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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과 정반대 흐름, 작년 게임사 실적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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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국내 주요 게임사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출처: 전자공시 및 각 게임사 IR페이지)

2021년 국내 게임업계 실적이 대략 나왔다. 15일 기준으로 연간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확실한 상승요인을 지녔던 중견 게임사 일부를 제외하면 대체로 2020년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적으로 호성적을 기록했던 2020년과 정반대 흐름이다.

주요 게임사 실적을 살펴보면 베스파는 398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실적을 개선하지 못하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어서 룽투코리아, 넷게임즈는 전년보다 매출은 감소했고, 각각 112억 원, 4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넥슨,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네오위즈, 플레이위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떨어졌고, 넷마블, 크래프톤, 컴투스 등은 매출은 소폭 올랐으나 전년보다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게임사 실적을 관통하는 주제는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며 업계 주축인 모바일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나, 성장세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속적으로 신작이 유입되며 기존 히트작도 이전 성적 유지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이 심화됐다. 작년 실적을 보면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쿠키런: 킹덤을 발굴한 카카오게임즈와 데브시스터즈는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뤘으나, 기존작 공백을 메워줄 신규 타이틀을 찾지 못한 ‘기존 강자’들은 전년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 게임사 역시 신작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고, 이는 곧 마케팅비 증가로 이어졌다. 작년에 리니지W 등 신작 3종을 출시한 엔씨소프트는 작년에 마케팅비가 122.5% 증가했고,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등 신작 출시 영향으로 마케팅비가 93.1% 늘어났다.


▲ 엔씨소프트(상), 크래프톤(하) 등 주요 게임사 다수가 마케팅비, 인건비 증가로 영업비용이 크게 늘었다 (자료출처: 각 게임사 IR페이지)

모바일게임은 구글, 애플 등 앱마켓을 통해 서비스되기에 매출 30%가 고정적으로 지급수수료로 지불된다. 이로 인해 모바일게임은 기존 게임업계 주력이었던 PC온라인게임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인데, 경쟁이 심화되며 신작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자 마케팅 등 관련 비용이 증가해 이익률이 더 내려가고 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작년 게임업계에서 인력유치를 위한 인건비 증가 바람이 일며 영업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게임사 다수가 올해 실적개선 카드로 모바일게임 대신 메타버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P2E 게임을 꺼내든 것도, 모바일만으로는 실적개선을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 게임사는 블록체인, NFT 기술이 접목된 메타버스와 P2E 게임이 10여년 전 떠오른 스마트폰 게임처럼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창구로 보고 있기도 하다.

다만 업계와 시장이 느끼는 온도차가 크다. 시장에서는 아직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시각이다. 우선은 신기술이라 수익성, 시장 파급력, 실적 안정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단계다. 아울러 P2E 요소가 포함된 게임은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국내 게임사 대다수는 글로벌에 먼저 P2E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게임성보다 수익성에 치중된 P2E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고, NFT에 대한 여론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편이다.

위메이드의 경우 작년에 미르4 글로벌 성과에 위믹스 유동화 매출로 큰 실적개선을 이뤘으나, 시장에서는 이를 다르게 받아들였다. 가장 큰 부분은 시장가치 등낙폭이 큰 암호화폐 특성상 이에 기반을 둔 게임사 실적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유한 암호화폐 처분에 대한 법적기준이나 관련 제도가 없어 시장에서는 그 정보를 투명하게 볼 수 없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손꼽힌다. 작년에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실적발표 다음날에 위메이드와 위메이드맥스 주가가 하한가에 가까운 수준으로 폭락한 이유도 이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블록체인, NFT, P2E 등 국내 게임사가 추진 중인 신사업이 스마트폰과 같은 실적개선의 열쇠로 통할지 관련 성과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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