 아무리 선천적 신체에 대한 경외심이 바닥까지 떨어진 세계라고는 하지만, 멀쩡한 팔을 자르고 사이버 의수를 다는 것은 상당한 결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신체 부위를 너무 많이 사이버웨어로 교체할 경우 자칫 부작용에 시달리다 사망할 수도 있고, 정신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즉, 일반인이라면 팔이 절단났거나 빚 독촉에 시달리는 절박한 상황이 아니면 생팔을 절단하고 사이버웨어 사지를 다는 경우가 드물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유층들은 멀쩡한 팔다리를 마구 자르고 바꿔 댄다. 일종의 과시욕이다. 이들은 자신의 신체 부위가 사이버웨어임을 굳이 숨기려 들지 않는다. 실제 피부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한 인조 피부 '리얼스킨'이 싸게 보급된 시대임에도 말이다. 오히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거나, 백금이나 황금 도색, 천연목 타일을 입힌 '눈에 띄는' 주문제작 사이버웨어를 당당하게 드러내고 다니는데, 이는 값비싼 사이버웨어를 자랑하기 위해서다. 현대인들이 차나 명품 등으로 자신의 지위나 부, 명성을 드러내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다.

실제 피부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리얼스킨이 보급된 세상이지만... (사진출처: 월드 오브 사이버펑크 2077 설정집)
▲ 실제 피부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리얼스킨이 보급된 세상이지만... (사진출처: 월드 오브 사이버펑크 2077 설정집)

연예인들은 보란 듯 온 몸에 화려한 사이버웨어를 장착하고 다니기도 한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트레일러 갈무리)
▲ 연예인들은 보란 듯 온 몸에 화려하고 값비싼 사이버웨어를 장착하고 다니기도 한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트레일러 갈무리)

신체 개조를 활발히 하는 또 하나의 부류는 갱단이다. 사실상 조금이라도 경제적 여력이 있는 사람들 모두가 총을 소유하고 있는 시대에 갱단으로 살아가려면 그만큼 신체 개조의 필요성이 높다. 전투용 장비를 탑재한 사이버웨어나, 총탄을 막아주는 피하 장갑판 이식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나 멜스트롬 갱단쯤 가면 거듭된 불법 신체개조로 인해 얼핏 인간이 아니라 기계로 보일 정도다. 개중에는 이러한 사이버 임플란트 과잉 이식으로 인해 사이버 사이코시스나 기타 정신병을 앓는 이들도 많다. 물론 정신을 반쯤 놓은 멜스트롬 갱단원쯤 되면 이런 건 신경쓰지 않지만.

결론적으로, 사이버펑크 2077 속 일반인들은 생각만큼 마구 신체를 개조하지는 않는다. 조그마한 시술이라면 모를까, 사지나 장기를 통째로 교체하는 시술은 비용과 신체적 위험으로 인해 쉽게 손을 대기 꺼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휘황찬란한 사이버웨어로 온몸을 감싼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당신 하나쯤은 손짓만가락 하나로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유력 기업 고위 관계자거나. 그보다 좀 더 위험한 갱단원일 확률이 높다.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팔을 자랑하는 사람을 보면 일단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플레이 트레일러 갈무리)
▲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팔을 자랑하는 사람을 보면 일단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플레이 트레일러 갈무리)

일반 시민들은 그렇게까지 사이버웨어를 대놓고 드러내고 다니지 않거나, 못 드러내고 다닌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트레일러 갈무리)
▲ 일반 시민들은 그렇게까지 사이버웨어를 드러내고 다니지 않는다 (사진출처: 사이버펑크 2077 트레일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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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2077 2020년 12월 10일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RPG
제작사
CD프로젝트RED
게임소개
'사이버펑크 2077'은 마이크 폰드스미스의 TRPG '사이버펑크 2020'을 기반으로 개발된 액션 RPG다. '사이버펑크 2020'의 50여 년이 지난 나이트시티를 배경으로 삼은 '사이버펑크 2077'은 '더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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