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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연기만 5년째 ‘블랙위치크래프트’, 이번엔 진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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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위치크래프트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콰트로기어)

게임 개발 과정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고, 그로 인해 발매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게이머들도 횟수로는 한두 번, 기간상 수 개월 정도의 발매 연기는 크게 개의치 않고 넘어가는 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발매 연기가 여러 차례 반복되다 보면, 그 게임은 게이머들로부터 기대와 신뢰 모두 잃게 된다.

한때 상당한 관심을 모았던 국산 인디게임 블랙위치크래프트는 발매 연기만 5년째다. 2014년 처음 공개됐을 당시에는 2015년 출시 예정이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나마 2017년까지는 도쿄게임쇼, 게임스컴, GDC, 지스타, NDC, BIC, 등 행사를 통해 근황을 전했지만, 이마저도 지난 3년간 끊겼다. 2016년에는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도 했기 때문에 ‘먹튀’ 의혹까지 일었다. 그러던 와중 개발을 마무리했으며 내년 2월 중 발매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과연 이번에는 정말 출시되는 것인지, 그리고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토록 늦어졌는지 콰트로기어 이석호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다.

▲ 블랙위치크래프트 티저 (영상제공: 콰트로기어)

엔딩까지 플레이 가능한 상태, 스팀 출시는 문제 없다

블랙위치크래프트는 미국의 대문호 에드가 앨런 포의 여러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횡스크롤 액션 RPG다. 미려한 아트워크로 구현한 음침한 고딕풍 세계관과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 다채로운 액션 등이 특징이며, 첫 공개 당시 국내에서 보기 드문 PC 및 콘솔 패키지게임으로 나온다는 점도 주목 받았다. 이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콰트로기어 이석호 대표는 20년 경력 베테랑 개발자로, 독립하기 전에는 블레이드 앤 소울, 큐라레: 마법 도서관 등 개발에 참여했다. 

지난 5년간 발매연기가 계속된 게임이다 보니, 최근 발표된 2021년 2월 발매 소식도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번에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이 대표에게 블랙위치크래프트의 완성도에 대해 물었다. 이 대표는 “현재 게임은 엔딩까지 문제없이 플레이 가능한 상태”라며, “해외 현지화 작업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일단 스팀으로만 선보일 예정이기에 출시는 문제 없다”고 말했다.


▲ 블랙위치크래프트 스크린샷 (사진제공: 콰트로기어)

그렇다면 콘솔 버전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블랙위치크래프트는 지난 2016년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당시 PC와 콘솔 동시, 또는 콘솔 먼저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 개발킷을 보유하고 있고, 지금도 3가지 기기에서 플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팀으로만 먼저 출시하는 이유는, 동시 출시했을 때 필요한 홍보와 사후지원을 혼자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3년간 블랙위치크래프트에 대한 소식을 크고 작은 행사에서 들을 수 없었던 이유도 궁금했다. 그 기간동안 개인 SNS로만 드문드문 근황을 전했는데, 2016년 크라우드 펀딩 종료 직후였기에 ‘먹튀’라는 의혹을 살 법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2016~2017년 사이에 게임은 1차적으로 완성됐지만, 그 이후 마무리가 오래 걸렸다”며, “2015~2017년경 도쿄게임쇼, 게임스컴, GDC, 지스타, BIC 등 여러 행사의 인디 코너에 초청 받아 전시했었는데, 마무리 단계가 중요하다 생각해 이후에는 모든 행사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 콘솔 출시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사진제공: 콰트로기어)

▲ 이 대표는 게임 마무리 작업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콰트로기어)

스트레스 해소 위해 만들던 게임이 먼저 출시되기도

이 대표는 당초 블랙위치크래프트의 개발기간을 짧게는 2년, 최대 3년 정도 생각했다고 한다. 당초 목표했던 기한을 훌쩍 넘기게 된 원인 중 하나는 개발 인원의 변동이다. 본래 콰트로기어는 2명으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이 대표 1인이다. 게임회사를 다닐 때 기획을 담당했던 이 대표는 프로그래밍과 아트까지 공부하며 블랙위치크래프트를 만들었는데, “게임회사를 다니며 일반 직원부터 PD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해 봤지만, 1명이 1년간 할 수 있는 작업의 양이 매우 적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콰트로기어 게임 라인업을 보면 먼저 공개된 블랙위치크래프트보다 뒤늦게발표된 게임 2종이 먼저 정식 발매됐다. 모바일게임 ‘로스트트리거’와 PS4 및 모바일로 나온 ‘딥어비스’인데, 오랫동안 블랙위치크래프트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는 발매 연기의 주 원인으로 보일 법 하다.

이 대표는 블랙위치크래프트 개발 중 나온 두 게임에 대해 ‘스트레소 해소용’이라고 설명했다. 마무리 단계인 현재도 혼자서 일주일에 5~6일을 작업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데, 지난 6년간 이 같은 생활이 계속되다 보니 한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틈틈이 다른 게임을 만들었는데, 블랙위치크래프트 개발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2개나 완성하게 됐다”며,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돌이켜보면 블랙위치크래프트 완성까지 버팀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블랙위치크래프트 스크린샷 (사진제공: 콰트로기어)

기획 및 아트 콘셉트, 방향성 등은 개발 초기와 다르지 않지만, 프로그램과 시나리오 면에서 각각 3회, 2회 교체한 것이 개발기간이 늘어나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는 “프로그램 면에서는 당연히 지금이 훨씬 낫지만, 기존 시나리오의 경우 흥미로운 부분들도 많아 다소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 대표에게 게임을 기다리는 후원자 및 팬들에게 소감 한마디 부탁했다. 이 대표는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늦어지게 된 점 죄송할 따름이며, 최선을 다해 출시까지 잘 마무리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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