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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발 딛지 않은 유명 웹툰, 뭐가 더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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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콘텐츠 전반에 걸쳐 웹툰의 영향력이 점차 막강해지고 있다. 특히 드라마 쪽에선 웹툰 원작 드라마가 연일 히트를 치고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비롯해 여신강림, 스위트홈 등은 엄청난 인기를 끌어모았다. 마치 마블과 DC코믹스가 미국 대중문화를 점령한 것처럼, 웹툰도 한국 대중문화 전체를 주도하는 콘텐츠로 떠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업계 역시 꽤 오래전부터 웹툰에 주목해왔다. 실제로 인기 웹툰을 게임으로 만들어 화제를 모은 작품은 상당하다. 게임이라는 미디어 특성 상 영화나 드라마보다 현실적인 제약도 적고 구현할 수 있는 폭도 넓다 보니 정말 많은 웹툰이 게임으로 재해석 됐다. 과연 이 흐름을 타고 게임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만한 유망 웹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트레이스 (다음 웹툰, 네스티캣)

2007년, 다음 웹툰에 혜성처럼 등장해서 한국형 히어로물이라 불리며 현재까지 인기리에 연재 중인 웹툰 '트레이스'. 트러블이라는 괴물에 맞서는 능력자 트레이스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판타지 만화다. 얼핏 보면 평범한 능력자 배틀물 같지만, 작가의 탁월한 감정 묘사와 세계관 전체에 걸쳐 짙게 깔린 어두운 분위기 덕분에 일본의 열혈 만화나 미국의 코믹스와는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트레이스의 장점은 여러 능력을 지닌 다양한 캐릭터와 깊이를 알 수 없는 방대한 세계관에 있다. 주인공급 인물만 따져도 10명은 족히 넘으며, 조연과 빌런 측 인물들을 모두 합하면 등장인물이 셀 수 없이 많다. 또한 각각의 인물들은 모두 다른 만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액션의 스케일도 초창기엔 몸에서 얼음을 뽑아내는 정도였으나, 나중엔 섬 하나 정도는 가볍게 만들고 없앨 수 있는 수준으로 격상된다. 꾸준히 등장하는 새로운 등장인물과 함께 만화도 점차 진화해 13년이란 긴 시간 동안 매번 인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트레이스를 게임화한다면 역시 캐릭터와 액션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등장인물을 수집하는 수집형 RPG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작년 출시된 ‘마블 어벤져스’처럼 여러 영웅으로 팀을 짜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 하다. 기왕이면 모바일을 넘어 PC 패키지나 콘솔로도 출시돼 한국형 히어로물의 위상을 알렸으면 좋겠다.

최근 2.5기가 완결된 네스티캣의 트레이스 (사진출처: 다음 웹툰 공식 홈페이지)
▲ 최근 2.5기가 완결된 네스티캣의 트레이스 (사진출처: 다음 웹툰 공식 홈페이지)

하드캐리 (네이버 웹툰, 조양) 

네이버 웹툰 ‘하드캐리’는 e스포츠라는 다소 독특한 소재를 차용한 웹툰으로, 오버워치가 연상되는 사이오닉 베가본드라는 가상의 FPS 게임 고수 이도윤이 프로게이머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제목처럼 주인공 이도윤이 매 경기 엄청난 실력으로 ‘하드캐리’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 줄거리다.

그림체만 봐서는 평범한 순정만화처럼 보이지만, e스포츠 현장과 경기에 대한 묘사는 물론 트롤 유저나 여성 유저 차별, 핵 문제 같은 게임상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섬세하게 비판하고 있다. 주인공 이도윤이 유저들로부터 핵 사용 의심을 받는 사건이나, 청소년이 대회 진행 중에 PC방 출입금지시간에 걸려 대회를 제때 치르지 못하는 등의 에피소드가 그 예다.

이 만화를 게임으로 옮기려면, 캐릭터 육성 혹은 e스포츠 팀 운영 시뮬레이션이 가장 잘 어울릴 듯 하다. 작품 내 등장하는 여러 선수 중 한 명을 선택해 e스포츠 선수로 육성하거나, 여러 실력자를 자신의 팀으로 영입해서 최강의 팀을 꾸리는 풋볼매니저 같은 방식도 어울린다.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나오는 것도 상당히 의미있지 않을까?

e스포츠를 소재로한 웹툰 '하드캐리'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공식 홈페이지)
▲ e스포츠를 소재로한 웹툰 '하드캐리'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공식 홈페이지)

프레너미 (다음 웹툰, 돌석)

프레너미는 2017년 5월부터 다음 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스포츠 웹툰으로, 테니스를 소재로 하고 있다. 유명 테니스 선수의 아들이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강산'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조용히 재능을 깎아온 '주신이' 두 라이벌(프레너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 둘이 서로를 의식하며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종목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느껴지는 경기 묘사와 깊이 있는 스토리가 어우러져 웹툰 마니아들에게는 네이버에서 연재됐던 윈드브레이커 다음을 책임질 스포츠 만화로 손꼽히고 있다. 

프레너미의 가장 큰 특징은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실감 나는 테니스 경기 묘사에 있다. 강산은 천재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강력한 힘과 기술을 사용해 적을 찍어누르는 타입이라면, 주신이는 뛰어난 분석력과 상황 파악 능력을 통해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지적인 경기를 구사한다. 이런 부분들이 작품 내에서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다 보니 보는 사람 입장에선 진짜 테니스 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 밖에도 각각의 색과 특징을 지닌 캐릭터들이 다수 나오는 것도 이 웹툰의 장점이다.

프레너미를 게임으로 만든다면 당연히 테니스 스포츠 게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테니스의 왕자처럼 터무니없는 기술이 난무하는 게임보다는 버츄어 테니스처럼 리얼한 감각의 테니스가 더 잘 어울린다. 물론 각 선수들의 장점과 능력 등을 묘사하기 위해 마리오 테니스의 조준샷이나 가속 같은 간단한 기술이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물론 최근 추세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와 장비 수집 요소를 가미한 모바일게임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겠다.

스포츠 만화의 차기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프레너미' (사진출처: 다음 웹툰 공식 홈페이지)
▲ 스포츠 만화의 차기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프레너미' (사진출처: 다음 웹툰 공식 홈페이지)

살人스타그램 (네이버 웹툰, 령)

살인스타그램은 호러 스릴러 장르 웹툰으로, 살인과 인스타그램을 조합해 만든 제목이다.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로 살인 대상을 정하는 연쇄살인마와 그 타겟이 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SNS에서 벌어지는 집단 사이버 불링이나 각종 폐해 등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1부는 '마녀사냥', 2부는 '귀신살인게임'이란 부제로 참가자들이 벌이는 생존게임을 묘사하고 있다.

동글동글한 그림체 덕분에 다소 가벼운 분위기의 웹툰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용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등장인물 다수가 명을 달리할 정도로 잔인한 내용이 많이 나오며, 묘사 수준도 상당히 섬뜩한 편이다. 그림체와 별개로 이 만화 특유의 기괴한 연출은 항상 호평을 받고 있다.

살인스타그램과 어울리는 장르는 검은방이나 회색도시, 베리드 스타즈 같은 미스테리 범죄 어드벤처 장르가 딱 알맞다. 특정 장소와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여기서 벌어지는 군상극을 배경으로 범인을 추리하는 게임이 되면 딱 좋을 것이다. 특히, 마피아게임을 본뜬 듯한 시즌 2의 귀신살인게임을 토대로 다양한 엔딩이 존재하는 방탈출 게임으로 만든다면 확실히 흥미로울 것이다.

그림체와는 달리 섬찟한 묘사가 눈에 띄는 '살人스타그램'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공식 홈페이지)
▲ 그림체와는 달리 섬찟한 묘사가 눈에 띄는 '살人스타그램'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공식 홈페이지)

레드스톰 (다음 웹툰, 노경찬/암현)

레드스톰은 노경찬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웹툰으로, 2012년부터 2020년 12월까지 8년에 걸쳐 다음 웹툰에서 연재된 작품이다.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을 배경으로 주인공 율리안 프로보크가 다른 차원에서 건너온 무림 절대고수 천명훈으로부터 무공을 배우고 사막을 통일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사막이라는 독특한 장소와 용이나 마술, 주술이 등장하는 판타지 세계관에 무협물까지 가미된 색다른 만화다.

레드스톰은 근본이 무협물인 만큼 등장인물들의 무공 대결이 매우 박진감 넘치게 그려진다. 동양의 무공을 배운 주인공과 사막의 무술 고수들이 부대끼는 액션은 이 만화의 백미다. 물론 단순히 치고받기만 하는 만화는 아니며 오히려, 사막과 주변 제국들의 정치적 관계도 세밀하게 그려지는 편이다. 주인공의 성장과 사막 부족 간의 세력 싸움 중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만화를 보느냐에 따라서 감상평이 상당히 달라질 정도다. 

만화에 나오는 무공이나 전투 묘사만 보면 레드스톰은 무쌍계열 장르와 궁합이 잘 맞는다. 사막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와 그 속에서 베테랑 전사 한 명의 전투력을 잘 나타내기에는 무쌍만 한 장르가 없다. 물론 플레이어가 스스로 사막의 전사가 되어 전사의 의식을 치르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스토리를 담은 핵앤슬래시 RPG도 나쁘지 않겠다.

사막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무협물 '레드스톰' (사진출처: 다음 웹툰 공식 홈페이지)
▲ 사막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무협물 '레드스톰' (사진출처: 다음 웹툰 공식 홈페이지)

가슴털 로망스 (네이버 웹툰, 갸오오)

2019년 6월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인 가슴털 로망스는 최고의 상남자가 되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장호풍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다. 그림체나 제목, 줄거리에서도 느껴지듯이 시작은 개그물이었고, 실제로도 근육질과 가슴털이 수북한 남자들이 잔뜩 나와서 개그를 펼쳤다. 헌데 2부라 볼 수 있는 잠실 에피소드가 시작하면서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일본 소년만화에서 볼 수 있는 능력자 배틀까지 더해진 ‘괴작’이 됐다.

이것저것 다 섞인 짬뽕이 맛있듯, 이 만화도 재미만큼은 확실히 보장한다. 상남자라는 명목하에 시종일관 사나이를 부르짖으며 상식 외 행동을 하는 주인공 장호풍과 그의 동료들의 행동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토할 때 맛있다는 이유로 술안주로 콜라를 마시거나, 상대방에게 수치를 줘서 싸움에서 이기는 능력을 지닌 캐릭터 등도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그 와중에도 뜬금없이 나오는 수많은 명언들은 감동을 불러오기도 한다.

웹툰 자체가 특이한 구석이 많은 만큼 게임을 만들 때도 이런 매력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작중에 등장하는 적들인 변태들을 주인공 장호풍과 동료들이 막는 디펜스게임이나, 개그 요소를 강조한 횡스크롤 액션도 생각해 볼 법 하다. 분명한 건 상남자가 여럿 등장한다고 해서 여성향 게임으로 만들면 큰일난다는 것이다. 차라리 남성 게이머를 노린 남성향 미상남자(?) 게임을 만들면 큰 지지를 받을 것이다.

포스터와 달리 '가슴털 로망스'의 주인공은 셔츠를 입지 않는다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공식 홈페이지)
▲ 포스터와 달리 '가슴털 로망스'의 주인공은 셔츠를 입지 않는다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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